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에서 사이먼 에스테스는 금세기의 가장 지속적인 영가(靈歌)의 진정한 민요 전통을 만나고 있다. 17세기부터 노예가 해방되던 때까지 흑인 노예들이 불렀던 이 노래들은 언젠가 자유와 평화가 찾아오리라 믿는 억압받는 사람들의 심오한 신념과 희망을 담고 있다. 에스테스는 이 위대한 노래를 그의 장업한 베이스-바리톤 소리로 풍부게 전달해 내었다. “영가라 불리우는 집단농장의 노래들은 강렬한 종교적 열정에 대한 자발적인 분출로, 야영이나 부흥회, 그 밖에 여러 종교적 행사에서 비롯 되었다. 이것들은…실제로 민요의 과학적 정의에 걸맞는 미국의 유일한 음악이다… 노래를 통해 인간의 궁극적 정의와 동포에 대한 신념과 희망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고양된 상태에서 부르지 않으면 그 가치가 반감 된다. 슬픔의 부분 다음에는 어김없이 기쁨의 부분이 나오고, 결국 영혼을 억누르고 방해하는 모든 것들로부터의 궁극적인 해방이 찾아오리라는, 그래서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되리라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아프리카-아메리카 음악의 저명한 전문가 해리 T. 버리의 말이다.
사이먼 에스테스는 이 민요적 전통속에 있는 단순성과 진실성, 영작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그에 의해 영가의 기본적인 정서는 <영혼을 느낄 때 언제나>에서는 기쁜 해방의 느낌.<아무도 모르리,내가 본 그 고통을>에서는 감사와 감정적 깊이,<모세여 내려가라>에서는 강력한 위엄의 느낌으로 구체화 된다.
최근에 나는 사이먼 에스테스가 한 연주회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거기서 그는 다양한 고전 성악곡과 더불어 이 음반에 수록된 영가들 중 일부를 불렀다. 난 오페라 아리아를 포함한 고전 성악곡들이 영가의 심오하고 표현적인 세계와 그토록 수월하고도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답게 한데 어울리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 그는 순수한 음악의 영적 깊이 속에 내재 되어 있는 보편적 인성을 표현해 냄으로써 이러한 일을 해낼 수 있었다.
난 이 희귀한 음악 경험을 통해 상당수 영가들의 기본을 이루는 5음 음계가 전 세계의 다른 옛 민요와 고전음악의 보고(寶庫)인 초기 교회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로 기본을 이루고 있음을 새삼 상기할 수 있었다. 또한 나는 아프리카-아메리카적 전통의 보편성을 표현해 낸 그의 비범한 능력이 에스테스의 예술가로써의 위대한 것들 중 한 면모임을 알 수 있었다. 사이먼 에스테스가 영가를 부를 때 그의 목소리는 얼른 파악하기 힘들지만 분명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는 묘한 마력같은 것이 있다. 나 자신도 그의 목소리의 따스함과 색채, 유연함, 그의 음악 해석의 내적인 영적 성질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우리는 그의 목소리가 지니고 있는 벨벳과 같은 울림과 달콤하고 투명한 고음, 꽉 차고 풍부한 저음, 이완 되었으면서도 완벽한 발음 등으로 가슴의 감동을 받게 된다. 그는 노래의 내부 깊숙한곳으로 파고 들어가 그것의 일부가 되는 능력을 지녔다. 나 그가 처음의 침묵으로 다시 돌아갈 때가지 기쁜 흥분의 상태에 처하기도 한다. 나의 아버지인 폴 로버슨이 전성기때에 부르던 노래를 들은 이후 한번도 난 그의 노래보다 더 이상 완벽하게 장엄함과 개성을 표현하는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음반에 수록된 레퍼토리들은 영가들 중에서도 고전이라 불릴 만큼 최고의 것들을 고른 것 들이고, 또한 에스테스의 넓은 음역과 다양한 솜씨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노래들은 각기 다양한 영역에 걸친 템포의 분위기를 나타낸다.. <목격자>의 쾌활하고 리드미칼한 템포. <온 세상은 그분의 손안에>의 자신에 넘치면서도 부드러운 신념, <에스겔이 수레를 보았지>의 긴박감 등을 통해 에스테스는 이 노래들에 반영되어 있는 여러가지 느낌의 음영들을 전달해내는 능력과 완벽한 템포 감각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때론 엄마 없이는 아이처럼>에 나타나 있는 비극적 정서와 연민, 그리고 <예수에게 도망쳐>에 끊임없이 나타나있는 페이소스, <천천히 굴러라 달콤한 마차>의 애무 같은 부드러움 등에는 분위기 효과를 살릴 줄 아는 그의 완벽한 재주가 잘 나타나 있다. 곡들은 전체적으로 듣는이들로 하여금 힘찬 목소리의 장엄함과 아울러 이것을 조절하는 훈련된 절제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에스테스는 최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영가의 가치를 좀더 인식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표시했다. “이 노래들은 아직도 교회에서 자주 불리우지만 미국의 영가가 무엇보다 미국에서 만족할 만큼 완전한 인정을 받아보지 못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미국은 영가의 탄생지이죠. 이 음반을 통해 이 영역에 대한 좀더 폭넓은 인식을 이루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또 다른 임무에 대하여 말했다.
“…전 음악을 통한 사랑의 사절이 되고 싶어요….” 이 앨범을 통해 그는 모든 기대를 넘어서서 이 두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사이먼 에스테스는 세계적인 연주회장에서 영가를 부름으로써 이것을 공인된 예술 형식으로 만들었던 롤랜드 헤이스나 마리안 앤더슨, 폴라비슨과 같은 위대한 가스들의 전통을 이어서 이 보고(寶庫 )에 새로운 아름다움을 부여해 주고 있다.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예술세계는 비교를 거부한다. 그의 목소리는 엄청난 극적 통찰과 압도적인 느낌으로 가득차있다고 말하는 수밖에 없으리라
By Paul Roberson, Jr.
첫댓글 거대한 규모의 성당보다 시골 마을을 연상시키는 조그맣고 아기자기한 예배당들에 정이 더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