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추락 교대, 13곳중 11곳 사실상 미달
학령인구 감소로 임용 어려워져
올해 서울 선발인원 작년의 절반
폭언-폭행 등 교권 침해도 영향
자퇴 등 중도탈락도 2년새 1.5배로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뉴스1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와 대학 초등교육과 13곳 중 11곳의 경쟁률이 3 대 1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3번 원서를 내는 정시모집의 중복 합격자 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미달로 봐야 한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 교사 임용이 어려워진 데다 교권도 추락하면서 교대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종로학원이 전국 교대 10곳과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제주대 초등교육과의 2023학년도 대입 정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총 2182명 모집에 4280명이 지원(경쟁률 2 대 1)했다. 2019학년도(2.5 대 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중 한국교원대, 이대 초등교육과를 제외한 나머지 11곳은 경쟁률이 3 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시 수험생은 가, 나, 다군에 걸쳐 총 3번 원서를 낼 수 있다. 중복 합격자가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시 경쟁률이 3 대 1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정원 미달이나 마찬가지다.
교대와 초등교육과에 다니다가 자퇴 등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도 3년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이 3년간 대학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13개 초등교원 양성기관의 중도 탈락자 수는 2020년 256명, 2021년 282명, 지난해 396명으로 1.5배 늘었다. 지난해 공주교대는 73명이 중도에 그만뒀다. 한 해 모집인원이 383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입생 5명 중 1명이 학교를 그만둔 셈이다. 서울교대, 한국교원대, 대구교대, 제주대 등도 신입생 10명 중 1명꼴로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임용이 어려워졌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17개 시도교육청은 공립 초교 교사를 3561명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3758명보다 5.2% 줄었다. 저출산으로 학생이 줄자 교사도 그만큼 적게 뽑는 것이다.
서울도 인구 감소의 여파를 받고 있다. 서울의 올해 초교 교사 선발 인원은 115명으로 지난해 216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서울 광진구 화양초는 학생이 줄어 다음 달 문을 닫을 예정이다. 홍일초(2015년), 염강초(2020년), 공진중(2020년)에 이어 서울 내 네 번째 폐교 사례다. 반면 교대 입학 정원은 2012년부터 3847명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폭언, 폭행을 당하는 등 교권 침해 사건이 이어지는 것도 교대 인기 하락의 원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권 추락, 교원 처우 악화, 행정 업무 과다 등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교직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특성상 교대보다는 종합대학을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수업이나 동아리에서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대학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