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ver.me/IFFbEkTs
https://naver.me/xa5THQda 전체
유불도 합일사상 영향 ‘마음’ 관점 변화
⑨오대 및 송대이후-심성론
‘평상심도’처럼 자연순응론 강화
성리학과 경계모호 불교 축소화
전기선종이 당면한 현실 속 사람 마음을 불성으로 삼으면서 내걸었던 구호인 직심직불 심오(心悟) 등은 유교에서 제시한 심성론과 유사점이 존재하고, 후기선종은 항상 변만한 진심(眞心, 법신체)으로서 불성(佛性)을 삼으면서 노장학의 자연무위설 영향으로 순임자연(純任自然) 사상 등을 흡수해 사용했음을, 전편에서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당말 오대이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 원인 중 송대로 오면서 정책의 특수성과 연수선사가 <종경록>에서 주장한 삼교합일사상이 주류를 이루면서 선종의 심성(心性) 문제는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선법이 일정부분 도교사상으로 기울기 시작한 이면에는, 송대 이후 삼교일치 사상의 유행과 상당한 관계가 있다. 가령 “유교로서 몸을 수양하고, 불교로서 마음을 다스린다와 불교로써 체를 삼고, 도로서 본질을 삼고, 유교로서 용을 삼는다”는 관점이 기본 바탕이 되면서, 당시 선사들은 삼교사상을 자연스럽게 서로 혼용해 사용했다. 특히 분등선에서 주장하는 중요 사상중 하나인 ‘자연을 순응하고 조작을 가하지도 않고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잠자고 하는 평상심이 도’라는 관점이, 송원(宋元) 이후에 선종 사유방식을 더욱 도교 쪽으로 돌리면서,심성(人心)을 변화시켜 자연에 순응해 수연 소요하는 형태로 전환하게 된다. 이러한 사상적 변환은 대체적으로 노장학에서 주장하는 무위자연설, 도법자연설 등과 궤를 같이한다.
이 도법자연은 순전히 자연에 순리를 따른다는 뜻으로, 세계만물 성장 발전을 간섭하지 않으며(有爲, 인위와 조작을 가하지 않는 것) 오직 자연 순리 법칙을 따르는 것이다. 이것은 도법(道法)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자가 규칙이기 때문에, 도는 자연무위(자연 규칙을 따르는 것)할 수밖에 없고, 자연규율(自然規律)을 준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무위의 반대말은 인위(人爲)이다.
도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자연무위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은 노자의 자연무위와 장자의 자연무위설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점이 존재하며, 불교에서 채용한 자연무위설은 장자설과 더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
노자 무위(無爲)는 다만 무불위(無不爲,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를 말하지만, 최소한 유소위(有所爲, 하는 바가 있다)이다, 또한 노자는 유소위(有所爲) 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소위(無所爲)가 되어야 한다고 하며, 혹은 무소위를 감추기도 한다.
반면 장자의 무위(無爲)는 진정한 무소위(無所爲)로, 정말로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도 않는 유유자적 소요요하는 것이다(장자는 일생동안 공명(功名利祿)을 멀리 했음). 한편 장자는 도법자연(道法自然)을 좀 더 진일보해서 도를 범화(泛化, 확대하다), 물화(物化, 사물로 변화), 자연화(自然化) 시켰다. 그래서 도는 무지무위(無知無爲, 아는 것도 하는 것도 없다)하며, 있지 않은 곳이 없다(無所不在)하며, 심지어 “천지와 나는 공생하고 만물과 나는 동체가 된다”라고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따라서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송대 이후 불교의 심성론은 더욱 직접적으로 삼교(유불도) 동심(同心)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명대의 4대 고승인 자백진가(紫柏眞可)는 “유불도가 서로 다른 명칭을 쓰지만, 심(心)은 서로 같은 본심을 말하며, 이 심은 삼교의 이상적 인격체 근거가 된다”고 했다. 분명한 것은 선법에서의 심성은, 도교 유교 심성도 아닌, 불교의 ‘원융무애(圓融無)하고 자유로운 심성’이였을 것이다.
송대 이르러 유교 부흥으로 신유학이 출현하였는데 송명이학이라고 명명한다. 수당불교가 유교에서 흡수했던 사상들을 송대에 이르러 신유학이 흡수해 가면서, 송명리학은 불교의 사유방식체계 및 논리체계부터 사유전개방식의 틀도 완전히 불교를 답습하거나 모방하였다. 이러한 신유교 흥기로 인해 불교는 축소되면서 심성(心性) 문제에 유교의 심성사상 불교의 심성사상이 서로 얽히고 얽혀서 각자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못했다. 몇몇 선승들은 굳게 초지일관 전통사상을 고수하기도 했다.
[불교신문3038호/2014년9월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