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선가에서 수행지도를 한지 이제 3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 시작할 땐 헤라도 수행이 많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수행자들의 관념을 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수행모임 기간 중 아침 강의가 끝나고 나서
자운님께서 "누구, 누구, 누구는 수행이 하나도 안되고 있어요. 불러 오세요.
그리고, 누구, 누구, 누구는 잘하고 있네. 좀 더 지켜 봅시다." 라고 말씀 하실 때
"아니 그것이 어떻게 보이실까"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점차 수행이 되어감에 따라 사람들의 모습에서
관념들이 지워짐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자운선가 문을 들어올 때는 대다수 사람들이
슬픔, 분노, 두려움 등 파동으로 얼굴이 일그러져 있고
눈빛에 초점이 흐려있던 사람들이 관념을 닦아내면서
점점 맑고 고운 얼굴빛이 되고 또렷한 눈망울이
되어가는 것을 보며 신기해 한 적도 많았다.
마음이 곧 몸이기에 마음이 닦여져서 밝아짐에 따라
얼굴과 몸에서 풍기는 인상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 처럼 우리의 외모와 건강상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관념인데 관념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놈이
어릴 때 생긴 애정결핍과 욕구불만의 관념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어릴 때 생긴 관념일 수록 잠재의식 깊숙히
자리잡게 되며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성인이 되어 생긴 관념보다 청소년 시절에 생긴 관념이,
청소년기 보다는 유아기 때의 관념이,
유아기 때 보다는 태아 때 관념이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40대 때 사업이 부도가 나서 매우 고생했던 기억으로 생긴 관념보다
청소년기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서 생긴 관념이 더 상처가 깊고,
청소년기 때의 왕따의 기억보다는 유아기 때 외롭고 무서웠던 기억때문에 생긴 관념이
더 상처가 크고 삶 전반에 걸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어릴 때 기억일 수록 잠재의식 깊이 각인되고
그 관념으로 인해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므로
태아 때의 경험이 사람의 일생 중에 가장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동서를 막론하고 태교를 매우 중요시 하였던 것이다.
태아 때의 관념이 그 사람의 삶에 보다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임산부를 위한 태교에 관한 서적들이 많은 것이다.
자운선가 수행모임에서도 임산부가 참가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데,
그 때마다 특별히 태교에 관한 상담과 강의를 더 많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사람들이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물질적, 육체적으로 고생했던 기억보다는
사랑 받지 못한 외로움이나 정신적으로 고통받았던 기억이
더 큰 관념이 되어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한다.
특히 어릴 때 사랑받지 못한 애정결핍의 관념파동은
가장 큰 상처를 남기고 곧잘 삶을 황폐화 시킨다.
애정결핍의 파동은 보통 태아 때나 영유아기 때 많이 생기는데
엄마가 아기를 잉태했을 때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정신적, 육체적인 학대를 받아서 태아를 낙태시키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든지,
아니면 뱃속의 아이를 잉태한 열 달 내내
아기를 가진 것을 후회하고 우울증에 시달렸다든지,
또는 다른 기타의 이유로 말미암아 아기에게 신경쓰지 않고 무관심하거나
아기 가진 것을 달갑게 생각지 못하고 불행한 마음으로 아기를 출산한 경우,
이렇게 태어난 아기는 애정결핍의 관념파동을 가지고 태어난다.
출산 후에도 만5, 6세가 될 때까지의 성장환경이 그 사람의 일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시기로서 아기가 엄마와 떨어져서 남의 손에 컸거나
아니면 엄마가 키웠어도 엄마가 정신적으로 불행 불안하고 심히 고통받았거나
또는 엄마도 애정결핍의 관념이 있어서 아기를 심하게 꾸중하며 엄히 키운 경우,
아기는 충분히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한 느낌 때문에 애정결핍의 관념이 생기게 된다.
애정결핍의 관념이 있는 사람은 대체로 극심한 외로움이 있으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하고,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남에게 사랑을 베풀 줄은 모르면서
주변 사람들이 무조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해 주길 원하며,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고 싫어할까봐
불안해 하면서 할 말도 잘 하지 못하고 정서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애정결핍의 관념은 애정을 얻기 위하여는 무슨 짓이라도 하고
애정을 빼앗겼을 때는 엄청난 분노를 폭발시키기도 한다.
사랑하는 부인을 두고도 습관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남자나
애인의 변심에 분노하여 애인을 살해하는 젊은이는
바로 이 애정결핍의 관념이 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예전에 수행에 참가했던 어느 한 중소기업의 사장님은
습관적으로 여자를 바꿔가며 바람을 피우는 바람둥이였는데,
부인을 사랑하지 않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부인을 지극히 사랑한다고 했다.
하지만 왠지 다른 여자가 옆에 없으면 허전함을 느껴서
자꾸만 애인을 바꿔가면서 사귀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상담을 해보니 그분이 유아기 때 엄마가 자살한 것을 보았고
그 이후로 계속 사랑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커왔다.
그에게는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어린아이의 관념이 내면에 있어
만나는 여자마다 엄마가 투사되면서 모성애의 갈구 때문에 사귀었고,
사귀고 나면 자신의 애정결핍으로 인한 외로움, 허전함이 사라질 줄 알았으나
사라지지 않자 계속해서 이 여자에서 저 여자로 전전했던 것이다.
이런경우 사업에 집중하고 가정을 돌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계속 외로움으로 방황하니 사업과 가정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이것도 일종의 정서불안으로서 그 원인이 된 애정결핍의 관념을
지워내는 것이 유일하고도 근원적인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또 태아 때 엄마가 아빠와 늘 심하게 싸우며 낙태를 생각하며
스트레스와 심한 슬픔을 겪었던 엄마에게서 태어났던 여고생은
항상 아빠를 보면 알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부모가 잘 해 주는 데도 불구하고
항상 자신은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같이 태아 때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보니,
그 당시 엄마가 느꼈던 슬픔, 분노, 두려움을 태아도 똑같이 느꼈고
몇 시간씩 펑펑 울어내고 나서야 기억을 지울 수 있었다.
태아 때의 기억을 지우고 나서 집에 돌아가니
그제서야 더 이상 아빠가 밉지 않고 부모가 나를 사랑한다고 믿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쁘고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유아기 때의 애정결핍으로 인한
정서불안과 삶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애정결핍까지는 아니어도 현대인들 대다수는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상태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람은 돈으로 산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수행이 어느 정도 되어 의식수준이 많이 고양된 수행자는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랑없이 물질적으로만 풍요롭게 키워진 사람은 나중에 자라서
모든 것을 다 가져도 삶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수행에 참가했던 어느 한 50대의 아름다운 여성분도
어릴 때 부유한 가정에서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자랐지만,
부모님의 불화와 심한 폭력으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어서
지금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과 자신을 사랑해 주는 식구들이 있음에도
마음의 행복을 못 느끼고 늘 강박증과 우울증, 불안증에 시달린다고 했다.
세계 제2차대전 중에 독일에서는 수많은 전쟁 고아들이 생겨났는데
손길이 부족하여 한명의 간호사가 백명 이상의 고아 아기를 돌보았다고 한다.
일손이 부족하자 아기들에게 우유먹이는 시간,
기저귀 갈아주는 시간 등을 정해 놓고
기계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일들만 처리해 주면서 키웠다고 한다.
그런데 몇달이 지나자 아기들이 원인모를 병에 걸려 죽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도저히 병명을 밝힐 수 없게 되자 독일 정부는 아기 몇명당 한명씩 간호사를 두어
우유도 직접 안아서 먹이게 하고 기저귀도 울면 즉시 갈아주는 등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보살피도록 조치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돌보기 시작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들이 점점 건강해지는 것이었다.
독일의 한 의학박사가 이 현상을 연구자료로 해서 논문을 쓴 것이 있다.
그는 인간의 생존과 행복에 꼭 필요한 절대적인 요소가 사랑이라고 주장하면서
전쟁 고아들의 그 이후의 삶을 40년에 걸쳐 관찰한 결과
양부모에게 입양되어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란 아이는
사회에 기여하며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나
고아원에서 무관심 속에 길러진 아이는 사회적으로 낙오자인
실직자나 범죄자와 같은 불행한 삶을 살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살면서 겪는 경험 중에 가장 삶을 방해하는 것이
애정결핍, 외로움의 관념인 것을 증명한 한 예이다.
이 애정결핍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수행을 통해 본성을 회복하는 길 밖에 없다.
왜냐하면 본성이 바로 사랑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본성이 사랑이기에 본성과 가까워질 수록 사랑의 에너지로 인해
잠재의식 깊은 곳의 애정결핍의 외로움 파동이 녹아내리게 된다.
꽃이 피는 것, 해가 뜨고 지는것, 산새의 울음소리,
낙엽이 지는 것, 아기들의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 등
우주 삼라만상의 현상 일체가 본성인 사랑의 현현이고
이 사랑에 의해 모든 것이 양육되고 치유되며 회복되는 것이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