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전]
역시 이창호의 향기는 진했다!
12월 11일 중국 강서성 난창 등왕각에서 벌어진 제7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이창호 9단이 콩지에 7단을 195수 끝에 흑불계로 누르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8강전에서 완벽한 마무리 솜씨를 보여줬던 이창호 9단은 콩지에 7단과의 대국에서도 칼날 같은 마무리를 과시했다. 유유한 흐름을 선호하는 두 기사답게 중반까진 물 흐르는 듯한 진행이었지만 종반 콩지에 7단의 초조함이 팽팽했던 형세를 일순간에 흩뜨려버렸다.
사이버오로 해설의 김영삼 8단은 “콩지에 7단이 못 뒀다기보다 이창호 9단이 워낙 잘 둔 바둑입니다. 콩지에 7단의 끈끈한 버팀을 훌륭하게 선방하면서 단 한 번의 찬스도 내주지 않았네요. 종반에 와서 콩지에 7단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장면은 완벽에 가까웠습니다.”라며 이창호 9단의 완승국이란 촌평을 덧붙였다.
구리 9단에게 승리한 후 동생 이영호 씨와 늦은 시각까지 안마를 받았다던 이창호 9단은 이튿날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 재미있는 내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까지 내비쳤다고 한다. 결승에 오른 이창호 9단은 콩지에 7단과 4승 2패의 역대전적을 기록하게 됐고 춘란배까지 3연승을 달렸다.
창하오 9단과 저우허양의 또 다른 준결승전은 창하오 9단이 예상대로 144수 끝에 백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선착했다. 90년대부터 이창호 9단과 끊임없는 결승대결을 벌였던 창하오 9단은 통산 9번째 결승무대를 갖는다.
두 기사간의 역대전적은 이창호 9단이 21승 8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한다. 그러나 2005년 이후엔 창하오 9단이 4승 2패로 앞서고 있어 결승전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 힘든 혼전이 예상된다. 이창호 9단은 11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와 9회 농심신라면배 3차전에서 창하오 9단에게 연거푸 무릎을 꿇은바 있다.
춘란배 결승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춘란배 최다 우승자인 이창호 9단이 창하오 9단을 물리친다면 2003년, 2005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가져간다. 지난 대회 구리 9단에게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던 창하오 9단이 또다시 비운의 주인공이 될 것인지, 아니면 이창호 9단을 연거푸 물리치고 첫 우승을 차지할 것인지 벌써부터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1999년부터 시작해 일곱 번째 대회가 열리는 춘란배는 한국이 4회, 일본이 1회, 중국이 1회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 가전업체인 춘란그룹이 후원하는 춘란배는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 덤 7집 반이며 우승상금은 15만 달러(한화 약 2억 2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5만 달러다.
※제7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준결승전 결과
○콩지에 7단 ●이창호 9단 - 195수 끝 흑불계승! 이창호 결승진출!
○창하오 9단 ●저우허양 9단 - 144수 끝 백불계승! 창하오 결승진출!
결승전, 이창호-창하오 3번기로 우승 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