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80) - 2016 해파랑길 770 이음단 기행록(14)
~ 큰 고개 여럿 넘어 망양정으로(울진대풍헌 – 수산교 30.6km)
5월 22일(일), 연일 맑고 선선한 날씨다. 아침 일찍 숙소 앞의 식당(최가네식당)에서 소고기국밥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이틀 전 도착지점인 울진대풍헌까지 40여분 걸린다. 대풍헌에서 망양정 지나 수산교에 이르는 해파랑길 울진구간 24~25코스가 오늘 걷는 구간이다.
오전 8시에 구산마을 해안을 따라 30여분 걸으니 큰 언덕길에 접어든다. 고개 넘어 평지에 이르니 기성면 소재지, 들판을 가로질러 현대식 2층건물로 새로 지은 구성면사랑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화장실이 깨끗하고 주민들을 위한 목욕탕도 우영하는 주민복지서설, 목욕료는 2000원이라 적혀 있다.
이곳을 출발하여 잠시 걸으니 꽤 긴 언덕길이 나온다. 고개를 넘으니 더 긴 언덕길, 한참을 올라가다 중턱에서 휴식하며 지원팀이 준비한 오이를 하나씩 입에 문다. 오이는 등산 등 땀을 많이 흘릴 때 갈증해소와 수분섭취에 유용한 식품, 모두들 맛있게 든다. 잠시 후 다시 출발, 해안 원남면, 근남면 해안을 거쳐 큰 길 언덕에 있는 망양휴게소가 점심장소다. 경관이 좋은 휴게소, 대원 대부분이 미리 주문한 돈가스를 맛있게 든다. 일부는 식성대로 뚝기불고기 등 다른 음식을 들고.
나란히 그늘에 앉아 오이를 먹는 모습
12시 50분, 오후 걷기에 나섰다. 갑자기 졸음이 쏟아진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닌 듯. 여럿이 졸음을 쫓느라 애쓴다. 이래저래 걷기 힘든 터에 복병이 하나 더 는 셈, 이를 눈치 챘는지 지원 팀에서 팥빙수를 오후 간식으로 내놓는다. 꽝꽝 얼은 빙수에 우유를 타서 먹으니 정신이 바짝 든다. 마지막 힘을 내 한달음에 망양정에 이르러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살핀 후 김지수 대원으로부터 관동 제1경이라는 망양정의 유래를 설명 듣고 기념 촬영 후 목적지인 수산교에 이르니 오후 4시 반, 30.6km를 걸었다.
망양정에 올라 관동제1경의 유래를 설명듣는 모습
숙소는 2년 전에 묵었던 대영모텔, 식당도 그 옆의 옛 식당에 메뉴도 추어탕으로 이전과 같다. 저녁을 맛있게 들고 2년 전 걸었을 때의 기록을 토대로 울진의 개황과 특산물, 역사의 흔적 등을 설명하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보고 듣고 읽고 사유하며 일행 모두 더 충실한 행보가 되었으면 좋겠다. 설명 요지는 다음과 같다.
‘2년 전 걸을 때 울진의 토박이이며 걷기 전문가로부터 울진의 사정을 들었다. 대게의 원산지는 울진 죽변 해안, 교통이 불편하여 영덕 강구로 출하하여 영덕이 집산지로 더 많이 알려졌다. 울진의 해변길이가 87km로 전국의 군 중 가장 길게 바다를 끼고 있다. 대풍헌은 울릉도와 가장 가까운 뱃길로 그곳 가는 이들이 기상상태를 감안하여 대기하던 곳이다. 또 다른 전문가로부터 들은 울진의 특산물은 대게, 송어, 은어, 연어, 문어고 해수욕, 삼림욕, 온천욕이 좋은 효과가 있다는 내용과 1988년에 발굴한 봉평신라비에서 삼국사기의 역사기록을 사실로 확인할 수 있다는 등’
* 출발 때부터 이윤희 씨가 쓰레기를 집게로 주우며 걸었다. 오늘은 세 명의 동참자(김경숙, 백미숙, 3일간 촬영 팀으로 참가한 이수현 씨)가 가세하였다. 네 명의 모습을 카톡에 올리며 걷기도 힘든데 수고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선상규 체육진흥회장이 다음과 같이 댓글을 달았다. ‘고생합니다. 그러나 쓰레기를 너무 부각시키면 아름다운 해파랑길이 아니라 쓰레기가 많은 길로 오해할 수 있으니... joke. 역시 최고의 길로 만들자는 우리의 염원이군요. 이음단원 최고 최고!’
열심히 쓰레기 주우며 걸은 대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