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 마침내 서울 입성...기아-LG 3대3 맞트레이드
부산, 대구, 광주 찍고 서울로….
'떠돌이 거포' 마해영(35)이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심장부에서 야구인생 제4막을 연다.
LG가 2일 마해영과 함께 최상덕 서동욱을 기아에서 영입하고, 장문석 손상정 한규식을 내주는 3대3 맞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내년 시즌 중흥을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 전통의 좌타군단 LG로서는 지난 90년 창단후 처음으로 정통 오른손 거포를 손에 넣었다는 설렘에 가득 차 있다.
마해영 역시 4번째 팀인 LG에서 굴곡많았던 야구인생을 화끈하게 마감하고 싶어한다. 따지고 보면 이만한 씨알의 선수가 이처럼 많은 팀을 옮겨다닌 경우도 흔치 않았다. 부산고→고려대를 거치며 국가대표 간판타자로 활약하다 지난 95년 고향팀 롯데에 1차지명으로 입단, 2000년까지 주포로 뛰었다.
그러나 2001년 1월 김주찬 이계성과 2대1 맞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협 사건의 주모자라는 꼬리표는 프로야구 사상 가장 균형이 안 맞는 트레이드의 희생양이 될 것을 요구했다.
눈물을 머금고 삼성에 들어간 마해영은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서 끝내기홈런으로 삼성에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긴 뒤 2004년에는 FA 신분으로 4년간 28억원에 기아로 이적했다. 그러나 기아에서 보낸 지난 2년간 극도로 부진했고, 올시즌 막판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서정환 감독에 대한 불만을 공개 토로하면서 또한번 씁쓸한 이별을 맞이하게 됐다.
우여곡절끝에 새마음으로 입은 쌍둥이의 줄무늬 유니폼. 그러나 마해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안개가 잔뜩 껴있다. 선수로서는 이미 환갑을 넘긴 나이인데다 2년간 침묵했던 거포가 과연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LG 이순철 감독은 "당장 10승 가능한 장문석을 내주고 마해영을 데려온 것은 분명한 모험이다. 이번 트레이드는 내가 직접 추진했고, 책임도 온전히 지겠다"며 마해영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이순철 감독은 일단 마해영을 4번 지명타자로 이병규-박용택의 좌타자 사이에 끼워넣어 지그재그 클린업트리오를 기획하고 있다. 급하면 1루수 미트를 끼게 할 수도 있다.
마해영이 부활한다는 전제만 있다면 외국인선수 둘을 모두 투수로 채울 수도 있다. 마해영이 서울에서 성공하면 국내 최고의 인기팀 LG도 르네상스를 맞게 된다. < 박진형 기자 jinp@>
마해영은 오래전부터 서울팀에서 뛰고 싶어했다. 큰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선굵은 야구를 한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었다.
이제 소원대로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직후인 2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마해영의 목소리는 너무 흥분돼 있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별일 아니란듯 내숭을 떨고 있지도 않았다. 나지막하면서도 또박또박한 특유의 톤에는 없던 힘이 묻어났다.
-재기 여부가 미지수다.
▶지난 2년간 부진했고, 나이도 있으니 당연히 들어야 될 얘기다. 하지만 올시즌도 전반기까지는 타격 감각이 좋았는데 후반기 이후 여러가지 사정으로 부진했다. 나 자신을 몇번이고 냉정하게 평가해 봤는데 아직은 생생하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급속히 노쇠한 선수가 절대 아니란걸 증명해보일 자신이 있다.
-그동안 어떻게 운동해 왔나.
▶2군 경기에 계속 출전했고, 지금도 꾸준히 몸을 만들고 있다. 구단과 상의해서 주변이 정리되는대로 팀에 합류할 생각이다. 어떤 식의 훈련이든 구단 주문대로 다 하겠다.
-부활을 위한 구체적인 복안은.
▶홈런 미련을 과감히 버리겠다. 크게 치려는 욕심 때문에 그동안 950g의 무거운 방망이를 고집한게 나빴다. 내년에는 900g을 넘지 않는 가벼운 방망이로 힘보다는 밸런스 위주의 타법을 구사하겠다.
-새 팀에서의 목표는.
▶홈런 몇개, 타점 몇개 이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다만 기분 좋게 야구 좀 해보는게 소원이다. 지난 2년간 야구를 못해서 너무 부끄러웠다. 이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 박진형 기자 jinp@>
첫댓글 마지막 말이 멋있네요.. 죽기아님 까무러치기... 그각오면 옛날 전성기보다 멋진모습 기대할 수 있겠네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