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저산 꽃이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 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하구나
내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갈줄 아는봄을 반겨헌들 쓸데있나
봄아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가도 여름이 돼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여름이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 요란해도 제절개를 굽히잖는
황국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 되고보면 월백설백 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내 청춘도
아차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내한말 들어보소
인간이 모두가 백살을 산다고 해도
병든날과 잠든날 걱정근심 다제하면 단 오십도 못살인생
아차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 후에 만반진수는 살어생전에 한잔술만도 못허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마러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세월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나무 끄끝터리에다가 대랑 매달아놓고
국곡투식 허는놈과 부모불효 허는놈과
형제화목 못허는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앉아서
한잔 더먹소 덜 먹게 허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사철가 / 판소리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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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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