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일달간다고 넘좋아서 업치락 뒤치락 두시반에 자서 여섯시 반에 일어 나서 운동복 입고 아기랑 남편 저 부대 운동장에 갔죠
근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갑자기 아기가 혼자 안있겠다고 (원래 엄마 뛰는 동안 혼자 잘 노는 아기임) 버티는 겁니다
제가 "당신이 뛰세요 제가 서랑이 볼께요 하자 " 남편말씀이 "니가 뛰라 내가 볼께" 이때 저는 두말 안하고 뛰어 버렸죠
혹 남편 맘이 바뀔까싶어 부대 운동장 뛰고 또 6명은 금정산 뛰었죠 거의 등산 이었습니다 아니 완벽한 등산
그리고 완벽한 아침까지, 잘먹었습니다
달리고 집에 와서는 육아 지친 남편을 위로하고자 제가 아기를 데리고 롯데 백화점앞으로 갔습니다
(우리 동네 큰길이 아시안게임 마라톤 코스입니다 저는 이것도 자랑스럽습니다) 남편은 집에서 마라톤 중계 보고 아기랑 저는 여자 마라톤을 응원했습니다 목이 터져라 응원 했습니다 맨 꼴찌까지 끝까지 응원했습니다
꼴찌가 누군지 모르지만 큰소리로 " I belive you" 외쳤습니다 모든 달림이들을 믿습니다 그들의 완주도 포기도
남편이 TV에 저 나왔다더군요 어찌나 뿌듯하던지 여하튼 다른 사람이 뛸때 열씸히 응원 하는 것, 큰 행사에 제가 응원이라도 참가하는 것도 달리는 것 못지 않게 기뻤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일도 기회가 되면 남자 마라톤도 응원갈겁니다
지금은 달리는 욕심만 내지만 한 쪽 맘 속에 달리는 사람을 위한 봉사의 맘도 가지고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그날도 빨리오면 좋겠습니다 뛰는 만큼 맘도 생각도 자랐음 좋겠습니다
열씸히 응원하고 아기랑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아기 연극 보는 동안 저는 백화점 소파에서 쿨쿨 잤습니다 좀 웃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