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연합이 최근 전국 2240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1.2%가 운전 중 휴대폰으로 직접 통화한다고 답했다.
이어폰을 이용하는 경우는 24.4%, 핸즈프리는 22.9%에 불과했다. 아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운전자는 11.6%에 그쳤다.
핸즈프리를 장착한 차량의 경우에도 이를 이용하는 운전자는 47.3%에 불과하고, 휴대전화로 직접 통화하는 운전자가 34.8%에 달한다는 충격적 결과를 덧붙였다. 경찰의 단속(범칙금 6만 원)에도 불구하고 절반 가까이가 버젓이 운전하면서 휴대전화를 '귀에 대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응답자 가운데 88.2%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사고의 원인이 된다고 응답해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시민연합은 운전 중 휴대전화 통화에 대해 만취 상태에서의 곡예 운전과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연합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의 음주 운전과 같은 수준"이라며 "전화 통화를 하며 운전하면 정상 운전자에 비해 핸들 조작 실수, 급브레이크, 신호 위반, 차선 위반 등 안전 수칙을 위반할 확률이 30배나 높아진다"라고 강조했다.
시민연합은 "실제 적색 신호 정지 거리 테스트 결과 40??h에서 휴대전화 통화 중 정지 거리는 23.7m로 소주 6잔을 마신 정도의 혈중 알코올 농도 0.1%의 상태(24.3m.정상 운전 시 19.1m)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S자 코스와 비슷한 슬랄롬 주행에서도 휴대전화 사용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 수준이며 핸즈프리 사용도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상태의 운전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핸즈프리나 이어폰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캐나다의 <토론토 스타>도 5일(한국시간) "미국 유타대학의 데이비드 스트레이어 교수(심리학)가 운전 중 휴대전화로 통화하면 사고를 낼 위험성이 4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라고 보도, 시민연합의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트레이어 교수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8%인 상태와 같다"라고 주장했다.
시민연합은 "9월 말 현재 한국의 자동차 보급 대수는 1525만 대, 휴대전화는 3300만 대로 휴대전화 보급률(74%)은 세계 1위다. 이제 자동차나 휴대전화는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으면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안전이다. 다른 것을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의 자제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