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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부
3월 4일 목요일 밤 9시 55분
$#1. 신형의 동네 일각 (밤)
재호, 신형 보고 있고 신형, 답답하게 한숨 쉬고 원망스레 재호 보며
신형 (마음아픈 비아냥) 보고 싶었어?
재호 (그런 신형 맘아프게 보면)
신형 미안한데... (거짓말이다.) 난 너 보기 싫어.
재호 (신형 보면)
신형 (돌아서 걸어간다.)
재호 (그런 신형 보고)
$#2. 신형의 집 앞 대문앞 즈음
신형, 대문앞에 서면 재호의 차 신형의 앞에 와 선다.
재호 (차에서 내려 신형의 앞으로 가 신형 보고, 맘 아픈) 나랑 얘 기좀 해
요...
뭘 오해하고 있는지 얘기해요.
신형 (가라앉은 ) 오해하는거 없어.
재호 (조금은 화난) 그런데 왜 얘기 안해요? 왜, 날 피해요? 우리, 친구
아니었어요?
신형 너랑 나랑 왜 친구야?
재호 ?
신형 내가 오해하든 말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재호 이교수님!
신형 강재호 나한테 필요이상 관심 보이지 마. 니가 지금 나 만나 는거 현수가
아니?
재호 (신형 본다)
신형 현수가 알면 겁나? 겁나나 보네? 그럼 하지마. (담담히 돌아 서서 초인종
누른다.)
재호 (화나 한숨 쉬고 차에 올라 타간다.)
신형 (그런 재호 보지 않고, 서있지만 맘은 불편하다)
$#3. 신형의 방
현수, 창가에서 팔장 끼고 무표정하게 그런 두사람 보고 있다. 그러다 침대로
와서 책본다. (모른척하고 싶은 마음이다.)
$#4. 거실
혜자 전화하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 난다.
혜자 (인터폰 있는 곳으로 가며) 알았어, 알았어. 니 매형한테 물어 볼게.
(짜증내며) 알았다잖아. 넌 어떻게 그렇게 사고를 치니? 증말 내가, 친정에
친자만 들어도 징그러 못살겠어 (인터폰 확인하고) 신형이 왔어, 끊어. (하고
문 열어주고) 재일 다시 통화해. (잠깐, 사이) 낼 다시 통화 하자잖니? 끊어.
(하고 수 화기 내려놓고)
신형 (현관문 열고 들어오며) 다녀왔습니다.
혜자 일찍 일찍 다녀. 니에 아버지나 너나 밤도깨비들이 붙었어? 왜 그렇게
밤에 쏘다녀?
신형 (미안하게 혜자 보면)
혜자 (그런 신형이 안된 마음이 든다.) 밥은 먹었어?
신형 네.
혜자 올라가 쉬어.
신형 네. (하고 올라간다.)
혜다 (그런 신혀의 뒷모습 보며) 어깨 좀 펴고 다녀!
신형 (아무말 않고 올라가고)
혜자 (그런 신형 보고, 혼잣말) 학교 다니가 힘든가, 어깨가 축 쳐 져서는 왜
저러고 다니는지... 보약 한재 해멕이까?
$#5. 신형의 방
신형, 들어와 옷 갈아입고 있다. 현수는 침대에서 책 보고 있다.
현수 (책 보며 부심히) 왜 이렇게 늦었어?
신형 길진이형네 집에 있었어.
현수 (책 넘기며, 무심히) 재호 안만났어?
신형 (그런 현수 태도에 화가 난다. 옷 갈아입던 것 멈추고, 현수 보며 ) 만났
어.
현수 (신형 보면)
신형 (화나, 짐짓 건성건성) 집앞에서 날 두시간 반이나 기다렸다 더라. 왜
기다렸냐니까, 화났냐구, 왜 저랑 말을 안하냐구 그 러더라. 그래서 안났다
그랬어. (사이) 됐지.
현수 (신형본다.0
신형 (자기 기분 참고, 옷입다가 못참고, 옷가지 팽개치며 화난 얼 굴로 현수
보며 서운한 화난) 너 재가 집 앞에서 재호 만나 는거 알았지?
현수 ?
신형 저 창문 열린거 뭐야? 내다보고 있었던거 아니었어? 니네 두 사람 나
갖고 놀려? 왜 이렇게 사람들이 담백하질 못해! 재 호 만나서 무슨 얘기
했는지 궁금해? 그러면 물어보면 되잖 아. 언니, 재호 만나서 무슨 얘기 했어?
아니면 우리 둘이 얘 기할 때 내령와서 같이 얘기하면 되잖아. 취조하는
거처럼 뭐 라느 짓이야, 너! 니네 둘 서로 좋아해? 그럼 좋아해, 안말려. (버
럭 )
왜 나 가지구 그래!
현수 (그런 신형 보며, 이상하다는 듯) 재호가, 내가, 뭘 어쨌는데?
신형 ?!
현수 (책 접어 옆에 놓고, 신형 보며) 그래 나 솔직히 궁금하다. 언 니랑 재호
랑
만나서, 도대체 무슨 얘기하니?
신형 (현수 본다.)
현수 무슨 얘기 하냐구? 언니가 가르치는 생리 심리학에 대해서 얘기해? 걔
혼자, 개인지도 받어?
신형 (말하기 싫다. 옷 갈아입는)
현수 왜 말을 안해?
신형 할 말 없어. 우린 만나서 아무 얘기도 안해. (방문 열면)
현수 자기 감정에 좀 솔직해져.
신형 (현수 돌아본다. 조금은 화난) ?!
$#6. 달리는 태호의 차
$#7. 재호의 차 안
재호, 핸드폰 걸고 있다.
재호 (넉살 좋게 웃으며) 김사장님? 아이 누구긴요. 재호지, 벌써 목소리
잊으셨어요? 하하. 웬일은요. 미안해요, 오늘 게 못들 어가서. 장사 어떻게
하셨어요?
김사장E 니가 신경 쓸 일 아니야.
재호 그렇게 얘기하시면 서운하죠.
김사장E 예, 잘하셨어요. 어떻게든 장사는 하셔야죠. 일단 오늘은 장고 네 게
받으시구요, 내일은 어떻게 해서든지 제가 물건 넣어 드릴께요.
김사장E (타이르듯) 재호야, 우리 긴 말 하지 말자. 나 너희랑 거래 끊 고,
장고
물건 받고 싶다.
재호 그러게 오늘은 장고 물건 받으시라니까요, 제가 전화 건건 다 른게
아니구, 오늘 장사, 물건 못대서 미안해서... 요즘 밤장사 하시 잖아요. 가서
일
좀 도울려구...
김사장E (말꼴리 끊으며) 그러지 마라. 밤에 장고가 물건 갖고 오기로 했어.
니네들 만나서 투닥거리는 거 보기도 싫구.
재호 아, 잘 됐네. 오랜만에 장고형도 좀 보고... 일단 그리로 갈께 요.
김사장E 재호야!
재호 가서 뵙겠습니다. (끊는다. 핸드폰 옆자리에 놓고 혼잣말) 내 가 지금
사랑타령 할 때가 아니다. (한숨 쉬고, 심란한)그런데 게를 어쩐다지?
$#8. 김사장 가게 앞
김사장, 장고에게 게 두짝 받고 있다.
장고 (가게 안 들여다 보며) 장사 잘 되내?
김사장 (장고 밀치며) 야, 너 빨리 가. 재호 온댄다. 니네 서로 만나 서 좋을
거
하나도 없어. 어서 어서 가.
장고 (뿌리치며) 오라 그래! 누가 겁나? 아, 김사장님 솔직히 말해 봐. 내가
재호 그 자식 한테 질거 같애? 원빵으로 붙어두 이 겨. 투빵으로 붙어두 되구
김사장 아, 그자식 쓸데 없는 말 하구 있네. 남의 집 장사 하는데 소 란스럽게
하지 말란 소리야.
장고 소란은 무슨 소란? 나 아무 잘못 없어요. 막말로 내가 김사장 님한테
강제로 물건 받으래? 석구하구 재호하구 하두 삐그덕 거리니까 내가 넣는거
아냐. 내가 걔가 무서워서 피해. (그때 차 멈추는 소리 나고)
김사장 야야, 빨리 가. 재호 왔어. 가, 가. (하고 장고 어깨 떠민다.)
장고 (괜히 호기 더 부리는) 오라 그래, 오라 그래, 붙어준다구 오 라그래!
카메라 돌면 재호, 차에서 내려 차 트렁크에서 작업복 꺼내 갈아있고 웃으며
장고쪽으로 걸어온다.
재호 (장고에게)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요?
장고 (재호 만만치 않게 보고)
재호 김사장님, 게 받아놓고 뭐해요? (하고 게 한짝 든다.)
김사장 어, 지금 들어갈라 그런다. (하고 나머지 한짝 들고 먼저 들 어간다.)
재호 (장고 보고 ) 형, 잠깐 기다려. (들어가고)
장고 오냐! (침 뱉고 가는 재호 보고)
재호 (주방 바닥에 게 짝 내려놓는다.)
김사장 (그런 재호 보며) 재호야, 조용히 해결해라. 나 시끄러운 거 딱
질색이다.
재호 (넉살좋게) 우리가 뭐 어린애예요? 치구 받구 싸우게. 갔다 올께요.
김사장 안와두 돼.
재호 아이, 왜 그러세요. 바쁜데 내가 써빙두 좀 해줄게. (하고 나 간다.
김사장 (심란하게 가는 재호 보고)
$#10. 가게 앞
재호, 나오며 장고의 어깨 치며
재호 나랑 얘기 좀 해.
장고 (어깨에 놓인 재호의 손 치고)
재호 (그런 장고의 태도가 화나지만 참고) 왜이래?
장고 나 오늘 여기 물건 넣었어.
재호 알어.
장고 오늘만 넣는게 아니라 앞으로 쭉 영원히, 이 가게 문 닫을 때 까지 물건
넣기로 했다구.
재호 누구 맘대로?
장고 내 맘대루.
재호 (장고의 어깨 잡고 화참으며, 보며) 우리 장사 이렇게 하지 말자?
상권이라는게 왜 있는데... 내가 여기 잔금 깔아 논건 어떡하구?
장고 잔금? 임마, 잔금 계산 끝난지가 언제데 석구가 나한테 돈가 져갔다.
자그마치 오백이나... 너 그거 아냐?
재호 (굳은 ) 무슨 말이야?
장고 여기 뿐만이 아니라 얼치네, 두치, 박사, (손가락으로 가리키 며) 저기
저
밑에 열 집, 거기도 나한테 넘겼어. 돈 필요하다 면서 지랄지랄 하거라구.
재호 걔가 돈 쓸일이 어딨어?
장고 지 엄마 다리에 쇠를 해박느대나 금을 해박는대나.
재호 그건 내가 줬어.
장고 알어, 나두. 너 일수 빌려서 땡겨 준거. 이백인가 뭐 해줬다 며. 그게
모자르댜나... 나한테 와서 사정사정하더라구. 오백만 맞춰주면 내가 재호
상권 넘겨준다, 장담하드라구, 나두 싫다 그랬어. 나, 너 무서워서. 근데
이새끼, 석구 한번 땡강지기면 대단치두 않은거 알지? 게거품을 무는거야, 돈
해달라구. 어 쩔 수 없어서, 나 뒀다.
재호 (화난, 석구 생각하는)
장고 석구 믿지마, 임마. 니가 아무리 친형제같이 생각해두 걔가 아니면
아닌거야. 걘 너 봉으로 밖엔 안봐.
재호 석구 지금 어딨어?
장고 중개인 사무실에서 담배만 뻑뻑대구 있더라.
재호 (화난 얼굴로 거칠게 돌아서 차 타고 간다.0
장고 (그런 재호 보며 회심의 미소 짓는다.)
$#11. 중개인 사무실
석구, 담배만 뻑뻑피고 있고 달건은 석구의 옆에서 심란하게 앉아 석구 보며
달건 어떡할거야?
석구 (버럭) 뭘 어떡해!
달건 (석구의 두통수 치며) 이새끼가 누구한테 자꾸만 소릴 질러 임마,
처음부터 재호한테 제대로 말했으면 이런 문젠 없었잖 아. 너 그리구
재호한테 이백 받았으면, 오백 엄마 주구, 이백 남았잖아, 그거 어쨌어?
석구 (머리 긁으며) 술 마셨어.
달건 이게 정신이 있는 놈이야, 없는 놈이야? 임마, 그 돈이 어떤 돈인데 술을
퍼마셔?
석구 이미 마신 술을 어떡해? 뱉어? (입에 손넣는 시늉하며) 오바 이트 할까?
그 때 사무실 물 벌컥 열리고, 재호 들어선다. 석구, 달건 순간 놀라 침을 꿀
떡
삼킨다. 재호, 밖에서 성큼성큼 들어 와 석구의 멱살 잡아 끌며
재호 나와, 너 이리나와, 이 새끼! (하고 석구 끌고 나간다.)
달건 (그런 재호 보며 겁먹은) 재호야!
$#12. 시장 한 켠
재호, 석구의 얼굴 주먹으로 날린다. 그 바람에 뒤로 넘어진다. 석구, 겁먹은
얼굴로 재호 보는데 입가가 터져있다.
석구 (겁먹어, 앉은 걸음으로 뒤로 물러나며) 재호야! 재호야!
재호 (다시 석구 일으켜 세워 얼굴 때리고)
석구 (코피 터지고, 손으로 피 닦고, 재호 보며, 뒤로 슬금슬금 물 러나며)
재호야, 재호야. 내 말 좀 들어봐, 너 미쳤어? 나 니 친구 석구야, 너 왜 그
래?
재호 (석구에게 다가가 멱살 잡고) 니가 내 친구야?
석구 (겁먹어 고개 끄덕이면)
재호 몰랐네. (하며, 다시 석구의 얼굴 친다.)
그 때 달건 뛰어와 재호 말린다.
달건 재호야! (하며 뒤에서 재호 안는다.)
재호 (가라앉은) 이모부 놓세요!
석구 (겁 먹은 목소리로) 형, 형, 놓지마! 놓지마!
달건 그래, 때리지마라, 재호야.
재호 (버럭) 놔! (하고 소리친다) 달건 (재호의 소리에 놀라 멀뚱하게 서있
다.)
석구 (놀라 마른침 삼키고)
재호 (석구 보며 맘아프게) 돈 오백 때문이 아니야. 내가 신길공 상권 만들려
구
얼마나 고생했는지 너 알지? 알면서 어떻게 그걸 넘길 수가 있어! 매일
깡패같은 새끼들한테 얻어터지구, 얻어터지구, 맞으면 일어서구, 맞으면 또
일어서면서 나(손가 락으로 한 방향을 가르비며) 저거 악랄하게 일군거야.
때린 놈들이 지쳐서 더 이상 안 때릴 때, 얻은거야. 저 신길동 상 권 없었으면
나 대학 못 갔어. 대영이 대학, 못들어갔구, 열아 홉부터 지금까지 근 칠팔년
동안 나한테 부모대신 밥을 먹여 준 곳이라구?! 꿈을, 준곳이란 말이야!
석구 (울면서 코 닦으며) 어쩔 수가 없었어, 재호야 어쩔수가 없었 어. 미안해.
재호 (속상해 소리치는) 미안하다구? 넌 그렇게 말하면 만사 오케 이지?
미안하단 말 한마디면 다 돼!? 너한텐 세상이 언제나 그렇게 쉽지? (무섭게
가라앉은) 잘알아둬. 세상은 그렇게 쉽 지 않아. 미안하단 말한마디로 모든 게
끝나진 않아. (하고 돌아선다.)
석구 (재호의 다리 잡으며) 어디 가?
재호 (석구 보며) 넌 이제 내 친구 아니야.
석구 (멍하게 재호 본다)
재호 (간다.)
달건 (석구의 어깨 잡으며 속상한 마음으로) 석구야, 가자.
석구 (달건의 얼굴 두 손으로 잡고 멍하게 보며, 마음 아프게) 형, 쟤가 좀전
에
나한테 뭐라그랬어?
$#13. 시장 일각
석구, 문 닫힌 상가 앞에서 엉엉 울고 있다.
달건 (석구의 어깨 다독이며) 진정해라, 진정해
석구 (달건보며 소리친다.) 뭘 진정해!
달건 (마음이 아프다) 야, 임마 니네 사귀냐? 애인이 너 찼냐? 뭘 그렇게 울
어?
석구 형은 그래? 형은 친구보다 여자가 좋아? 난 안그래. 난 여자 보다 친구가
좋아 내가 재영이랑 왜 안됐는데, 내가 재영이랑 왜 안만나는데. 재호
때문이야. 나 재호, 저 새끼 사랑해.
달건 (속상한) 알어, 임마. 그러니까 구린 돈을 왜 받냐?
석구 내가 받고싶어서 받았어? (버럭) 엄마가 아프대잖아! 저새끼 나 때문에
일수돈 썼대. 지 입학금 모자랄때도 일수돈 안쓰구 새벽에 경매 뛰구 밤에
상가 돈 놈이야. 그 만큼 일수돈 쓰기 싫어하는 놈이야. 근데 장고 말이 재호
가
나땜에 일수돈 썼다 그러더라구. 난 그게 마음이 아펐어.
달건 그럼 니 마음을 차근차근, 나한테 말하는 거처럼 재호한테 얘 길
했어야지. 걔가 니 마음 다 아는거 아니잖아. (일어나 석 구 손 잡으며)
일어나자, 가서 사내답게 지금 이런 니 마음들 다 얘기하자구. 니마음 이런거
재호가 알면 아까처럼 와 안낸 다. 그건 내가 보장할 수 있어. 일어나.
석구 (이 앙다물고 뭔가 생각하는 얼굴이다. 결심이 대단한 듯 하 다.)
달건 (석구 잡고) 일어나라니까.
석구 (일어나) 형 먼저 집에 가. (하고 간다)
달건 (석구 잡고) 너 어디가는데?
석구 (무서운 눈으로 ) 상관하지마.
달건 (석구보고 놀라) 야 눈알이 왜 그래? 얘 이거 왜이러나, 눈알 이 완전히
뒤집혀서... 정신차려, 임마.
석구 재호가 저러는건 다 장고때문이야, 내가 의리없구 돈만 밝히 는
놈이라구, 장고가 말했을 거야.
달건 (그런 석구가 두렵다)
석구 장고 가만 안둘거야, (돌아서 간다)
달건 (놀라 턱이 덜덜 떨린다. 말 더듬으며) 서, 서 석구야!
$#14. 냉동실 앞
석구의 트럭 세워져 있고 석구, 차에서 스동펌프로 플라스틱 석유통에
휘발유를 담고 있다.
달건 (그런 석구 놀라보며) 너 뭐하는 거야? 뭐하는거야, 임마!
석구 형은 상관하지 마. 다 내가 알아서 해. (펌프관 버리고 석유 통 들고
냉동실로 간다)
달건 (놀라) 서, 석구야! (하며 따라간다)
$#15. 냉동실 안
문 열리고 석구, 석유통 들고 들어온다. 들어와 장고의 게 앞에 휘발유 뿌린다.
달건 (돌아서 뿌려진 휘발유 보며 놀라) 이러지마 새끼야! 너 방화 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석구 (계속 휘발유 뿌리며) 이판사판이야. (하고 통 던지고 라이터 켠다)
달건 (그런 석구 보고 놀라) 이러지마! 이러지마!
석구 (뒤로 물러서며) 형, 저리가. (버럭) 형 나가란말이야!
달건 (겁이 난 얼굴로 도리질하며) 안돼, 석구야, 이러면 안돼.
석구 형, 이러면 다쳐. 이러면 다친다구! 몸에 불붙고 싶어! 어서 가!
달건 (식은 땀 흘리며) 이러지마! (하고 석구의 손 잡는다.)
석구 (버럭) 놔!
하며 몸부림치다가 라이터 놓친다
라이터 떨어지며 바악의 휘발유에 불붙고 석구, 달건 놀라 불 붙는 것 본다.
$#16. 신형의 집 (아침)
$#17. 신형의 집, 거실
신형, 이층에서 외출복 차림으로 내려온다.
신형 (안방에 대고) 아버지 준비 다 했어요.
현수 (신형의 뒤따라 내려온다. 신형을 관찰하는 눈빛이다.)
신형 (안방에 대고) 아버지!
병국E 잠깐만 기다려, 다 했다.
현수 나 먼저 갈게.
신형 같이 가.
현수 그럴 기분 아니야, 학교에서 봐. (하고 현관으로 간다.)
신형 (그런 현수를 보고 답답하고)
$#18. 안방
혜자, 팔짱끼고 손에 넥타이 들고 병국 밉게 보고 있다. 병국, 와이셔츠 다
입고 혜자에게 손 내밀며
병국 넥타이 줘. 얘가 다 끝났어.
혜자 (병국보고)
병국 당신 말야, 지금 나 꼬나본다고 일이 해결된는게 아니야. 혜 민이 그
자식이 집안 식구들한테 갖다 쓴 돈이 얼마야. 지난 번에도 현찰 이천
들어갔어. 그렇게 차라리 현찰이면 나. 집 담보? 어림없는 소리 하지마.
혜자 이번엔 실수 안한다잖아요.
병국 옛날에는 실수하면 실수한다고 그렇게 말했나? (혜자에게서 넥타이
뺏어 매며) 도대체 당신 식구들 말야. 이해를 못하겠 어. 장인 살아곗;ㄹ때는
장인이 그러더니 말이야, 장인 돌아가 시구 나니까, 이젠 처남이... 더 이상
말하기 싫어, 없었던 일 로 해. 못해준다구.
혜자 (서운한) 저두 살아보겠다구 저렇게 발버둥치는데, 집을 통째 루 달라는
것두 아니구 보증만 서달라느데 그것두 못해줘요? 하나밖에 없는 처남인데?
병국 하나밖에 없는 처남? 사고 치는거 보면 열 처남 안 부러워. 낼 모레면
마흔 다서이야. 나 마흔 다섯때 이 집 샀어. 인생 을 날루 먹는 것두 아니구
말야. 남한테 빌붙어서 이렇게 한 번 살아볼까나 저렇게 한번 살아볼까나. 그
나이 먹도록 전셋 집 하나 없다는 게 말이돼? 집동 없는 자시기 이천씨씨 차나
뽑아가지구, 회사를 만듭네, 그룹을 만듭네하구 낮었구말야.
혜자 (그런 병국 꼬나보면)
병국 할 말 있으면 해 봐. 할 말 있으면 해보라구, 시댁 식구 너댓 있지만 우
리
식구들 단 한번이라두 나한테 와서 돈 빌려 달 라는 소리, 당신 들어본적
있어?
혜자 (서운해서 버럭) 그집이야, 물려받은 재산이 많으니까 그렇 지!
그때 노크 소리나고 신형 문 빼꼼히 열고
신형 왜 그러세요?
병국 (신형보고) 아니다. 나가자. (나가려면)
혜자 (병국 잡고) 너 먼저 가.
신형 (눈이 보는) 엄마, 싸워?
혜자 엄마 아빠가 언제 싸우디? 그냥 하던 얘기가 남아서 그래, 너 먼저 가.
신형 아버지 괜찮아요?
병국 (슬몃 웃으며) 괜찮지. 설마 니네 엄마가 날 때려죽이기야 하 겠냐?
신형 (웃으며) 먼저 갈게요. (하고 나간다.)
병국 (혜자 보고, 냅다 소리 버럭 지르며) 얘기 끝났어!
$#19. 달리는 길진의 차
$#20. 길진의 차 안
길진 운전하고 있고 현수, 옆좌석에 차 앞만 보고 간다.
길진 신형인 아버님 차 타구 갔니?
현수 (무심히) 그랬겠지.
길진 (슬몃 웃으며) 어제 잠 못잤어? 왜 그렇게 얼굴이 까칠해?
현수 (창가 보며) 오빠네 오피스텔 얼마해?
길진 갑자기 그건 왜?
현수 방 하나 얻으려구
길진 (현수 보면)
현수 운전해
길진 (다시 앞보고 운전하며) 왜 그래?
현수 불편해
길진 너 그집에 하루이틀 있었던 것도 아니구, 벌써 반년 넘었어. 어렸을 때두
마당 한가운데 놓고 신형이네 집이랑 니네 집이 랑 십년 넘게 같이 살았는데
뭐가 새삼스럽게 불편해?
현수 (길진 보며) 오빠, 사랑두 참아져?
길진 (현수 보면)
현수 (창가쪽 보며) 마음은 머리처럼 쉽지 않아, 그치? 참고 싶어 도, 참아지
지
않는게 사랑이야, 그지?
길진 (현수보며) 무슨 말이야?
현수 저녁에 나랑 데이트 할래?
$#21. 강의실
현수, 신형 물끄러미 보고 있고 신형, 출석 부르고 있다.
신형 (출석부 보며) 강인숙.
학생 네
신형 강정현.
학생 네
신형 강재호. (대답없다. 고개 들고) 강재호.
현수 (뒷자석으로 고개 돌리고)
신형 강재호 안왔어요?
민철 저 오늘 집에 일이 있다구 못오겠다구 저한테 삐삐가 왔는데 요.
신형 (걱정스러운 마음 애써 감추고) 김민수.
학생 네
현수 (그런 신형 보고)
$#22. 복도
학생들 우르르 나간다.
$#23. 강의실
신형, 칠판 지우고 있다. 현수, 자기 자리에서 가방 챙기고 있다.
현수 (가방 챙기다 신형 보고) 언니,
신형 (돌아본다)
현수 (가방만 챙기고) 재호 왜 안왔어?
신형 그걸 왜 나한테 물어?
현수 언니는 알거 같에서.
신형 몰라. (하고 돌아서 칠판 지운다.)
현수 (재호 생각하며) 아까 쉬는 시간에 잠깐 나가서 전화했는데 연락이 안돼.
메시지 확인했는데 메시지두 없구. 집 전화번호 두 몰라. 무슨일인지 궁금해,
아주 궁굼해, 못 참겠어.
신형 (칠판 지우며 무심히) 걔 회사에 전화 해 봐.
현수 !
신형 (칠판 닦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돌아보면)
현수 (신형 보면) 회사!
신형 (앗차싶다, 다시 칠판 닦는다.)
현수 (서운한) 도대체 언니, 재호에 대해서 얼마만큼 알고 있는 거 니?
신형 (칠판만 지우는)
현수 (화나고 서운한 목소리로) 묻잖아!
신형 (돌아서서 현수 얼굴보며 가라앉은) 니가 알고 있는거 보단 많이 알구
있을거야!
현수 (맘아픈) 그게 뭔데? 뭔데... 나한테 얘기 안하니?
신형 니가 참아줄 수 없는 것들이야. 됐어? 니네 둘일, 둘이 해결 해. 나 끼지
말구. (책상위에 자료들 챙기는)
현수 (눈가 그렁해 서운한 목소리로) 내가 참아줄 수 없는 것들!
신형 그래.
현수 걔가.. 고아거?
신형 (조금 놀라 보면)
현수 걔네 이모가 사업하는게 아니라 술집하는거? 걔가 아무것두 가진게
없는 거? 내가 참아줄 수 없는 것? 언니... 내가 그걸 다 참을 수 있다면 그땐
어쩔래?
신형 (현수 보는)
$#25. 재호의 집, 전경, 낮
재영E (큰 소리로) 오빠는 밥이 넘어 가!
$#25. 진숙의 방
재호, 진숙, 신자, 칼국수 먹고 있다. 재영, 방문 열고 마루에 서서 방쪽 보며,
재영 어쩜 사람이 그래? 친구가 파출소에 끌려갔다는데 눈 하나 깜짝 안하구?
신자 (국수 먹다) 재 뭐라 캐?
진숙 (국수 먹다 재호 보며) 무슨 소리니?
재호 (국수만 먹고 있다.)
재영 (속상한) 오빠!
재호 (여전히 국수만 먹고 있다)
진숙 (재호의 그릇 뺏는다.)
신자 갸 국수를 왜 뺏어?
재호 (진숙 보며) 주세요.
진숙 재영이 쟤 왜 저러는 거야?
재영 (진숙의 옆에 와 ㅇ아 진숙 팔 잡고 흔들며) 이모 오빠한테 말좀 해 줘.
석구 오빠 경찰서에 끌려 갔대. 오빠가 가면 빼 낼 수 있는데 오빠가 모르는
척하잖아.
신자 이 무슨 소리고? (재호 보며) 니 알어? 쟈 무슨 소리하는지.
진숙 (재호 보며, 차가운) 석구 어딨어?
재호 (가만히 있다)
진숙 니 친구 어딨냐구?
재호 이모가 신경쓰실 일 아니예요.
진숙 니 친구구 내 밥 먹는 놈이야. 어딨어?
재호 (아무렇지도 않게) 재영이가 말하잖아요, 파출소에 있다구.
진숙 왜?
재호 (무덤덤하게) 냉동실에 불을 질렀어요. 그 자식응 유치장에 있는게
차라리 나요, 나오면 사고만 치구, 이번에 지 발로 안들어 갔으면 내가 집어
넣을 참이었어요.
신자 그게 뭔 말이야? 친구를 우예 유치장에 넣?
진숙 (차가운) 왜 그래? 찬찬히 말해 봐. 또 돈 사고 쳤어?
재호 그랬어요.
진숙 니 돈 걔가 얼마나 먹었어?
재호 이백이요.
진숙 (어이없는 웃음 짓다. 냅다 재호의 뺨 때린다.)
재호 (진숙 보면)
신자, 재영 (놀라는)
진숙 (화난 나무라는) 야, 이새끼야, 사내새끼가 돈 이백 때문에 친 구를...
지랄하구 있어. 니들 으리란거 엿바꿔먹었어, 새끼야!
재영 이모... 오빨 왜 때려. (재호에게 애원하는) 오빠, 석구 오빠 좀 빼줘라,
응?
거기가면 깡보리밥만 먹는대 잖아. 속도 안좋 은데...
재호 (뺨 한번 만지고 진숙 보며) 국수 주세요.
진숙 (재호 보며 국수 그릇 들고) 먹어, 새끼야! (하고 재호의 얼굴 에 뿌린
다.)
신자 (놀라 제입 막고)?
재호 (얼굴 닦아내고 진숙 쏘아보는)
$#26. 재호의 집앞
진숙, 외출복 차림으로 걸어나온다. 재영, 따라나오며 운다.
진숙 (재영보며) 왜 질질 짜?
재영 속상하잖아.
진숙 속상해한다구 일이 해결 돼?
재영 만약에 못 빼내면 어떻게 해?
진숙 못빼내면 말지 뭘 어떡해?
재영 그걸 말이라구 해, 이모는?
진숙 그럼 어떡하니? 니가 대통령 할아버지한테 편지라도 쓸래? 썩박이라는
날건달이 있는데, 제발 빼주십사 편지라두 쓸라냐 구? (하고, 돌아서서
혼잣말하며 걸어간다.) 자식이 없길래 망 정이지 내 팔자에 자식까지
있었으면 골 시끄러워 살겠어? 이거?
재영 이모 같이 가. (하고 따라가고)
$#27. 파출소 안
석구, 달건 수갑차고 한 쪽 귀퉁이에 앉아있다. 옆에 경희, 사람들 눈치보며
달건의 귀에 대고 소근거린다.
경희 아저씨, 희진이 학교 끝나고 봉수집에 갔어. 거기서 저녁 먹 고, 집에
간대, 거기서 저녁 먹고, 집에 간대, 내가 그집에 들 어가는거 보고 왔어
달건 (사람들 눈치보며) 고맙다.
경희 아줌마 파출부 갔어? 아줌마, 아저씨 여깃는거 알아?
달건 아침나절에 일나가서 모를거다.
경희 남인 나도 아는데 어떻게 아저씨 아줌마가 모르냐? 나랑 아 저씨랑 부부
같구 희진이가 내 딸같애. 아 ㅁμ 그렇게 생각 해?
달건 지금 내가 이 정신에 무슨 생각을 해.
경희 수갑 아파? (수갑만지며) 이거 딱딱하다 이거 양은이야, 스텐 이야?
석구 (달건에게 ) 저 기집에 좀 내보내, 뭘 그렇게 묻냐? 머리 쥐 나게.
(수갑들어 보이며) 너 한번 차볼래? 그렇게 궁금하면 한 번 차봐.
그때 문 열리고 진숙 들어오면 석구 보며,
진숙 경찰서 와서도 노가리 푸니, 넌?
석구 (기죽고)
순경과 진숙 얘기하고 있다. 한쪽에 경희. 달건, 석구, 재영 나란히 앉아 진숙
보고이다.
진숙 큰 사고는 안났잖아.
순경 이건 정사장님이 와서 해결될 일이 아냐. 방화범은 간첩하구 똑같이
취급해. 나중에 쟤 형 내리는거 봐요. 내가 거짓말하 나. 최소한 저 두사람
삼년은 먹어.
진숙 젊은 사람들 그렇게 해서 좋을게 뭐있어? 계획인 것두 아니 구. 홧김에
서방질하면 간통이지?
순경 홧김에 서방질하면 간통이지? 홧김에 불지르면 국가 기물 파 손죄야.
홧김에 할 일이 따로 있어요. 알아요?
진숙 김순경, 내가 술 한잔 살게.
순경 (버럭) 술갖고 될 일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냉동실에 액화가 스 있었으면
터져서 난리났어. 때마침 정전이 돼서 그렇지. 사람 목숨 여럿 날아갔다구.
저새끼들은 콩밥을 먹여야 돼. 독방에 가야 돼, 독방!
석구, 달건 놀란다.
재영 (울상이 되서) 어떻게 해. (하구 석구 손잡고)
석구 (재영 안스런)
순경 정사장님, 가. 긴 말하기 싫으니까 가요, (버럭) 응?
진숙 (답답한)
$#28. 파출소 앞
진숙, 재영의 손 끌고 나온다.
재영 (안따라가려 애쓰며) 이모, 나 안갈래.
진숙 (재영 보고) 너두 감방갈래?
재영 나 석구 오빠 없이 못살아.
진숙 못살일두 많다. 밥 먹으면 사는거야, 밥 굶으면 죽어두, 사람 못봐서 죽
진
않는다구.
재영 그렇게 말하지마. 내 맘 다 알면서,
경희 ( 뒤따라 나오며 재영 보며 진숙에게) 사장님 이 아가씬 왜 이렇게 울어?
석구라는 사람하군 어떤 관계야?
진숙 (경희 째려보고 재영 손 끌고 가는) 한데서 이러지마구 집에 가자.
카메라 돌아 파출소 창쪼긍로 가면 석구 마음 아프게 재영 내다 보고 있다.
$#29. 파출소 안
순경, 석구에게 다가 석구의 뒤통수 치며,
순경 자리에 앉어. 임마!
석구 (창밖보며) 조금만 보구요.
순경 이리왔봐. (하며, 석구의 뒷덜미 끌면)
석구 (창밖의 재영 보려 애쓴다.)
$#30. 파출소 밖
석구, 순경에게 끌려 안으로 들어가응 모습 보이고 카메라 돌면 재호
한쪽에서 답답하게 담배 피우고 있다.
재호, 담배 끄고 안으로 들어가려면 우군가 재호의 어깨 잡는다. 재호,
돌아보면 장고다.
장고 어디가냐? 석구 빼낼려구?
재호 (장고 보면)
장고 못빼낼거다. 경찰서장이 니 아버지래도 모빼내.
재호 (화나는거 참고, 장고 외면한다)
장고 (그런 재호 쓸쩍 보고) 방법이 아주 없는것두 아니지.
재호 (장고 보면)
장고 저 안에 있는 순경이 내 사촌동생이야. 내가 아직 조서 꾸미 지 말라
그랬어.
재호 무슨 뜻이야?
장고 니네 상권전부다 나한테 넘겨.
재호 (화나, 장고의 멱살 잡아 얼굴 가까이 당기고, 야비하게) 석구 보고,
감방에서 나오면 웃으면서 보자구 전해줘. (하고, 멱살 풀고 돌아서서 차로
가는데, 맘은 안좋다.)
장고 (가는 재호 보며 비웃는)
$#31. 등기소 안
혜자, 팔장끼고 순번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혜자 (혼잣말) 저 집이야? 공동명의야. 내 집도 돼, 자기가 하지 마 라 그러면
내가 안할까봐? 막가는 사이 나두 막가겠다 이거 야.
직원E 417번 최혜자씨
혜자 (그 소리 듣고) 네! (하고 창구로 달려간다.)
직원 등기 나왔습니다.
혜자 네,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 본다. 보는데 무너가 이상하다는 눈빛이다.)
인써트- 등기 오천만원 증기 은행 대출 담보.
혜자 이게 뭐야?
$#32. 신형의 집 전경, 저녁
인숙E 한번 만나봐라.
$#33. 신형의 집, 거실
혜자, 소파에 앉아 다른 생각하고 있고 인숙, 앞치마 두르고 혜자 앞에 앉아
과일 먹으며 혜자 보면서 말하다.
인숙 서로 이제 나 때문네 어디사는지 다 알구, 둘다 또 잘 살구 옛날 감정이
야
어쨌든 같이 만나면 재밌지 않겠어. 언니? 진 숙이 언니두 좋아할텐데.
혜자 생각해보구
인숙 뭘 생각하냐? 보구싶으면 보는거지. 언닌 안보구 싶어? 찝찝 해? 정민이
오빠랑 사는것두 아니구 다른 아저씨랑 살면서 뭐가 찝찝해?
혜자 (인숙 보며) 빨래는 했니?
인숙 아침 나절에 해서 벌써 햇볕에 말려서 다림질해가지구 농에 넣놨어.
혜자 (맘에 안든다.) 넌 참 일두 빨리 한다.
인숙 진숙이 언니 안만나 볼래?
혜자 일할거 더 없어?
인숙 시킬거 있어?
혜자 없으면 가.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아.
인숙 왜 안좋은데 혹시 부부간에 문제 있어? 진숙이 언니넨 없는 데.
혜자 (기분 산한다.)
인숙 아저씨 혹시 바람피우는거 아니야?
혜자 (기분 상한다.)
인숙 바람피지? 바람 피게 생겼드라. 진숙이 언니 신랑은 진숙이 언니밖에
몰라. 어쩌니. 바람피면?
혜자 (답답한 얼굴로 인터폰으로 가확인하며) 네. (하고 버튼 누르 고 자리로
돌아와 앉으면)
인숙 아저씨 왔나봐?
혜자 내 남편 왔다. 그러니까 이제 가라.
인숙 인사는 드리고 가야지.
혜자 (그런 인숙 보는데 기분이 상한 얼굴이다.)
병국 (현관 들어서며 짜증난 목소리로) 대문앞에 쓰레기 안치워?
혜자 (순간 인숙의 눈치 보고 병국 본다.)
병국 여편네가 집에서...(하다 인숙보고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한다.)
인숙 (그런 병국 보며 어색하게 인사한다.)
병국 (어색하게 혜자보며) 저.. 앞에 쓰레기 내가 당신 힘들까봐 한 쪽으로
치워났어 (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인숙 아저씨, 정말 자상하시네.
혜자 (속상한 것 참고) 이제 가. 인사했으니까 됐지?
인숙 진숙이 언니 진짜 안볼래?
혜자 (귀찮은) 그래, 보자 봐. 됐지, 인제?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인숙 (안방 넘겨다 보고)
$#34. 안방
병국 앉아있다가 혜자들어오면,
병국 저 여편네는 왜 아지두 안갔어?
혜자 (방문에 기대 팔장끼고 병국 꼬나보고 있다.)
병국 (혜자보며) 당신 왜 그러구 있어?
혜자 (비아냥) 왜 그러구 있어?
병국 (그 혜자보고)
혜자 나 정말 궁굼해서 묻는거거든요? 데답해 줄래요?
병구 (혜자 보면)
혜자 당신 정말 바람났어요?
병국 (혜자 보면)
혜자 당신 여자있는거 내가 알지. 그런데 나는 그 여자랑 당신이 바람난거
같지는 않어. 그 여자, 늙었더라구, 얼굴이 얼마나 이쁜지 자세히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신나서 바람 필 정도로 젊진 않더라구, 쪼 당신 젊었을 때 처럼
출장간다는 핑계도 안대구, 속옷을 뒤집어 입구 오는것두 아니구, 옷에서
여자 향수 냄새두 안나구.
병국 ` 내가 옷 벗어놓면 개처럼 킁킁 대면서 냄새 맡어?
혜자 맡어요.
병국 내가 무슨 일을 해두 상관없다더니, 왜?
혜자 살잖아, 부부잖아.
병국 잠자리 따루하는 부부도 있나?
혜자 말 돌리지 말구 진짜 바람펴요? (병국의 앞에 와 앉으며 병 국의 얼굴에
자기 얼굴 가까이 들이대며 달래듯) 바람피냐구. 병국 (뒤로 물러 앉으며) 왜
이래. 이사람이.
혜자 나 모르게 그 여자 보증서줬어?
병국 (뜨끔한 표정이다.)
혜자 (속상해서 악쓰는) 누구야, 그 여자가?
병국 ?!
혜자 (울음이 날 것 같다.) 애인처럼인지 친구처럼인 거기야! 처남 이 삼천
보증서달라는 것도 안서주면서 그 여자한테는 오천 이나 보증을 서줘? 그
여자랑 진짜 바람 난거야?
병국 당신 왜 이래?
혜자 미쳐서 그런다. 미쳐서 그래! (하고 악쓴다. ) 전화번호 대! 그여자
전화번호 내! 내가 만나서 얘기 들어볼테니까 (버럭) 전화번호 내!
$#35 신자의 방
복순과 미선, 서로 먹으라고 하며 만두 먹고 있다. 신자, 그런 두 사람 가만
보다가,
신자 (복순에게 미선 가리키며 말한다.) 니 애 안무서?
복순 무섭긴요, 얼마나 이쁜데.
신자 니 얘한체 저번에 맞어서 이마 찢어지구... 그럼 무서울긴데
복순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죠, 뭐.
신자 니 다섯방밖에 안꼬매서 그러나. 열방 꼬매면 그 소리 안나올 텐에. 참
별나다. 때린년하구 맞은년하구 친구가 되구. 하긴 얜 맞구 난 때려두 우린
모녀다.
미선 어떻게 집이 조용하다. 다들 어디갔어?
신자 이 집 지금 초상집이다.
미선 왜 누구 죽었어?
신자 석구, 감방 갔어.
미선 (순간 놀라다. 덤덤하게 만두 먹으며) 얼마나 산대?
신자 (먹던 먼두 내려놓고) 닌 도대체 대갈통에 뭐가 들었어? 니 석구
좋아한다캤지?
미선 엄마가 좋아하지 말라며
신자 내가 좋아하지 말라카면 니 감정두 싹 없어져?
미선 엄만 뭘 알구 싶어?
신자 난 참 니가 호기심난다. 이십년을 키워도 맬마다 호기심나는 건
니하나뿐이다. 지금이야 우찌됐든 전에 쪼매 맘에 있던 남 자가 감방에
갔는데 얼마나 산대? 그게 물을 소리야? 걱정을 해 줘야지
미선 남자가 감방에 갈 수도 있지 그게 뭐 큰일이야. 군대가서 삼 년 썩나
감방가서 삼 년 썩나 그게 그거지. 그 오빠 소년원 출신이라 군대도 안갔거든.
이번에 제대로 가네. 삼년은 산 대? 삼년은 살아야되는데 이번에도
일년반ㅉ리 방위로 끝나 면 안되는데, 여러모로 잘 됐어. 요즘 나한테서는
마음이 흔 들리구 재영이 한체 바짝 붙을려구 그러는데 지들두 몸이 떨 어져
있으면 마음두 떨어지겠지. 세상이 고미선이 원하는대로 돼가구 있어. 엄마,
만두 먹을래?
신자 (심란하게 복순보며) 복순아 이 땅콩같은 년이 내 딸이다. 나 힘들겠지?
$#36. 재호의 방
재호, 컴퓨터 모니터 보며 키보드 두드리고 있다. 재영, 한쪽에 앉아 재호
원망스럽게 본다.
재호 (모니터만 보며) 나가.
재영 (이 앙다물고) 못나가.
재호 (재영 보며) 석구랑 사귀지 말랬지. 안사귄다 그랬지. 그런데 왜 이래?
재영 나 석구 오빠 좋아해.
재호 (가라앉는)다시 말해 봐.
재영 (울며 소리친다.) 나 석구 오빠 좋아한다구!
재호 언제 부터야?
재영 오래 됐어. 오빠 무서워서 말 못했을 뿐이지. 석구 오빠 이집 에 오면서
부터야.
재호 (재영 마음 아프게 본다.)
재영 나두 오빠말 듣구 싶었어. 그래서 이 남자두, 저 남자두 만나 봤어. 근데
걔네들이 우리집 사정 알면 다 나 멀리해. 그럴 때 마다 얼마나 내가 비참했는
줄 알아?
재호 우리집 얘기 뭐하러 남한테 해?
재영 (벌떡 일어나며) 난 거짓말하기 싫단 말이야! 엄마우 우리한 테 거짓말
했어. 놀러간다구 하구선 우릴 버렸지. 아버비두 우리한테 거짓말했어.
조금만 잔다구 하구 아주 잤어. 나 거 짓말 하기 싫어, 오빠, 석구 오빠한텐
거짓말 할 필요가 없어. 다 알잖아. 그래서 난 편해.
재호 (재영보다 화나는 것 애써 참으며 모니터 보며) 석구는 안돼.
재영 돼.
재호 (화나, 재영 보면)
재영 오빠가 말려두 만날거야, 오빠가 인생 다 책임질 수 있는거 아니야, 나
밥
먹여주고, 옷 사줬다구 내 인생까지 오빠 건 아니야!
재호 (마움이 아프다.)
재영 오빤 오빠대루 살어. 오빠 살구싶은대로 살라구. 내인생은 내 가 살게.
석구 오빠 한번만 도와줘. 나 서구 오빠 ㅂ아한다구,
재호 (답답한 마음) 나보다 석구가 더 좋니? 내가 싫다는데두 석 구가 좋아?
재영 (눈물 닦으며 니 앙다물고) 좋아!
재호 (재영보며 마음 아프게 보며) 난 우리 재영이가 세상에서 나 를 제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내가 그건거 처럼.
재영 (미안한 눈빛으로 재호 보며) 그래두 석구 오빠랑은 안헤어질 거야.
재호 바람 좀 쐬고 올게. (하고 웃옷 들고 나가다.)
$#37. 마루
재호, 신발 신는데 재영, 방데서 나와 재호쪽 보며 소리친다.
재영 석구 오빠 안빼내기만 해봐. 다신 오빠 안 볼줄 알어!
재호 (그 소릴 듣는 순간 마음이 아프다. 재영 보지 않고 심호흡 한번하고
나간다.
재영 (눈물 그렁해 가는 재호 보고)
$#38. 재호의 집 앞
재호, 차로 가 키로 문 열려다 손이 떨려 키를 떨어뜨린다. 방바닥에서 키주워
주머니에 넣고 걸어간다.
$#39. 길거리
재호, 걸어가는데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그런 재호의 얼굴 위로
석구E 넌 친구도 아니야, 임마, 너 혼자 잘먹고 잘살어!
진숙E 돈 이백 때문에 , 사내새끼가... 지랄하고 있네.
재호 속상해 눈감았다 뜨면 그런 재호의 얼굴 위로
재영E 석구 오빠 안빼내면 다신 오빠 안볼거야!
$#40. 신형의 교수방
신형, 책 보고 있다. 그때 조교 자리에서 일어나며
조교 니교수님, 퇴근 안하세요?
신형 으으... 책 볼게 더 있어서. 먼저가.
조교 그럼 저 먼저 가겠습니다. (하고 나간다0
신형 (나가는 거 보고, 다시 책본다.)
$#41. 복도
잠시 후 신형 나와 문 잠그고 간다.
$#42. 복도 계단
신형, 고개 숙이고 내려가는데 재호, 고개 숙이고 오라오며 신형과
스쳐지나간 다. 재호, 몇 계단 더 오른다. 이상해 돌아보면 신형이 가는 모습
이
보인다. 신 형, 재호가 보는것도 모르고 내려간다.
재호 이교수님
신형 (순간 가다 멈춰선다. 그런 신형의 얼굴 위로)
재호E 저 차 한잔만 주세요.
신형 ... 늦었어, 집에가.
재호 (그런 신형 보는데 눈가에 눈물이 그렁하다) 저, 차 한잔만 주세요
신형 (답답하다는 듯 고개 들면) 차는 찻집에... (하가 재호의 눈 보는데 마음
이
쿵 떨어진다)
재호 (애원하듯) 네에?
신형 (재호의 그런 모습에 조금 놀라) 너... 무슨일이야?
$#43. 밖에서 보는 신형의 교수방 전경
$#44. 신형의 교수실
신형, 걱정스럽게 재호 보고 있다.
신형 (걱정스럽게) 오늘 학교 왜 안왔어?
재호 (찻잔만 보며 눈가 그렁하지만 애써 웃으며) 오기 싫었어요.
신형 안좋은 일... 있었어?
재호 ....
신형 나한테 오던 중이었어?
재호 (신형 보지않고, 애써 담담하게) 그랬나봐요.
재호 (찻잔만 보며 생각하며, 쓰게 웃으며) 나 못됐어요?
신형 (재호 보면)
재호 (신형 보지 않고 자기 생각에 빠져) 나랑 잇ㅂ년 가까이 만난 친구가요,
날요, 배신했어요, 그 놈은 내가 돈 이백 때문에 그 런 줄 알겠지만, 아뇨,
(웃으려 하지만, 눈가에 눈물이 그렁하 다.) 일을 해야 먹구 살 수 있어요. 근
데
그 놈이 내 일자릴 뺏었어요, 난 그놈이 미워요. 내가 걔요, 감방에
넣을거예요.
신형 (그런 재호 마음 아프게 본다)
재호 우리 이모는(하는데 눈물 주룩 흐른다. 닦고) 낵 엄마 보다 더
사랑하는데, 그걸 몰라요, (사이) 우리 동생은요, (애써 소 리내어 웃으며) 나
랑
일곱 차이밖에 안되진만 내 자식같아요, (마음 아픈) 난 걔 없으면 못살아요,
나요, 어려서 나쁜 길로 도 가고 싶었어요, 깡패가 되면 돈 잘 벌거 같았구
그래오. 나 깡패가 되고싶은 적도 있었어요. 제대로 사는게 너무 힘들 어서
막살고 싶은 적도 있었어요. 근데.. 안했어요. 왜냐면, 우 리 재영이 때문에
아무도 내 진실을 안 알아줘요. 아무도 (눈 물 나는거, 참고)
신형 (그런 재호 보는데 마음이 아프다) 지금 니가 무슨 얘길 하는 지 하나도
모르겠다.
재호 (서글프게 웃으며, 맘에 없는 말) 몰라도 ㄱ찮아요. 나 같은 놈, 몰라두
상관없어요.
신형 (마음 아프게) 그런데 나한테 왜 이런 얘길 해?
재호 (생각하며 가만 있다 신형 보며) 말하구 싶어요.
신형 (마음아픈) 왜- 애?
재호 (고개 숙이고 가만 있다 신형 보는데 눈물 주룩 흐르는, 신형 보며) 나
두..
모르겠어요.
신형 (마음 아프게 재호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눈물 그러해져 재호 뺨에 흐르는
눈물 닦아주려 손 뻗는)
그런 두 사람 한 화면에 잡히면서 엔딩
(제 12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