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천석 동구청장이 12일 서부구장에서 펼쳐진 K리그 유스 챔피언십 U12 울산 FC와 수원 FC의 결승전에 참석해 경기 관람 후 선수단을 격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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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가 한국 유소년(유스) 축구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전문가들은 야간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조명시설, 천연 잔디구장 등 축구 기반시설이 뛰어나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거기다 축구도시로 쌓은 프리미엄과 지리적 이점까지 보태면 유스 축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이를 위해 선수와 학부모들의 숙소문제, 주차장 확보, 범시민 홍보활동 참여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남는다.
울산 동구가 한국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2일 `2019 11~12세 유소년(유스) 축구대회`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정천석 동구청장은 "내년에 다시 유치할 수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며 경기 재유치 의사를 내 비쳤다.
이번 대회를 주최ㆍ주관한 한국프로축구 연맹 관계자도 "경기 개최가 순환제가 아니기 때문에 축구도시 울산의 인지도와 시설의 우수성을 감안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울산 동구 미포ㆍ서부ㆍ울산 과학대 구장 등 3곳에서 한국 프로축구단 산하 유소년 11세 20개 팀과 12세 팀 22개 등 총 42개 팀이 `풀 리그` 경기를 펼쳤다.
현재 한국(K)리그에 소속돼 있는 전국 프로축구단은 총 22개이다. 이들 프로 축구단은 11세부터 17세까지로 구성된 유소년 축구단을 거느리고 있는데 11~12세, 14~15세, 17~18세 등 나이별로 각 한 팀씩 모두 6개를 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팀당 선수는 평균 30명 선 안팎이다.
이에 따라 이번 시합에 참가한 선수 규모는 총 42팀에 1천 2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여기다 한 팀당 약 40명의 학부모가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대회에 참여한 선수와 학부모 규모 모두 3천명 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울산 동구가 올해 11~12세 팀 유치에 이어 내년에 14~5세 팀, 17~18세 팀까지 불러들일 경우, 기존 축구도시로서의 위상 제고는 물론이고 관관자원 활용을 통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 아산 무궁화 축구단 소속 12세 팀 자녀를 응원하기 위해 울산을 찾은 학부모 이동훈 (이현빈 선수 아버지)씨는 "경기가 야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낮에 간절곶에 다녀왔다"고 했다.
지윤상 선수 아버지 지용대 씨는 "경기가 없을 때 관광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 대회기간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경주 화랑대기 유소년 축구대회에는 전국에서 약 220개 팀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1만 명 이상의 참가 선수와 학부모가 10여일간 경주지역에 뿌리고 가는 돈은 2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충남 아산 무궁화 유소년 팀 김 민 코치(울산 현대축구단 출신)는 "시설이 열악한 경주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울산이 앞선다"며 "울산 동구가 유소년 축구 `메카`를 시도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천연 잔디 구장에서 시합하는 건 선수들에게 큰 영광"이라며 "이런 여건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번 11~12세 축구경기 동안 드러난 문제점도 없지 않다, 우선 홍보가 부족해 시민들이 대회개최 자체를 잘 몰랐다는 점이다.
아산 축구단 학부모 이동훈 씨는 "숙소가 남구 삼산동에 있었는데 동구로 이동할 때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이 없어 경기장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같은 구단 학부모 지용대 씨는 "선수들이 동구 지역 숙소를 이용하면 동구에도 이익이 되고 우리도 편할 텐데 왜 남구에 숙소가 배정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형 버스 주차장은 그런대로 확보돼 있는데 승용차 주차장이 없어 울산 과학대 아래에 주차한 뒤 미포구장까지 한참 걸어 올라 가야 했다"며 "이런 부분만 제대로 해결되면 포항, 경주보다 모든 면에서 앞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소년들이 지나친 경쟁심을 갖지 않도록 이번 경기는 승부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시합을 펼치는 `풀 리그` 방식을 택했다. 11세~12세 전국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