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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부 3월 11일 목요일 밤 9시 55분
$#1. 13부 엔딩의 까페앞, 낮
길진의 차, 주차장에 주차하고 있다.
$#2. 길진의 차 안
신형, 조수석에 앉아있다.
신형 (길진에게) 어디야?
길진 내려. 현수, 기다려.
신형 현수? 재호 만나러 갔는데...
길진 넷이 만나서 술 한잔 하기로 했어. (하고 내린다.)
신형 (답답한)
$#3. 까페 안
재호, 현수 외면하고 있고 현수, 차마시고 잔 내려놓으며 재호 보면,
현수 신형언니, 길진 오빠 올거야. 너랑 나 서먹해 있는거 두사람 한테 보이기 싫어.
웃자.
재호 (현수 보면) ?
현수 웃어. 내가 너 싫다고 그건것두 아니구 내가 널 선택한 걸 감 사하다고까지 하는
데 기분 안좋아?
재호 (현수 보면) 난 갈래.
현수 ?
재호 두사람 보기 싫어. (하고 일어서려는데)
카메라 입구쪽으로 돌아가면 길진, 신형 들어선다. 현수, 길진, 신형 보고 손 들면,
현수 오빠, 여기야.
재호 (돌아본다.)
신형 (재호보고, 순간 멈추고)
시간경과
웨이터, 각자의 잔에 물따라주고 간다. 신형, 음식 먹는다.
현수 (재호에게) 팍팍좀 먹어라. 박력있게.
재호 (작게 웃고 먹다 슬쩍 신형쪽 보면)
신형 (길진 보면) 맛있다.
길진 (신형 보면) 괜찮은데.
재호 (그런 두사람 보며 생각하다. 그런 재호의 얼굴 위로)
재호 (답답해 진다. 맘 다잡고 길진 보며) 송교수님,
길진 (재호 보면)
재호 현수랑 저랑 너무 잘 어울리지 않아요? 제 생각엔 이교수님 하고 송교수님보다
저의가 훨더 잘 어울리는거 같은데.
길진 (작게 웃으며) 아직은 두고 봐야지.
재호 (신형 보며 웃지 않고) 이교수님은요? 신형 (난처한 어색하게) 잘 어울린다.
재호 (신형의 눈 보며, 맘아픈 비아냥) 부럽죠? 우린 젊으니까. 이 십대하고 삼십대하
곤 확실히 다르죠.
신형 (씁쓸한게 웃으며 음식 먹으며) 그래. 니넨 젊고 우린... 늙었 지.
재호 (짐짓 기분 좋은 척 물잔 들고 현수에게) 부라보하자.
현수 (이상하다는 듯 재호 본다.)
재호 (현수 보며) 맹물이지만 기분 좀 내자구. 자, 팔기고. (하며 현수의 팔 낀다.)
현수 좋아.
재호 (팔 걸고) 원샷이다.
현수 그래, 원샷.
재호 (마시며 신형에게 눈빛주고)
신형 (그런 재호, 조금은 서글프게 본다.)
$#4. 까페 밖, 저녁무렵
길진, 재호, 신형, 현수 길진의 차 앞에 서있다.
길진 (신형 보며) 신형인 내 차 타라. (현수 보며) 현수는 재호 차 탈거지?
현수 그럼, 그래야지.
길진 (재호 보며) 잘 따라 와라.
재호 (짐짓 웃으며) 천만의 말씀이죠. 저는 뒤에 처져서는 안가요. 제가 앞에 가죠.
제 차 따라 오세요. (하고 현수 어깨 감싸고) 가자. (현수와 걸어간다.)
신형 (재호와 현수 보고)
길진 (그런 신형 보며) 안 타?
신형 (어색하게 웃으며) 탈게.
$#5. 도로
재호의 차 앞서서 가고 뒤에 길진의 차 온다.
$#6. 재호의 차 안
현수 (기분 좋은 얼굴로 운전하는 재호보며) 다음부턴 이번처럼 며 칠씩 연락없고 그
러기 없기다. 핸드폰 반드시 켜 놓고 하루에 두 세 번은 반드시 확인하고. 어때?
재호 (룸미러 계속 보며 건성으로) 그래.
현수 메모 확인하면 반드시 전화주고.
재호 (건성으로) 그럴게. (하고 룸미러 보면 신형이 보인다.)
$#7. 길진의 차 안
길진, 운전하고 있고 신형, 앞을 안보러 의식적으로 시선을 길진 주고 있다.
길진 (앞보고) 왜 그렇게 날 봐?
신형 (무덤덤하게) 좋아서.
길진 별안간 왜 내가 좋아?
신형 (건조한) 몰라, 그냥 보고싶어.
길진 보지마.
신형 싫어, 형 안보면 볼 데가 없어. 앞에 재호 차 가는거 보기 싫 어.
길진 (순간 신형 본다) ?
신형 (길진 외면하고 고개 돌려 옆 창가 본다)
$#8. 달리는 길진과 재호의 차
$#9. 신형의 집 앞, 밤
재호, 차에서 나와 현수 옆에 서있고 현수, 초인종 누른다.
현수 아줌마, 저 왔어요. (하고 재호 본다)
재호 잘 자라.
현수 그냥 갈거야?
재호 (현수 보면)
현수 (재호의 뺨에 입맞춘다.)
재호 (현수 보면)
현수 (작게 웃으며) 니가 하두 안해줘서 내가 먼저 했다. (대문 열 고) 나 얼굴 빨개
졌지? 들어갈게. (하고 들어간다.)
재호 (씁쓸하다, 차로 와 타고 간다)
현수 (대문 빼꼼히 열고 가는 재호 보며 작게 웃는다)
$#10. 길진의 집 앞
길진의 차 멈춰 서있고 신형, 길진 차에서 나와 서있다.
길진 집앞까지 가지 왜 여기서 내려?
신형 걸을려구, 다리 살 좀 뺄려구.
길진 니가 뺄 살이 어딧어?
신형 놀려?
길진 (웃고) 살 뺄 생각하지 말구 밤마다 니 키나 좀 눌러라.
신형 (자기 손으로 머리 누르며) 이렇게?
길진 (웃으며) 놔둬라. 니가 니 키 누르느니 내가 크는게 빠르겠다.
신형 (웃으며) 갈게.
길진 조심해가라.
신형 (가고)
길진 (가는 신형 웃으며 보는)
$#11. 신형의 집 가는길
신형, 걸어가는데 앞에서 불빛이 번쩍인다. 신형, 눈부시게 보면 차에서 재호 나온다.
신형 (지나쳐가려하면)
재호 이교수님!
신형 (그냥 간다)
재호 (신형에게 달려와 신형의 앞 막는다)
신형 집에가.
재호 물어볼 말이 있어요.
신형 (작게 한숨쉬고) 무슨 말인지 빨리 묻고 가.
재호 송교수님하고 어떤 사이예요?
신형 (재호 보면서 담담하게) 좋아하는 사이야
재호 (어렵게) 결혼할 ... 사이예요?
신형 그렇게 될 수도 있지.
재호 그렇게 안될 수도 .... 있어요?
신형 그건 니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재호 상관있어요.
신형 (재호 보면)
재호 나, 이교수님, 좋아하는거 같아요.
신형 (그말 듣기가 무섭다.) 난 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재호 다시 말해요?
신형 듣고 싶지 않아. 정말 듣고싶지 않다. 재호야. (하고 간다)
재호 (가는 신형보고 조금 화가 난 듯) 좋아한다구요.
신형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재호 보며) 현수한테나 잘해.
재호 (서운한)?!
신형 (가고)
$#12. 파출소 밖
순경1, 석구와 달건을 양파에 끼고 실실 웃으면 나온다. 석구, 달건 영문을 모르겠다
는 듯 따라 나온다.
석구 왜 이래요?
달건 우릴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
순경1 니들 데리고 어딜가, 네가. 집에 보내줄라 그러지. 집에. (작 고 있던 팔 풀고
두 사람 어깨 툭툭 치며) 다음 부턴 불 지 르지 말고, 알았지? 담배불도 조심하란 말
야.
석구 우리 빵에 안넣요?
달건 (석구 툭 치며, 순경 눈치 보며) 안넣는다잖아. 임마.
석구 (순경 보며) 왜요? 왜 안넣는거예요? 우리가 이뻐서 그런것 도 아닐 테고 고와서
그런 그런것두 아닐텐데. 방화범은 합의 도 안된다면서요?
순경1 그것까진 니네들이 알 필요없어. 니들은 그냥 집에 가서 나라 에 충성하고 하
늘에 감사하면서 살면 돼. 알겠냐?
달건 (석구에게) 야, 가자. 보내줄 때 가잔마.
그 때 장고 석구와 달건쪽으로 오며,
장고 이제 나왔냐?
석구와 달건, 장고 본다.
석구 여기 웬일이야?
순경1 (장고에게) 왔냐?
석구, 달건 무슨 일인가 싶어 서로 쳐다보고,
장고 (석구의 어깨치며, 비웃음) 넌 진짜 친구하난 잘 뒀더라.
석구 무슨 말이야?
장고 몰랐어?
석구 뭘?
장고 재호가 너 빼달라구 나한첸 와서 무릎 꿇었다. 신길동 전부 나한테 넘겼어.
석구 (눈빛 무섭게 장고 본다. 그러다 아무 생각도 안나는지 멍하 게 몇 걸음 가다가
갑자기 돌아서서 순경과 같이 파출소로 들어가는 장고 잡으며) 죽여버릴거야!
하고 장고의 얼굴 치고 장고 쓰러지면 장고 위에 올라 타 마구 때린다.
순경, 달건 석구 잡으며 '왜그래' , '놔'하며 말리지만 석구의 힘을 당할 수 없다.
석구 순경과 달건 뿌리치며 소리친다.
석구 놔!
$#13. 재호의 집 동네
달건, 헉헉거리며 뛰어간다.
$#14. 유치장
석구, 얼굴이 피투성이가 돼 갇힌다.
순경1 (씩씩대며 석구에게) 너 니 소원대로 거기서 환번 썩어봐, 이 제는 니 할미가
와서 빌어도 안빼줘, 임마!
석구 누가 겁나냐, 바라던 바다!
$#15. 진숙의 방
달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있다. 인숙과 진숙, 그런 달건 보고 있고, 재영은 속상
한 얼굴로 앉아 있다. 방문 밖에서는 신자와 미선이 빼꼼히 들여다 보고 있다.
달건 (물잔 내려놓고 한숨쉬고 있고)
진숙 (답답한 얼굴로) 그래서 석구는 다시 들어간거야?
달건 그렇다니까요. 장고라는 애 코를 묵사발을 만들어 놨어요. 아, 자식. 무슨 주먹
이 그렇게 샌지 몰라, 그거. 한 대 뻑 치니까 떡하는 소리가 나더라구. 알고 봤더니
그게 코뼈 나가는 소리 더라구, 나도 말린다구 말렸는데 힘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와, 눈 뒤집히니끼 무섭더라. 그놈, 맨 날 입으로만 나불대서 주먹은 비진줄 알았는데
아니예요. 완전 쇠망치더라구요.
진숙 (달건 보며) 그래서, 그 주먹이 부러워?
달건 (어리버리하게) 네?
인숙 부럽다는 소리야? 무식하다소리지.
신자 (끼어들며) 그게 어디 무식하다 소리야, 부럽다 소리지.
미선 진짜 석구 오빠 터프하네. 박력있다.
신자 (미선 보며) 땅콩, 우데 으른들 하는 말에 끼어들어. 아프다고 조퇴까지 한년이,
쌩쌩하게... 그래 일하기 귀찮아, 밥은 우째 떠 넣는지. 정신차려, 니! 남자 박력있은
거 그거 하나 쓸데없 는거야. 사내가 돈만 잘 벌면 되지 박력은 있어 뭐하구로? 니 그
런 놈이랑 살다간 사흘들이로 맞어. 아나?
미선 난 맞어두 괜찮아. 맵집이 좋잖아. 어떤 놈이 엄마만큼 때리 겠냐?
신자 (미선 보며) 이 또 뭐라캐? (하고 때리고)
진숙 (그런 신자와 미선 보며) 그집은...
재영 (울상 돼, 소리치는) 그 집은 가세요, 좀!
신자 (재영보며) 알았다. 간다. 치사스러버서 가, 꼭 재미난거 있으 면 지들기리만 속
닥속닥대고 나쁜 것들. (하면 미선 끌고) 인 나. (하며, 나가고)
미선 (재영 흘겨보며) 기집애. (하고 나가고)
문밖에서 신자 방에 대고 부러 들으라고 말하는,
신자E 가자 가. 치사스럽다. 치사스러.
진숙 (열받아. 혼잣말처럼 궁시렁) 야- 진짜 골 흔들려 못살겠네. 치사스러운 것도 많
다. 언니니까 봐주지 손아래였으면....
인숙 (진숙보며) 패주고 싶지?
진숙 (인숙 밉게 보는)
재영 (진숙보며, 울상) 석구 오빠 이제 어떻게 해?
진숙 (재영보며) 뭘 어떻게 해? 감방 가고싶어 환장한 놈인데. 살 라 그래, 거기서!
$#16. 재호의 집 수돗가 + 마루
달건, 인숙, 진숙의 방문 열고 나오고,
달건 (인숙 밉게 보며) 여인숙, 넌 신랑이 파출소에서 몇 날 며칠 썩는데 면회도 안오
냐?
인숙 (눈치보며) 갈려 그랬는데....
달건 (버럭) 니가 뭘 올려그래! 이모님 가게에 있는 경희도 왔다. 와서 해장국 사주고
담배도 사주고...
인숙 (울며) 난 당신이 초라하게 있는게 보기가 안되서...
달건 듣기 싫어. 희진이 어디갔어?
인수 아까 전화왔는데, 언니네 가게에 있다구.
달건 (인숙에게) 애가 술집에 가? 도대체 애가 그런데서 뭘 보고 배우겠냐? 애한테 관
심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진숙 자네가 잘해, 자네나. (달건과 인숙 진숙보면) 애교육 문제 그 렇게 신경쓰는 사
람이 파출소를 들락거려? 인숙이 쟤도 하루 종일 자네 때문에 맘 졸이구, 오늘두 일
있다구 잔치집에 가 서 하루 품파랐어. 사람 좀 엔간히 볶아라.
달건 (인숙보며) 내가 한번마 더 말해, 애, 애인처럼에 다시 보내면 나, 정말 경희랑
살아버린다. 알아들어! (하고 밖으로 나간다 )
인숙 (인숙보며 혀 차고) 거기서 뭐하니! 잡으러 가지.
$#17. 재호의 집 전형, 아침
$#18. 재호의 방
재호, 책가방 챙기는데 노크 소리난다. 재호, 돌아보면 재영, 미안한 얼굴로 문 살짝
열고 들어온다. 재호, 못본척하고 가방챙긴다.
재영 (깔린 이불 개며, 눈치보며) 잘 잤어? 왜 아침밥 안먹어. 우유 줄까?
재호 됐어.
재영 오빠 화났어?
재호 ...
재영 석구 오빠 또 사고쳐서 이모부만 나온거 알어?
재호 어제 들어오다가 이모 가게앞에서 이모부 만났어. 애기 들었 어.
재영 (눈치보며) 어떡할거야?
재호 (재영 보면, 속상한)
재영 (미안한 눈치보며) 한번만 더 해주면 안돼? 폭력은 합의 되 는거 잖아. 합의 안
되는 것두 오빠가 했으니까 이번엔 더 쉽 지 않어?
재호 (재영 보고, 사이) 석구 안빼주면 너, 나 안본댔지. 그 말 진 심이었어?
재영 (고개 숙인다.)
재호 (가방 챙기며, 재영 안보고) 한번 더 해볼게.
재영 (재호 보면)
재호 하지만 석구룰 만나란 뚯을 아니야. 이번에 다시 석구 만나면 그땐 내가 너 진짜
안봐. (가방 챙겨, 나가다.)
$#19. 재호의 집 앞 + 차 안
재호, 걸어나와 차에 타고는 핸드폰 건다. 신호가다 떨어지면,
재호 장고형, 나야, 이번엔 또 얼마면 돼?
$#20. 인숙의 방
달건, 한쪽에 누워 있다. 희진 밥먹고 있고 인숙, 달건 보며,
인숙 일 안나가요?
달건 일자리가 있어야 나가지. 당신이 벌잖아. 내가 일년 반 먹여 줬으니까. 당신이
나 일년만 먹여줘.
인숙 일자리 없다고 안나가면 어떻게 해요, 나가서 찾아봐야지.
달건 (일어나 인숙보며) 그 말 뜻이 뭐야? 밥 먹여주기 싫단 애기 야? 내가 밥 먹는게
아깝단 애기야?
인숙 아니, 그뜻이 아니라...
달건 (희진 보며) 넌 학교 안가?
희진 밥 아직 안 먹었어.
달건 무슨 밥을 진종일 먹어. 빨리 먹고 가! (하고 다시 눕는다.)
인숙 (궁시렁) 왜 애한테까지 화를 내고 그래요.
희진 (인숙 보고) 난 왜 그런지 알아.
인숙 (희진 보면)
희진 경희 언니 보고싶어서 그래.
인숙 ! (달건 보고)
$#21. 재호의 집 앞
미선, 재영 끌고 나온다.
재영 (끌려 나오며) 왜 이래. 이거 놔!
미선 놀 때 놔줄게 따라오기나 해.
재영 (하고 끌고간다.)
$#22. 동네 골목
재영, 벽에 붙어 서있고 미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재영 뭐해?
미선 우리 엄마 있나 없나 확인하는거야. 가게 갔거든. 혹시 오다 가 볼까봐 그래.
재영 니네 엄마가 보면 어때서?
미선 난 우리 엄마 하루에 다섯시간 이상 보고싶지 않은 사람이야. 엄마한테 내 사생
활 다 보이고 싶지않어. 난 엄마한테 베일에 싸이고 싶단 말야.
재영 왜?
미선 우리 엄마가 날 알면 알수록 심장만 나빠져. 효도하는 마음이 지. 톡 까놓고 얘
기해서 우리엄마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본 다면 너, 우리 엄마가 칠십을 넘길수 있
을거 같냐?
재영 (미선보면)
미선 절대 넘길수 없어. 재영 넌 니가 화병 일으키는 앤줄 알긴 아니?
미선 알지. 참, 석구 오빠 어떻게 됐냐?
재영 몰라.
미선 뭘 몰라? 대학까지 다니는 기집애가
재영 그게 대학이랑 무슨 상관이니? 모르면 모르는거지.
미선 니 오빠한테 끗발 좀 쓰라그래. 석구 오빠 인생은 니 오빠 손 아귀에 있는거 아
니냐?
미선 (재영보며) 그렇게 말하지마. 니 신랑이 될지 내 신랑이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말하진 마. 내가 우리 어마한테 척하느라구 석구 오빠 면회 한번 못갔지만 내 속은 끊
어. 등짝에 뾰두락 지 났단말이야.
재영 쓸데없는 소리 말구 일이나 가. 니네 직장은 지각도 없니?
미선 우리 직장도 지각있구 조퇴있구 퇴근 있어. 나두 입에 풀치할 려구 일 다니는데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다.
재영 (짜증내며) 그럼 뭐가 문제야?
미선 나 석구 보고싶어.
재영 난 너 보기 싫어!
$#23. 진숙의 방
인숙, 한쪽에 누워있고 진숙, 옷 갈아입고 있다.
진숙 (눠워있는 인숙 보며) 파출부 안나가?
인숙 좀 더 누워 있다가.
진숙 (짜증스레) 일어나라.
인숙 (일어난다)
진숙 (옷 입으며, 인숙 보며) 경희가 뭐가 아쉬워서 달건이랑... 달 건이가 돈이 있어.
인물이 있어, 성격이 좋아. 니가 염려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얼굴 좀 풀어라.
인숙 정말 그런 일은 없겠지?
진숙 (인숙의 옆에 앉으며) 야, 넌 니 신랑이 그렇게 멋져 보이니? 제눈에 안경이라지
만 난 너 보면 썬그라스 끼고 있는거 같애. 아무리 사랑이 눈에 콩깍지 씌이는거라지
만 아닌건 아니지. 달건이, 서서방, 별로야.
E 난 걔가 아니 서서방이 죽은 지여편네 골골했다구 여자 정하 는 기준을 등치에 뒀다
는 애길 듣고, 그 때 아 이사람 정상은 아니구나 판단했다. 너랑 결혼한다구 나한테
왔을 때 사랑한 단 말은 사랑에 사자도 안꺼냈어. 계속 등치 얘기만 하더라 구, 다리
통을 봐라. 팔뚝을 봐라. 인숙이 정말 맘에 든다. (한 숨) 레슬링 선수 고르니? 일본
스모 선수 고르냐구.
인숙 (진숙 밉게 보며) 언니는 나 사는게 샘나? 부부사이가 좀 않 좋다 그러면 어떻게
좀 살아보라구 옆에서 거들지는 못할망 정 깽판치는 것두 아니구 그런 말을 뭐하러
해?
진숙 하두 찡찡대니까 하는 소리야. 사람이 백년을 사냐, 이백년을 사냐. 사는 동안은
정답게 살란말이야. 나야 살사람을 못만나 서 그렇가구 하지만. 난 말이다 정말 남자
만면 잘 살 자신 있어. 니들처럼 아웅다웅 다투니 않구. 친구처럼 애인처럼, 재 미나
게.
인숙 (진숙보며) 언니 아직두 꿈꾸냐? 아직두 그 나이에 결혼할수 있다구 생각해?
진숙 물론. 난 육십이되두 칠십이되두 여자야. 만약 내가 살아서 결혼 못하면, 유언이
다. 죽어서라도 영혼 결혼식 시켜줘.
인숙 (진숙에게 밉지않게 눈흘기고 웃으며) 꿈두 야무지요,
진숙 나, 넌 일어났으나까 일 나간다. 가게 며칠 동안 비워놔서 궁 금하네. (일어나
면)
인숙 참, 언니 언니. (하고 진숙 잡는다.)
진숙 (인숙 보면)
인숙 혜자언니가 언니 한번 만나쟤. 되게되게 보고싶어하는 눈치더 라. 자기 잘 산다
고 자랑하고 싶은가봐.
진숙 (기분 상해 인숙보면) 자랑할것두 되게없다.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팔자 늘
어진게 뭐 자랑할 일이라구. 난 내 손으 로 벌어 내가 먹어. 하나두 자랑할 거 없다구
전해.
인숙 언니 남편 있는 줄 안다니까. 내가 후라이 쳤잖아. 잊었어? 한번 만나. 만나서
있는대로 뻥쳐가지구 기분 좀 풀구. 좋잖 아. 덕분에 나도 재미난 구경 좀 하구.
진숙 (인숙보며) 보고 싶지않아. 왕년에 재수없던 애가 다시 만나 서 재수 있을거같지
않구. 안부 물으면 잘 먹구 잘 살라 그 래. 정식씨랑 내 사이에 끼어들어서 초칠 때
나, 내 인생에서 걔 썩은 이 뽑듯 뽑았어.
$#24. 파출소 앞
석구 (재호에게 멱살 끌려 나오며 소리친다.) 안나가! 안나가! 놔 이자식아!
재호 (보며, 버럭) 조용히 해! 아직도 할말이 남았어!
석구 !
재호 따라와! (하며 끌고가려하면)
석구 (거칠게 재호의 손 뿌리친다)
재호 (석구 본다)
석구 (화난) 너 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줘? 날 왜 이렇게 미안하 게 하냐구! 나 어차
피 인생 막가는 놈이야. 소년원 갔나 나왔 을때부터 아, 내 인생은 종쳤구나. 하루 밥
세끼 얻어먹고, 달 려 오는 차가 받으면 죽고 안받으면 살고, 인생 그렇게 살기 로 작
정한 놈이야. 게짝 나르면서도 너는 모르겠지만 나 반이 상은 삥땅 쳤어. 내가 너 시
키는 대로 했으면 니 상권 신길동 도 우수워. 방배동도 우습다. 신사동까지 벌써 니손
안에 다 들어갔어. 그게 왜 안됐냐? 다 내 탓이야.
재호 (무표정하게 석구 보면)
석구 넌 벨도 없냐? (맘아프지만 짐짓 웃으며) 내가 친구하구? 내 가 어려서 나한테
좀 잘해줬다구, 애들이 따돌린때 내가 안 따돌렸다구. (맘아프게 소리내어 웃다 표정
굳어지며) 아니, 아니야. 애들이 너 따돌리듯 날 따돌려서 어쩔수 없이 난 너 랑 논거
야. 공부 잘하는 놈은 공부 못한다구, 주먹 센 놈은 주먹 약하다구, 기집애들은 얼굴
드럽고 돈 없다구... 그렇게 날 따돌리고, (한숨 쉬고, 사이) 너랑 나랑 만난건 내가
착해 서가 아니라 어쩔수 없어서 만난거야. 따돌림 당하는 놈끼리 . 알아들어?
재호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몇 장 꺼내 석구 옷에 넣주며) 해장국 이나 먹고 들어가.
(하고 가려면)
석구 (재호 잡는다. 눈가 그렁해져) 나 빼낼려구 또 얼마나 어? 상권 넘겨주구 이번엔
또 얼마야?!
재호 얼만지 알면 니가 갚아줄거야? 재영이 만나지 말라는 대가야. 고마워 할 필요 없
어. 미안할 필요도 없구,
석구 (재호 보면)
재호 니 일자리 없다. 난 이제 중개일만 할거니까. 장고 밑에 가. (하고 간다.)
석구 (눈가 그렁해 가는 재호 허탈하게 보고)
$#25. 재영의 학교 앞
재영, 친구들과 걸어나온다. 카메라 돌면 한쪽에 석구 서있다. 석구, 재영 발견하곤
다가가 끌고 간다.
친구1 (놀라) 재영아, 누구야?
재영 오빠 언제 나왔어? 어떻게 나왔어?
석구 (말없이 끌고간다.)
$#26. 길거리
석구, 한참을 끌고가더니 멈춰선다. 갑자기 재영의 입을 맞춘다. 재영, 놀라 몸부림치
지만 석구, 놓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 쳐다보며 지나간다. 석구 입맞추고 재영 놓으면 재영, 석구의 뺨 친
다.
석구 (눈가 붉어져 재영본다)
재영 (놀란 얼굴로 입닦으며) 뭐하는 짓이야?
석구 (주머니에서 손수건 준다)
재영 (그런 석구 보면) ?!
석구 받어, 입 드러울텐데 닦어라.
재영 (석구 보면)
석구 (맘 아프지만 참고) 나, 이렇게 막 되먹은 놈이야. 재수 없지? 다신 내 얼굴도
보기 싫지? 징그럽지?
재영 (석구 보면)
석구 나두 너 이젠 싫다. (돌아서 간다. 가는 석구의 눈가 그렁하 다)
재영 (눈가 그렁해 작게 웅얼거린다) 석구 오빠...
$#27. 가로수 길
현수, 재호 걷고 있다. 현수 걷다가 머춰서서 가는 재호 본다. 재호, 뒤돌면.
현수 (재호 보며) 왜 아무말도 안해?
재호 걷고 싶어.
현수 말하면서 걸어두 되잖아.
재호 말할 땐 말하구 걸을땐 걷구 싶다.
현수 우리 아버지 오신대.
재호 (현수 보면)?
현수 아직 날짜는 못잡으셨는데 조만간 오신다구. 만나줄거지?
재호 (가만히 서있다 다시 걷는다. 답답한)
현수 (그런 재호 보고)
$#28. 학교 벤치
신형, 길진 커피마시고 있다.
길진 (신형 보며, 편하게) 논문, 준비해야지?
신형 (딴 생각하는, 안 보고 웃으며) 해야지.
길진 주제는 정했니?
신형 (차 마시고) 아직.
길진 (자꾸, 말 끊는 신형이 서운하다. 참고, 보며) 고서대 김교수 님이, 니 논문 봐
주고 싶으시대드라. 한 번 연락해라.
신형 (안보고) 응.
길진 (굳은) 이신형.
신형 ?
길진 너 왜 이렇게 성의없이 대답해, 사람 앞에두고 무슨 딴 생각 을 그렇게 하냐구?
신형 (미안해) 내, 내가... 그랬어. 미안해 형.
길진 (이내, 그런 신형 안스런, 따뜻하게) 미안하단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니가
무슨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어. 말해줄래.
신형 (거짓말, 머리 귀등으로 넘기며) 아무 생각안해.
길진 내가 너 불편하게 하니? 왜 거짓말해. 아니라고 하지마. 너 거짓말할 때 마다 머
리 넘기는 버릇 있는 거몰라?
신형 (머리 귓등으로 넘기다, 멈추고, 다시 길진보는)
길지너 (서글프게 웃고, 차 한모금 마시고, 안보고) 내가 인내심이 많 은 사람이었으
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신형이가 아무리 제 마 음을 늦게 털어놔도, 지금처럼 다구치
지 않고... 편하게 마냥 기다려주는 (신형보며) 미안하다, 다구쳐서.
신형 (길진에게 미안해, 외면하는 그러다 다시 길진 보면)
길진 (편하게 차마시고)...
$#29. 신형의 집 거실
인숙, 대걸래로 바닥 닦고 있다. 혜자, 병국과 전화하고 있다.
혜자 (답답한 얼굴이다.)
병국E (버럭) 내 말을 도대체 뭐로 듣는거야?
혜자 (귀가 따갑다는 듯 수화기 귀에서 뗐다 다시 대고 말한다.)
내가 당신말을 뭘로 듣다뇨. 귀로 듣지. 내가 말했잖아요. 돈 해준다구. 석달만난 여
자친구한테는 ... (하는데)
인숙 (혜자 본다)
혜자 (인숙의 눈치보고) 들어와서 얘기하세요. 너무너무 화나시면 요, 조퇴하셔도 되
요. 나야 당신 일찍보면 좋죠. 들어와서 (인 숙이 듣지 못하게 수화기 가리고 작게)
붙어요.
$#30. 병국의 사무실
병국, 혜자와 전화중이다.
병국 여보! 여보! (하다 전화기 딱 소리나게 내려놓으며) 아, 이여 편네 진짜... 도장
은 아직 안 찍었다 그랬지? 가서 뜯어말려야 되겠네. (걸려있는 웃옷 들고 인터폰 누
르며) 미스 김, 난데, 나 거래처 정부장님 만나고 직퇴할거야. (하고 나간다.)
$#31. 신형의 집, 거실
킉서비스 남자 서있고 혜자, 그 남자에게 서류 주며,
혜자 빨리 가세요, 삼십분안에 가실 수 있죠? 가서 우리 동생한테 은행문 닫기 전에
처리하라구... 부탁드려요.
남자 네, 네. (하고 나간다)
인숙 (그런 혜자 본다) ?
혜자 (남자 나가는 것 보고 소파로 와 앉는다.)
인숙 (혜자에게) 언니 뭐하는거야? 누구한테 뭘 보내는 거야?
혜자 우리 집안 일이야. 니 집안 일이나 신경 써.
인숙 (탐색하듯) 언니 동생 혜민이한테 아저씨 몰래 뭐 주지?
혜자 (무시하고) 진숙이 나 만난대니? (하고 혼자 생각하며 말하 는) 걜 어디서 만나
야 되나? 걔가 오리지날을 아나? 거기 음 식이 맛있는데. (인숙 보며) 잘 산다니까 알
겠지? 근데 걔 뭘 좋아하나 모르겠네. 한식집도 괜찮을거 같은데. 궁중에서 볼 까? 아
- 거긴 파킹할때가 마땅치가 않던데. (웃으며) 내가 진 숙이 본다니까 걔 반가워하지?
인숙 (미안한 얼굴로) 언니, 안본대.
혜자 (얼굴 굳어) 왜?
인숙 재수 없대.
혜자 (버럭) 뭐 그런 기집애가 다 있니!
$#32. 신형의 집 근처 골목
병국, 차 몰고 오는데 퀵서비스 지나간다.
$#33. 신형의 집, 주방
인숙, 설거지하고 있다. 그 때 병국 들어서는 소리 들리고,
병국E (큰 소리로) 당신 어딧어!
$#34. 거실
혜자, 안방에서 나와 웃으며,
혜자 (병국 보며) 당신 왔어요?
병국 (씩씩대며) 왔다!
혜자 목말라 보인다. 마실거 한 잔 드릴까요?
병국 (혜자 보며) 목구멍에서 울화가 치미는데 마실게... (하는데) 인숙 (주방에서 나
와 웃으며) 아저씨 오셨어요?
병국 (인숙 보고 눈으로만 인사하고 혜자 잡으며) 당신 방으로 들 어와. (하고 안방으
로 가려면)
혜자 (버틴다.)
병국 (혜자 보면)
혜자 (병국 보고 작게 웃으며) 아이, 이 방에서 얘긴하긴 좀 그렇 지? 주방에서 칼질
하는 소리까지 다들리는데, 이층갈래요? (하고 이층쪽으로 가면 병국 돌아보고) 오세
요. (하고 올라간 다.)
병국 (멋적게 인숙 보면) 저, 잠깐만 위에 좀... (하고 올라간다.)
인숙 (올라가는 두 사람 보며, 부러운) 30년 산 부부가 다정도 하 지....
$#35. 이층 거실
혜자, 한쪽 방문에 기대 올라오는 병국 본다. 병국, 씩씩대고 올라와 혜자 보면,
혜자 (서서 실실 웃으며) 진짜 조퇴했네. 그 회사좋다.
병국 (화난) 내 재산을 함부로....
혜자 당신 재산 아니라니까 그러내. 공동 재산이야. 함부로 내꺼 내꺼 하지마요.
병국 진짜로 해준거야?
혜자 (작게 웃으며) 가짜로 해줬을까봐? 내가 한다면 또 하지. 당 신하구 결혼한거만
봐도 몰라? 당신 엄마, 당신이랑 나랑 결 혼한다니까 약 먹구 (하늘 가리키며) 가신다
구 그랬었지? 그 때 내가 한 말 생각안나? 전 해요. 가시더라두 식 보구 가세 요. 당
신 그 때 나한테 그랬잖아. 멋지다구, 기억 안나?
병국 좋아. 끝난 일이니까 더는 말안할게. 언제 갚는데?
혜자 갚을 때 되면 갚겠지. 안갚으면 또 어때? 내 돈 줬다구 생각 하면 되지.
병국 내 돈이라.
혜자 응, 내 돈.
병국 당신 정말 나랑, 하늘에 맹세하고 땅에 맹세하고 이혼할려구 그러는 거야?
혜자 (어이없다는 듯 슬쩍 웃으며) 아직두 의심해? 나 진짜예요. 내 꿈이 뭔데. 이혼
녀 소리 듣는거야. 젊어서는 이혼녀 소리 듣는거 되게 겁났었어. 남들이 손가락 질하
는거 같구. 이젠 아냐. 이혼녀 소리 들으면 웬지 감상적으로 보이구 분위기 있 어 보
이구 지적으로 보이구...
E 내 나이에 이혼하는거 흉 아니야. 당신은 참 흉이겠다. 남자 들은 참 몰라요. 늙으
면 여자는 어떻게든 살어. 설거지하구 밥하구 늘 하던 일 이니까. 당신은 안됐수 그러
니까 젊어서 잘하지.
병국 늙어서 초라한 놈은 능력없는 놈 얘기지. 난 여자가 기다리구 있어. 어서 이혼하
구 오래.
혜자 (기분 나쁘지만 애써 웃으며) 누구? 애인처럼 마담?
병국 그래
혜자 그 여자 한 번 만나봐야겠네? 당신 이중성격인거 내가 알려 줘야지. 겉보기엔 너
그러워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좀팽이 인거. 나랑 살던 남자 데려간다는 여자 하나
도 안부러워. 내 가 버린거 치워주니까. 차라리 고맙지.
병국 (화난 큰소리) 뭐, 버린거?
혜자 소리지르지마요, 혈압 올라. 늙어서 뒷골 땡기잖아. (내려가려 다 다시 병국 보
며) 칠팔일에 삼삼사칠. 그 술집 전화번호 맞 죠? 그 여자랑 나랑 만나면 되게 재밋을
거 같지, 않아요?
$#36. 신형의 집 앞, 밤
현수, 재호 멈춰선다.
현수 (재호 보며) 참, 차 왜 안가지구 다녀?
재호 술마시구 싶어서.
현수 근데 왜 술 안마셨어?
재호 글세. (하다) 들어가라.
현수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어?
재호 (현수 보면)
현수 내가 원하지않을때는 사랑한다 사랑한다 쉽게도 말하더니 이 젠 내가 그 말을 듣
고 싶어하니까 안해주네.
재호 (현수 보면)
현수 강제로는 듣기 싫어. 하고 싶을 때 해.
재호 (현수 보면서) 넌 왜 안하니?
현수 쉽게 보이기 싫어.
재호 아무한테도 사랑한단 말 안해 봤니?
현수 안 믿겠지만 (끄덕이며) 안 해봤어. (작게 웃으며) 나도 순정 있다? 가.
재호 먼저 들어가.
현수 (백에서 키 꺼내 문 열고) 안녕, (하고 들어간다.)
재호 (그런 현수 보고 돌아서 걸어간다.)
$#37. 신형의 집 대문 안쪽
현수, 계단 오르다 돌아서서 재호 간 쪽보는, 씁쓸한, 현관문 열고 들어가고.
$#38. 길거리
재호, 걸어가다가 포장마차 보이면 들어간다.
$#39. 신형의 동네, 포장마차 안
재호들어와 자리 정해 앉으려는데 한쪽에 신형이 앉아있는게 보인다. 재호, 답답한 얼
굴로 신형의 옆에 가 앉는다. 신형, 자기 앞에 놓인 술잔에 술 따르다 재호 본다.
재호 (그런 신형 보고) 저도 한 잔 주세요.
신형 (재호 보지않고) 니 돈 주고 사서 마셔.
재호 그런 말투 이교수님 답지 않아요.
신형 (재호 보면) ?
재호 그건 현수 말투예요.
신형 (쓰게 웃으며) 걜 닮을수 있다면 닮고 싶다. (술 마시고, 다시 술 따르고)
재호 (술병들어, 자기 술잔에 술 따라 마시며) 왜요?
신형 걔처럼 자신감있게 말하고 싶어.
재호 뭘요?
신형 니가 미워 (하고 재호 뚫어지게 보는데 눈가 붉어진다.)
재호 (그런 신형의 눈빛에 마음이 아프다.)
신형 (마음 가라앉히려 애쓰며, 짐짓 단호한) 내 앞에서 없어져.
재호 (신형 보며) 왜 날 자꾸 밀어내요?
신형 그럼 어떡할까? 니가 현수를 선택할 걸 뻔히 알면서 내 맘에 들어오게 내버려둬?
내가 아무리 물같이 싱거운 애라고 해도 그건 아니지. 너도 원하지 않잖아. (지갑 열
고 돈 꺼내 앞에 놓으며 재호 보면)
재호 (신형 본다)
신형 (쓰게 맘아프게 웃으며) 나보다 니가 더 겁쟁이다. 지금도 아 무말 못하잖아.
(하고 일어나 나간다.)
재호 (술잔 보다 신형이 나간 쪽 보는데 눈빛이 강하다.)
$#40. 신형의 방
현수, 베게닛 갈고 있는데 삐삐 울리는 소리 들린다. 현수, 소리나는 쪽 보면 책상에
서 신형의 삐삐 울린다.
현수 (삐삐 보며 혼잣말) 삐삘 두고 나갔나? (가서 삐삐 확인하는 데 얼굴 굳어진다.
고개 돌리고 작게 한숨쉬며 다시 삐삐 보 고 혼잣말) 재호 핸드폰 번호데... (자기 침
대로 가 베게닛 마 저 갈고 누우려다 전화기에 눈길 간다. 담담하게 일어나 책상 으로
가 전화기를 들고 버튼 누른다. 안내 메시지 들린다. '메 세지 들으시려면 3번을 누
르십시오' 현수, 버튼 누른다. '확인 하시려면 비밀번호를 누르십시오.' 현수 , 생각
하다 버튼 누른 다. '첫번째 메시지입니다.' 하고 삐 소리나면 재호의 목소리 들린
다.)
재호E 이교수님, 내가 겁쟁이라구요? 그래요. 나도 그런 줄 알았어 요, 나도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나요, 현수 포기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 교수님이 날
사랑할 수만 있다 면,
현수 (수화기 들고 있는데 얼굴 굳는다.)!
그 때 문 열리는 소리나고 현수 돌아보면 신형 들어온다.
현수, 신형 가만히 본다. 신형, 그런 현수가 왜 그런가 싶다.
$#41. 길진의 집 안
길진,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데, 전화벨 울리고 길진 전화 받는다.
길진 여보세.... (웃으며) 현수구나. 이 시간에 웬일이야, 자지 않구.
현수E 잠이 안와.
길진 왜 잠이 안와?
현수E 오빠, 재호가 드디어 고백을 했다.
길진 ?
현수 걔 (맘아프게 웃으며) 신형 언니, 사랑한대.
$#43. 길진의 집 안
길진, 막막한 마음에 담배 피워물고
$#44. 신형의 방
현수 괴롭다. (안웃고, 맘아픈) 언니두 괴로운가 봐. 잠을 자는데, 몸을 웅크리고 불
편하게 자.
인써트- 불편하게 자는 신형 보여주고.
$#45. 길진의 집 안
길진, 전화 받으며 담배피우는데 손가락이 떨린다. 그때 '툭' 하고 전화 끊는 소리 들
리면 길진, 수화기 내려놓고 먹먹한 편한 마음 가지려 애쓰는.
$#46. 신형의 집 전경, 아침
$#47. 신형의 집 주방
병국, 혜자, 신형, 현수, 밥 먹고 있다. 현수, 밥 먹는게 시원치 않다.
병국 (현수 보며 웃으며) 입맛 없어? 왜 임마, 밥을 그렇게 시원찮 게 먹어?
현수 (병국 보며) 아저씨, 저요...
병국 말해. 반찬이 맛이 없니?
혜자 (현수 보면) 뭐 맛있는거 해줄까? 말만 해. 아줌마가 뭐든 다 해줄게.
현수 그게 아니구요. (뭔가 말하려는 듯 잠시 고개 숙이고 있다 고 개 들고 애써 웃으
며) 아니예요, 저 먼저 올라갈게요, 잘 먹 었습니다. (하고 일어나 나간다.)]
신형 (현수 보고)
혜자 쟤 입맛이 없나부다. (신형에게) 뭐먹고 싶은지 니가 조목조 목 물어봐. 환절기
라 그런가 얼굴도 까칠하구. 편하다곤 해도 제 집 같지 않으지. 신경 쓰인다.
신형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일어나 나간다.)
병국 (혜자에게) 그러니까 반찬을 좀 잘해. 젓가락 갈데가 도대체 있냐? 이 상좀 봐봐
라. 춘삼월에 호박오가리 먹는 집이 어딧 냐? 봄이면 봄답게 상을 차려야지. 냉이라도
된장에 버무려서 내놓으면 누가 잡아 먹나?
혜자 (그런 병국 본다.)
병국 하다 못해 부추라도 고춧가루에 버무려서 내놔봐. 된장도 좀 지지구. 그렇게 밥
비벼먹으면 애들이나 나나 앉은 자리에서 밥 한그릇 뚝딱 할건데... 돈 드는 반찬도
아니구...
혜자E (말꼬리 자르며) 이거라도 줄 때 두세요.
병국 (혜자 보면)?
혜자 나중에 술장사한 여자랑 살면 이 반찬도 안나와요. 마른 안주 찬 삼아서 먹게 될
지도 몰라, 당신. 그 여자가 조금 기분 쓰 면 과일 안주 내놓겠지.
병국 (숟가락 소리나게 내려 놓으며) 아주 지능적으로 사람을 괴롭 히는 구만. 말끝마
다 물고 늘어져 가지구 결론을 꼭 그렇게 짓네.
혜자 오늘 그 집 방문 하실거죠? 어제 못들르셨으니까 가셔야죠.
병국 이제 그 집 가는거까지 챙기나? 챙기는 김에 내 속옷까지 챙 기지 왜.
혜자 그러지 말구 그여자 나 한번 보여줘요, 너무 보고싶어. 그리 워.
병국 (기가 막히다.)
$#48. 신형의 방
현수, 스타킹 신고 있는 신형, 침대에 앉아 그런 현수 보며,
신형 기분 나쁜게 있으면 말을 해. 아침내 말도 안하구 왜 그래?
현수 (스타킹 신다 신형 보며) 언니. 긴 말 말자.
신형 (현수 보면) ?
현수 나 방 얻어서 나갈래.
신형 !
$#49. 애인처럼 밖
사람들 분주히 지나가는,
$#50. 애인처럼 안, 낮
경희, 영업준비하고 있고, 진숙, 웃으면서 전화받고 있다.
진숙 대낮부터 여길 왜요?
병국E 그쪽 근처에 거래철 들르는데... 그냥가기 서운해서요.
진숙 그러세요, 참, 점심 하셨어요. 식사준비할까요.
병국 (웃으며) 짠돌인 줄 알았더니 인심 쓸때도 있네.
진숙 손님한텐 짜게 굴어도 친구한텐 아니에요.
$#51. 애인처럼 부근 수퍼 앞
혜자, 옷 말끔히 차려입고 서있다. 남자주인이 나와 혜자에게 말한다.
주인 (손으로 가리키며) 저 밑으로 가십시오
혜자 직진이요? 곧바루요?
주인 곧바루 가시다, 첫 번째 길에서 왼쪽으로 트시면 바로 있습니 다.
혜자 간판이 크게 보이죠.
주인 아주 크게 보이죠.
혜자 거기 고급 술집이예요?
주인 고급이예요.
혜자 낮에두 사람있나요?
주인 장사준비하느라 있죠.
혜자 네. 알겠습니다. (인사하고 간다.)
주인 (가는 혜자 보며) 여자가 왜 술집을 찾아? 빚 받으러 왔나, 서방 찾으로 왔나.
$#52. 애인처럼 앞
혜자, 한쪽으로 애인처럼 건너다 보는.
혜자 저길 들어가, 말어? 그냥 가자니 온 걸음이 아깝고 들어가자 니 괜히 창피만 당
하는건 아닌가 싶네. (한숨쉬고 괜히 발로 땅바닥 톡톡차는데 카메라 출입구쪽 보이고
돌아가면 진숙 나오는 모습 보이고 혜자, 그 쪽으로 고개 돌리는데 진숙의 뒷모습만
보인다.) 저 여잔가?
그 때 병국의 차 멈춰선다. 진숙, 병국의 차로 다가간다.
병국, 진숙 보고 차에서 내리며,
병국 어유, 마중까지 나오셨어요?
진숙 싫으세요.
병국 (웃는)
카메라 돌면
혜자 (어이없이) 저 사람이 대낮부터. (그러다, 다시 이상해 눈 바 로 뜨고 병국쪽 보
는)
인써트- 병국, 진숙 웃으며 들어가는 모습,
확연히 혜자에게 진숙의 모습 보이는
혜자 (너무 황당해 헛웃음이 다 나려 한다. 애인처럼 보며, 어이없 이 분노) 정진숙...
너였니?
그런 혜자의 얼굴에서 엔딩
(제 14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