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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과불의노래
 
 
 
카페 게시글
자유 게시판 번역본들을 읽다 문득. 고유명사 번역에 대해..
nazjackson 추천 1 조회 610 12.09.01 23:28 댓글 24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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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9.02 02:03

    첫댓글 번역본의 최대문제는 기본적인 명사 대명사 구분이 안된다는 점이죠 공포는소드보다 무섭다 서자검 등 이건 너무했죠 별명도 일치하지 않죠 슬레이어 킹슬레이어 처럼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고 대너리스는 그대로 직역하죠 일정한 규칙이 전혀없어요 번역 퀄러티도 낮지만요 번역에 성의문제를 떠나 애초에 저게 전문가가 한건지가 궁금합니다

  • 12.09.02 02:00

    성씨나 이름등의 고유명사를 그대로 쓴다는데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폭풍의끝 용석 등등 직역하면 우리들한테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다만 원작을 이해하는데 좀더 정확한 전달을 위해 원어등을 밝혀줄 필요는 있다고 샹각합니다.

  • 작성자 12.09.02 03:49

    아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나와서 기쁘군요^^
    정말 정식 해석본들도 충격적으로 엉성한 점들이 엄청많았죠.. 분업에 제대로 서로 교통정리를 하지않았던 것같아요. 얼불노 같은경우에는 재번역본이 나왔지만, 이런 경우는 희귀한 것같아요. 번역본이 초판 재판 발행되는 경우는 역시 전공서들 정도 밖에 없는 것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인문학이 화이팅해줘야하는데 엔터테인먼트와 학술로 양분되서 ㅠㅠ

  •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작성자 12.09.02 13:17

    저 역시 월을 장벽으로 번역하는 것이 참 탁월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월 자체가 고유의 지리적 표기로서의 상징성이 있어서 애매합니다. 만리장성같은 경우 중국원어 한자의 우리말 표기를 우리나라식으로 음독한 것일뿐 실제 의미를 만리의 기나긴 성이란 식으로 직역한 것이 아니므로 그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네요. 쓰촨성을 사천성으로 음독하는 것처럼요. 한자와 영어의 차이겠죠.

    또한 킹스가드 역시 호위병이나 우리시대의 상식적인 단어인 로열가드(왕실 호위병)같은 단어로 일반표기하지 않고 마틴옹이 만들어낸, 킹스랜딩이나 킹스타워, 킹스로드와 같은 상징성이 강한 고유명사라고 생각합니다.

  • 작성자 12.09.02 13:34

    이런 것에 실례로는 지리명의 그랜드 캐년이나 에어즈 락등이 있는데, 이를 '광활한 협곡'이나 '에어즈의 바위'(에어즈는 사람이름이니 제외한다고 하더라도)라고 일반명사화해서 고유명사로 재지칭해서 읽는 것은 제가 맨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일반동사와의 식별기능을 약화시켜 혼동이 생기고 읽기 부담스럽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는 일반 동사를 상징화한 영국과 미국의 많은 도시명을 보면 역시 알수 있는데 리버풀이나 리즈, 웨스트햄, 솔트레이크 시티, 로스 앤젤레스, 샌프란치스코, 산타 바바라등을 게일어, 영어, 스페인어로 하나하나 의미 번역(LA의 경우 '여왕도시'의 축약)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작성자 12.09.02 13:09

    즉 이러한 일반명사들은 고유명사화 되면서 그 의미가 박제화되어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써 의미자체를 보조표기, 그러니까 레드킵(red keep, 붉은 아성)으로 일차표기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고 직접 표기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왜냐면 그 의미 자체가 그 명사의 성격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레드킵이 비바람에 삭아 그 색이 분홍빛으로 변한다고 해도 핑크킵으로 불리지 않을 것이며, 딥우드 모트의 숲이 모두 베어져 평야가 된다고 하더라도 필드 모트라고 불리지 않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 작성자 12.09.02 13:19

    마치 독일의 흔한 성인 베켄바우어, 운더마이어, 립슐레거, 슈미츠 등이 최초에 그들의 직업이나 사는 곳에 따라 성이 결정된 평민이었을때 그것이 뜻을 표기 하기 위해가 아니라 구별, 식별을 위해 불렀던 것처럼 말이죠.

    다만 한번씩 독자가 이 도시가 혹은 이 장소가, 이 사람의 성의 기원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지표를 역주로 남겨놓고 한번씩 독자들이 그 뚜껑을 열고 박제된 것을 들여다보고 '아하' 할정도만 되면 충분할 것같습니다.

  • 작성자 12.09.02 12:45

    사족이지만, 제가 읽으면서 딥우드 모트나 킹스랜딩은 모두 직역하여 표기하면서 윈터펠이나 리버룬같은 것들은 그대로 음독해서 표기 하는, 통일성없이 혼란한 경우가 종종 보여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 글을 남겼어요. 결코 번역가분들의 노고와 밤샘작업, 충혈된 눈과 하품은 헛된 것이 아닙니다. :)

  • 12.09.03 08:52

    저같은 경우 최대한 국내 번역본과 맞추어 해석을 했습니다만 의미 번역도 중요합니다. 왜냐면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는 이름이나 지명에 역사나 뜻이 함축되어있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어차피 정식 번역본도 아니고 아마추어의 번역인데다 좀더 책을 깊이있게 보는데는 해석해놓는게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괜찮다고 생각하는 표현법은 음차 그대로 적어두고( )로 의미표기를 하는 것입니다. 자주 쓰이는 표현(월이나 킹스랜딩)의 경우에야 처음 한두번만 표현해주면 되겠고요.

  • 12.09.03 08:55

    사실 국내 번역본에서도 이정도 서비스는 해주었어야 하는거죠. 특히 소드나 에일, 와인, 바스타드, 셀소드, 프리라이더 등은 충분히 한글로 번역해두어도 좋았을 말들입니다. (특히 투 핸디드 그레이트 그레이트 소드는 어이가..) 그리고 킹스랜딩, 핑거스, 스텝스톤즈 등 지명들도 이름이 붙은 이유들이 다 있는데 애초 1부쯤에 주석을 달아주었으면 훨씬 좋았을겁니다. 여러모로 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번역본이죠.

  • 12.09.03 09:02

    저는 sailor from the north님의 의견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영미권 독자들이 the Wall 이라는 단어를 보고 느끼는 것과 최대한 근접하게 한국 독자들이 받아들이려면 "월"보다는 "장벽"이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nazjackson님, sailor from the north님 두 분께서 모두 지적하신 것처럼 일관성은 확실히 문제가 되겠지만요.

  • 12.09.03 10:05

    그리고 이것들이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에서 외국의 지명을 그 의미를 해석해서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경우를 생각해 봤는데 일단 생각난 것 몇개 적어 보겠습니다.
    The Great Lakes -> 오대호
    Arc de Triomphe -> 개선문
    The Cape of Good Hope -> 희망봉
    The British Museum -> 대영박물관
    Красная площадь -> 붉은 광장(모스크바에 있는 광장, 영어로는 Red Square)
    발음대로 쓰는 경우가 훨씬 많겠지만, 보시다시피 이렇게 번역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현실에서도 이런 부분은 일관성 없이 번역해서 쓰이고 있는 셈이네요..

  • 12.09.05 04:07

    예, 일단 번역씨에 음을 살릴것이냐 뜻을 살릴 것이냐 양쪽 모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인거 같고요. 얼음불 정발판의 선택은 모든 것을 음역하는 (대문자로 시작하는 모든 것을) 선택을 했는데 그건, 실패작이었다는 거에는 공감이 있는것 같습니다.

  • 12.09.05 04:13

    제가 번역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미 번역을 최대로 하는쪽으로 촛점을 잡아봤었습니다. (어짜피 정식 발매판이 아니니까,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자유도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제가 했던 것은
    (1) 인명은 음역. (2) 단 이름이 별명에서 온 경우에는 의역. (3) 지명은 (영어의 경우) 의역. (4) 배이름도 의역. (5) 특수 일반 명사(sellsword)도 의역. 단 중세 물품의 경우 음역(예 레이피어)을 하되 너무 낯선 단에의 경우는 의미를 중복시킴. (예. 팔라퀸 가마)

  • 12.09.05 04:20

    (1) 의 경우에는 별로 의의가 없을 거고. (2) 의 경우도 의역이 맞는거 같습니다. 이를테면 '크로우 아이' 유론 보다는 '까마귀 눈' 유론이 훨씬 더 와닿죠. 그 밖의 별칭에서도 '마예고르 몬스트로스' 보다는 '괴물같은 마예고르'가 맞으니까요. 그런데 (2)의 문제는 별명이 굳어져서 이름이 되는 경우가 좀 애매해 집니다. 'Bittersteel', 'Bloodraven' 이 그 경운데, 전 그냥 쓰라린 강철, 피빛 까마귀 라고 번역했습니다.

  • 12.09.05 04:21

    배이름의 같은 경우도 의역이 맞는거 같고요. 단 이 경우에는 꼭 '~호'라고 붙여줬습니다. 이를테면 "Black Wind" "검은 바람호"

  • 12.09.05 04:39

    그러므로 가장 논란이 되는건 (3) 지명을 음역 할꺼나 의역 할꺼냐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양쪽 모두 위에서 말한 것 같은 장단점이 있는데, 저는 의역을 하는쪽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그렇지 안아도 낮선 환타지 세계의 지명이기 때문에, 시종일관 음역을 하다보면 (팬이라면 나중에는 다 이해하지만) 안그래도 이질적인 세계를 독자가 받아들이기에 무척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GRRM이 자기 세계를 창조하면서 지명을 만들 때, 낯선 판타지 세계의 지명 이를테면 Rivendel이나 Cimmeria가 아니라, 쉬운 영어 단어로 이루어진 지명을 제시한 이유가 독자들이 이 세계를 아예 멀리존재하는 새로운 세계로 받아들이는 대신 ..

  • 12.09.05 04:50

    ... 바로 곁에 존재할것 같은 실제의 세계로 받아들여 주기를 바랬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A barbarian from Cimmeria"라면 "시메리아 출신의 야만인"이겠지요. 처음읽는 독자는 영어권이건 한국어권이건 시메리아라는 지명이 낯설기는 마찬가지고, 어디 상상속의 나라인거죠. 스토리가 진행되어야 그 세계를 이해할 수 있고요.

    반면 "A ragged knight from Old Town"라는 말을 처음 읽는 영어권 독자는 'Old Town'에 대해서 여러가지 상상이 즉각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걸 "올드타운 출신의 남루한 기사"라고 번역하면 '시메리아의 야만인'정도의 느낌 밖에는 없지요.

  • 12.09.05 04:54

    "오랜마을 출신의 남루한 기사" 라면 그나마 영어권 독자가 가지는 그 '느낌'을 좀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오랜마을은 어떤 곳일까? 아주 오래된 마을인가 보다. 마을인거 보니까 큰 성은 아닌가 보다. 건물은 어떤 모습일까..' 이런 연상작용이 저절로 마음속에 일어나는, 그런 느낌을 좀 살려주고 싶었습니다.

  • 12.09.05 05:12

    그 원칙에서 지명 의역을 할때 가장 주의를 기울였던 점은, 의미를 살리되 지명의 그대로 느낌을 줄 수 있는, 특히나 읽을때 입에서 착착 감기는 그런 이름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말씀 하신대로, "Dragon Stone" ==> "용암"은 좀 밋밋하죠. 드래곤이랑 용이랑도 좀 다르고, 무조건 한자 조어로 번역하면 뜻도 살리기 어렵고, 지명이 입에 감기지도 않습니다. (용암 그러면 무슨 lava같기도 하고) 드래곤 스톤의 경우 저는 그래서 "드래곤 돌섬"이라고 했습니다.

  • 12.09.05 05:09

    그래서 기본적으로 지명 번역할때 마다 이걸 어떻게 번역하면 입에 잘 감길까를 놓고, 몇분에서 몇일씩 고민했습니다. 최종 산출물이 맘에 드는 것도 몇 개 있었고 (Wall => 장벽, Step Stones => 디딤돌 열도 ...) 그렇지 못한것도 몇개 있었습니다. 번역하면서 가장 시간을 많이 들였던 부분이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 12.09.13 10:00

    독자입장에서는 원글님 말씀에 동감 백프로!
    작품에 애정이 있는 번역자의 의욕과 창작욕에도 한편 공감

  • 13.02.06 01:42

    동감합니다...번역자라면 구분해서 했음하는데..문젠 정말 우리나라 라이센스번역자들은 쓸데없이 음독을 남발했더군요...배스타드같은건 사생아라고 번역하고 월도 장벽이라고 하는게 훨 자연스런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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