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창문을 열었더니 지난 밤 내리던 비가 눈으로 바뀌어 하얀 세상을 만들었더군요.
눈 덕분에 새벽이 더 일찍 찾아왔나 봅니다.
올 겨울들어 가장 많이 내린 눈이기도 했구요.
모처럼 삭막했던 가슴이 두근대는 거였습니다.ㅎㅎ
밤새 딴 세상으로 바뀐 풍경에 사로잡혀 이른 새벽 집을 나섰습니다.
현관문이 닫히면서 난 이제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닌 오롯이 내가 되었습니다.
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과 마주하니 마음은 풍선처럼 날아올랐습니다.
말 그대로 소설의 제목 같은 자유 부인이 된 것이지요.ㅎㅎ
아! 가슴 떨리는 공기와 눈 세상!
온전히 나만을 위해 준비된 만찬을 대하듯 보이고 들리는 것 그 모두가
기쁨이고 설램이었습니다.
밤새워 길을 비춰주던 가로등은 눈 모자를 쓴 채 졸고 있었구요.
산길을 들어서니 나처럼 새벽 운동을 하려고 온 사람들이 하나둘 보였습니다.
나무마다 소복이 쌓인 눈 무게에 가지는 힘겨운 듯 보였지만,
그냥 동심으로 돌아간 마음이라 숨도 차지 않게 산을 올랐습니다.
눈길을 걸으면 늘 생각나는 서산대사의 시 한 편을 읊조렸습니다.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
눈 덮힌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이 함부로 가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터이니”
첫댓글 맞아요 두근두근... 춥지않아 더 그런듯요^^
점심시간 공원 산책이 너무 좋더라구요
이 나이에도 가슴이 두근대는 걸 아이들은 알까요?ㅎㅎ
하얀 눈세상이 되던 날에
수안보를 다녀왔는데, 그곳은 더욱 그런 날였어요.
멋진 풍경에 설레는 우리.
아직 소녀죠?
ㅎㅎ 그렇죠?
마음은 늙지 않는 다는 말을 요즘 실감하는 중입니다.
가슴이 두근두근이라....
그그슨 바로 갱년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