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종교적 갈등으로 쭈욱 냉담했던 나는 갑작스레 시력을 잃는 경우를 당하고 칠일 후 다시 시력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성당에 다녀도 좋다는 해방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아! 성모님은 이런 계기로 바로 감사와 찬미의 길로 이끌어주시는 거구나. 다시금 어떤 이유에서라도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는 일이 없게 하려면 '묵주의 9일기도'를 매일 바쳐보자.
기도를 하노라면 한 시간 이상씩 하느님, 예수님 그리고 성모님과 일치되어 앉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시력을 잃는 고통을 통해 당신 가까이로 불러주신 그분의 심오한 뜻을 깨달아가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보잘 것 없는 저이지만 당신께서 필요한 곳에 마음대로 쓰십시오!"
주님께서는 내가 전에 살았던 성당에서 10가지 일이나 하게끔 하셨다. 주일이면 오전 8시 반에 성당에 나가 성물점 관리를 한 후 예비신자 교리를 가르치고, 미사 후에는 신앙에 목마른 이들과 신앙상담을 하고, 토요일 오후엔 어린이들과 레지오 마리애 회합을 하고, 주일학교 아이들과 어우러져 교리도 가르치는 할머니 교사였다.
이처럼 할 일이 많은데 냉담교우였을 때는 주님의 마음이 답답하게도 허송세월만 한 것이다. 예비신자들이 세례를 받고 나면 주님 일꾼으로의 길을 열성으로 키워주고, 해야 할 일을 알려주는 것이 너무도 기뻤다.
특히 묵주기도의 신비는 그들에게 놀라움과 거룩한 주님의 말씀으로 가득 채워 주었다. 길에서 만나는 신자들이 자신의 집을 방문하기를 원하며 기도하는 법을 물을 때 내 가슴은 환희로 벅차올랐다. 하느님께서 어느 누구의 간절한 기도도 흘려듣지 않으시고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조금 시간이 지나도 꼭 들어 주신다는 것을 알아 느끼는 신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경이로운 수확이었다.
9일기도 책과 묵주를 가방에 가득 채우고 미국령인 괌(Guam)을 방문했을 때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차곡차곡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졌다. 외로움으로 실의에 빠진 한인교포들의 마음을 성령으로 가득 안겨 주고 기쁨으로 흘러내리는 그들의 눈물을 감동으로 교감하였으니까 말이다.
어디서 잘까, 무엇을 먹을까, 내일은 무슨 일을 해야 되는지, 성령의 이끄심에 그저 몸과 마음을 맡기기만 하면 되었다. 심지어 원주민까지 자신의 집에 와서 기도를 해 달라는 거였다. 거룩하고 위대하고 성스러운 묵주기도는 이처럼 나를 놀랍게 이끌어 나갔다.
괌이라는 이 섬에서는 예전에 일본인들이 우리 젊은이들을 강제로 끌고 와 힘들게 지쳐 쓰러지게 일을 시키다 사망하면 언덕 어느 곳에나 묻어 버렸다고 한다.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가엾고 애처로운 영혼들의 무언의 몸부림을 알아채고 위로의 묵주기도도 올렸다.
이 글을 쓰면서 그곳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라 한참 동안 묵상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묵주기도는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우리의 할 일, 갈 길을 명확하게 제시해 줍니다. 함께 진솔한 기쁨을 나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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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데레사 자매님의 경험담이 우리 신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