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는 못골마을 앞 공원이다.
근린공원 치고는 널찍한 면적에 올망졸망 쉼터가 여럿이다.
조경도 잘되어 철마다 피는 꽃으로 아름답게 치장을 한다.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꽃들로 산책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노란 금계국이 흐드러지게 한바탕 피고 나면 하얀색 흰말채나무 꽃이 핀다.
병꽃나무도 구색을 맞추듯 분홍색 꽃을 두런두런 피운다.
연분홍 꽃범의꼬리가 아래서부터 차례로 꽃잎을 열어 화사함을 뽐낸다.
노란색 붓꽃이 고운 자태를 자랑할 때, 부들은 가는 소시지를 살 찌우기 시작한다.
따가운 햇살 아래 벌개미취가 보라색 꽃잎을 열면 너른 공원이 화사한 꽃밭으로 변한다.
심고 가꾸지 않아도 왕성하게 자리를 넓혀가는 차풀의 번식력에 놀라게 된다.
새팥의 넝쿨손은 아무 데나 붙잡고 기어오른다.
차풀이나 새팥이나 아주 작은 노란색 꽃을 피우고 꼬투리를 맺는다.
억새가 이삭을 올리며 가을을 정취를 풍긴다.
12월 중순인 지금은 억새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곱게 피었던 꽃들은 내년 봄을 기약하며 동면에 들어갔다.
두 달 전 10월, 공원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더 이상 인위적인 치장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도 위~잉 굉음을 내며 여러 날 줄을 쳐 출입을
막으면서까지 공사를 했다.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없는 공원에 군데군데 나무로 바닥을 까는 일이 어이없어 보였다.






이런 공사가 왜 필요한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주체가 구청인지 동사무소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큰 공사는 구청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나무 바닥을 이용하는 주민을 단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산책하는데 불편만 줄 뿐이다.
주민의 혈세로 이런 쓸데없는 곳에 낭비하는가 싶어 화가 난다.
더 화가 나는 것은 나무에 칠을 하고 난 빈깡통과 대걸레를 두 달이 지난 아직까지 치우지 않고 방치했다.
오가며 이 보기 싫은 장면을 봐야만 하는 인내심의 한계에 달해 사진을 찍어 구청에 민원을 내려고 한다.
일을 하려면 끝까지 깔끔하게 뒷마무리를 해야 한다.
공사를 맡은 업체나 이를 감독 관리하는 주체나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첫댓글 옥덕아우님의 식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감탄을 넘어서 경이롭습니다. 그 많은 꽃과 식물의 이름을 어떻게 그리 다 명확하게 알아내는지...
흔히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쳐 버리는 풀꽃 하나하나의 이름을 다 알고, 꽃이 피는 시기며 세세한 정보까지 줄줄 외니 이른바 식물도감이나 다름 없더군요.
여기 처음 와서 관광 다니며 이상했던 점은 가는 데 마다 수목이 많고 공원이 많으며 그 공원을 이루는 주종의 나무들 수령이 거의 오륙 십 년 혹은 백년이 좋이 됨직한데 차를 타고 지나가려면 도로변에 쓰러진 고목 나무둥치며 뿌리까지 통채로 뽑힌 채로 오래도록 썩어가는 나무를 보며 왜 저 흉칙한 죽은 나무를 치우지 않는가 의아했지요
합리적인 그들의 생각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자연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보호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원이 풍부한 몇 구청에서는 어느 달 공사가 없는 달이 없이 계속 공사, 공사로 날이 지샙니다.
누구를 위한 공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환경미화 차원에서 흉칙한 죽은 나무를 치워 산림을 깨끗이 보존하는 것 보다는
그 죽은 나무가 쓰러진 그대로 서서히 거름이 되도록 내버려 두어 자연을 원상태로 보호한다는 차원이란 것을 사실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좀 빈 곳이 있으면 어떤가요?
완전무결하여 빈 틈 없는 야멸참 보다는 빈 구석이 있어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사람이 더 좋듯이!
그 작고 희미하고, 별로 두드러지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우리 풀꽃에 대한 아우의 따스한 애정을 읽으며 나직히 시 한 수 외워 봅니다.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오늘 모처럼 전에 살던 동네, 양재천을 걸었습니다.
봄날처럼 화사한 그 길은 산책하는 사람들로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에도 어김없이 공사중이더군요.
어디서 실어왔는지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돌로 산책로 벽을 장식하고 있었어요.
그 길이가 짧지 않아 돌의 갯수를 어림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았습니다.
왜 이런 쓸데없는 공사를 벌일까요?
주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야생화가 좋아집니다.
그래서 하나씩 알게 된 것이 조금 됩니다.
그러나 아직 멀었습니다.
진짜입니다. 멀쩡한 시설들을 왜 이렇게 파헤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아파트도 도로 블럭과 놀이터를 주기적으로 훼손여부와 관계없이 파헤치고 있습니다. 정말 국고 낭비입니다.
예산을 남기면 다음해 예산이 깍긴다고 연말에 허겁지겁 돈을 쓰기 위해 멀쩡한 보도블럭도 걷어내고 새로 깔고 한답니다.
이런 불합리한 법이 다 있네요.
예산을 아껴 남겼으면 칭찬과 더 큰 혜택을 주지 못할 망정 깍는다니 어이가 없네요.
시작보다 마무리가 깨끗해야 할텐데 사진을 보니 한심하네요. 꼭 니것도 내것도 아닌
책임감 없는 공사 같아 누군지 미워집니다.
내일 구청 홈페이지에다 올리려고 합니다.
누구든 책임을 져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