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경(歸京)길, 옛 생각#
-食口 31/모친의 애청곡(愛聽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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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별세 몇 해 전이었던가,고향 친구들 모임
있어 내려 갔었다.초등생 작은 눔을 데리고
모친에게 애를 맡기고 나갔고 술이 떡이 되어
들어간 시각은 자정이 지나서였는데 모친은
TV의 노래를 보며 기다리고 계셨다.
노래 들으며 울었는지 눈이 젖어 있었는데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당신의 감상적 눈물.
잠든 애 머리를 당신의 다리에 누이시고
땀을 흘리며 자는 눔에게 부채질을 해주면서..
그 노래는 지금도 기억나는 '이미자의 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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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선산도 들르고 모친 뒤이어 마지막
宗婦로 살아오신 큰형수도 뵙고 돌아오던 길.
맞교대로 운전하는 두눔을 뒤에 앉아서 보며
어느듯 나도 初老가 되어 그때 모친 그 모습
과 노래가 떠올랐다.당신 생각에 좋아하게 된 '최백호 아씨'는 가끔 思母曲이 되었다.
7동생이 있는 가난한 장남과 혼인,얼마후
祖父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집안 大小事를 몽땅
떠안게 되면서 시동생,시누이 학업부터 혼사
까지 챙기게 되었고 게다가 우리 7남매.
한때는 일부 사촌형들 학업까지 떠맡았던 세월
신혼부터 鐵의 여인으로 살았지만 당신도 예전
친정에서 아씨로 살았던 꽃다운 시절이 있었다
생각조차 사치로 여겨 망각하고 사셨을 뿐
살아오면서 당신의 아픈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아프다고 누워있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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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좋아하셨고 즐겨 드셨다
대가족 속 바쁜 시절, 부엌에서 급하게,제대로
고명도 없이 후다닥 드시던 생각도 나고
나도 국수를 좋아해 종종 사 먹곤 하는데
맛있는 국수를 먹을 때면 모친 생각이 떠올라
왈칵 눈시울 뜨거울 때가 간간이 있었음에
초록에서 갈색으로 변하고 있는 차창 밖을 보며
정채봉 시인의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의
소박하면서도 절절한 그 詩가 떠올랐다.
내게도 짧게나마 주어진다면 먼저 제대로
맛있는 국수를 사드리고 싶다..그리고 당신
손을 잡고 나지막이 이 노랠 같이 부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뭉클해졌었다
비록 음정과 박자가 전혀 맞지 않을지라도.
오래전 끊은 담배,한가치 간절히 생각났던
아,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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