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쭉빵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하바나옴마나
안녕 쭉빵이들!
저 제목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니?
쭉빵에 분리교육에 대한 글이 올라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쭉빵에도 많다는걸 느껴.
어떤 사람은 정말로 장애인 자체를 혐오해서 저런 생각을 가질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둘 다에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나는 오늘 쭉빵 내에서도 만연한 장애인 혐오와 장애인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해.
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 혹은 살면서 장애인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고 장애인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하는걸
쭉빵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물론 그 트라우마 자체를 부정하는게 아니야.
장애인 뿐만 아니라 특정 성별, 나이, 동물, 음식, 장소등에도 가질 수 있는게 트라우마니까.
하지만 트라우마를 가지는것과 그 트라우마를 바탕으로 차별적 이미지를 재생산하는건 다른 문제야.
혹시 타자화라는 말을 알고 있니?
타자화란 말 그대로 대상을 다른 존재로 보이게 만듦으로써 분리된 존재로 부각시키는 말과 행동, 사상, 결정 등의 총집합을 뜻해.
우리가 관심 많은 페미니즘 내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게 바로 타자화에 대한 개념이야.
예를들어 같은 운전미숙이라도 남성은 저 사람이 잘못된거고, 여성은 김여사로 묶여서 타자화 되는게 그 예야.
이와 같은 타자화는 장애인에 대해 이야기할때도 자주 나타나.
장애인의 범죄율은 비장애인의 10분의 1도 안된다는 것 알고있니?
또한 계획적인 범죄가 드물기 때문에 재범률은 거의 없다시피 해.
한마디로 길거리에서 보기도 드문 장애인이 해코지를 할 확률보다,
하루에도 수백명이 지나가는 비장애인이 해코지를 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스쳐지나가는 비장애인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면서,
장애인을 보면 내게 해코지하지 않을지 꺼리고 피해.
비장애인이 저지른 범죄는 '비장애인이 저지른 범죄.가 아닌 그냥 범죄,
장애인이 저지른 범죄는 '장애인이 저지른 범죄'가 되는것이 현실이지.
바로 비장애인이 다수이고, 강자이기 때문이야. 소수이고 약자인 장애인은 라벨링되고 타자화되지.
게다가 장애인이 소수이고 약자인 만큼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학대하거나 괴롭히는 경우가 훨씬 많아.
하지만 인터넷에서 거론되는 경험담이나 문제는 대부분 비장애인에게 피해받은 장애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거론되는 대표적인 문제가 특수학교와 통합교육 문제야.
특수학교의 수가 장애인에 비해 턱없이 적고, 장애인을 절반도 수용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 거라고 생각해.
이 문제 역시 장애인 차별을 바탕으로 한 님비현상 때문이지.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특수학교 수가 많아진다면 해결될 문제'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 역시 아니야.
장애인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통합교육이 기본이야. 통합교육이 힘든 몇몇 케이스를 위해 최저한으로 특수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거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분리교육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통합교육을 특수 케이스로 생각해.
그렇다면 왜 통합교육이 기본이어야 하는걸까?
첫째로, 학교는 사회화를 배우는 작은 사회야.
교육 역시 중요하지만, 학교는 타인과 교류하고 관계맺는 법을 익히는 중요한 장소야.
하지만 그런 교육에서 장애인이 배제된다면, 과연 졸업 이후의 사회에서 장애인이 갑작스레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장애인들 역시 청소년기가 지난다고 해서 통제가 힘들었던 행동이 통제 가능해지는건 아니야.
그렇다면 통제가 힘들다는 것을 이유로 배제된 장애인들은 사회에서도 역시 배제되겠지.
이건 비단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배제되는 것을 이야기하는거야.
둘째로, 일반학교가 비장애인만을 위한 것이라는게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아?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볼게.
여성이 남성들에게 타자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그 예중 하나가 바로 의약품이야. 많은 약들이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래서 남성들은 겪지 않는 부작용을 여성들이 겪기도 해.
하지만 애초에 모든 사람이 써야 하는 약이 '남성'만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는게 이상하지 않니?
학교도 마찬가지야.
장애 여부를 떠나 모든 사람이 교육권을 가지고 있고, 교육받을 수 있어야해.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학교는 장애인에 대한 시스템을 배제한 채, 비장애인에 맞추어져서 만들어져 있어.
교사의 능력으로 케어하지 못하는 장애학생, 그로인해 피해보는 다른 학생들 등의 사례는
바로 학교 자체가 장애인을 배제하고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야.
이 문제는 특수학교를 만든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야.
예를들어 여성에가 맞춘 약이 출시된다고 해도, 그 약이 기존의 약보다 적게 만들어지거나, 그로인해 가격이 다르거나
하는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공평하다고 할 수 없어. '모두가 먹을수 있는 약'이 진정한 평등이지.
그렇다면 학교도 특수학교가 아닌 '모두가 다닐 수 있는 학교'가 진짜 평등인 거야.
3.그렇지만 특수학교가 생기면 그게 더 장애인에게 좋은 환경이 아니냐고?
물론 현재의 특수학교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장애인이 교육받기 좋은 환경이라고 할수 있어.
하지만 그것은 일반학교가 비장애인에게만 맞추어져서 장애인 시설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껴지는 거야. 장애인 시설을 갖추는것은 특별히 좋은 환경이 아닌 당연한 환경이 되어야 하는거니까.
또한 이런식의 분리라는 건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억압하는데 쓰이는 수단이야.
통계적으로 보면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학대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
하지만 장애인이 비장애인에게 입는 피해를 이유로 분리를 주장하지는 않지.
하지만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에게 입는 피해를 이유로 분리를 주장해.
그것은 비장애인들이 그것을 실행할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강자인 자신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야.
페미니즘에서도 페미니스트들이 지향하는 목표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존중을 받는 사회이지
남성이 여성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분리를 주장하지는 않아.
하지만 남성은 본인들이 여성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펜스룰을 주장하지.
나는 펜스룰을 보면서 장애인 분리 문제와 많은 점이 닮았다고 느꼈어.
그렇다면 당장 비장애인이 받는 피해는 어떡하냐?라고 한다면(피해받는 장애인이 더 많지만)
나는 이 문제를 이야기할 때 장애인에게 초점이 맞추어지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시설과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는 정부와,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를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우리가 할 일은 분리교육을 주장하는 일이 아니라
장애인과 우리가 사회에서 불편함 없이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주장하는 일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민폐를 참아준다'라는 시혜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장애인 역시 사회의 구성원이고, 사회는 인종, 성별, 장애여부, 성정체성, 그 무엇에도 상관없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사회를 목표로 해야해.
내가 당장 이 문제에서 강자라고 해서 약자에 대한 차별을 주장한다면,
내가 다른 문제에서 약자일 때 그 피해는 나에게 오도록 되어있어.
장애인 문제, 여성 문제, 인종 문제, 모두 별개의 문제 같지만 사실은 인권이라는 같은 논리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 따라서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도람뿌처럼 미국인 백인 남성 부자 대통령쯤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별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우리는 우리가 해당하는 여혐 문제에는 민감하지만, 또한 다른 문제에 대해선 둔감하기도 해.
남성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공기같은 여혐을 우리는 인식하지만
장애인들이 인식하는 계단 없는 상가, 리프트 없는 버스, 점자로 '음료'라고만 적힌 음료수들, 안내 없는 횡단보도 등을 이용할 때 우리는 그것이 차별적이라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해.
나는 쭉빵이 페미니즘 문제에서도 활발하기를 바라고, 그를 넘어 같은 논리를 기본으로 하는 다른 인권들에 대해서도 더 깨우친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어.
--------------------------------------------------------------------------------
위엣 글은 내가 예전에 적은 글이고, 여기서부터는 새로 추가한 내용을 적을게.
내 글이 몇번씩 끌올되는걸 보았고, 그중에서는 글을 쓴 보람이 드는 댓글도 많았어.
하지만 몇번씩, 특히 저번에 본 댓글들에서는 나는 인류애가 바사삭 사그라지는걸 막을 수 없었어.
그 글의 댓글들이 상당수
"장애인은 무슨짓을 할지 모르잖아. 피해를 받는 비장애인 때문에라도 분리교육이 나은것같아"
"나는 장애인한테 이러이러한 일을 겪었었어. 그래서 통합교육 반대야"
이런 댓글들이었기 때문이야.
위에 나온 댓글들에 대한 내용은 이미 본문에 다 나와있어.
하지만 내가 왜 약간 화가 나서 이 글을 적는지에 대해 다시 설명할게.
먼저 장애는 종류와 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충분한 시설과 인력"이 갖추어져도 통제하기 힘든 최소한의 인원을 위한게 특수교육이야.
하지만 그 최소한의 인원 외에도 수업에 '방해가 되는'정도의 행동을 하는 장애인은 있을 수 있겠지.
하지만 장애는 본인이 의도하거나 원해서 갖게되는게 아니야. 장애가 있다고 해서 차별받지 말아야 하는것은 당연하고.
그리고 우리가 분리교육을 한다고 해서 장애가 낫거나 사라지는것도 아니야.
따라서 우리는 사회구성원으로써 장애인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울 의무가 있어.
그 의무에는 장애인이 장애로 인해 어떠한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차별적 시선으로 바라보는것이 아니라
장애에서 비롯된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의무 또한 포함되어 있어.(성범죄나 그런 류를 말하는 게 아니니 본질을 흐리지 말아주길 바래)
본문에 나와있듯이 그건 우리가 '장애인을 위해 특별히 관용을 베푸는' 그런 시혜적인 것이 아니야.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써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고, 당연히 해야하는 의무의 종류지.
사실 이래도 내 일이 아니라서 잘 와닿지 않지? 그래서 페미니즘적으로 예를 들어줄게.
우리나라에서 임신/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흔한건 알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은 차별이라고 말하고 있고, 규탄하고 있어.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임신, 출산으로 인한 휴직이 기업에 손해를 가져다 주는것은 사실이니, 경력단절은 어쩔 수 없다"
실제로 휴직이 기업에 손해가 되는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왜 우리는 이것에 분노하는걸까?
바로 임신, 출산으로 인한 휴직은 기업이 "관용적으로 베풀어야 할"태도가 아니라
여성의 인권을 위해 감당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이야.
남성이 아닌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하는 신체구조는 여성 본인이 원하거나 선택한게 아니야.
따라서 임신과 출산이 기업에 손해를 가져온다고 해도, 기업은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불이익을 주지 않을 의무가 있는거지.
어때?장애인의 예시하고도 일맥상통하지 않아?
그리고 또한, 장애인은 행동의 통제가 어렵다/위험하다 라는 무조건적인 인식 역시 차별의 한 종류야.
특수학교에서 쓰는 비품들이 전부 장애인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건 아니야. 위험하지 않은 물건만 있는것도 아니고.
그럼 저런 논리대로라면 특수학교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발생하고 사고가 발생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위험한 사건이나 사고는 일반학교에서 더 많이 일어나.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인들 중 어느정도 행동의 통제가 어려운 장애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인력이 있기에 그런 행동들의 컨트롤이 가능해.
하지만 그런 시설이나 인력이 없는 일반학교에서는 장애인의 행동을 통제하기 어려울 확률이 올라가지.
그런 사회적 구조, 시스템적 결점의 탓을 모두 장애인에게 돌리는 것 역시 차별적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이건 정말로 내가 답답해하는 부분인데,
많은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은 학습하지 못하고 교육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사회화 교육을 통해 장애인도 타인을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
행동의 교정이나 커뮤니케이션, 심리적인 부분 역시 일정부분 학습이 가능해.
하지만 대 다수의 장애인들이 그런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해.
왜?바로 장애인은 위험하고 피해를 준다는 인식 하에 분리교육을 주장하는 사람들 때문이지.
내 동생은 1급의 중증장애로, 사지마비에 뇌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누워서 팔다리를 뻗는것 외에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해.
지능도 아기같은 수준이고.
내 동생을 보고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은 내 동생이 아무것도 인식하거나 학습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내 동생은 사회화 교육이 상당히 잘 된 케이스야.
그렇기에 누가 본인에게 잘해주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분할 수 있고, 울거나 소리지르는 부정적 감정표현이 거의 없어.
그리고 분리불안도 없어서 혼자 있더라도 울거나 정서적 불안을 보이지 않아.
낮선이가 접근해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타인의 감정표현에 교류할 줄 알아. 상대가 웃으면 웃는다거나 하는..
우리가 보기엔 당연한 부분이지만, 이것들은 사회화의 결과야. 사회화가 잘 되지 않은 케이스는 많이 울거나 짜증을 내거나
분리불안 증세를 보여 보호자가 항상 옆에 있어야 하거나, 낮선이를 경계하고 타인과 소통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그런 케이스에 비하면 어느쪽이 타인과의 공동생활에 적응하기 쉬울까? 단연 내 동생 쪽이지.
이처럼 사회화를 통해 타인과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것들을 학습할 수 있어.
하지만 그런 학습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그저 폭력적이고 통제불능의 장애인으로 낙인찍히는게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현실이지.
실제로 내 동생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지마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은 집에 불이라도 내면 어쩌냐면서 전세계약을 일방적으로 거부당한 적도 있어.
전세계약을 거부한 그 사람과, 장애인이 문제를 일으킬지도 모른다며 분리교육을 주장하는 사람이 내 눈에는 다르게 보이지 않아.
둘째로, 이런 장애인 인권 글에 특히 많이 보이는게 이런 류의 댓글이야.
"나는 장애인한테 이런 일을 당한적이 있는데~...그래서 난 분리교육 찬성해"
내가 왜 이런 댓글을 보고 답답해지는지를 설명할게.
우선 설명하기에 앞서, 트라우마를 가진 것 자체를 뭐라하거나 부정하는게 아님을 밝힐게.
한마디로 "그래도 장애인이니가 네가 이해하고 넘겨야지"라는 말이 아니라는거야. 무슨말인지 알겠지?
내가 저런 댓글에서 답답해하는 포인트를 설명하려면 이 예시가 적당할 것 같아. 페미니즘적 예시로.
예를들어, 여성의 인권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고 생각해보자. 내용은 당연히 여성에 대한 차별에 대한거겠지.
거기서 한남들이 이런 댓글을 달았다고 상상해보자.
"저번에 꽃뱀한테 걸려서 돈을 어쩌구~.."
"무고하게 성추행범이라고 몰려서 경찰서를 어쩌구~.."
"군대에서 부상을 입어서 후유증을 어쩌구~.."
이런 댓글을 본다면 많은 게녀들이 화가 날거야. 하지만 왜? 왜 화가 나는걸까? 내가 그 포인트를 짚어볼게.
저 사연들은 개개인의 기준으로 본다면 안됐고 불행한 사연이 맞아.
사랑이라고 속아 돈을 뜯긴다던가, 하지도 않은 일을 무고하게 덮어쓴다던가, 군대에서 부상으로 후유증을 가졌다던가..
개개인으로써는 불행이 맞지.
하지만 우리가 화나는 포인트가 있어.
만약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저런 내용을 말한다던가, 개인적을 지인에게 말한다면 저건 그저 저 사람의 불행으로 취급되겠지.
하지만 저 내용을 여성인권을 말하는 자리에서 말한다면 의미가 달라져.
여성에 대한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여성인권을 말하는 자리에서 말하는건, 명백하게 그 주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이고,
반박이며, 공격이라고 말할 수 있어. 그렇기에 우리가 화가 나는거지.
나는 장애인 인권에 대한 글에 달리는 "장애인에 대한 개인적인 트라우마" 댓글들도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해.
설사 본인이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해도, 내가 위에 든 예시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거야.
둘째로,
저 댓글들은 실제로 사회 권력구조가 누구에게 더 유리한지, 그렇기에 그 말들이 약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재생산하는 것임을 간과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선한 약자에 대한 환상, 즉 약자는 선하고 무해할 것이라는 편견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당연히 나쁘거나 위험한 장애인도 존재할 수 있고, 그로인해 피해를 받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지.
그런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트라우마를 가지는 일도 있을 수 있어. 그 트라우마 자체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아니야.
트라우마라는건 장소, 색, 맛, 행동, 옷차림, 성별 등등 어느것에라도 트리거가 생길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걸 저렇게 장애인 인권에 대해 논하는 자리에서 표출하거나, 그걸 근거로 분리교육을 찬성하는 경우는 달라.
하지만 예를들어 파란색 옷에 트라우마를 가지게 됐다고 생각해보자.
본인이 파란색 옷에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면, 정석적인 대처방법은 치료를 통해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거지,
그 누구도 파란색 옷을 입지 못하는 규칙을 만들자고 하지 않아.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트라우마는 장애인을 분리해서 사회에서 지우는 쪽으로 해결책이 제시되지.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느끼는 시혜적 감정, 그것을 실제로 실행할 권력, 기득권으로써의 이기주의 등 많은것들이 결합되어서 그렇게 된다고 생각해.
개인이 약자에 대한 어떠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약자에게 불리한 사회구조를 반박할 수 있는 근거로는 쓰일 수 없어.
또한 기득권이 기득권의 권력을 갖고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근거로도 쓰일 수 없고.
따라서 저런 행동들이 실제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이상, 단순히 개인의 트라우마를 나열하는 행동이 아니라
기득권의 입장에서 약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재생산하는 행위가 되는거야.
일단 내가 설명할 것들은 여기까지야.
혹시 개인적인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 글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길 바래
위에도 말했듯이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부정하거나 잘못됏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그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재생산하는 행위는 차별적이라는게 포인트야.
추가글에서 내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과격한 워딩이나 감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해도 이해하길 바래.
그리고 내가 고양된 상태에서 쓴 글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질문하면 댓글로 최대한 답변할게
여러가지 과도기를 겪고 있지만 여성이 행동하고 목소리 내는 페미니즘이 활발해져서 나는 정말 기뻤어
하지만 동시에 인구의 과반수에, 사회적 활동이 비교적 가능하고, 사회적 권력을 가진 사람도 어느정도 존재하기에
한번 무브먼트가 일어나면 힘을 얻을 수 있는 페미니즘에 비해
수도 적고, 사회적 활동도 거의 막혀있으며, 사회적 권력도 갖기 힘들고 장애 때문에 인권운동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인원이 많은
장애인 인권은 영원한 불모지같다는 생각에 늘 마음이 아파
그래도 나는 그걸 이유로 행동하지 않기 보다는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
쭉빵에도 나로 인해 장애인 인권에 관심가지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늘었으면 하는 생각에 글을 썼어
읽어줘서 고마워
첫댓글 쭉빵에서 장애학생 일반학교 보내는거 부모 욕심이라고 존나 이기적이라는 댓까지 봄
참... 그 댓글 보고 평생 장애인은 장애인들끼리만 살라는 건지 씁쓸하더라...학교에서 장애인 있어서 좀 불편한거 못참으면 직장에서는? 이동수단에서는? 공공장소에서는? 다 못참겠지... 그럼 대체 장애인은 어디로 갈까...ㅠㅠ
22 이거 지적하면 갑자기 본인이 장애인을 통해 안좋은 경험한거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하더라
정말 장애인들은 더 많은 기회가 필요해 이건 절대 안바뀌는 건데 지금 기회를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상태에서 기회를 더 빼앗으려는 건 진짜 이기적이라고 생각해
나는 '특수학교'라는 것은 장애인들을 격리하는 또 다른 수단이라고 생각해 정신적 장애가 있든 신체적 장애가 있든 일반학교를 보내야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거잖아 특수학교도 결국 장애인 시설로 이어지는 거야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도 동의해. 자폐학생을 몇 년간 데리고 있어봤는데, 비장애인과 소통과 어울림을 통해 사회성을 기른다고 한다지만 실질적으론 자폐학생이기 때문에 소통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아. 의사 표현도 안 되는 아이가 친구들과 갖는 교류는 고작 몇 초? 몇 시간을 교실에서 시계만 쳐다보고 집에 가는 것만 생각하는 아이가 너무 불쌍하던데,, 물리적 통합이 무슨 의미일까 싶어. 차라리 가게에서 물건 사는 법, 사회적 규범 지키는 것을 역할놀이나 실습을 통해 훈련받는 게 낫지, 자폐학생을 데리고 통합교육을 한다고 일반 학급에 두고 사회적 문제,화학반응 이런 수업한다고 서너시간을 교실에 붙잡아두는 게 진짜 맞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
@눈누난ㄴ나ㄴㄴ 지체적 장애인에게 내신 시험에 따로 시간을 더 주지 않는 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장애인 차별인거지! 그점들을 개선해 나가야하는 게 맞고. 따돌림 당하고 괴롭힘 당한다고 해서 피해자를 격리시키는게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지
지적장애학생들도 비장애학생들 보며 모델링하고 함께 지내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어
수능이 정말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금 교육체제를 바꾸지 않는 이상 통합교육 진짜 힘들듯ㅠㅠ 수능의 중요성이 떨어져야 통합교육해도 민원 안들어오고,,, 사대생입장으로서는 약한 장애까지는 ㄱㅊ은데 자기 통제 못하고 그런 학생은 특수교육 필요하다구 생각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는 장애인들을 더 이상 더 심하게 숨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장애인들도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지내고 다른 사람들 만날 권리가 있어 장애인들을 괴롭히는 애들이 문제인 건데 왜 그때문에 장애인들을 더 숨기고 밀어넣으려는 건지 이해가 안 가
흠,,,게녀 말대로라면 피해자를 격리시켜야 한다는 말 같은데 우리 사회에서도 범죄자를 벌주고 격리시키지 피해자를 격리시키는건 아니잖아 통합교육을 통해서 장애인만이 사회를 배우는게 아니라 비장애인 또한 함께 어울리는법을 배우는거야
ㄹㅇ 사회에서 지워버리는 현상 너무 심해..
글 고마워!
글 정말 잘 쓴다! 멋져!
게녀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의 사고가 변화되면 좋겠어.
우리나라 장애에 대한 인식이 정말 바닥인 수준이라는 것에 공감,, 장애는 불쌍하거나 이상하거나 이해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당연히 녹아들어있어야 한다는 것, 서로 구성원이 되어서 상호작용하는 존재인것을 나도 특수교육 배우면서야 알게 되었어서,, 그리고 통합교육은 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학생에게도 좋은 영향인 것을 설명하는게 너무 어려운 사회인 것이 참ㅎㅎ 글쓴이가 페미니즘과 비교해서 이해하기 정말 쉽게 해준 것 같아 문장력 정말 대단하다
ㅠㅠ 서치하다가 왔는데 글도 댓글도 너무 좋다 눈물 나... 장애인을 실제로 만나면 나도 편견을 갖지 않는다 동등하게 대한다고 자신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추구해서 모두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한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