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 코칭스태프로 네 차례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유일한 남성으로 기록된 브라질 축구 레전드 마리우 자갈루가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영국 BBC는고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성명은 "엄청난 슬픔을 안고 우리는 여러분에게 영원할 네 차례 월드컵 우승자 마리우 조르지 로부 자갈루의 죽음을 알린다"면서 "헌신적인 아버지이자 사랑 넘치는 할아버지, 잘 보살피는 장인, 믿음직한 친구, 승리한 프로, 위대한 인간, 거대한 우상, 애국자가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떠났다"고 아쉬워했다고 전했는데 언제 어느 곳에서 어떻게 죽음을 맞았는지 소개하지 않았다.
고인은 1958년 스웨덴과 1962년 칠레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 윙어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두 대회 연속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표팀으로 손꼽히는 1970년 브라질 대표팀의 감독을 맡아 펠레, 자이르지뉴,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등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카를루스 알베르투 파헤이라의 기술고문(코디네이터)으로 1994년 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그리고 4년 뒤 다시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와 프랑스월드컵 결승에 올랐지만 홈팀에게 패해 다섯 번째 우승을 놓쳤다. 그처럼 선수로 지도자로 월드컵 우승을 맛본 이는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 프랑스의 디디에 디샹이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로 기록된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은 다섯 차례 우승했는데 자갈루는 이 중 네 차례 우승에 간여했다. 고인은 10대 시절 1950년 우루과이와의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마라카낭 스타디움에 운집한 20만명 가까운 관중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2013년 BBC 스포츠 인터뷰를 통해 "그 날은 한 순간도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고인의 브라질 대표팀 데뷔는 늦은 편이었다. 1958년 대회 직전 스물여섯 살 때였다. 1950년 결승에서 우루과이에 져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씻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당시 열일곱 살이던 펠레가 스웨덴과의 결승을 5-2 승리로 이끌었는데 자갈루는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1958년 대회 우승 멤버 가운데 자갈루가 마지막 생존자였다.
펠레가 4년 뒤 월드컵 초반 부상으로 전열에서 제외되자 자갈루가 다시 공격 템포를 조율하고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당시로선 공격수가 수비에까지 가담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브라질은 결승에서 체코슬로바키아를 물리치고 다시 우승했다.
자갈루는 국내 프로 무대에서는 아메리카, 플라멩구, 보타포구 등에서 뛰다 1965년 선수 생활을 그만 뒀다. 대표팀으로 33경기에 나섰다. 베켄바워와 똑같이 월드컵 다섯 대회, 32경기에 나서 역대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을 남겼다.
지도자 경력은 보타포구에서 시작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 직전에 서른여덟 살에 브라질 대표팀 감독이 됐다. 예리한 전술을 구사해 별명이 '교수님'과 '늙은 늑대'였다. 펠레, 자이르지뉴, 헤르손, 토스탕, 히벨리누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선수들을 한 데 묶어 꼼짝 못하게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여섯 경기 모두 승리했고, 결승에서 이탈라아를 4-1로 격파했다. 4년 뒤 옛 서독 대회에서도 자갈로는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4위에 그쳐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뒤 브라질 프로축구나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을 이끌었다. 그 뒤 1994년 미국 월드컵 직전 파레이라 감독의 코칭스태프 코디네이터로 브라질 대표팀에 합류했다.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승부차기로 꺾고 네 번째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4년 뒤 다시 자갈루가 지휘봉을 잡았지만 프랑스와의 결승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스트라이켜 호나우두가 이상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은 탓이었다. 2002년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한일월드컵 우승으로 다섯 번째 브라질의 대회 우승을 장식했다.
자갈루는 2006년 월드컵에 파레이라 감독의 부코치로 돌아왔지만 8강전에서 프랑스에게 완패하자 곧바로 은퇴했다.
57년을 함께 한 부인 알치나 드 카스트로는 2012년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둘 사이에는 네 자녀가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최근 베켄바워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됐다고 한다. 올해 78세인데 최근 몇년 동안 투병 생활 끝에 최근 병세가 급속히 악화됐다고 독일 일간 '슈피겔'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