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함께 산을 타던 선배가 있다. 언젠가부터 그가 높은 산은 잘 안 가고 둘레길만 쉬엄쉬엄 걷기에 나와 함께 하는 날이 드물어졌다.
내가 둘레길은 아내와 걸어도 충분해서 요즘은 그와 걸을 일이 별로 없다. 어제 아침부터 시작된 부산함이 막 끝난 일요일 오후 그 선배에게 문자가 왔다.
지금 한강길을 걷고 있는데 문득 내 생각이 나더라는 것이다. 어디냐고 했더니 곧 서강대교에 도착한다며 얼굴 잠시 볼 수 있냐고 했다.
마침 나도 체육공원이나 가려던 생각이었기에 츄리닝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서강대교까지는 후딱 걸으면 집에서 15분이다. 선배가 한강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아 있었다.
내가 편의점에서 사 간 캔맥주를 보더니 반색을 한다. 마침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했다나? 이촌동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걸었으니 70 나이에 비하면 많이 걸은 것이다.
유튜브를 틀어논 폰에서 뽕짝이 흘러 나왔다. 그 선배는 예전에 산을 다닐 때도 늘 뽕짝을 들으며 걸었다.
그때는 제발 산행 중에는 좀 참았다가 휴식 때만 들었으면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나도 이해를 한다.
일찍부터 뽕짝을 너무 사랑한 선배다. 노래방 가도 당신이 제일 먼저 세 곡을 연달아 불러야 직성이 풀렸다.
한 곡씩 돌아가며 부르자고 하면 자기가 부르려고 했던 노래를 꼭 남이 먼저 부르기 때문이라 했다. 노래방 머피의 법칙이랄까?
그래도 일행이 모두 양보를 하기에 문제 없이 지나 간다. 맥주를 마시며 해거름 출렁이는 한강을 바라보며 듣는 뽕짝이 나쁘지 않았다. 유독 귀에 꽂히는 노래가 있어서 물으니 바로 마리아 노래다.
내가 TV를 거의 보지 않기에 예능을 잘 몰라도 화제를 모은 뉴스는 안다. 트롯 프로 열풍이 불 때 이 미국 아가씨의 노래를 들은 적 있다.
예전에 언뜻 들은 노래인데도 유독 공감이 가는 목소리였다. 내가 주현미에게 열광하지는 않았지만 마리아는 주현미의 특색을 잘 살려 불렀다.
밀고 당기고 꺾고 비틀어 올리는 뽕짝 특유의 맛을 잘 안다고 할까. 형과 당인리 발전소까지 걷고 합정역에서 헤어진 후 집에 와서 마리아 노래를 찾아 들었다.
노래를 참 잘 부른다. 마리아에게 흠뻑 빠졌다. 화면을 보지 않고 음성만 들으면 한국인이라 해도 될 정도로 노래맛을 제대로 살릴 줄 알았다.
어제 그 선배가 듣던 노래가 나까지 전염되었다.
# 공감이란 말이 있다. 막상 이 단어를 설명하라면 즉시 설명하기 난감하지만 어떤 노래를 듣고 뭔가가 밀려 온다면 그게 바로 공감이다.
마리아가 부른 주현미의 다른 노래가 다 그랬다.
첫댓글 요즘 우리또래가 되면
뽕짝에 친근감을 느끼니
세월을 속일수는 없는듯 싶다오
나도 좋아하는 주현미 노래들~~
오늘은 그 뽕짝에 빠져야겠수~~~~ㅎ
소비님이 나와 똑같은 생각이군요.
어릴 적부터 뽕짝 잘 부르는 누이 덕분에 비교적 친근하기는 했어도
요즘은 유독 뽕짝 선율이 더욱 다정하게 들리네요.
나도 오늘밤은 마리아 노래를 다시 한번,,^^
미스트롯 할 때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 노래를 저렇게
잘 부르는데 심사위원들 점수가
너무나 인색했습니다.
인맥이 있는 우리나라 가수라면
저렇게 점수가 인색했을까. 하고요
또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보쳉성격.
때문에 요기 까지만 .. .ㅎ
마리아 노래 너무 잘해요~
전생에는 한국사람이었나봐요
덕분에 노래 감상합니다~^^
저는 미스트롯 방송할 때는 못 봤으나
나중에야 이 미국 아가씨를 알게 되었지요.
지금 들어도 정말 노래를 잘 하네요.
한국 노래를 사랑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부를 수가 없는데
유독 주현미 노래를 잘 부르는 것 같습니다.
보챙 누이의 노래 사랑을 응원합니다.ㅎ
몇년전만 해도 트롯을
부르면 꼰대들이나 한다고
무시하던 사람들이 많았죠.
이젠 세상이 변해서 성악가도
발라드가수도 트롯경연에
나와서 겨루고 있으니
아이러니 합니다.
나이가 어린 아기들까지도
인기가 대단합니다.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인같은
마리아는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가수입니다.
예전에는 팝송을 불러야만 지식인 대접을 받은 때가 있었지요.
라디오에서도 팝송 프로가 대세였던 시절도 있었구요.
신사님 말마따나 시대가 변해서
젊은 사람도 트롯경연에 나오는 걸 보면
복고풍의 부활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유행가도 우리네 인생처럼 돌고 도는가 봅니다.
평화로운 봄밤 되세요.ㅎ
ㅎㅎㅎ
나도 요즘은 신곡 보다는 옛 가요를 많이 불러요
트롯맨들이 요즘은 트롯을 많이 부르는데 트롯을 부르면 마음이 포근해요
종(로)미인 님 멋져요.^^
저도 요즘 노래는 도무지 적응을 못하겠더라구요.
BTS가 세계를 누빈다지만 그 노래가 좋은지는 모르겠고
그저 한국인이 유명하니 즐거울 뿐이지요.
옛 노래가 포근하다는 것에 공감합니다.ㅎ
좋아요 좋다 잘한다
강추 입니다
창조로 행님이 좋아라 하시니 저도 좋습니다.
모쪼록 즐거운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ㅎ
@유현덕 아우님 덕분에 저도?~~~~~~~~~~~~~~~~~~~~~~~~~~~~~~~~~~~~~~~~~~~~~
노래방 가고 싶어요.~^^
ㅎㅎ
자영업 하는 제 지인은 스트레스 받을 때
혼자 노래방 가서 목청껏 지르고 나면 풀린다고 하네요.
노래방은 혼자 가도 좋고 여럿이 가면 더 좋고,,^^
예전엔 트롯가수들이 부르는 노래를 좋아 하고 노래방가서도 한 서너곡 정도는 부르곤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교회다니면서 성가곡에 푹 빠지면서 트롯을 까맣게 잊고 살다가 10여년전 5060카페에 가곡방이 생기면서
회원들과 주1회 국내가곡ㆍ이테리가곡등을 배운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개인 레슨도 받고 해서 턱시도 입고 작은 무대에 서보기도 했었던적이 있음 지금은 가곡방이 폐쇄되어 뮤자게 아쉽긴 합니다만
어떤노래의 쟝르던
불러서 자기가 만족하면 되는 거죠
다시 기회가 된다면 제2의 파파로티가 되고 싶다는ㅎ
멋진 브라더 님이세요.
카페 생활 이력사와 노래 편력사도
훗날 되돌아 볼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될 겁니다.
용모를 봐도 웬만한 성악가 뺨을 왼쪽 오른쪽 치고도 남을 포스네요.^^
My brother is a nice guy.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