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분노, 증오와 무지에 빠져있는 인간 중생의 위태로운 어리석음의 삶 속에 살아가는 것을 비유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 안수정등{岸樹井騰}
안岸 = 언덕 안. 수樹 = 나무 수. 정井 = 우물 정. 등騰 = 오를 오.
빈두루가 우타연 왕에게 말했습니다.
"대왕이여! 제가 지금 왕을 위해 간략하게 비유를 들어 생{生}과 사{死}의 가운데서 다섯가지 욕망의 즐거운 맛으로 탐착하는 인간의 온갖 허물들을 말 하려고 하니 왕은 지극한 마음으로 들으십시오.
옛날에 어떤 사람이 넓은 들판을 가고 있었는데 크고 험악한 코끼리를 만났습니다. 그 사람은 코끼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 미친 듯이 내달렸으나 숨을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언덕에 있는 한 우물을 보고 곧 나무 뿌리를 잡고 우물안으로 들어가서 숨었습니다.
그때 흰쥐와 검은 쥐가 이빨로 나무의 뿌리를 갉고 있었고, 우물안의 사방의 벽에서는 네 마리의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며 그를 물려고 했으며 우물 아래에는 독을 지닌 큰 용이 있었습니다. 옆에 있는 네 마리의 독사는 너무나 무섭고 우물아래 독을 지닌 용은 더욱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그가 잡고 있는 나무의 뿌리가 흔들리자 나뭇가지를 타고 벌속에서 흘러내리는 다섯 방울의 꿀이 그사람 입속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정신을 못차리고 꿀은 너무나 달콤하여 받아 먹었습니다. 이때, 나무가 흔들려 벌집을 무너뜨려 벌들이 흩어져 날으면서 그를 쏘아됐습니다. 또한 들판에는 불이 일어나서 그 나무를 태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왕이여! 그 사람의 '고뇌'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왕은 근심과 걱정으로 싫은 마음이 나서 말했습니다.
"존자시여 ! <존자{尊者} : 학문과 덕행이 높아 존경받는 부처님 제자를 높여 부름>
그 사람에게는 즐거움의 맛은 적고 고통은 지극히 많습니다.
맛보는 것이 소 발자국에 괸 물 정도 라면, 그 겪는 고통은 큰 바다의 물과 같습니다. 맛보는 것이 겨자씨 정도이라면, 고통은 수미산과 같습니다. 맛보는 것이 반딧불 정도라면 고통은 해와 달과 같습니다.
또한 연뿌리에 난 구멍을 허공에 빗댄것과 같으니, 모기를 금시조에 빗대는 것과 같습니다.
그 즐거움을 맛보는 것과 고통의 실상이란 이와 같습니다."
빈두루 존자는 우타왕에게 다시금 말했습니다.
"왕이시여 ! 광야의 들판은 생사를 비유한 것이고. 그 사람은 중생을 비유한 것이며. 코끼리는 무상함을 비유한 것이고. 언덕의 우물은 사람의 몸을 비유한 것이며. 나무뿌리는 사람의 목숨을 비유한 것이고. 흰쥐와 검은 쥐는 밤과 낮을 비유한 것이며. 나무뿌리를 갉는 것은 시시각각으로 삶의 소멸함을 비유한 것이고. 네 마리의 독사는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를 비유한 것이며. 다섯 방울의 꿀은 다섯가지 욕망의 즐거움을 비유한 것이고. <다섯 가지 욕망 : 재물욕심 · 이성의 욕심 · 음식 욕심 · 명예{출세}의 욕심 수면{게으름, 편안것만 생각} 욕심>
벌떼는 나쁜 생각을 비유한 것이며. 들에 불이나 태운다는 것은 늙음감을 비유한 것이고. 우물안 아래의 독룡은 죽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욕망의 즐거운 맛은 지극히 적고 고통은 지극히도 크다는 것을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이니 세상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매우 고통스러워지며,
의지할 곳이 없고 온갖 고통의 핍박함이 번개처럼 빠르게 다가와 걱정 근심은 떠날 날이 없습니다.
불전에서는 염부수 아래에 앉아서 농경제의 비극을 떠올리던 12세의 싯다르타 태자가 "모든 생명체가 받는 생로병사 등의 고통에 대해 면밀히 생각하면서 자비의 마음을 내자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모든 욕망과 악에서 벗어났으며 욕계(欲게界)의 번뇌가 다 소진되고 색계(色界) 초선(初禪)의 경지에 들 수 있었다<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고 쓰고 있다.
불전에 의하면 생명의 세계는 욕계, 색계, 무색계(無色界)의 삼계(三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1. 욕계의 중생은 '몸과 영혼과 동물적인 욕망'을 모두 갖고 있고, 2. 색계의 중생은 '몸과 영혼'만 있는 천신들이며, 3.무색계는 오직 '영혼'의 삼매경만 있는 곳이다.
인간이나 짐승은 이 가운데 욕계의 중생에 속한다. 그리고 욕계의 번뇌는 '고기 몸'에서 비롯된 동물적인 욕망들이다. 고기 몸에서 생긴 번뇌들이 사라질 때 그 마음은 욕계를 초월하여 색계의 경지로 향상한다.
색계는 성중하늘 세계로 욕계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동물적 욕망'을 버릴 때 갈 수 있다. 불법 수행의 정도에 따라 얻는 지위는 수다원(須陁洹)ㆍ사다함(斯陁含)ㆍ아나함(阿那含)ㆍ아라한(阿羅漢)이 있으며 이것을 성문 사과(聲聞四果)라 한다. 불자들은 거짓 나 즉 '고기 몸'을 버리고 윤회의 주체인 진짜 자신의 '영혼(영혼체)'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전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