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어렸을때 받은 훌륭한 가정 교육은 한 사람의 인생을 더 긍정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축구 선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말은 정반대의 작용을 한다. 지난 9월부터 아르미니아 빌레펠트(Arminia Bielefeld)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 무대에 뛰어든 차두리라는 선수가 바로 그런 예인데, 그는 그가 뛴 대부분의 리가 경기들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잘 받아진 가정교육을 통해) 가지게 된 온순하고 공손한 태도는 과연 어떤 작용을 할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때때로 예의 바르게 교육받은 두리의 태도는 자기 자신에게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두리는 트레이닝 과정에서 자신의 스피드를 100% 발휘하지 않는다. 그와 함께 뛰는 동료 선수를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으려고 언제나 간발의 차이로 동료 선수를 이길 정도로만 스피드를 낸다." 빌레펠트의 베노 묄만(Benno Moehlmann)감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엄청난 스피드를 가진 한국의 국가 대표 선수인 차두리에 대해, 그의 아버지인 차범근은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두리는 아직 아마추어티를 완전히 벗지 못했다. 그는 언제나 올바르고 깨끗하게 플레이하려고만 한다.그것은 프로 선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차두리의 아버지인 차범근은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다름슈타트(Darmstadt), 프랑크푸르트(Frankfurt), 레버쿠젠(Leverkusen) 등을 두루 거친 분데스리가의 정상급 용병중 한 명이었다. 그와 같은 배경을 잘 아는 묄만 감독이기에 그는 차두리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두리는 아주 좋은 가정환경을 가진 선수다. 그는 또한 매우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이제 그는 그가 가진 공격성과 신체적인 능력과 전력을 다해 싸우는 모습 등을 모두 보여주어야만 할 때다."
22년 전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10살이 되던 해에 한국으로 떠난 이 한국의 공격수에게, 사람들은 그가 아버지를 본받아야만 한다고들 말한다. 묄만 감독은 "두리의 아버지는 경기장 밖에선 아주 멋지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그는 아주 거칠고 더러운 선수였다." 라며 차범근을 차두리와 비교했다. 차두리 역시 이 점을 시인한다. "아마도 그것이 나의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경기장 안에서 난 내 자신을 변화시켜야만 한다."
"올 시즌은 내 인생 최초의 프로페셔널 선수로서의 해이다. 그러기에 나에게는 거친 분데스리가 무대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라고 차두리는 말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옳은 주장이다. 2002월드컵 4강 전에서 독일과의 경기 90분을 소화해 내기도 한 차두리는(당시 키커 평점 4), 그러나 월드컵 이전에는 단지 한 대학 축구팀의 일원이었을 뿐이었다. 그에 반해 그의 아버지는 이미 8년간의 국가 대표생활을 거친 후 스물 여섯이란 나이에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아르미니아가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할 경우 2004년까지 팀과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을 맺은 차두리는,그러나 이런 난관의 돌파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함을 원하지 않는다. "겨울 휴식기는 나에게 좋은 작용을 할 것이다. 훈련장에서부터 팀과 함께 호흡을 맞출 것이다."라며, 차두리는 지난 여름 부족했던 준비과정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
묄만 감독 역시,"두리가 후반기 리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술과 전술 이해도 부분 등에서 빠른 성장을 이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은, 두리가 모범생과 같은 예의 바른 태도를 이제는 완전히 잊어야만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