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83) - 2016 해파랑길 770 이음단 기행록(17)
~ 수로부인길, 맹방해변 지나 삼척 항에 이르다(임원 항 – 삼척 항 40.5km)
5월 25일(수), 맑고 더운 날씨다. 아침 일찍 숙소 앞의 식당(24시 돼지집)에서 백반을 들고 8시에 숙소를 출발하여 삼척으로 향하였다. 오늘 코스는 해파랑길 삼척 ~ 동해구간 30~32코스 39.6km.
잠시 후 임원초등학교 앞을 지나니 교문에 세계일화(世界一花)라 새긴 표어가 2년 전에 걸으며 인상 깊게 본 기억을 일깬다. 그 다음부터의 코스는 국도 따라 걸었던 2년 전과는 다른 길, 검봉산자연휴양림의 임도로 들어서니 수로부인길이라 새긴 푯말이 눈에 띤다. 임도를 따라 고개 마루에 이르니 야치목재라 새긴 설명문에 주변의 숲이 울창하고 호랑이 운운의 글이 적혀 있다. 수로부인이나 호랑이 출몰하던 길 등의 전설이 서린 곳을 지나누나.
대원들이 야치목재 넘어 용호 해변으로 이어지는 수로부인 길을 걷고 있다
임도를 지나 해안으로 나오니 용호 해변, 경관이 아름답고 레알바이크가 운행되는 숲길이 운치 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하는 동안 지원 팀에서 오이를 내놓는다. 더위에 땀을 많이 흘려 적절한 간식, 휴식 후 마을길을 돌아 차도로 올라가니 황영조 기념관이 900미터 지점에 있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황영조는 삼척시 초곡 마을 출신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한 번의 올림픽 우승으로 고장을 빛내며 자신의 삶에 결정적 전환을 이룬 기린아다. 지나는 길에 잠시 경내를 둘러보며 기념촬영도 하였다.
그곳에서 내려와 20여분 걸으니 11시 20분에 점심장소(세일막국수집)에 이른다. 메뉴는 막국수와 뼈 해장국으로 미리 주문을 하였다. 오늘 따라 이번 걷기 중 가장 더운 날씨, 시원한 막국수가 제격이다. 예정된 코스가 40여km라 영양보충 삼아 뼈 해장국을 드는 이가 더 많다.
12시 10분에 오후 걷기에 나섰다. 차도를 따라 동막교를 건너니 부남마을의 들길로 접어든다. 해변의 소나무 숲이 울창하고 하천 따라 들판이 길게 이어지는 농로를 한 시간여 걸으며 강원도의 농촌풍경을 눈여겨본다. 교가오리 마을 입구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간식(오이와 바나나)을 들고 한참을 걸으니 덕산 해변에 이른다. 다리를 건너니 맹방해변, 2년 전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한 숲길로 들어섰는데 새로 조성한 것으로 여겨지는 맹방해안도로가 깨끗하고 꽃 잔디가 활짝 피어 눈부시다.
하맹방에서 상맹방으로 이어지는 긴 해안을 지나 소나무 숲으로 들어와 잠시 휴식, 지원 팀이 제공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땀을 식힌다. 이곳에서 출발하니 오후 3시 40분, 남은 거리가 12km쯤으로 갈 길이 멀다.
큰 고개를 넘는 차도로 들어서 30여분 오르니 삼척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쉬지않고 고개를 넘으니 차도에서 다시 옆길을 따라 시내로 들어선다. 30여분 걸으니 강변길에 이른다. 강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산책로의 명칭은 오랍드리 산소길, 산책로 따라 시내를 관통하여 죽서루 인근까지 내려갔다가 반대편 강변길로 다시 올라오는 코스가 매우 아름답고 운치 있다. 사흘 후(28일)부터 장미축제가 예정되어 있어 활짝 핀 수십만 송이 장미꽃 화단이 화려하고.
장미꽃 축제가 열리는 강변의 모습, 강건너에는 동양시멘트 공장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강변길을 벗어나 삼척 항으로 들어서니 오후 6시가 지났다. 도착지점은 삼척 항 어판 장 끝자락의 이사부광장 앞, 이번 해파랑길 코스 중 가장 긴 40. 5km를 한 명의 낙오도 없이 완보하였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아득하더니 긴 여정 무사히 마치고 서로 손뼉을 마주치며 축하 한 후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는 기분이 뿌듯하다.
바닷가 숙소(모텔 파라다이스)에 여장을 풀고 인근의 식당(삼순돌이 생선구이)에서 먹는 저녁(메뉴는 닭도리탕, 생선구이, 부대찌개 중 취향대로 선택)이 맛있다. 오늘로 19일째, 770km 여정 중 500km를 넘어섰다, 가장 긴 코스를 무사히 끝냈으니 남은 10일 동안 더 보람되고 행복한 걷기에 나서자.
* 오늘 걸은 코스는 일부 차도를 빼고는 전에 걸었던 길과 다른 새로운 길이다. 수로부인길, 부남 농촌지역 지나 덕산 해변에 이르는 길, 맹방해변 길이 무난하였고 삼척 시내 강변길은 명품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좋은 길이라 여겨진다. 이를 개설하고 가꾼 삼척시와 시민에게 감사.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24시 돼지집에서의 백반과 막국수,뼈해장국...게다가 저녁엔 파라다이스에서순돌이 생선구이라니...진정한 식도락가십니다. 불타는 금요일 밤...뭐라도 입에 물고 쫙쫙 씹어얄 듯 싶네요. 동해 척은 저를 기억할까요
김태호교수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