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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부
3월 10일 수요일 밤 9시 55분
$#1. 불 꺼진 차이 보이는 신형의 교수방 전경, 밤
$#2.신형의 교수방 안
재호, 자기의 찻잔만 보며 눈가 그렁해 앉아있고 신형은 마음 아픈 얼굴로 창 가 쪽으
로 고개 돌리고 있다.
재호 (찻잔만 보며 이렇게) 나두 ... 웬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교 수님한테는 무슨
말이든 해도 될거 같았어요. 내가 어떤말을 해도 놀라지 않고, (결심한 듯, 신형 보
며) 교수님, 나요... (차 마 말 못하고 고개 숙이는)
신형 (안쓰러운 타이르듯) 재호야.
재호 (가만 있다)
신형 재호야.
재호 (힘들게 고개 들어 신형 보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신형 (눈가 붉어져 애써 웃어 보이며, 어렵게) 난 니 얘기가 듣기 싫은게 아니라....
(안보고) 뭐랄가, 니가 나한테, 한 얘기를 현 수한테 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재호 (서운하다) 내 얘기 듣기 싫어요?
신형 (금방 울것처럼. 그러다 애써 웃으려하며) 감당하기가 조금 힘들어.
재호 (답답하다, 작게 한숨 쉬며 외면하는)
신형 현수, 걔 널 사랑해, 내가 아는 현수는 참 이뻐. 난 걔가 사랑 을 쉽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네 아닌 것 같애. (눈가 그 렁해져, 애써 웃으며) 현수한테 잘 해
줘. (작게 한숨 쉬고, 재 호 보지않고 가방매며) 나 먼저 갈게, 문닫고 가라. (하고
나 간다)
재호 (가는 신형 본다. 그러다 한숨쉬고 자기도 모르게 신형의 찻 잔이 눈에 들어온다.
그 찻잔 물끄러미 보다가. 문쪽으로 고 개들고)
$#3. 학교 캠퍼스
신형, 걸어가고 있다.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4.버스 정류장 옆 토큰 가게 앞
신형 (창구 안에 대고) 토큰 열 개만 주세요. (받아서 정류장 앞으 로 간다. 가로수에
기대 토큰 만지다 눈가 그렁해져 눈물 흘 리지 않으려고 고개 돌리며, E) 신형아, 아
닌 척해, 아닌척 해. 아니게 될 때까지 아닌척 해. (그러다 괜히 허망으로 노 래한다.
하지만 눈물이 나오는건 어쩔수 없다. 이 앙다물고 눈물 참고 짐짓 밝게) 집에 가서
밥 먹어야지, 김치에다 고추 장에다 비벼서 밥 먹어야지, 맛있겠다. (하고 눈물 꿀꺽
삼키 고) 다리가 아프네. (하며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이 나나? (하고 백에서 손수건
꺼내 손수건으로 입가 가리고 잇다가 눈물 닦고 이 앙다물고 눈물 참는다. 다시 허망
으로 노래하 고)
카메라 돌아가면 한쪽편에 재호 서서 그런 신형 보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재호, 돌
아서서 걸어간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마음만 답답하다.
$#5. 레스토랑 안
현수, 길진 앉아있다. 현수,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 신호음 가는, 길진, 차 마시며
그런 현수 보고 있다.
$#6. 재호의 방
책상위에서 핸드폰 울리는,
$#7. 레스토랑 안
현수, 길진 앉아있다. 현수, 삐소리 나면 핸드폰에 대고 말한다.
현수 현수야. 메시지 받으면 연락 줘 (끊고, 차마시고)
길진 (걱정스럽게 현수 보며) 많이 약해져있다. 전엔 너한테서 이 런 모습 본적, 없는
거 같애
현수 (무미건조한) 내 모습이 어떤대??
길진 기다리잖아. 옛날엔 찾아가더니. 왜 그렇게 됐어?
현수 (차 마시며, 길진 안보고) 자신이 없나보지 뭐.
길진 (씁씁한) 너두 나처럼 약자구나
현수 ?
길진 사랑할 땐, 언제나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지, 신형이 랑 나사이에선 내
가 , 재호랑, 너 사이에선 니가.
현수 그게 화나?
길진 (작게 웃음며) 아니. 그냥 약해져 있는 널 보면서 언젠간 니 가 재호한테 준 사
랑 때문에 재호가 꼭 지금 너만큼 외로워 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포기하지
마라. 재호가 널 잊지못할 만큼 사랑해.
현수 오빠처럼, 무작정.
길진 (웃는, 차마시는)
현수 재호 얘기하구 싶어.
길진 해.
현수 걘...
길진 (현수 본다)
현수 (웃는다) 실은 나 걔에 대해 아는게 없어. 알구 싶은데 갠 나 한테 아무 애기도
안하서든. (길진보며) 오빠, 내가 재호 사랑 한다고 대신 말해줄래?
길진 니가 말해.
현수 난 하기 싫어, 속상해. 오빠두 신형 언니를 더많이 사랑하는 게 속상하지?
길진 (차 마시다 씁씁하게 웃으며 현수보며) 사랑할 수 있는거 만 으로도 난 감사해.
현수 감사해?
길진 (고개 끄덕인다)
현수 그 마음이 뭔지 나한테두 가르쳐줄래?
$#8. 신형의 집 앞
길진의 차 와서 멈춰선다. 현수, 내리고 길진 내리다.
현수 바래다줘서 고마워.
길진 별 말을 다한다. 들어가
현수 신형언니 안보고 갈래?
길진 오늘은 그냥 갈래. (하고 차로 가려는데 길진의 얼굴 위로 현 수 말하는)
현수E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언니오네.
길진 (돌아본다.)
신형 (걸어오다 무심하게) 두사람 거기서 뭐해?
현수 (어색하게 웃으며) 데이트 좀 했지 샘나?
신형 (작게 웃으며) 아니.
현수 언닌 어디 갔다 이제 와?
신형 (대수롭지 않게) 재호 만났어. (하고 초인종 누른다)
현수, 그 말에 길진보며, 길진 마음이 아퍼 외면하고.
$#9. 신형의 집, 거실
병국, 소파에서 신문 보고 있고 혜자, 문 열어주고 돌아와 자리에 앉는다.
병국 (신문보며) 누구야?
혜자 누군 누구예요? 당신 딸이지.
병국 (그런 혜자 마땅치 않은 얼굴로 본다) 나 혼자 말들었나, 말 을 해두...
신형, 현수 들어와 '다녀왔습니다' 한다.
혜자 밥 먹어야지.
신형 (현수 보며) 안 먹었어?
현수 먹었어, 언니는?
신형 난 생각없어.
현수 (혜자에게) 저의 그냥 올라가 잘게요.
병국 그래 그래라. 집에 일찍일찍 좀 다녀. 낼은 토요일이니까 수 업 없지? 저녁에 식
구끼리 밥먹자.
신형 네.(하고 올라가고)
현수 주무세요. (하고 올라간다.)
혜자 (병국보며) 나랑 얘기 좀 해요.
병국 (혜자보며) 싸우고 싶어?
혜자 난 뭐 천날 만날 젊은줄 알아요? 아우, 나두 이제 기력 없어 싸우기도 싫어. 그
냥, 애기하자구요.
병국 (신문보며) 해.
혜자 신문 보지말고 나좀 봐요.
병국 (신문 보며) 이쁜데가 있어야 보지.
혜자 (굳은 목소리로) 나중에라도 신문 보고 싶으면 지금 접어요. 확 찢어버리기 전에.
병국 (혜자 보면서, 신문 접으며, 맘에 안들게 혜자 보는)...
혜자 내 동생 보증 서줄거예요, 말거예요?
병국 그 얘긴 끝난거 아냐?
혜자 어떻게요?
병국 (답답하게 담배 피고 한숨쉬며 혜자 보고) 당신, 날 그렇게 몰라? 나 보증서는거
때문에, 돈 몇 푼 때문에 이러는거 아 냐. 처남, 당신처럼 나두 내 동생 같아서 버릇
좀 가르치려구 그러는 거야.
혜자 (병국 밉게 보면)
병국 그런 눈으로 보지마. 사람이 진실되게 애기하면 진실로 좀 받 아줘라.
혜자 (조금 미안하지 입맛 다시고 외면하면)
병국 나 당신....
혜자 (병국 보면)
병국 (말하기 어려운지 머리 긁으며) 나 말이야, 당신... (어렵게) 사랑한다.
혜자 흥. (하고 어이없게 웃는다)
병국 (속상한 얼굴로 혜자 보면) 진심이야, 나는 당신이랑 마지막 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고 당신이 원하는대로 다 해주면서 재 미나게 옛날처럼.... 옛날처럼 뜨겁진 않겠지.
그래두 그때처럼 서로 참, 괜찮아하면서...
혜자E (말꼬리 자르며) 쓸데없는 소리 작작 해요
병국 !
혜자 보증 설거야, 말거야, 당신두 참 씨두 안먹히는 애기 잘두 해. 날 그렇게 좋아한
다면서 내가 원하는거 다 해준다면서 이 일 은 오 못해줘요?
병국 (답답하게 혜자 보며) 내가 오늘 처남 회사 차린다는데 가봤 어. 보증금도 없이
월세 삼십짜리 사무실 하나얻어놓구 덩그 마니 책상 하나 갖다놓고... 거기서 무슨 일
을 하겠어?
E 카메라 오파상? 자동 카메라도 못 다루는 놈이 카메라 오파 상을 어떻게 하나?
이번에도 저번처럼 유령 회사 차려가지구 저보다 못한놈 돈 끌어다가 날로 먹고 날를
생각이야 또,
혜자 (서운해 조금 큰 소리로) 내 동생이 지금 사기꾼이란 애기예 요!
병국 (병국 보며)
혜자 당신 그러는거 아냐! 당신 엄마두 당신두 우리집 식구들 거 러지 취급하면서 혹
시나 무슨 손해라두 볼까 가재미 눈을 뜨 구...
병국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어머님이 언제 그랬나?
혜자 (화난) 언제 그랬나? 나 결혼할 때 우리집까지 들이닥쳐서 난 리난리 안했어? 못
사는 년이랑 우리 아들이랑 결혼 못시키다 구. 신형이 났으때 또 어땠어? 당신두 딸
났다구 병원 초입에 서 나두 안보구 돌아갔지? 어머닌 미역구도 아깝다구 콩나물 국
디미셨어? 나는 딸 낳구 싶어서 났어? 주니까 났지. 내가 당신 바람 한번 핀거 갖구
이런다구? 흥, 어림없는 소리 하지두 말어. 사람 있는 속 없는 속 다 뒤집어놓고, 그
여자 랑 헤어지구 나서두 당신 그 여자 못 잊어서 밤이구 낮이구 술 마시구 뒤틀구.
남편이 다른 여자 때문에 뒤트는거 한번 보라 그래. 어떤 여 편네가 안도나. 이십년
전에 끝난 일? 오 년전에두 그 여자 남편 죽었다는 소식 듣고 쪼르륵 그 여자한테 달
려갔었지? 그 여자가 받아줬으면 살아쓸거야, 아마.
병국 아니야.
혜자 (버럭) 아니긴 뭐가 아니야!
병국 신형이, 현수 들어.
혜자 들으라 그래요. 나두 인재 딸 앞에서 더 연극하기두 싫구 다 른 사람앞에서 연기
하기두 싫어. 연극 한다구, 나보구 배우 같다구 그랬지? 그게 내 자존심이 었다면 그
래두 욕할래?! 다른 여자 만나는거 상관없어. 진짜 루 상관없어. 하지만 돈은 못 해
줘!
E 우리 계산은 당신꺼만이 아니야. 내꺼두 돼. 술집 여자 돈 재 주구 내 동생 보증은
못서줘? 좋아, 일산집 그걸루 나 혜민이 보증 서줄거야. 안된다 소리 말어요, 그 소리
듣는다고 안할 나 아니니까.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병국 (들어가는 혜자보며 혼잣말) 저 사람은 귀를 막구 사나? 내 가 사랑한다는데, 저
렇게 소리가 질러지나? 병원 데려가서 귀 를(큰소리로) 콱! 뚫어주고 싶네.
$#10. 신형의 방
신형, 기초 화장하고 있고 현수, 침대에서 무선 전화기로 전화 하고 있다.
현수 강재호, 나야, 전화 줘. (전화 끊고 다시 버튼 누르고 '메시지 를 남기시며면 2
번을 누르십니오' 하고 안내 메시지 나오면 2번누르고, 무심하게) 강재로, 나야. 전
화줘.
신형 (그런 현수 걱정스레 본다)
현수 (다시 또 버튼 누르고 안내메시지 나오면 2번 누르고, 여전히 무심하게) 강재호,
나야, 전화 줘. (하고, 전화 끊고 한쪽으로 전화기 던져놓고 신형 본다)
신형 (거울 보며 로숀 바르고 있다.)
현수 (신형 보며) 재호랑 언제 헤어졌어?
신형 (현수 보지않고) 아홉시쯤.
현수E 집에 들어간대?
신형 (로숀 괜히 손에 바르며, 무심히) 들어갔겠지... (맘은 아프지 만) 재호가 너 사
랑한대. 니가 자길 좋아할수 있게 도와달래 드라.
현수 그래서?
신형 (속상한, 현수에게 안들키려하며, 안보고) 도와준다 그랬어.
현수 (신형 보면서) 왜 그런말을 했어. 언니가 뭘 도와줘?
신형 (보면)?
현수 언니두 언니 마음 가는대로 해. 나 때문에 어쩌지 말란 말이 야. (나가고)
신형 (속상한, 괜히 손에 로션만 주무르는)
$#11. 재호의 집 전경, 아침
인숙E (소리 지른다) 이 나쁜놈 말하는 것 좀 봐!
$#12. 수돗가
재호, 세수하고 있고, 인숙, 큰소리로 말하고 있다. 신자는 한쪽에서 설거지 하다말고
그런 인숙 보고 있다.
인숙 이모부 일인데... 이모부가 남이야? 내 알바 아니라리. (버럭) 그게 무슨 말이야,
이자식아?
신다 (열이 아니라듯, 크게 소리치지 않는, 무심하게) 그거 아침부 터 아침부터 드럽
게 빽빽대고 있네, 니 갸한테 소리 왜 질러? 유치장 간 니 신랑한테나 소리 지를 일이
지. 불 싸지른 놈이 잘못이지, 걔 안빼주는 야가 왜 잘못이야?
인숙 (신자 보며, 서운한) 할머니는 빠지세요.
신자 얼루 빠져? 여기에서 영등포루 빠져, 고척동으로 빠져, 어디 로 빠지까?
인숙 왜 할머니까지 내 부아를 질러요, 지르기를! 할머닌 가만 있 으세요. 제발 좀 가
만 있으시라구요!
재호 (세수하고 일어나 돌아서 들어가려면)
인숙 (그런 재호 잡으며) 너 어딜가? 이모 말하는데 어딜 가, 이놈 아! 희진이 아빠
어떡할거야, 어떡할거냐구!
재호 이거 놓으세요, 시장 나가봐야 돼요.
인숙 대답하구 나가! 게 몇 짝 파는게 사람 신세 조지는거 보다 중요해! 국으루 운전
이나 하구 살게 내버려 두지, 기껏 게 팔 자구 게 팔자구하군, 사람을 끌고가서 유치
장에다 처넣! 니 엄마가 널 왜 버렸는지 이제야 알겠다. 인정머리라곤 눈꼽마 치도 없
는 놈
진숙 (방에서 나와 마당으로 나오면 인숙에게) 넌 무슨 말을 그렇 게 해!? (재호에게)
재호, 너 들어가.
재호 (한숨쉬고 들어가고)
인숙 (들어가는 재호보고)너거기 안서!
진숙 (인숙 잡으며) 가만있어. 내가 벌써 타작치구 개작치구 성질 부릴 만큼 부렸어.
재가 어쩐다구 해결될일이 아니래.
신자 암만, 재호가 나랏님 자식도 아니고 유치장에 간 놈을 으찌 빼네? (인숙 보며)
닌 여기서 (재호쪽 가르키며) 쟤 잡을게 아니야 파출소 가 순사한테나 잘 빌어봐라.
그라고 밥 처묵 고, 달건이 그 자식도 그렇지, 우에 다 커서 할짓 없어서 불 장난을
해.
진숙 (신자 보며) 언닌 그만 들어가.
신자 (얄밉게) 그찮아도 들어간다. (하고 들어간다)
인숙 아이구 속상해. (눈가의 눈물 닦고)
진숙 면회나 가봐.
인숙 (방으로 들어가고)
진숙 (한숨 쉬고) 이 집터가 안좋나. 애버리고 집 나간 사람이 없 나, 삼십녀 술집해
도 술집 없는 년이 없나, 감방에 가는 놈이 없나. 갈아업고 다시 지었으면 속이 시원
하겠네. 이이그. (하 며 세수대야 발로 차 버린다.)
$#13. 재호의 방
재호, 옷 갈아입는데 재영, 문 열고 서서 재호 밉게 보고 있다.
재호 (재영 보지않고 옷 갈아입으며) 학교 안가?
재영 석구 오빠 어떡할거야? 석구 오빠 이대루 두면 나 오빠 안본 다고 한거 진심이야.
정말루 안본다구!
재호 (그 말에 화나 뒤돌아 재영의 뺨 때린다.)
재영 (뺨 만지며, 재호 보면)
재호 (마음 아픈 얼굴로) 왜 내 마음을 모라, 너! 석구, 날 배신한 놈이야. 날 배산할
수 있으면, 널 배신할 수도 있어! 학벌두 빽두 돈두 없는 놈이 의리도 없어! (버럭)
내가 뭘 믿고 널 석구한테 줘!
재영 (재호의 눈 뚫어지게 보며 눈가 그렁해) 난 오빠게 아니야, 난 내꺼냐, 그러니까
석구 오빠한테 가는 것도 내 맘이야.
재호 (재영 보면)
재영 나 대학 보내줬다구, 나 옷 사줬다구 내 인생두 오빠것 같애? (속상해 눈가 붉어
지는, 목소리 크게 떨리는) 내가 나가서 무 슨 대접 받는 줄 알어? 대학생 마나라구?
잘 나가는 애들 만 나라구? 그런 애들이 나랑 놀아줄거 같내?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는
거야. 난 석구 오빠 사랑해.
재호 (버럭) 사랑하지마! (화참으려 하며) 넌 석구 보다 더 좋은 놈 만날 수 있어. 물
에 소 안담그구 살수 있어. 가난하지 않 게 살 수 있다구, 하필 왜 석구야! (버럭) 하
필 왜 그자식이 야! 다른 놈 만나 제발, 제발 다른 놈 만나라, 엉?
재영 (맘 아프지만, 지지않고) 오빠처럼!? 오빠 왜 가짜 시계 차구 다녀? 오빠 왜 잘
사는 집 애들처럼 하구 다녀? 오빠 주제에 차가 웬말이야. 오빠 사기치지? 없느데도
있느척하며, 있는 여자애들 꼬시구, 난 그런 오빠가 챙피해.
재호 (재영을 마음 아프게 본다. 멍하다)
재영 오빠두 내가 챙피할거야. 공부못하게 챙피할거구, 귀티 안나 는게 챙피할거야,
그치?
재호 (화 참으며) 너 나가. 한 대 더 때리기 전에 나가!
재영 (재호 보며) 나갈거야 맞는게 무서워서 나가는게 아니라 오빠 가 보기 싫어서 나
가는 거야. 저녁때 와서 석구 오빠 없으면 나두 아주 나갈테니까 그렇게 알아! (하고
문 쾅닫고 나간 다.)
재호 (그런 재영 보고 '에이!' 하며 벗은 옷으로 책상 내려치고, 속상한)
$#14. 신형의 방, 낮
현수, 침대에 앉아 전화하고 있다.
현수 강재호, 나야, 조현수. 잊었니? 열한번째 전화하고 있어. 연락 해. (전화 끊고
다시 전화 버튼 누른다)
그때 신형, 방으로 들어와
현수 옆에 앉아 메모지 준다. 현수 전화 버튼 누르다 전화 끊고 신형본다.
신형 재호네 집 주소야. 찾아가서 만나.
현수 (그런 신형 보면)
신형 니가 실망하까봐 자기네 집 보여주기가 싫었나봐. 난 아무 상 관 없으나까 편했
나봐. 재호 집에 한번 갔었어.
현수 (주소 받아본다.)
신형 (일어나 방문쪽으로 가 문 열려다 뒤돌아 보며 애써 웃으며) 현수야, 너 내 동생
이지? 나, 니 언니지?
현수 (아보고) 물론.
신형 내가 너 좋아하는거 알지?
현수 (작게 웃으며) 나도 언니 사랑해.
신형 (서글프게 작게 웃고, 나가고)
현수 (쪽지 보고)
$#15. 신형의 집, 욕실
신형, 욕조에 이불 넣고 발로 밟아 빨고 있다. 그 때 혜자, 문 열어 보고
혜자 (신형에게) 안 힘들어?
신형 재밋어.
혜자 별게 다 재밋네. 그럼 엄마 더 도와줄래? 그거 대충하구 마당 좀 쓸자.
신형 (밝게 웃으며) 좋지.
$#16. 마당
신형, 혜자 마당 쓸고 있다.
그때 현수 집에서 나오는데 티셔츠와 잠바 차림의 수수한 느낌이다.
혜자 (현수 보며) 현수, 어디가니?
신형 (혜자의 말에 현수쪽으로 돌아보고) 옷 이쁘다?
현수 (웃으며) 재호 기분 나쁘게 하기싫어서.
혜자 재호가 누군데?
신형 비밀이야.
혜자 니들은 비밀두 많다.
현수 아줌마, 다녀오께요. (하고 나간다.)
신형 (서글프게 웃으며 현수 본다)
혜자 아유, 이제 다 쓸었다. 신형아, 우리 차 마실래?
신형 (웃으며) 엄마가 끊이면.
$#17. 1층 베란다
의자에 앉아 차 마시는 신형과 혜자 혜자, 생각 많은 얼굴이다.
신형 (둘게 둘러보며) 이제 슬슬 풀 냄새가 난다. 어서 빠리 잎들 이 파래졌으면 좋겠
다. 싱싱하게. 그럼 나두 싱싱하게 살 거 같은데. 안그래, 엄마? (하고 혜자보면)
혜자 (무슨 생각하는지 가만 있다.)
신형 엄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어제 아버지랑 다투는거 같던 데 무슨 일 있어요?
혜자 (도리질치고, 차 마시며) 없어.
신형 (혜자 보며) 있는거 같은데? 말해 봐. 딸 한테 못 할 말이 어 딨냐?
혜자 (신형 보며, 편하게) 넌 왜 길진이랑 결혼할 생각이 없어? 그 거 먼저 말해 봐.
신형 (서글프게 웃으며, 안보고) 사랑하는거 같지가 않어.
혜자 결혼을 사랑으로 하니?
신형 (혜자 보며) 엄마, 아빠는 연애 결혼했다며?
혜자 연애하면 뭐해? 목숨 걸면 뭐하니? 다 지난 일이지.
신형 (혜자보며) 난 엄마, 아빠, 좋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혜자 (신형보며) 너, 엄마 편이야, 아빠 편이야?
신형 (장난스럽게) 아빠편.
혜자 (신형 툭치며) 미워.
신형 (웃으며) 말해봐요, 무슨 일있어요?
혜자 니 아빠, 여자 생겼다.
신형 (놀란)?
혜자 심각한 사이는 아니구, (작게 한숨쉬고 어이없게 웃으며) 하 긴 다늙어서 바람
피워 봤자지, 뭐. 힘만 들지.
신형 (어이 없이 웃는) 엄만...
혜자 (안심 시키는) 걱정하지말어. 엄마가 성격이 빠지냐, 살림을 못하냐. (문득, 생
각에 빠지는 혼자말하듯) 근데 그 여자가 되 게 궁금은 하다. 어떡하지?
신형 어떡하긴. 달려가서 머리끄뎅일 잡아야지. 나 내 남편이 바람 피면 그여자 찾아
가서 머리카락을 다 뽑아 버릴거야.
혜자 (신형 보며) 행여, 니 성격에! (사이, 조금은 장난스럽게) 신 형아, 나 그 여자
한번 찾아가 볼까? 가서 얼굴만 살짝 보고 올까?
신형 정말 농담 아닌가 보네?
$#18. 재호의 집 수돗가
진수, 호스로 마당 물청소하고 있고, 재호, 방에서 나와 나가려한다. 그러다 진숙의
호스에서 물이 튀어 재호의 바지가 젖는다. 재호, 바지가 젖자, 진숙을 보며
진숙 (재호 보며) 물청소하는 거 안보여? 피해가야지, 그걸 바로 가?
재호 (무슨 말인가 하려다) 다녀올게요.
진숙 다녀오든지 말든지
재호 (작게 한숨쉬고 나간다.)
진숙 (나가는 재호보고) 보면 승질나고 안보면 측은하구, 쟤하구두 악역이지, 내가.
(하고 물청소 다시한다)
$#19. 동네 길거리
택시 세우져있다.
$#20. 택시 안
기사 (퉁명스럽게) 내리세요.
현수 (뒷자석에서)?
기사 내리세요.
현수 여기서 내려요?
기사 시장안으론 못 들어가요, 잘못 들어갔다가 헤매면 오후 장사 공친다구요. 뭔누무
길이 손가락처럼 좁아터져서는..... 아유 더는 못 들어가요. 내리세요.
현수 (답답한 얼굴로) 얼마예요?
$#21. 길거리
현수, 택시에서 내리고 택시 떠난다. 현수, 보다 지나가는 남자에게 묻는다.
현수 여기 570번지가 어느 쪽이예요?
남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5백번지면 광서슈퍼쪽인데... 저쪽으로 가보세요.
현수 고맙습니다.
남자 (간다.)
현수 (남자가 가리킨 쪽으로 걸어간다)
$#22. 갈래길이 있는 다른 사거리
재호, 차운전해 간다. 카메라 돌면 다른 쪽 길에서 현수, 두리번거리며 오는 모습 보
인다. 두사람 못 보고 스쳐지나간다.
$#23. 달리는 재호의 차
$#24. 재호의 집앞, 몽타쥬성
현수, 주소들고 재호의 집문패 확인한다.
인써트- 문패 : 정진숙(이라 씌어있다.)
현수, 문을 살짝 열고 고개를 조금 안쪽으로 디민다.
$#25. 재호의 집 안
현수, 두어 걸음 안으로 들어와 안쪽 살핀다. 잘 정돈된 수돗가며, 대야, 비누들 보인
다. 재호가 이런 집에서 사나하는 생각이 들어 측은한 마음이 인다. 둘레 둘러보고 마
루쪽으로 가면 재호의 신발 보인다. 현수, 신발 보다 되돌아서 나간다. 그 때 진수,
방문 열며,
진숙 누가 왔나?
$#26. 조악한 상가들이 있는 길거리
현수, 걸어간다. 현수 눈에 보이는 거리의 풍경들, 작은 구멍가게, 만화가게, 나물 한
접시 내놓고 행상하는 할머니, 현수 걷는다.
$#27. 신형의 집, 베란다
신형, 커피 마시며 바람을 쐬고 있다. (선풍기라도 틀어 봄바라 효과 줄 것) 편안한
얼굴이다.
그 때, 노크소리나서 뒤돌아보면, 길진 웃는 얼굴로 들어서서 맞은편자리에 앉으며,
편하게 '바람쐬자' 하며 바람 쐬는. 신형 그런 길진보고 편히 웃는.
$#28. 게 상가 앞
재호, 밝은 얼굴로 게 들여놓고 '게 왔습니다.!' 소리친다.
주인 '왔냐'하며 받고, 재호 '안녕히 계세요' 하고 돌아서서 트럭위로 올라가 게짝 정
리하고 그 위에 앉아, 잠시 쉬는.
$#29. 버스 정류장
현수, 서있다. 그 때 버스서고, 재영 내려 현수 앞 스쳐지나간다. 현수, 가만히 있다
가 가방에서 천천히 핸드폰 꺼내 버튼 누르면 안내 메시지 나온다.
'메시지를 남기시려면 1번을 누르시고...' 현수, 1변 누르고,
현수 강재호 (하는데, 애써 웃으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나 현 수야. 기억하지?
여기 너의 동네야. 참 좋다. 니가 너무 보고 싶다. (눈에 눈물이 주룩 흐른다. 핸드폰
끊고 서있다.)
$#30. 파출소 전경
석구E (E 소리친다) 가란말야!
$#31. 파출소 안
달건, 수갑 차고 한 쪽에 앉아있고 석구, 수갑찬 채 일어나 재영에게 소리 치고 있다.
재영 (서운한, 화난 듯이 석구보면)
석구 너한테 이런 모습 보여주기 싫어! 알어? 나두 존심이 있는 놈이야. 뭐한다구 여
길 자꾸 찾아와!
재영 몰라서 물어!?
석구 (화가 나 재영 보다가 순경에게 가서) 왜 우리 조서 안꾸며 요? 왜 우리감방에
안보내요? 검사 어딧어! 판사 어딧냔 말 야! (책상 발로 차며) 감방에 넣으라구!
순경 (짜증내며 일어나 석구 한 대 때리며) 이게 어디서 성질이야! 기가렴마! 넣을 때
되면 니가 들어가기 싫대도 넣!
재영 (순경에게 ) 왜 때려요? 순경은 시민의 지팡이라더니 그게 사람 때리는 지팡이
였어요? 사람을 왜 때리냐구요! (석구 보 며) 등신, 그러니까 왜 죄를 저절러! 왜 불
을 지르랴구?! 왜 사람한테 맞구 다니냔 말야! (석구 만지며) 안 아펐어?
순경 (재영과 석구보며, 한심한) 주접 떠네.
재영 (순경 째려보며) 말 좀 곱게 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남자란 말예요.
$#32. 파출소 앞
재호의 차 와서 멈추고 재호, 차에서 내리면 재영, 화난 얼굴로 나오는게 보이다.
재호와 재영 마주치고 재영, 재호 밉게 보고 그냥 지나쳐 가려면 재호, 재영의 팔 잡
고,
재호 어디가?
재영 (재호의 손 뿌리치며) 오늘 보는게 마지막인줄 알어. 석구 오 빠 안빼주면 집나
간다고 말했었지? 집에 짐 싸러가. (하고 간 다.)
재호 재영아!
재영 (가고)
재호 (화난 얼굴로 가는 재영 보고 한숨쉬고 돌아서는데 한쪽에 장고, 담배 피우며 야
비한 얼굴로 서있는 모습 보인다.)
장고 (재호에게) 동생하구 싸웠나 보네.
재호 (장고 무섭게 보면)
장고 오늘 밤에 조서 꾸며서 내일 유치장에 처넣을려구 그런다. 내 가 아는 검사한테
물어봤더니 오 년은 푹 썩는다지, 아마?
재호 (화난 얼굴로 성큼성큼 장고에게 다가와 멱살 잡아 차에 장 고 눕히고) 신길동,
너, 다 가져. (버럭) 이제 됐어!
$#33. 신자의 방 밤
인숙, 울고 앉아있고 미선, 밥 먹으며 인숙 보고있고, 신자, 실밥 뜯고 있다.
신자 (인숙 보며) 에지간히 훌쩍대라, 에지간히,
인숙 눈물이 자꾸 나요.
신자 운다고 옛사랑이 돌아오지 않는거 처럼 운다고 해결되지 않 는일이 있어. 이번
일이 그래. 방구석에서 울지만 말고 면회 를 가던가, 처자빠져 잠을 자던가, 우찌됐든
내 눈앞에서 좀 없어져라, 니.
인숙 면회를 어떻게 가요. 수갑차고 있는 걸 어떻게 봐요. 난 못봐.
미선 (밥 먹으며) 보지마요.
인숙, 신자 미선 보면,
미선 나중에 두 사람 파란 옷 입고 있을 때 우리 같이 면회 가자 구요, (신자에게) 친
구 중에 똑똑한 친구가 있어. 그래서 내가 물어봤지. 불지르면 몇 년 사냐, 꽤 산데.
난 석구 오빠가 그 렇게 된거 다행이라구 생각해.
신자 (미선 보며) 넌 또 뭔 소릴 하구싶어?
미선 사람이 만날때마다 신선할 순 없잖아. 난 신선한게 좋거든. 회두 싱싱한게 맛있
는 것처럼.
신자 그게 뭔말이냐구?
미선 오년후에 다시 만난다. 멋지잖아. (인숙보며) 신선할거 같지 않아요? 달건이 아
저씨두 그렇고 석구 오빠도 그렇고 우리가 면회가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못만나는거야.
우리만 기다리는 거지. 아줌마도 생각해 봐.
E 달건이 아저씨가 다른 여자 만나는거 싫지? 나도 석구 오빠 가 딴 여자 만나는거 싫
거든. 근데 두사람이 장님이 아냐, 눈이 있어. 우리가 원해도 그들 은 다른 여잘 볼
수밖에 없게 돼있다 이말이지. 그런데 이젠 쫑난거야. 남자 감방에서 지들이 무슨 수
로 여잘 볼거야? 울 일이 아냐, 웃을 일이지, 이게.
인숙 너 그걸 말이라고 해. 이 기집애야?
신자 (인숙에게) 니 내 땅콩한테 왜 욕해? 이 땅콩한텐 나만 욕할 수 있어, 알어? (말
은 그렇게해도 미선 보고 한심한, 인숙 보 며) 인숙아, 얘 진짜 어디 몰래 끌고 가서
드럽게 한 대 패주 고 싶게 생겼지? 니 얘 패주고 싶은 마음 내 이해한다. (혼잣 말처
럼) 진짜로 이 세상엔 인간이 세종류가 있네.
E (미선 가리키며) 패주고 싶은 년. (자길 가리키며) 패고 싶은 년. (인숙 가리키며)
울고 싶은 년. 미선 (수저질 빨리하며) 때릴라면 있다가 때려. 밥 다 먹구, 알았 지?
신자 (뭐이런게 다 있나 싶다.) 오냐, 죽지 않을 만큼만 때려주꼬 마. 기다리께 처묵
어라.
$#34. 진숙의 방
재영, 짐 챙기고 있다. 진숙, 그런 재영을 답답한 얼굴로 보다가,
진숙 그만해.
재영 집 나갈거야. 오빠한테도 그렇게 말했어. 집 나갈거야.
진숙 (가방 뺏아 던지며, 버럭) 그만 하랬지!
재영 (진숙 서운하게 보면)
진숙 형제끼리 그러는거 아냐, 내가 재호 욕한다구 너도 덩달아 서... 나야 한치 걸러
지만 니네는 한 배에서 나왔어. 어디서 의 끊는단 말을 함부로해!
재영 (서운하게) 석구 오빠...
진숙E 재영이 너 이모 말 잘 들어. 재호, 너한테 단순히 그냥 오빠 가 아니야. 부모
도 너한테 그렇게 못해. 너 일곱 살 땐가 홍 역 겁나게 않았을 때 있었어. 그 때 재호
가 중학교 일 이학년 이나 됐을까? 그 어린 놈이 동생 앓는게 속이 상했는지 잠도 안
자고 새벽녘까지 물수건해거 니이마에 놓고 하늘에 대고 내가 대신 아프게 해주세요,
내가 아프게 해주세요, 그랬었어. E 재호가 왜 대학을 늦게 간건데. 다 너 때문이야.
이모 장사안 돼서 니들 도시락도 못싸줄 때 있었어. 그 때 니 오빠 비오는 날 우산 팔
고 맑은 날 신문 팔면서 저 는 어찌됐든 니 도시락은 챙겼어. 지금도 걔가 왜 그렇게
새 벽까지 뛰어 다니는데, 저 때문인 것도 있지만 너 때문인것도 있어 이번 일은 걔도
어쩔수 없는 일이야. 제발 가만 있어.
재영 (울며) 못 해! 변호사도 안사구 파출소도 안 찾나가보구. 석 구 오빠는 의자에
앉아 쪼그리고 자는데... 어제도 봐. 자긴 자기 방에서 편히 자고. 삼시세때 다 먹구.
꼴두 보기 싫어.
진숙 잠 안자고 굶는다고 해결 될 일이면 걔도 그럴거야. 근데 그 게 아니잖아.
재영 그래두...
진숙 (재영의 말꼬리 자르며) 그래두는 뭐가 그래두야! (하고 재영 의 가방에서 옷가
지 꺼내며) 너 여기 못나가. 정 나가고 싶으 면 재호한테 허락받고 나가, 동샌한테두
이모한테두 친구한테 두 대접 못받는 재호지. (재영보며) 지금 불쌍한건 재호야, 알
겠니?
$#35. 신형의 집 거실
혜자, 애인처럼 라이터 보고 있다.
신형E 엄마, 찾아가서 한번 만나 봐라. 그러다 정말 그 여자랑 아버 지랑 심각해지면
어떡해. 찾아가서 만나봐.
혜자 (한숨쉬고 전화건다. 순간 긴장해 침 삼키는데 신호 떨어진 다.)
경희E 네, 애인처럼입니다.
혜자 저, 여보세요, 애인처럼이죠?
경희E 그런대요?
혜자 저, 거기 나이 든 여자분 계시죠?
경희E 아, 우리 사장님이요?
혜자 (혼잣말처럼) 사장? 종업원보단 낫네. (수화기에 대고 말하 는) 저, 사장님 좀
바꿔주세요,
$#36. 애인처럼 안
경희 우리 사장님, 안계신데요. 오늘 출근 안하셨어요. (사이, 이상 한) 사장님 성함
이요?
혜자 (마른 침 삼키며) 네, 성함이요. 성함이 어떻게 돼요?
경희E 성함이...
혜자 (긴장하는)
경희E 잘 모르겠는데요. 나는 그냥 정사장님, 정사장님 그렇게 불러 서, 이름은 안
여쭤봤네. 내일 다시 전화하실래요? 그럼 알아 봐드릴게요.
그때 병국 들어서며,
병국 (혜자보고) 뭐한다고 문도 안열어 줘?
혜자 (병국 보고 화들짝 놀라 얼결에 전화 끊어버린다.)
병국 (그런 혜자 보고 이상하고)
$#38. 애인처럼 안
경희 (전화기 들고) 별 이상한 여자 다 봤네. 사장님 이름은 왜 물 어? (전화기 내려
놓고)
희진 우리 이모 이름 정진숙인데.
경희 나두 알어.
희진 알면서 왜 안가르쳐 줘?
경희 니네 이모가 아니 우리 사장님이 원하는거 같지 않아서. 우리 사장님은 남자만
상대하거든. 여자는 상대를 안하거든. 근데 여자가 사장님을 찾는다는 얘기는 아주 위
험하다는 얘기지. 알겠니?
희진 잘 모르겠어.
경희 (희진의 볼 잡고 뽀뽀하며) 아이구 이뻐라. 넌 몰라두 돼. 모 르는게 당연한거구.
희진아, 난 정말 너 같은 딸 하나 있으면 좋겠다.
희진 나두 언니처럼 이쁜 엄마 있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 딸 할 래?
$#39. 포장마차 전경
$#40. 장고, 재호 앉아있다. 장고, 각서 싸인하고 재호준다.
인써트 - 각서내용: 강재호는 양장고에게 3월 20일 부로 신길동 일대의 상가를 모두
넘긴다. 만약 이를 어기고 신길동에서 게를 팔시에는 그 어떤 대가도 지불할 각오를
해야한다.
(아래쪽에 양장고라 써 있다.) 재호, 각서 보고 장고보면 장고, 돈 뭉치를 재호 앞에
내민다.
장고 위로금이다.
재호 (장고보고, 돈 보고, 답답한 마음으로 받아넣고)
장고 싸인해.
재호 (큰 잔에 소주 따라 다 마시고 컵 내려놓고 강재호라 싸인한 다.)
장고 (야비하게 웃으면)
재호 ( 각서 장고 앞에 밀어놓고, 장고 눈 보며) 여기서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 (일어나 나가다)
장고 (가는 재호 보다, 각서 기분 좋게 본다.)
$#41. 포장마차 밖
재호, 걸어간다.
$#42. 신형의 집 앞, 밤
재호, 신형의 방 창문올려다 보고 있다. 창가로 신형이 오가는 모습 보인다. (혹은 책
상에 앉아있는 모습) 재호, 핸드폰 들고 말하고 있다.
재호 저 재호예요, 이교수님 보고싶어서 집앞까지 왔는데 초인종 누를 자신이 없네요,
(애써 웃으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왜 이렇게 보고 싶은지 모르겠네요. (하고 핸드
폰 보면 꺼진 상 태다. 씁씁히 웃으며 돌아서 걸어간다.)
$#43. 신형의 동네 길거리
재호, 걸어가고 있다. 이 때 길진의 차 온다.
$#44. 길진의 차 안
길진, 운전해 재호 옆 스쳐지나가다. 재호 보고 멈춰선다.
$#45. 길거리
길진의 차에서 경적울린다. 재호, 소리나는 쪽보고 다시 걸어간다. 길진, 차에서 나와.
길진 강재호
재호 (고개돌려 길진 보는데)
$#46. 길진의 집
재호, 어색하게 둘러보며 앉아있고 길진, 냉장고에서 맥주(손으로 열수 있는) 꺼내 와
재호에게 주고 앉으며,
길진 마셔라.
재호 (병마개 따며) 이교수님댁하구 가깝네요.
길진 (너그럽게 웃으며) 다른데 살다가 내가 신형이, (작게 웃으며) 이교수 보고싶어
서 근처로 이사왔지.
재호 (길진 보며)
길진 이교수, 편하지?
재호 (작게 웃으며) 네.
길진 (어색한) 이런 말 좀 그렇지만, (재호보며) 이교수 좋아해? 교수니 제자니 그런
말은 하지 말자.
재호 (맥주병 보며) 잘 모르겠어요, 좋아하다? (쓰게 웃으며, 거짓 말) 좋아는, 현수
를... 현수를 좋아하죠. (대수롭지 않게) 그냥 이교수님 보면 편해요, 무슨 말이든 해
도 될거 같고, 이해해 줄거 같고, (문득 다시 답답한) 현수 앞에 가면 초라하고 내 가
아무것도 없는게 화나구, 그래서 주눅 들고... 이교수님은 안그래요.
길진 신형이가 그런데가 있지. 사람을 편하게 하는데가 있어. 난 못느끼지만.
재호 (길진본다)
길진 (재호 보지 않고) 난 신형이가 안 편해. 걔 앞에 가면 되려 긴장 돼. 걔가 내 마
음을 모라 줄까봐, 내 마음을 부담스러워 하까봐. 난 (재호보며) 긴장해.
재호 (길진 본다.)
길진 강재호. 신형이가 흔들린다.
재호 (길진 보면)
길진 (재호의 눈 보며) 그 여잘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도와줄래?
재호 (그런 길진 보고, 먹먹하다.)
$#47. 학교전경, 낮
$#48. 강의실 안
신형, 칠판에 판서하고 있다. 재호, 그런 신형 쳐다보고 있다. 그러다 노트에 필기한
다. 현수, 슬쩍 필기하는 재호 보는,
$#49. 복도
학생들 우르르 나온다. 신형, 강의실에서 나오다 멈춰서서 고개 돌려 안을 들여다 본
다.
$#50. 강의실 안
재호, 가방 챙기는데 현수, 그옆에서 재호 보고 짐짓 밝게 웃으며,
현수 오늘은 안 바쁘신가요?
재호 (그런 현수 보고 작게 웃고)
현수 커피 한잔 하실 시간 있으신가요?
재호 (작게 웃으며) 왜 갑자기 존대말이야?
현수 제가요, 너무 귀한 사람을 만나서요, 존대말이 절로 나오네요.
재호 커피 마시자. 내가 살게.
현수 정말?
$#51. 로비
현수(어디갈까 그러며 웃는), 재호(무표정) 팔짱끼고 나오는, 신형, 서무실 (혹은 다
른 사무실)에서 무심히 나오다 그런 두사람 보고 (두 사람은 못보는) 순간, 서운한 마
음 가라앉히고 씁쓸하게 걸어간다.
$#52. 까페 안
재호 (굳은 얼굴로, 화난) 어딜 왔었어?
현수 (찻잔 내려 놓으며) 메모 안들었어?
재호 못들었어.
현수 내가 니네집에 간게 기분 나뻐?
재호 (조금 화나 굳은 얼굴로) 나뻐.
현수 (마음 아프지만, 강하게) 신형이 언니한테는 니손으로 끌고 가서 보여줬다며. 나
한텐 왜 못 보여주는건데? 니가 가난한 거? 나 이미 알았잖아. 뭐가 자존심이 상해.
날 사랑한다며, 사랑하는 사람한테 숨길게 뭐 있어?
재호 (화난, 버럭) 그래두 난 싫어!
현수 (아랑곳 없이) 너, 회사 다닌다구? 그 회사가 무슨 회사니? 알고 싶어.
재호 (화난) 말하기 싫댔지!
현수 (어이없이 보며) 왜 내 앞에서 자꾸 널 꾸밀려 그래? 난 너 있는 그대로 봐도 좋
은데, 있는 그대로 보고 싶은데, 왜 나한 테 기회를 안주니?
재호 (현수 외면하는데 여전히 화난 얼굴이다.)
현수 왜, 알 사랑해?
재호 (여전히 화난 얼굴로, 성의 없이) 사랑하는데, 왜가 어딧어?
현수 너 내가 필요하지?
재호 (무섭게 보면)
현수 넌 욕심이 많잖아. 니 그 큰 욕심 채우려면 내가 가진 조건이 필요할걸?
재호 (자기의 속내를 들킨거 같아 화가난다. 약간의 시비조) 무슨 말을 하고 싶어,
엉? 무슨 말을 하고 싶냐구? 내가 니 앞에서 기기를 바래? (버럭) 그거야?!
현수 (왜 저렇게 말하나 싶어, 맘 아퍼 눈가 붉어져) 입술 떨리지 만, 안울려고 애쓰
며) 재호야.
재호 (곱지 않게 보면) ?
현수 (울지 않으려 애쓰며, 재호 안보며, 짐짓 강하게 (쳐지지 않 게) 그래도 난 감사
해. 그렇게라도 날 선택해준 너한체 고마 워.
재호 (고개 돌리고 있다. 이게 무슨말인가, 의외다 싶어 현수 보는) ?
현수 (재호 보며) 욕망이래두 좋아. 가지마.
재호 (현수보다, 내키지 않는, 그래서 자신도 속상한 얼굴로 고개 돌리는데)
그런 재호의 얼굴에서 엔딩
(제 13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