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달이 났습니다. 기브아에 거류하는 에브라임 출신의 한 노인 집에 레위 사람과 그 첩과 하인들이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한창 기분 좋게 쉬고 있을 때 그 성읍의 불량배들이 찾아와 행패를 부립니다(22절). 그 집에 들어온 남자를 끌어내라고 소리치면서 그 남자와 성관계를 나누겠다고 난동을 부립니다. “우리가 그와 관계하리라”라는 22절의 표현은 동성애를 하겠다는 말입니다. 집주인인 노인은 제발 이런 망령된 일을 행하지 말라고 간청합니다(23절). 그러나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불량배들이기에 노인은 자기 딸과 레위 사람의 첩을 내줄 테니 그들에게 좋을 대로 행하되, 이 남자에게만은 수치스러운 일을 행하지 말라고 말합니다(24절). 물론 불량배들의 행패와 완력을 이기지 못해서였기 때문이겠지만, 자기 딸과 레위 사람의 첩을 내어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타락한 시대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창세기 19장에 롯의 집에 찾아와 롯의 집에 들어온 천사들을 내어놓으라고 난동을 피웠던 소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만큼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타락한 시대라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때 레위 사람은 자기의 첩을 그들에게 내어줍니다(25절). 불량배들의 악행이 극심했기는 했지만, 자기가 사랑하여 다시 데려오기 위해 찾아가서 데리고 온 첩을,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불량배들에게 내어준 것입니다. 불량배들은 레위 사람의 처를 밤새도록 윤간(輪姦)하였고, 새벽녘에서 풀려났는데, 레위 사람의 첩은 자기 남편이 묵고 있는 한 노인의 집 앞까지 돌아와 그 집 문 앞에 엎드러져 죽고 맙니다(25절, 26절). 불량배들이 그만큼 모질게 이 여인을 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손으로 문지방을 잡고 쓰러져 죽은 것을 보면 자기 남편에게로 돌아오려고 안간힘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27절). 그렇지만 처량하고 처참하게 죽고만 것입니다.
자기 첩이 죽은 것을 본 레위 사람은 자기 첩의 시체를 나귀에 싣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서, 그 시체를 열두 덩이로 잘라서 이스라엘 전역에 보냅니다(28절, 29절).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에 보내기 위해 열두 덩이로 자른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 사람들에게 자기와 자기 첩이 당한 악한 일을 호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토막 난 시체를 받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겁하였고, 출애굽 이후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하면서, 이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의논한 후에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자고 말합니다(30절). 이스라엘 전체의 지도자가 없었기에 열두 지파들의 장로들이 모여 의논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의 사건은 이스라엘이 얼마나 타락했고, 영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사시대가 그러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레위 사람 자체도 정결하지 못하였고 나태하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율법은커녕 상식적인 윤리적, 도덕적 기본도 행하지 못하는 시대였습니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의 시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면 타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살면 인간의 욕망에 휩싸여 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는 옳다고 여기며 행하는 것들도 하나님께서 가증히 여기시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점차 더 타락과 악으로 치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말씀을 늘 가까이해야 하고, 하나님께 늘 기도함으로 나아가야 하고,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하루가 되길 기대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