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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바로 네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로마10,8)
주님, 성령의 빛으로 저희 눈을 여시어 주님의 길을 보게 하시고, 저희 귀를 여시어 생명의 말씀을 듣게 하소서. 아멘.
1. 아폴로가 고린토에 머물러 있는 동안 바울로는 북부 지방을 거쳐 에페소에 이르렀다. 거기에서 몇몇 신도들을 만나
2. "당신들이 신도가 되었을 때 성령을 받았습니까?" 하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들은 "우리는 성령이라는 것이 있다는 말조차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하고 다시 묻자 그들은 "요한의 세례를 받았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4. 이 때 바울로는 다음과 같이 일러주었다. "요한은 사람들에게 죄를 회개한 표시로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자기 뒤에 오실 분 곧 예수를 믿으라고 사람들에게 가르쳤던 것입니다."
5. 그들은 이 말을 듣고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6. 바울로가 그들에게 손을 얹자 성령께서 그들에게 내리셨다. 그러자 그들은 이상한 언어로 말을 하고 예언을 하기 시작하였다.
7. 이렇게 성령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열두 사람쯤 되었다.
8. 바울로는 석 달 동안 회당을 드나들며 대담하게 증언하고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토론도 하고 알아듣도록설명도 해주었다.
9.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마음이 더 굳어져서 믿으려 하지 않고 바울로가 전하는 그리스도교를 회중 앞에서 비난하였다. 그래서 바울로는 그들과 손을 끊고 신도들을 데리고 나가 디란노 학원에서 말마다 토론을 벌였다.
10. 이렇게 두 해를 계속하는 동안에 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은 유다인이나 이방인이나 할것 없이 모두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ㄷ.
스큐아의 아들들
11. 하느님께서는 바울로를 시켜 놀라운 기적들을 행하셨는데
12. 바울로의 몸에 닿았던 수건이나 앞치마를 병자에게 대기만 해도 병이 낫고 악령들이 쫓겨 나갔다.
13. 그런데 마귀를 쫓아낸다고 떠돌아다니는 몇몇 유다인들까지도 마귀 들린 사람들을 향해서 "바울로가 전하는 예수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하면서 주 예수의 이름을 불러 마귀를 뽗아내려고 해보았다.
14. 스큐아라는 유다인 대사제의 아들 일곱 형제도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
15. 그 때 마귀 들린 사람이 "나는 예수도 알고 바울로도 잘 아는데 도대체 너희들은 누구냐?" 하면서
16. 덤벼들어 그들을 모조리 때려눕혔다. 그들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알몸으로 그 집에서 도망쳤다.
17. 이 소문이 에페소에 사는 모든 유다인과 이방인들에게 퍼지자 그들은 모두 두려워하며 주 예수의 이름을 찬양하였다.
18. 그리고 많은 신도들이 와서 자기들이 한 일을 숨김없이 자백하였다.
19. 또 많은 마술쟁이들은 마술책을 모두 가지고 나와 모든 사람들 앞에서 불살라 버렸다. 그 책은 값으로 치면 은화로 오만 냥어치나 되었다.
20. 이리하여 주의 말씀은 줄기차게 퍼져 나가고 점점 더 세력을 떨쳤다.
에페소에서 일어나 소란
21. 이런 일이 있은 뒤에 바울로는 마케도니아와 아키이아 지방을 거쳐 예루살렘에 돌아가기로 작정하였다. 그리고 "내가 거기에 갔다가 로마에도 가봐야겠다." 하고 혼잣말을 하였다.
22. 그래서 그는 자기 협조자 중에서 디모테오와 에라스도 두 사람을 마케도니아로 앞서 보내고 자기는 얼마 동안 아시아에 더 눌러 있었다.
23. 이 무렵에 에페소에서는 그리스도교 때문에 적지 않은 소란이 일어났다.
24. 데메드리오라는 은장이가 은으로 여신 아르데미스의 신당 모형들을 만들어 직공들에게 큰 돈벌이를 시켜주고 있었는데
25. 하루는 자기 직공들과 동업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놓고 이런 말을 하였다. "여러분,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이 사업으로 잘 살아왔습니다.
26. 그런데 그 바울로라는 자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고 하면서 이 에페소에서뿐만 아니라 거의 아시아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여 마음을 돌려놓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보고 들었을 것입니다.
27.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의 사업이 타격을 입게 될 뿐만 아니라 위대한 여신 아르데미스 신당이 괄시를 받게 되고 마침내는 온 아시아와 온 세계가 숭상하는 이 여신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고 말 터이니 참으로 위혐합니다."
28.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 격분하여 "에페소의 여신 아르데미스 만세!" 하고 아우성쳤고, 그 소리와 함께
29. 온 도시가 소란해졌다. 사람들은 바울로의 동행인 마케도니아 사람 가이오와 아리스타르고를 붙들어가지고 떼를 지어 극장으로 몰려갔다.
30. 그 때 바울로가 그 군중 속으로 뛰어들려고 하였으나 신도들이 그를 말렸다.
31. 바울로와 가까이 지내던 몇몇 아시아 지방장관들도 전갈을 보내어 바울로더러 극장에 들어가지 말라고 간청하였다.
32. 극장에 모인 사람들이 저마다 이러니 저러니 하고 떠드는 바람에 장내는 온통 뒤범벅이 되어 대분분의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모여들었는지조차 알지 못하였다.
33. 그 때 유다인들이 알렛산더라는 사람을 앞으로 밀어내자 군중 가운데서 몇 사람이 그를 끌어내 세웠다. 그래서 알렉산더가 군중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손짓을 하며 자기를 변명하려고 하였다.
34. 그러나 군중들은 그가 유다인인 것을 알고는 큰소리로 일제히 "에페소의 여신 아르데미스 만제!" 하고 두 시간 동안이나 외쳤다.
35. 드디어 에페소 시장이 군중을 진정시키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에페소 시민 여러분, 이 에페소 시가 위대한 여신 아르데미스의 신당과 제우스 신의 아들을 숭배하는 도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36. 이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니 여러분은 진정하고 절대로 경솧한 행동을 하지 마십시오.
37. 여러분이 끌고 온 이 사람들은 우리 신당의 물건을 훔친 일도 없고 우리 여신을 모독한 일도 없습니다.
38. 데메드리오와 그의 직공들이 누구를 걸어서 고소할 일이 잇다면 법정이 열리는 날도 있고 지방장관들고 있으니 당사자들이 직접 범에 호소하시오.
39. 만일 여러분이 이보다 더한 문제가 있거든 합법적인 집회에서 해결짓도록 하시오.
40. 우리는 오늘의 사건 때문에 소요죄로 몰릴 위험이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피운 소동은 불법이니 만일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해명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41. 이렇게 말하고 그는 군중을 해산시켰다.
20장
마케도니아와 그리스의 제이차 방문
1. 그 소동이 가라앉은 뒤에 바울로는 신도들을 불러 격려한 다음, 작별 인사를 하고 그 곳을 떠나 마케도니아로 갔다.
2. 바울로는 지나는 길에 그 지방의 교우들을 만나 여러 가지로 격려하고 그리스로 갔다.
3. 거기에서 석 달을 지낸 뒤에 배를 타고 시리아로 건너가려고 하였으나 자기를 해치려는 유다인들의 음모를 알아채고 다시 마케도니아를 거쳐 본국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하였다.
4. 그와 동행한 사람은 베레아 사람 비로의 아들 소바드로와 데살로니카 사람 아리스다르코와 세군도, 데르베 사람 가이오와 디모테오, 아시아 사람 디키고와 드로피모 등이었다.
5. 그들은 트로아스에 먼저 가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고
6. 우리는 무교절이 지난 뒤에 필립비를 떠나 배를 타고 닷새 후에 트로아스에 이르러 그들을 만나 거기에서 이레 동안 같이 지냈다.
드로아에서의 석별
7. 안식일 다음 날, 우리는 주의 만찬을 나누려고 한자리에 모였다. 바울로는 그 이튿날 떠나기로 되어 모인 사람들과 밤이 깊도록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8. 우리가 모여 있던 위충 방에는 등불이 많이 켜져 있었다.
9. 그 때 유디코라는 청년이 창문에 걸터앉아 있었는데 바울로의 이야기가 너무 오래 계속되자 졸음을 이기지 못하여 마침내 깊이 잠이 들었다가 그만 삼층에서 땅으로 떨어졌다. 사람들이 일으켜보니 그는 이미 죽어있었다.
10. 바울로가 내려가서 그 청년을 부둥켜 안고 사람들에게 "걱정하지 마시오. 아직 살아 있소." 하고 말하였다.
11. 바울로는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 빵을 떼어 나누어 먹으면서 날이 밝도록 오래 이야기 하다가 떠나갔다.
12. 한편 사람들은 살아난 청년을 집으로 데리고 가며 한없는 위로를 받았다.
드로아에서 밀레도스까지의 바울로의 향해
13. 우리는 배를 타고 아쏘로 먼저 떠났다. 바울로는 육로로 거기까지 가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서 바울로를 태울 참이었다.
14. 우리는 아쏘에서 바울로를 만나 그를 배에 태우고 미딜레네로 갔다.
15. 그리고 이튿날 거기를 떠나 키오스 성 앞바다에 이르렀고 다음날 사모스 섬에 들렀다가 그 다음날에는 밀레도스에 도착하였다.
16. 바울로가 아시아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고 에페소에는 들르지 않기로 하였던 것이다. 그는 할 수만 있으면 오순절을 예루살렘에서 지내려고 서두르고 있었다.
에페소 원로들에게 한 바울로의 고별 연설
17. 밀레도스에서 바울로는 에페소에 사람을 보내어 그 교회 원로들을 불렀다.
18. 원로들이 오자 바울로는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지금까지 여러분과 함께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19.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차례 시련을 겪으면서도 눈물을 머금고 온갖 굴욕을 참아가며 주님을 섬겨왔습니다.
20. 그리고 여러분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하나도 빼놓지 않고 공중 앞에서나 여러분의 가정에서 전하며 가르쳤습니다.
21. 그리고 유다인에게나 이방인에게나 똑같이 회개하고 하느님게 돌아와 우리 주 예수를 믿어야 한다고 애써 권면하였던 것입니다.
22. 이제 나는 성령의 지시를 따라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인데 거기에 가면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모릅니다.
23.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어느 도시에 들어가든지 투옥과 고통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성령께서 나에게 일러주신다는 사실입니다.
24. 그러나 내 사명을 완수하고 하느님의 은총의 복음을 전하라고 주 예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임무를 다할 수만 있다면 나는 조금도 목숨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25. 나는 이제 분명히 압니다. 여러분은 모두 내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여러분과 함께 지내는 동안 하느님 나라를 줄곧 선포하였으니
26. 앞으로 여러분 가운데 누가 멸망하게 되더라도 나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해 두는 바입니다.
27. 나는 하느님의 모든 계획을 남김없이 여러 분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28. 여러분은 늘 자신을 살피며 성령께서 맡겨주신 양떼들을 잘 돌보시오. 성령께서는 여러분을 감독으로 세우셔서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피로 값을 치르고 얻으신 당신의 교회를 보살피게 하셨습니다.
29. 내가 떠나가면 사나운 이리떼가 여러분 가운데 들어와 양떼를 마구 해칠 것이며
30. 여러분 가운데서도 진리를 그르치는 말을 하며 신도들을 이탈시켜 자기를 따르라고 할 사람들이 생겨날 것은 분명합니다.
31. 그러므로 여러분은 언제나 깨어 있으시오. 그리고 내가 삼 년 동안이나 밤낮으로 눈물을 흘리며 각 사람에게 쉬지 않고 훈계하던 것을 잊지 마시오.
32. 나는 이제 하느님과 그의 은총의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그 말씀은 여러분을 완전한 사람으로 키울 수 잇으며 모든 성도들과 함께 유산을 차지하게 할 수 있습니다.
33. 나는 누구의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낸 일이 없습니다.
34.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은 모두 나의 이 두 손으로 일해서 장만하였습니다.
35. 나는 여러분도 이렇게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하신 주 예수의 말씀을 명심 하도록 언제나 본을 보여왔습니다.
36. 방ㄹ로는 이 말을 마치고 그들과 함께 무릎을 끓고 기도를 드렸다.
37. 그들은 모두 많이 울었으며 바울로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38. 그들은 가장 마음 아프게 한 것은 다시는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고 한 바울로의 말이었다. 그들은 바울로를 배에까지 전송하였다.
21장
바울로의 예루살렘 여행
1. 우리는 그들과 작별하고 나서 배를 타고 곧장 코스로 갔다가 이튿날 로도스를 거쳐 바다라로 갔다.
2. 거기에서 우리는 페니키아로 가는 배를 만나 그것을 타고 떠났다.
3. 우리는 키프로스를 바라보며 그 섬을 왼편에 끼고 시리아를 향하여 내려가 띠로에 닿았다. 거기에서 그 배는 짐을 풀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4. 우리는 띠로에서 신도들을 만나 이레 동안 머물렀는데 그들은 성령의 지시를 받아 바울로에게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라고 만류하였다.
5. 그러나 이레가 지난 뒤 우리는 그 곳을 떠났는데 그 때 모든 신도들은 부인들과 아이들과 함께 동네 밖까지 우리를 다라 나왔다. 우리는 모두 바닷가에서 무릎을 끓고 기도를 드렸다.
6. 작별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배에 올랐고 그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7. 우리는 항해를 계속하여 띠로에서 프톨레마이스로 가서 교우들에게 인사하고 거기에서 그들과 함께 하루를 지냈다.
8. 그리고 이튿날 그 곳을 떠나 가이시리아에 이르러 일곱 보조자 가운데 하나인 전도자 필립보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머무르게 되엇다.
9. 그에게는 결혼하지 않은 딸 넷이 있었는데 모두 예언자였다.
10. 우리가 여러 날 머물러 있는 동안 하가보라는 예언자가 유다에서 내려와
11. 우리에게 와서 바울로의 허리때를 가지고 자기 손발을 묶더니 "성령께서 '이 허리때의 주인을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이렇게 묶어 이방인들의손에 넘겨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12. 이 말을 듣고 우리는 그 곳 사람들과 함께 바울로에게 에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라고 간곡히 권하였다.
13. 그러자 바울로는 "왜들 이렇게 울면서 남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겁니까? 주 예수를 위해서 나는 예루살렘에 가서 묶일 뿐만 아니라 죽을 각오까지도 되어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4. 바울로가 우리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므로 우리는 다만 "주님의 뜻대로 되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기도할 뿐 그 이상 더 말하지 않았다.
15. 며칠 뒤에 우리는 행정을 구려가지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16. 가이사리아의 신도 몇 사람도 같이 가서 오래 전부터 신도가 된 키프로스 사람 므나손의 집에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우리는 그 집에서 묵게 되었다.
야고보를 방문한 바울로
17. 예루살렘에 도착한 우리는 교우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18. 다음날 우리는 바울로를 따라 야고보를 찾아 갔는데 원로들도 다 거기에 모여 있었다.
19. 바울로는 그들에게 인사한 다음, 자기의 활동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이방인들에게 해놓으신 일들을 낱낱이 보고하였다.
20. 그들은 그 보고를 듣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바울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시겠지만 유다인들 가운데서도 예수를 믿는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다. 그들은 모두 율법을 지키는데 골몰한 사람들입니다.
21. 그런데 그들은 당신이 이방인들 가운데서 사는 모든 유다인들에게 모세를 배척하고 자식들에게 할례도 베풀지 말고 유다인의 풍속을 지키지도 말라고 가르친다는 말을 전해 듣고 있습니다.
22. 그들은 당신이 여기 온 것을 틀림없이 알게 될 터이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23. 그러니 당신은 우리가 일러주는 대로만 하시오. 여기에 하느님 앞에 맹세를 한 사람 넷이 있습니다.
24. 이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함께 정결예식을 행하고 그 배용을 대십시오. 그러면 그들이 삭발을 하게 될 것이고 유다인들은 당신에 관한 소문이 전혀 사실이 아닐 뿐더러 도리어 당신도 모세의 율법을 지키며 산다는 것을 다 알게 될 것입니다.
25. 이방인 신도들에게는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을 먹지 말고 피와 목 졸라 죽인 짐승을 먹지 말고 음란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우리의 결정을 이미 써 보낸 바 있습니다."
26. 바울로는 그 이튿날 그 네 사람을 데리고 함께 정결예식을 행하고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정결의 기간이 끝나는 날짜 곧 각 사람이 예물을 바칠 날짜를 신고하였다.
성정에서 체포된 바울로
27. 아레 동안의 정결 기간이 거의 끝날 무렵, 아시아에서 온 유다인들이 바울과 성전에 있는 것을 보고 군중을 선동하여 그를 붙잡고
28 "이ㅡ라엘 동포 여러분, 우리를 도와주시오. 이자는 어디 가든지 누구에게나 우리 동포와 율법과 이 성전ㅇ르 반대하라고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자는 이방인들까지 성전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이 거룩한 곳을 더럽혀 놓았습니다." 하고 소리쳤다.
29. 그들은 바울로가 시내에서 에페소 사람 드로피모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으므로 필경 바울로가 그 이방인을 성전에까지 데리고 들어갔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30. 이 때문에 온 도시가 소란해지고 사람들이 몰려드렀다. 그들은 바울로를 붙잡아서 성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성전문은 곧 닫혔다.
31. 사람들이 막 바울로를 죽이려고 할 때에 예루살렘 성 안에 폭동이 일어났다는 보고가 로마 군 파견대장의 귀에 들어갔다.
32. 그래서 그는 즉시 군인들과 백인대장들을 거느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바울로를 때리고 있던 사람들은 파견대장과 군인들을 보자 때리던 손을 멈추었다.
33. 파견대장은 가까이 가서 바울로를 체포하고 부하들을 시켜 쇠사슬 둘로 그를 결박한 다음, 그가 누구인지 또 무슨 짓을 했는지 물어보았다.
34. 그러나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소리를 하며 소란을 피워서 진상을 알아낼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파견대장은 바울로를 병영으로 끌고 가라고 명령하였다.
35. 바울로가 층계까지 끌려갔을 때에 군중이 하도 난폭하게 굴어서 군인들은 바울로를 둘러메고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36. 군중은 뒤따라오며 "그놈을 죽여라." 하고 소리소리 지르고 있었다.
바울로의 해명
37. 병영 문 앞까지 끌려간 바울로는 파견대장을 보고 "한 말씀 드려도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파견대장은 "당신은 그리스 말을 할 줄 아오?
38. 그렇다면 당신이 얼마 전에 반란을 일으키고 자객 사천 명을 이끌고 광야로 나갔던 그 이집트 사람이 아니오?" 하고 반문하였다.
39. 바울로는 "나는 길리기아의 다르소 출신의 유다인으로 그 유명한 도시의 시민입니다." 하고 대답하고 나서 "저 사람들에게 한마디 할 수 이쎄 해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40. 파견대장이 허락하자 바울로는 그 층계에 서서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하었다. 그들이 아주 잠잠해지자 바울로는 히브리 말로 연설하였다.
22장
1. "형제들과 선배 여러분, 내가 이제 여러분 앞에서 나 자신에 관하여 해명을 해드리겠으니 잘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2. 군둥은 바울로가 히브리 말로 연설하는 것을 듣고는 더 조용해졌다. 그래서 바울로는 말을 계속하였다.
3. "나는 유다인입니다. 나기는 길리기아의 다르소에서 났지만 바로 이 예루살렘에서 자랐고 가믈리엘 선생 아래에서 우리의 조상이 전해 준 율법에 대해서 엄격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느님을 공경하던 열성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의 열성에 결코 못지않았습니다.
4. 나는 교인이라면 나녀를 가리지 않고 잡아 감옥에 쳐넣고 죽이기까지 하면서 이 예수의 교를 박해하던 사람입니다.
5. 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대사제와 온 의회가 증명해 줄 것입니다. 나는 그 사람들로부터 다마스쿠스에 사는 우리 동포들에게 가는 공문을 받아가지고 떠난 적이 있습니다. 그 곳에 있는 신도들까지도 잡아서 예루살렘으로 끌어다가 벌을 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자기의 개종을 설명하는 바울로
6. "길을 가다가 오정 때쯤에 다마스쿠스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에 갑자기 하늘에서 찬란한 빛이 나타나 내 주위에 두루 비쳤습니다.
7. 내가 땅에 거구러지자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 하는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8. 나는 '주님, 누구십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자렛 예수다.' 하는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9. 그 때 나와 함께 있던 사람들은 그 빛은 보았지만나에게 말씀하신 분의 음성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10. '주님,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내가 이렇게 물었더니 주께서는 '일어나서 다마스쿠스로 들어가거라. 거기에 가면 네가 해야 할 일을 모두 일러주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11. 나는 그 눈부신 빛 때문에 앞을 못 보게 되어 같이 가던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다마스쿠스로 들어갔습니다.
12. 거기에는 아나니아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율법을 잘 지키는 경건한 사람이었고 거기에 사는 모든 유다인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었습니다.
13. 그가 나를 찾아와 곁에 서서 '사울 형제, 눈을 뜨시오.' 하고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그 순간 나는 눈이 띄어 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14. 그 때 아나니아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는 뜻하신 바를 깨닫게 하시고 그 죄없으신 분을 알아보게 하시고 또 친히 하시는 말씀을 듣게 하시려고 당신을 택하셨습니다.
15. 당신이 보고 들은 일을 그분을 위해서 모든 사람 앞에 증언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16.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어서 일어나 그분의 이름을 부르며 세례를 받고 죄를 깨끗이 씻어버리시오.' "
이방인의 사도가 된 경위
17. "그 뒤 나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내가 성전에서 기도하고 있을 때 무아지경에 빠져
18. 주님을 뵈었습니다. 그 때에 주님은 '어서 빨리 예루살렘을 떠나거라. 예루살렘 사람들이 나를 증언하는 네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19. 그래서 나는 '주님, 주님을 믿는 사람들을 제가 감옥에 가두고 또 가는 곳마다 회당에서 매질한 일을 그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20. 그리고 주님의 증인이었던 스데파노를 돌로 쳐서 죽일 때 저도 그 자리에 있었을 뿐 아니라 그 일에 찬동하였고 그를 죽이는 사람들의 옷을 지켜주기까지 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21. 그 때 주께서 '나는 너를 멀리 이방인에게로 보낼 터이니 어서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
로마 시민권을 행사한 바울로
22. 유다인들은 바울로의 말을 여기까지 듣고 있다가 "이런 놈은 아예 없애버려라. 죽일 놈이다." 하고 소리질렀다.
23. 그리고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고 옷을 내던지며 공중에 먼지를 날렸다.
24. 그러자 파견대장은 바울로를 병영 안으로 끌어들이라고 명령하였다. 그리고 유다인들이 바울로를 향해서 그렇게 소리리르는 이유를 알려고 채찍질해서 조샤해 보라고 하였다.
25. 그래서 군인들이 바울로를 결박하자 바울로는 거기에 서 있던 백인대장에게 "로마 시민을 재판도 하지 않고 매질하는 법이 어디있소?" 하고 항의하였다.
26. 이 말을 듣고 백인대장이 파견대장에게 가서 "어떻게 하실 작정입니까? 저 사람은 로마 시민입니다." 하고 알리자
27. 파견대장은 바울로에게 가서 "당신이 로마 시민이라는 것이 사실이오?" 하고 물었다. 바울로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28. 파견대장은 "나는 많은 돈을 들여 이 시민권을 얻었소." 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바울로가 "나로 말하며 나면서부터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고 밝히니
29. 바울로를 심문하려던 사람들이 곧 물러갔다. 바울로가 로마 시민이라는 것이 드러나 자 그를 결박했던 사실 때문에 파견대장도 겁을 집어먹었다.
의회 앞에 선 바울로
30. 이튿날 파견대장은 유다인들이 왜 바울로를 고소하는지를 확실히 알아보려고 바울로를 묶었던 사슬을 풀어주고 대사제들과 온 의회를 소집하게 하였다. 그리고 바울로를 데려다가 그들 앞에 세웠다.
"말씀은 내 발의 등불이요, 나의 길의 빛이옵니다." (시편119,105)
주님, 저희가 성서를 생명의 말씀으로 믿고 기도하며 삶으로 실천하고 선포하게 하시어, 언제나 성령 안에서 평화와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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