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내 인생의 빛
원제 : You Light up My Life
1977년 미국영화
TV방영제 : 내 인생의 빛
감독, 주제가 작곡 : 조셉 브룩스
출연: 디디 콘, 조 실버, 마이클 재슬로우,
스티븐 나산, 멜라니 메이론
아카데미 주제가상 수상
영화보다 음악이 훨씬 유명한 작품들은 꽤 많이 있습니다. 특히 음악은 대부분 익히
알고 있는데 정작 영화를 본 사람은 별로 없는 작품, 혹은 유명한 음악에 비해서
영화는 완성도가 별로인 작품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나자리노' '빌리티스'
같은 영화가 있고, 어느 정도 기본 재미와 감성은 있지만 음악만큼 빼어난 영화는
아닌 것은 '사랑이 머무는 곳에' '필링 러브' '라스트 콘서트' 같은 작품들입니다.
1977년 데비 분이 노래를 불러 히트한 You Light up My Life 는 빌보트 차트
1위에 오래도록 올랐고,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 해서 부른 유명한 인기 팝송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곡입니다. 잔잔한 멜로디도 일품이지만 가사도 매우
아름다운 곡입니다. 그 노래의 제목과 똑같은 동명의 영화가 같은 해 발표되었는데
영화는 77년 8월에 발표되었으니 데비 분의 노래보다는 약간 빠른 셈입니다.
영화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노래는 워낙 유명했고, 크게 히트했는데 그 덕분에
다음해 4월에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당당히 주제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녹음된 노래는 캐시 시식이라는 가수가 부른 것이었는데 정작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데비 분이 나와서 불렀습니다. 결국 데비 분이 남이
부른 노래를 가로채서 빌보트 차트에도 오르고 아카데미상 무대에도 오른
셈입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데비 분'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데비 분은 유명한 컨트리 가수 팻 분의 딸입니다.)
영화는 '그대는 내 인생의 빛'이라는 노래와 동명의 제목인 만큼 절절한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여주인공 로리의
운명적인 로맨스가 펼쳐지는 듯 하는 내용이니까요. 그런데 이 제목이 쓰인
것은 영화의 내용보다는 영화속에서 여주인공 로리(디디 콘)가 오디션에서
부른게 바로 이 노래이고, 그 영화속의 오디션 노래 제목이 '그대는 내 인생의
빛' 이었던 것입니다. 즉 제목과 관계없는 내용으로 전개되도 하등의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로리는 무대 개그맨인 아버지(조 실버)의 영향으로 어릴때부터 무대에서
코미디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게 좋아서 한 것이 아니고 아버지 때문에 마지
못해서 해온 것이고 로리 본인은 자신이 코미디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로리는 작곡과 노래를 좋아하고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어른이 된 로리는 낡은 자동차를 몰고 다니며 오디션 보랴, 광고 찍으랴, 무대에서
코미디 하랴....이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공중전화를 걸다가
우연히 만난 크리스라는 청년과 하룻밤을 보냅니다. 로리와 계속 만나고 싶어
하는 크리스, 하지만 로리는 사실 얼마 후 결혼할 몸으로 단순한 하룻밤의
불장난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호텔을 전전하며 살아온 로리, 대학 동창이기도
한 테니스 선수 켄과 결혼하면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로리지만
결혼을 앞두고 설레임보다는 왠지 허전함이 밀려옵니다. 그런던 중 영화에
들어갈 노래의 오디션에 참석하게 된 로리는 그 작품의 감독인 크리스와
재회하게 되고 반가워하는 크리스와 같이 작업을 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흔들리던 로리는 켄과의 결혼을 재고하는데.......
제목만 보면, 그리고 초반부의 전개를 보면 운명처럼 만난 진정한 사랑을
찾는 여성의 이야기로 생각되지만 후반부는 이런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되며
결국 아버지의 굴레에 갇혀 있던 처녀가 비로소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하여
아버지가 원하는 인생이 아닌 진정한 자신의 삶에 도전하게 된다는 내용의
성장영화입니다. 로리가 겪는 엇갈린 사랑은 이러한 로리의 성숙에 영향을
주는 곁가지가 되는 셈입니다. 삼각 로맨스 영화에서 갑자가 진정한 자아찾기
영화로 전환되면서 끝나는 것입니다.
은근 깊이있는 주제의 작품으로 꽤 완성도있는 영화가 될 수도 있었지만
감독인 조셉 브룩스는 원래 전문 영화연출가가 아니라 음악가가 주업이었고,
습작처럼 음악영화를 직접 연출한 것이 바로 '그대는 내 인생의 빛'이었습니다.
음악이 더 전문이기 때문에 영화의 깊이있는 완성도 보다는 음악의 비중에 더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의 완성도는 높지만 영화의 깊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로리라는 여주인공이 사랑도 하고 자신의 꿈도 펼치는 꽤
의미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감독이 걸작영화를 만드는 자체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고, 배우들도 대부분 TV 연기자로 구성하여 마치 TV 드라마 같은 느낌을
주는 소품입니다.
영화와 동명의 주제곡은 극중 로리가 부르는 장면과 엔딩씬에서 등장하는데
이 곡 말고도 감독인 조셉 브룩스가 만든 노래들이 감미롭게 몇 곡 흘러
나옵니다. 음악을 위해서 만든 영화지요.
노래의 큰 히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개봉이 되지 않았는데 70년대
이 영화와 비슷한 완성도의 영화들이 제법 개봉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찡한 감동적 요소가 좀 약하고 배우들도 평범해서인지 이 작품은 개봉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걸작영화는 아닐지언정 좋은 음악이 삽입되어
있고, 인생과 도전과 사랑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내용이 담겨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여주인공 디디 콘의 연기도 제법 좋습니다. 발음도 매우
정확하고.
평점 : ★★☆ (4개 만점)
ps1 : '그대는 내 인생의 빛' '당신은 내 인생의 등불' '내 인생에 불을 밝혀준
'그대' '당신은 나의 빛' '내 인생의 빛' 등 여러 제목이 혼용해서 쓰이고
있지만 네이버 제목인 '그대는 내 인생의 빛'으로 부르겠습니다.
ps2 : 정작 영화에서 목소리를 녹음한 캐시 시식은 불운한 가수군요. 영화속
에서는 디디 콘이 노래부르는 것을 연기했고,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음반은 데비 분의 몫이었으니까요. 크레딧에도 올라가지 않았고.
ps3 : 결혼을 며칠 앞둔 여자가 처음 보는 남자가 들이댄다고 집까지 따라가서
하룻밤 보내는 설정은 좀 이해가 안가더군요. 관객 만큼이나 상대 남자인
크리스도 이해를 못했지만 생각외로 쿨 했고.
ps4 : 영화속에서 노래가 나오는 장면입니다.
http://blog.naver.com/cine212722/220962091287
[출처] 그대는 내 인생의 빛(You Light up My Life 77년) 노래는 A, 영화는 평범|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