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17
소극장 모시는 사람들
아이에게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시켜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오랜만에 대학로를 찾았어요.
씬짜오 몽실..
제목이 참 생소하고 재미있어 그 뜻이 뭘까 궁금했었는데 베트남 말로 '안녕 몽실'이란 뜻이랍니다.
오후 늦은 5시 하얀색의 아오자이를 곱게 차려입은 향기라는 이름의 아리따운 베트남의 한 여성분이
베트남의 전래이야기인 '별나무이야기' 들려줍니다.
우리 전래인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와 많이 닮아 있는 이야기가 흥미롭기만 합니다.
별나무의 열매를 반으로 잘라 보면 그 모양이 별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별나무라는 이름이 지어졌는데
자두맛과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생선과 같이 먹으면 좋다고 하던데 왠지 생각만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ㅎㅎ
베트남 엄마와 한국 아빠 사이에 몽실, 영실, 은실 세 자매가 도란도란 예쁘게 살고 있어요.
넓지 않고 그다지 좋은 집은 아니지만 이들 가족은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 행복한 시간은 베트남에 계신 외할아버지가 외독하다는 전화를 받은 후
곧 침울해 지고 말아요.
만만치 않은 비행기 값과 아직 어린 세 자매를 두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못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몽실이에게 두 동생을 부탁하고는 어려운 길을 떠나게 되지요~
그 후 아이들만의 삼일이 시작됩니다.
세 자매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어른들의 시선이 참 마음 아프게 다가왔어요.
배고픈 세 자매가 먹던 퉁퉁 불은 라면도 맘 한켠이 시리도록 짠하네요~
참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잔인한 것이 사람이 아닌가 생각될 만큼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어른들이 저지르고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어요.
단지 다문화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이지요~
아이들의 통통 튀는 연기 만큼 공연도 참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공연 속에 또 다른 공연 '별나무 이야기'도 코믹하고 즐거웠구요.
하지만 어떠한 해결책은 제시해 주지 않네요.
나쁘게 행동하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느꼈을 까요?
그러기엔 관람한 아이의 연령대가 조금 어린듯도 해서 아쉽더군요.
참 예쁜 세 아이들..
어쩜 그리 연기도 잘 하던지..
특히 막내 은실이의 통통 튀는 연기는 넘 귀엽고, 앙증맞고, 사랑스러웠어요.
무대 한켠에 아오자이와 베트남에서 건너온 듯한 책과 과자 등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참 생소한 나라 말이었지만 왠지 훈훈함이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는 맨 앞 좌석에서 훌쩍훌쩍 눈물도 흘려가며 참 재미있게 관람하더라구요.
끝나고는 너무 재미있었다는 말도 하구요.
저도 아이와 함께 좋은 시간 보낸 것 같아 뿌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