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는 그물버섯 동양에는 아재비라
통통한 흰 살결은 상처에도 변함없어
최고의 요리 재료 포르치니 이름이네
#생각조각 / 왜 최고의 요리 재료인가?
숲길의 활엽수 그늘 아래 우뚝하게 솟아난 튼실한 버섯을 마주할 때가 있다. 갓 아래를 들여다보면 주름살 대신 촘촘하고 미세한 구멍(관공)이 있고, 버섯대에는 그물망처럼 그물 무늬가 들어차 있는 녀석, 바로 그물버섯류다.
1. 초장 / 서식지가 갈라놓은 이름, 그물버섯과 아재비
유럽이나 북미의 온대 숲속에는 참나무 및 침엽수림 아래에는 진짜 그물버섯(Boletus edulis)이 서식한다. 서양에서 ‘포르치니(Porcini)’는 그물버섯과 그 근연종을 가르키는 별칭이며, 미식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아쉽게도 이 전형적인 진품 그물버섯은 동양에서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우리네 산야에는 ‘아재비’라는 친근한 접미사를 단 그물버섯아재비(Boletus reticulatus)가 넓게 터를 잡고 살아간다. 이름 끝에 붙은 ‘아재비’는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일가를 뜻하는 식물학적 명칭이다. 하지만, 생태적 기품이나 육질의 우수함에 있어서만은 서양의 포르치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2. 중장 / 변색의 생리, 그리고 상처받지 않는 순백
수많은 버섯들은 칼끝을 대거나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기만 해도 닿은 자리가 멍들듯 푸른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해버리곤 한다. 세포가 파괴되면서 내부의 페놀성 기질과 산화 효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일으키는 일종의 화학적 산화 반응, 즉 색변(色變) 현상이다.
그러나 그물버섯과 그물버섯아재비는 상처를 내어도, 단면을 깊게 도려내어도 그 속살은 여전히 정갈하고 희디흰 순백을 지켜낸다. 산화 효소 반응에 휘둘리지 않는 든든한 세포 조직과 단단하고 통통하게 차오른 육질을 고스란히 품고 있기 때문이다.
3. 종장 / 숲이 내어준 최고의 요리 재료
요리사의 칼끝 아래에서 지저분하게 색이 변하지 않고, 익혀내어도 흐물거리지 않은 채 탄력 있는 식감을 유지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버섯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숲속 최고의 요리 재료로 대접받는 이유다. 풍미를 모으고 지켜내는 버섯의 단단함은 정갈한 식탁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첫댓글 그물버섯아재비 사진으로 보기에도 식감이 아주 좋아 보입니다
쫄깃쫄깃 맛날듯 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6.09.26 18:53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6.09.26 19:26
갓보고 표고인가했던 앙돠
식재료가 된다니 자세히 보게 됩니다
그물버섯아재비 즐감합니다
숲속에 튼실하게 피어난 그물버섯아재비가 먹음직스럽네요.
덕분에 즐감 즐공합니다.
몰라서 먹지 못하는 버섯 식감과 맛이 좋은 버섯이군요.
그물버섯아재비 잘 기억하고 살펴봐야겠습니다.
차분하게 그물버섯아재비를 덕분에 자세히 보며 배웁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본듯도 한걸요
두번째 모습 눈에 익어요
그물버섯아재비 즐감합니다
맛있는 버섯이군요
버섯은 예뻐도 이름알기 힘들어서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감사히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