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지 않았습니까?”
NH농협 배구V리그 LIG보험과 현대케피탈 경기가 구미 박정희 체육관에서 열리던 지난일요일 우리부부는 주일 미사가 끝나기가 바쁘게 만사를 제쳐 놓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내 생각 같아서는 집에서 배 깔고 TV보면서 애호박 노릿하게 부침에다가 소주 한 잔 딱 걸치고 뒹굴었으면 좋으려만 배구광 아내의 눈치 보느라 찍소리 한번 변명도 못하고 가야만 했다.
경기 내내 열광하는 아내와는 달리 좀 지루하게 관전을 하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운동신경이 둔하고 미련함 때문인지 차를 후진하다가 그만 튀에 차와 접촉사고를 내고 말았 다. 쿵 쀼-직 하는 소리와 함께 이거 오늘 큰일 났네! 피해자 차주한데 당할 생각을 하니 기가 막히고 욕먹을 생각이 두렵게 엄습해온다.
몸도 마음도 황급해져 당황해지면서 급히 아내와 함께 차를 다시 세우고 나오는데 뒤차 피해자 차주가 황급히 차에 내려 가까이 와서는 첫마디가…….
“ 아이쿠 어르신네 놀라지 않았습니까?”
나와 아내는 귀를 의심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내가 잘못 들 은건가. 자기 차가 박혀 흠집이 생겼으면 크거나 작거나 간에 화를 내고 큰 소리 치며 달라 들어야 할 텐데 이게 무슨 소린고 도리어 피해 입은 자기가 미안해하면서 놀라지 않았냐고 물어 오니 나는 순간적으로 아하 크게 변상을 요구 할려는 것인 줄 생각이 들어
“정말 미안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수리비는 제가 부담하겠습니다.”라고 하니
“ 괜찮습니다. 많이 상 한것도 아니고 …….사람 안 다치면 되었지요. 그냥 가십시오.
또 한번 놀랍다. 약간 흠집이 났다 하드라도 도색 수리를 하려면 3십4십만 원은 족히 들 터인데 그냥 가라니.......혹시 그냥 보내놓고 뺑소니 신고 할 려는건 아닌지…….되먹지도 않은 방정맞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피해자 얼굴을 살피는데 이제 40초반 정도의 이목구비가 뚜렷한 중년젊은이인데 참으로 걱정스럽게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것 같은 미소가 그가 던지는 말과 함께 감동으로 다가온다.
“ 어르신 놀라지 않으시었으면 됐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그냥 가십시오.”
어떻게 그냥 갈 수 있겠는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그에게 너무 고맙고 감동이 되어 후일에라도 어떤 방법으로라도 후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명함을 요구했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다 있네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을 만났구먼. 이런 분을 데리고 있는 상사나 또 이런 분과 함께하는 직원팀원은 참 행복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웃을 생각지 않고 자기중심 이기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살아온 내생애가 한없이 부끄러워지면서 이제부터라도 이분을 쪼금이라도 닮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최영희 팀장님! 좋은 삶의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마움 잊지 않겠습니다.
첫댓글 너무 감사한 좋은글 입니다.
감동이 오는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