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서울 강남에서 대학 후배들과의 송년회가 있었다.
자정을 훌쩍 넘겨가며 놀다보니 천안으로 내려가는 모든 교통편은 끊기고... 새벽녘에 사당역 부근에서 노숙자로 전락... 용산역에서 05:35 무궁화호를 예약했는데 전철 첫편을 타고 올라가서도 늦어서 타지 못하고 06:22열차로 변경, 기차 안에서 깜빡 잠들었는데 평택역이란다. 서둘러 내렸는데 뭔가 낯선 이 풍경은... 다시 플렛폼으로 들어가 천안행 열차를 기다렸다가... 천안에 도착하고 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그때쯤 서울에선 첫눈이 쏟아져 난리가 났다는데 정작 노숙까지 했던 사람은 눈 구경도 못하고 추위만 겪고 내려와 비를 맞았으니... 숙소에서 눈을 붙이려고 누웠지만 여기저기서 때아닌 전화가 온다.
토요일 이른 아침에 전화가 올 일이 없는데 이게 대체 뭔...결국 잠 자는걸 포기하고 라면 하나 끓여먹고 전주로~
상황이 그렇다보니 저녁근무를 위해 집사람이 출근한 뒤 안방에 들어가 유튜브 동영상을 보던 중 잠이 들어 그대로 일요일 아침 9시까지 장장 14시간이라는 취침기록을 세웠다.
오전에 두어시간 말리를 데리고 동네 고샅을 돌고 가련산 여기저기를 넘나들며 제대로 소일.
상가리 마을엔 새집을 짓는 바람이 불어 지금도 두 채가 공사를 하고 있다.
이러다가 이 동네가 신흥 부촌으로 탈바꿈 하는건 아닌지... 하여간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느낌.
당초엔 두철과 함께 남원에 내려가 하프를 뛰려고 했는데 회사 생산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무산되고 그 대안으로 오후에 안선생님과 삼천천을 달리기로 약속을 잡았다.
3시반 마전교, 기온이 11℃내외이고 바람이 전혀 없는데다 공기도 비교적 맑아 운동을 하기엔 최적의 조건. 긴바지에 긴팔을 입었지만 지난주와 달리 장갑은 끼지 않아도 될만큼 포근하다.
마전교 아래 기점에서 출발해 추천대 반환점을 돈 뒤 효자교를 앞둔 지점에 새로 마킹해놓은 3Km 반환점을 돌아오는 것으로 왕복 6Km코스를 만들어 2회전.
날씨가 좋아서인지 이곳에서 달렸던 그 어느때보다도 속도가 잘 나온다.
1회전은 안선생님과 함께 달리고 이후부터는 각자의 페이스대로 밀었는데 막판에는 근래들어서 꿈도 못꾸던 4분 페이스까지 경험을 해봤다.
5'26", 5'23", 2'37 [13:27 / 2.5Km]
2'40", 5'16", 4'53", 2'20" [15:10 / 3Km, 5'12"/Km]
2'19", 4'29", 4'24", 2'10" [13:24 /3Km]
2'11", 4'21", 4'17", 2'07", 1'55" [14:52 / 3.5Km, 4'21"/Km]
{56:53 / 12Km, 4'44"/Km}
내리막 생활이 너무도 길다보니 이런 작은 성취를 가지고서도 기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