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둘째아들 놈의 집에서 보낸다.
몇년전 모아둔 돈한푼없는 놈이 느닷없이 역세권 아파트를 산다해서 황당해 했던게 생생한데 벌써 몇년이 지나간다.
마침 산골농부님도 애 낳지 않겠다는 마눌때문에 부모님과 싸우고 올추석은 서울에서 보낸다기에 오시라 했고
평창으로 5도2촌하는 대학병원 안과의사를 마눌로 둔 회사원에 유명 유튜버인 상건달 후배놈도 오라고 했다.
... 한참 오시는분들의 식성대로 주문하는데 추석당일이라 그런지 쉬는 집이 많다....
걍 코스트코에서 사두었던 고기로 메뉴를 정하고 둘째더러 요리를 하라 했다...
...
왜 아빠맘대로 집을 점령하냐는 둘째의 불만스런 모습이지만 끽소리도 못한다.
산골농부님의 강력한 인생 조언때문에 이집을 장만했기 때문이고....
몇푼안되지만 내가 평생모은 나의 유일한 개인재산인 내 노후 연금과 퇴직금이 몽땅 지놈때문에 사라졌기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더 고마워 하는건 저놈은 모를거다...
살때는 5억후반대의 아파트가 몇년되지도 않았는데 15억에 거래되는 재산상의 증가는 녀석의 무모한 도전이 다행스럽기 까지 한다.
그때 안샀으면 워쩔뻔했나... 생각만 해도 머리카락이 솟아 오른다....집없으믄 장가도 못가는 세상인데....
저놈도 자기집생기면서 거의 동시에 애인도 생겼다.
큰놈도 내집을 주고나니 장가를 가지 않았나?
산골농부도 다늙은 상건달인데....가상화폐에 몰빵 거의 범죄수입으로 집장만하니 감히 생각도 못했던 장가를 갔다... 심지어 공인중개사자격을 가진 부동산 사장님을 마눌로 잡았다...
허긴뭐 사람만 그런가...
새도 암컷을 꼬실려면 집부터 짓는 다는데....
둘이서 10년넘게 모아서 간신히 쬐끄만 집을 마눌소유로 사던날 얼마나 환희에 찼었던가? 돌이켜보면 난 참으로 가난한 사람이다.....다행스러운건 우리는 그게 가난한 건지 모르고 평생 살았을 뿐이었다.
누구나 결혼하면 작은방이나 작은집 전세나 월세로 시작했다. 그게 당연한게 아니라는것을 요즘에야 알아 가고 있다.
세상엔 부자도 많았다는걸 다늙어가는 요즈음에야 확인한다.
이글을 적는 이유는 산골농부님이 어제 술취해서 했던 말이 기억에 긁혔기 때문이다.
"공장에 일할때 여공한태도 퇴짜 맞았던 그때가 지금보다 더 부자였다!" 내가 알기론 청주공장에서 일할때 그때 그는 부모님이 물려준 1000여평의 밭이 유일한 재산이었던걸로 안다. 관리부의 과장이란게 거의 최저임금수준이었고 모아논 돈도 없었던이 분명했었기에 지금 대충 봐도 백억이 넘는 재산을 가진 그가 옛날이 더 부자였다고 하는게 말이 되는가? 그런데 모두들 그것을 인정하고 있다.
나도 지금보다 젊은시절 마눌과 생활하던때가 더 편한하고 행복했으며 여유로웠다.
그때는 솔직히 돈쓸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쓸돈이 없다.
지금은 첫째놈이 이전해 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집과 우리집 두채의 종부세에다가 재산세만 합해도 내 연봉이 거의 까진다.
늙어서 나오는 연금과 미리 받았던 퇴직정산금은 둘째아들놈이 집산다고 생지럴하면서 다털어가고....
평생동안 마눌에게 손벌린적 없었는데....
요즈음엔 마눌에게 용돈 받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없다.
가만 봉께로 산골농부님도 나랑 비스므리 한것 같다.... 자신이 소유한 재산을 자식에게 마눌에게 다 빼앗긴.....
어제 산골농부님이 평창유투버 건달에게 하던말이 생각난다...
니마누라... 의사라고?... 니 아부지가 니한테 줬던 재산 다 니마누라 줬지?
.....
"니나 나나 마눌에게 팽당하믄 끝이다..... 그치?"
그소리 듣자마자 나도 등골이 서늘해진다....
이거 저놈들만의 문제가 아니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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