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동창을 만나러 온 친구, 국내보다 외국생활이 익숙한 친구.
어느 것 하나 빈틈 없이 완벽을 추구하는 친구. 남의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를 서슴치 않았던 친구,
작년에 처음 인터넷으로 친구들을 어렵게 어렵게 찾아내고서는 미친듯이 카톡을 날리던 친구.
그리하여 기다리는 일년이 너무도 지루하여 미칠 것 같았다는 친구.
텍사스라는 거대란 공간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전 세계를 헤집고 다니며 용감무쌍한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준 친구...
뭐 기타 등등 송혜영 그 친구를 말하자면 웬만한 수식어 갖고는 명함도 못 내밀 지경이다.
자력으로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하며 못하는 것이 없는 혜영인 자족의 공부를 숱하게 해내고 나서는
의외로 전도사를 하며 장애인을 건사하고 상담하는 일을 하고 있어 한국에 들어와서도 잊지 않고 복지시설을 찾아다녔다.
한국의 실정과 미국의 복지 시설을 비교하면서 연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자신이 떠나던 시절과 비교하며
충격에 충격을 연타로 맞은 듯 감격해 하더니만 놀라운 성장을 한 대한민국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했다.
어쨋거나 안성에서 2박 3일, 행사에서 하루, 여행으로 2박 3일 그리고 어제 또 하루.
그리고 다음 주 수요일에 다른 친구들과 안성에서 하루를 또 보내고 서울 친구가 하는 레스토랑 "요리하는 남자"로 함께 날아가게 될 혜영이.
사실은 얼굴만 알 뿐 말도 섞어 본적이 없는 낯선 친구와 이렇게 오래도록 함께 시간을 나누게 될 줄은 나도 몰랐지만
그러나 친구라는 이름의 그늘이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요즘, 개인적으로 일상은 패대기 쳐지고 꼬여버린지 한참이기도 하다.
좌우지간 텍사스에서 날아온 혜영이를 위해 인사동으로 초청을 하여 기꺼이 점심을 책임져 준 도 다른 친구와
또 그 친구를 위해 자발적 선물을 챙겨주고 시간을 내어준 친구들이 있어 행복했던 하루.
인사동에 새로 생긴 가정식 뷔페 "계절밥상"에서 만나 온갖 성찬을 맛보며 역시 우리네 음식이 최고여 를 부르짖던 혜영친구는
미국으로 돌아가면 그 음식들이 눈에 아른거려 한동안 곱씹고 또 곱씹을 것 같다며 안 먹어본 음식들을 용케도 잘 찾아내어
폭풍흡입을 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이 어찌나 보기에 좋던지 그저 바라만 보아도 고맙더라는.




그러다 보니 한컷은 언감생심...뒤이어 찾아든 경인미술관내 찻집에서 방 하나를 꿰어차고 앉아 폭품 수다를 진행하나니
마치 방구들이 내려앉을 만큼이라 차를 마시는 주변사람들에게 민망하기 그지 없긴 했지만
어쩌겠나, 이미 낯이 두꺼워도 한참 두꺼워져 철판이라 모르쇠로 일관.


웃고 떠드는 사이에 헐레벌떡 뒤늦게 연락 받고 찾아든 이병혜-KBS첫 여성 앵커-까지 들썩 들썩이며 차실이 떠나가도록 방자하게 웃어대니
한참만에 만나게 된 친구나 자주 만난 친구간이거나 우리의 친구들은 엣 추억에 젖어들어 헤어나오질 못한다.



그렇게 웃고 떠들다 병혜 친구가 떠나고 뒤이어 졸업이후 한번도 만난 적이 없이 전화 통화만 했던 또 다른 친구가 찾아들었다.
이렇게 만나지려고 이틀 전에 친구간에 남내문 시장에서 우연히 만나 눈도장을 찍었다는, 그 우연이 필연이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친구의 지나간 세월에 대해 롤러코스터를 함게 타며 웃다가 뒤집어지다가 가슴 짜안해 하며 들으며
스스로 성공신화를 써낼 수 밖에 없는, 누구도 쳐다봐 주지 않았던 막내딸의 비애를 눈물겹게 들었지만
그녀의 성공에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지금 그 친구는 국어교사를 퇴직하고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두번째 직업에 도전하여 재취업의 성공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그리고 돌아갈 혜영이를 위해 조촐한 선물을 마련해주겠다면서 고속터미널로 이동을 하여
그 아래 고터의 매장을 휩쓸고 다니며 눈이 휘둥그레지는 미국 텍사스촌년-사실은 텍사스의 중심 도시 어스틴에 있다-혜영이를 놀리며 희희낙락.
속옷을 한아름 선물받은 혜영인 또 감동의 도가니....그렇게 긴 시간을 함께 하며 원주로 떠나는 친구를 위해
졸업 이후 먹어보지 못했다는 어묵과 순대까지 헌사하고 나서야 우리들의 하루가 마감되었다.
특히 자상한 엄마마냥 혜영일 챙겨준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다시 한번 전한다.
그리고 송혜영은 그랬다.
"이렇게 만나면 즐겁고 좋은 것을 왜 같은 하늘 아래 있으면서 만나고 살지를 않는거야? 건강할 때 자주 만나라 들.."
울분과 광분을 토로했다는 후일담.
그렇게 숨가쁜 서울의 하루를 보내고 안성촌년은 집으로 바쁘게 돌아와 다 늦은 밤에 혜영에게 전화를 하니
무사히 원주에 도착했다는 전언이다. 다행이다 싶어 안심을 하며 하루를 마감하면서 도대체 친구란 뭔가...
울타리를 함께 걸쳤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도 여고 친구란 그야말로 포장된 겉옷이 필요없구나를 절감하였다는.
그런데 난 왜 이리도 바쁜건지?
밀려가는 내 일상은 어쩐다냥? 싶어도 기꺼이 친구들을 위해 당분간은 전념해야 할 것 같은 예감 뭐 그런 이야기....
첫댓글 끝까지 같이 못있어 아싑기 짝이없었네요~! 에고 애재라~! ㅜㅜ
ㅎㅎ 애재라 할만큼 그 다음도 즐거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