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식'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제대로 해낼 자신도 없거니와
나와 어울리지 않는 일인 듯하여... 일부러 피해왔는데...
오늘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대한 이야기를,
그 질곡의 세월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쯤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 길고 긴 나라 이름에는 긴 이야기가 함의되어 있다.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가 합해진 연방 국가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라는 이름은
내륙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보스나 강에서 '보스니아'가 유래하고
15세기 오스만 터키가 지배하기 전까지 모스타르를 중심으로 남쪽 일대를 점령했던
헤르체그 대공 가문의 이름에서 '헤르체고비나'가 유래했다고 한다.
내가 사랑하게 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작은 도시 모스타르가
바로 헤르체고비나를 대표하는 곳이다.
과거에 가톨릭교인과 이슬람교인들이 가장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 곳이기도 하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너무 길다. 앞으로는 보스니아로 줄여서 불러야겠다...)
모스타르의 중심, 모스타르의 꽃, 스타리 모스트...
하얀색 돌로 만들어진 단일 아치형 터키식 다리인 스타리 모스트는 모스타르의 상징이다.
나 또한 스타리 모스트를 보기 위하여 모스타르에 갔다.
모스타르를 가로지르는 네레트바 강에서 폭이 가장 좁은 구역에 설치된 다리.
원래는 나무다리였던 스타리 모스트는 16세기에 석조다리로 재건설되었다가
20세기 말, 내전으로 인해 파괴되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아픈, 1991년에 시작된 크로아티아 내전과 1992년부터 시작된 보스니아 내전...
모스타르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누가 이 스타리 모스트를 장악하느냐가 관건이 되자
서로 스타리 모스트를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었다가 결국 상대의 보급로를 끊어버리겠다며
폭파시켜버린 스타리 모스트...
(영화 <포화 속으로>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북한군의 진출을 막기 위하여 피난민의 진로마저 차단해버린, 다리 폭파 장면...)
다리는 폭파되었는데, 정작 누가 폭파시킨 것인지, 어느 진영의 잘못인지는
아직도 논쟁거리라고 한다.
이웃집 사람들끼리 총을 겨누고 서로 죽고 죽이는 끔찍한 살육의 현장이었던 모스타르.
내전으로 인해 인구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단다.
이 상처의 땅에서... 나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을 느끼며 가슴으로 흐느꼈다.
아름다운 네레트바 강과 스타리 모스트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코스키 메흐메드 파샤 모스크의 첨탑 위에 올랐을 때
명치 끝이 날카롭게 쿡쿡 쑤실 정도로 깊은 슬픔이 느껴졌다....
속절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도 못한 채 그렇게, 소리 없는 울음으로 삭였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네레트바 강도.
스타리 모스트도.
붉은 지붕이 솟아있는 모스타르의 집들도.
그리고,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로 쏟아져내리는 눈부신 햇살도.
아마도 나는, 내가 그렇게 슬퍼할 것을 예상했었나보다.
그래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여정이 그렇게 두려웠었나보다.
저 멀리 먼산 위, 십자가.
눈만 돌리면 모스크가 우뚝우뚝 솟아있는 모스타르에서, 십자가가 고독해보여 마음이 아팠다...
나의 친절한 민박집 할머니로부터 모스타르 지도를 빌렸다.
할머니께서, 다 보고 난 후 돌려주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당연히 돌려드리겠다고 약속을 하였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지도에 얽힌 사연이 있다.
사라예보 여행기에서 밝혀야지. 큭.
코스키 메흐메드 파샤 모스크의 첨탑 위에 올라,
지도를 펼쳐놓고, 내 눈 앞에 보이는 풍경과 비교해보았다.
갈맷빛 강물.
아낌없이 쏟아내리는 햇살,
은혜같은 햇살.
200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스타리 모스트.
스타리 모스트는, 모스타르를 떠나기 전까지 내 시야권에 머물러 있던 곳이므로
다음 글에서도, 다다음 글에서도... 계속 나올 예정. ^^
안도의 숨을 내쉬어본다.
아름다운 스타리 모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이만큼 정리했으니, 됐다, 싶다.
슬픈 스타리 모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이만큼 정리했으니, 애썼다, 싶다.
며칠동안...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부유했다.
정말,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ㅠ
이제, 모스타르의 곳곳을 기분좋게 산책한 이야기들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풀어놓아도 되겠다.
그래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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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Vincent van Gogh 원문보기▶ 글쓴이 :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