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아프면 달릴때 추진력 못 낸다”
글·최상권 : 호주 RMIT 대학교 대체의학 대학원 졸업(카이로프랙틱 의학 전공, 박사). 대전 닥터스클리닉 부원장 역임. 현재 목동 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근무. (주)부흥메디칼 스포츠의학 전문 이사. 풀코스 25회 완주. 이 중 13회는 슈퍼맨 복장으로 참가. 닉네임 ‘달리는 슈퍼맨’ 또는 ‘달슈’. 최고기록 풀코스 3시간26분09초, 하프 마라톤 1시간34분40초. 홈페이지 http://cafe.daum. net/marathonpain.
달리면서 주자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어깨 움직임이 조금씩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앞뒤로 힘차게 팔을 흔들면서 달리는 고수들이 있는가 하면 어깨를 늘어뜨린 채 통증을 참고 달리는 주자, 어깨를 거의 고정한 채 달리는 주자, 팔을 옆으로 어색하게 흔들면서 달리는 주자도 있다. 자세는 곧 몸의 언어이다. 바르지 못한 자세는 어깨 관절과 주위 근육들이 비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깨는 네 개의 관절(joint)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른 관절들과 다르게 매달려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팔의 움직임이 비교적 자유롭다. 네 개의 관절 중 첫째는 목 앞쪽의 흉골과 쇄골이 만나는 관절, 둘째는 견갑골(어깻죽지 뼈)의 견봉과 쇄골이 만나는 관절 면이다. 또 셋째는 견갑골과 흉곽이 연결되는 견갑흉곽 관절이며 넷째가 어깨 관절(견관절)이다. 이러한 관절에서 상호 유기적인 움직임과 조화가 있어야 완전한 어깨 운동이 가능하게 된다.
‘세상 짐을 다 지고 있는 듯한 어깨’라는 표현을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어깨는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사용되기 때문에 누구나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달림이의 경우,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추진력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어깨를 앞뒤로 움직여 그 위험이 더욱 크다. 다른 부위도 마찬가지지만 이렇게 특정 부위를 과사용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작은 근육에서 발생하더라도 움직임을 저하시키고 운동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어깨 통증은 목뼈(경추)에서 기인된 목 디스크 돌출증이나 목의 외상, 퇴행으로 인한 관절 면의 병변 등에 의해 나타난다. 목뼈에서 나오는 신경은 주로 어깨와 팔을 거쳐 손을 지배하기 때문에 목 디스크에 걸리면 어깨와 팔, 손까지 저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며 해당되는 신경 분포에 따라 특정 움직임이 저하된다.
심장의 근육에서 비롯되는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은 왼쪽 어깨까지 통증이 방사되며, 우측의 하늑골부에 위치한 간이나 담낭에서의 질환 시에는 우측 어깨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어깨 관절의 증상은 주 호흡을 담당하는 횡격막의 자극과 깊은 관계가 있다. 어깨를 지배하는 신경 분포와 횡격막을 담당하는 신경 지배가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부적인 병변 외에 일부 근육에서의 근막통, 점액낭에서의 염증, 건에서의 염증, 관절의 불안정성과 근육의 약화가 원인이 되는 습관성 어깨 탈구 등이 주원인이라 할 수 있다.
어깨 관절은 퇴행성 관절염과는 거리가 있다. 척추나 골반, 고관절, 무릎 등의 관절은 체중의 압박을 받기 때문에 뼈가 찌그러지고 관절 면이 협소해지지만 어깨는 체중 부하가 오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오십견 증상과 예방법
모든 일에 쉴 새 없이 사용되는 어깨근육은 늘 지쳐있다. 이렇게 수십 년을 사용하다 보면 근육은 움직임이 줄어들고 통증이 발생한다. 이 시기가 바로 50대라 말할 수 있다. 즉 인체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정비를 요하는 시기가 50대인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병적인 상태보다는 반복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며 일부 과사용된 근육에서의 기능적인 부전으로 인해 동작의 제한까지 동반된다. 따라서 어깨 관절 통증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50대이기에 ‘오십견(Frozen shoulder)’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오십견은 지속적인 통증을 방사하는 것은 물론, 각 방향으로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어깨 관절의 활막이 굳어짐으로써 옆으로 벌리는 동작이 어려워 옆구리 쪽으로 바짝 팔을 붙이게 되고 어깨를 약간 올리는 자세를 갖게 된다. 밤에 통증이 심해지며 아픈 쪽을 밑으로 하면 잠을 설칠 정도가 된다. 어깨 관절이 굳어지기 때문에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라고도 한다.
통증에 의해 움직임이 줄어들면 연쇄적으로 강직 현상이 나타나 심할 경우, 바지 뒷주머니로 손을 돌릴 수도 없게 된다. 머리 빗기, 운전 중 핸들을 돌리는 것도 어려워진다. 오십견은 사무직 종사자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고정적인 자세로 장시간 어깨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 층에서 잘 생기는 것을 보면 움직임이 적어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근육의 수축·이완 작용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근육 기능이 유지돼야 건강한 어깨가 되므로 각 방향으로 많이 움직여야 한다. 보통 24개월 내에 자연 치유되지만 개인의 노력에 따라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허리를 숙이고 한쪽 팔은 책상을 잡고 허리를 보호한 후에 아픈 쪽 팔을 시계추처럼 움직이는 것도 좋다. 가벼운 아령 등을 잡고 어깨의 힘을 빼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수건을 양손으로 잡고 팔꿈치를 펴 앞으로 나란히 동작, 머리 위로 올리기, 옆으로 숙이기, 뒤쪽으로 돌려 좌우로 당기기 등 동작을 하면 점차 통증도 줄어들고 관절의 가동 범위도 증가되어 일상에서 조금 더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오십견 외에도 근육 등 연부 조직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회전근개라는 네 개의 근육에 의해서 어깨는 많은 활동을 한다. 또 팔꿈치를 굽히는 근육인 이두박근 등의 여러 근육도 어깨관절을 지나서 건이 부착되기 때문에 팔 근육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어깨 통증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평소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유지하고, 각 근육별 강화 운동을 병행한다면 이러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필자는 어깨 관련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종종 1kg 아령을 양손에 쥐고 트레드밀에서 달린다. 모든 스포츠에서 그렇겠지만, 의학적·해부학적인 면을 고려해 효과적인 운동을 한다면 그것이 치료이며 재활이고, 운동 기능을 최대화시키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반복적인 움직임을 피하고 스트레칭 등을 통해 튼튼한 어깨를 유지하여 ‘세상의 짐’을 홀가분하게 벗고 주로에 서보자.
김정미 사진 기자
첫댓글 쭈욱 올라오는 최수길님의 글을 다 섭렵하진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 참 쉽지만 그러나 두고두고 배우며 클릭하며 고마워라 할텐데요. 미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