[앵커멘트]
항공기가 새떼와 충돌하거나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
이른바 조류 충돌 사고는
항공기 안전과 직결되는데요,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 일대에는
철새도래지가 3곳이나 있지만
조류 충돌에 대한 분석은 전혀 없거나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포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왼쪽 날개 아래 엔진에서
갑자기 폭발하듯 불꽃이 일어나고.
또다시 불꽃이 번쩍이며 터져 나옵니다.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면서 생긴
조류 충돌로 추정됩니다.
제주공항에서도
해마다 평균 10차례 이상
이런 조류 충돌 사고가 나고 있습니다.
하도리와 종달리, 오조리 등
철새도래지가 주변에 3곳이나 있는
제2공항 예정지 조류 충돌 문제는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처음 언급됐습니다.
철새도래지를 지나는 항공기의
고도가 210m 이상이어서
조류의 일상적인 비행고도 90m와
다소 거리가 있다고 기록한 겁니다.
비행고도가 달라서
충돌 위험이 적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러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김포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에어부산 여객기는
무려 8,000피트, 2,000m가 넘는 상공에서
종을 알 수 없는 조류와 충돌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1,000피트,
300m 고도에서도 발생한 적도 있습니다.
"결국, 공항 주변
새가 날아다니는 곳이라면
고도와 상관없이
조류 충돌 사고가
발생한다는 얘기입니다."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장[인터뷰]
"비행기하고 새는 항상 충돌하고 있습니다. 높낮이 상관없이 충돌하는 것으로 보고된 거로 알고 있거든요, 고도가 달라서 충돌 안 할 것이란 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인 것 같습니다."
성산을 제2공항 예정지로 결정한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용역에선
조류 충돌 관련 분석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에선
후보지 별로 조류 충돌에 대한 분석을
비중 있게 연구했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