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정도면 이쯤에서 프리선언 하는건 당연한 순서 아니겠습니까. 그게 뭐 놀랄 일입니까. 엠비씨 아나운서국이 김성주가 사표 내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건 자기들이 바보라고 고백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김성주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아나운서들 중에 사표를 내지 않았던 분이 얼마나 됩니까. 많은 분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우리가 알고 있는 인기 아나운서 대부분은 거의 다 프리랜서에요. 제가 기억하는 분만 쭉 열거해도, 손범수, 한선교, 김병찬, 유정현, 왕종근, 정은아, 이금희, 박나림, 강수정, 임성민, 정지영, 진양혜, 황현정, 최은경 등이 모두 프리랜서입니다.
오히려 연예인급의 인기를 누리면서도 사표를 내지 않고 방송국에 그냥 남아있는 아나운서가 있다면, 오히려 그 아나운서가 더 신기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됐습니다. 김성주가 프리선언을 했다는 소식이 신기한게 아니라, 김성주가 프리 선언을 하지 않고 오래 버티고 있다면 그게 더 신기한 소식이 되는 시대가 됐다는 겁니다. 아마 앞으로는 이런 스타 아나운서들의 프리선언이 더 자주 일어날거에요. 왜냐면 엠씨들 몸값이 과거에 비해서 엄청나게 올라갔거든요.
예를 들어 강수정이 프리선언 후에 KBS에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짤렸어도, 지금 강수정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과거 KBS 시절때 수입보다 훨씬 더 높을겁니다. 신입급을 제외하면, 어느정도 경력이 쌓인 방송국 아나운서의 월급이 거의 300~400 정도 되는걸로 알고 있는데, 강수정이 프리선언을 한 후에 받게되는 1회분 출연료가 과거 한달치 월급하고 비슷합니다. 즉, 지금 강수정이 두개 프로만 하고 있지만, 그걸로만 해도 한달에 벌어들이는 돈이 2000만원이 되는거죠. 더군다나 프리선언을 하면 하루종일 방송국에서 근무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가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나죠. 또 선배들의 시다바리 노릇을 할 필요도 없구요. 대우도 훨씬 좋아집니다. 그러니 아나운서들이 너도나도 할것없이 프리선언을 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런 선택이라는 것이죠.
물론, 프리선언이 항상 밝은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죠. 강수정과 똑같이 시기에 사표를 내고 방송국을 뛰쳐나온 김병찬의 경우, 지금까지도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습니다. 왕종근은 '진품명품' 딱 한개의 프로그램만 몇년째 진행하고 있고, 한선교의 경우에도 '좋은 아침'의 진행자로 섭외가 오기까지 몇달동안 불러주는 곳이 없어서 불안에 떨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방송국에 남아있으면 좋은 점은 안정된 평생 직장이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프리선언을 하게되면 무한경쟁에 돌입해야 되고, 아무 곳에서도 불러주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백수가 되는 위험성이 있죠. 그래서 자기 자신의 경쟁력을 믿지 못하는 아나운서는 프리선언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합니다. 혼자만의 힘으로 방송계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있는 사람만 뛰쳐나올 수 있는겁니다.
또 아나운서로 방송국에 입사한 사람들 중에는 '뉴스 진행자'가 꿈이었던 사람들도 많거든요. 그런 분들은 프리선언을 하기 힘듭니다. 왜냐면 공중파의 뉴스 진행만큼은 자기 회사 아나운서들을 쓰기 때문에, 프리선언을 하는순간 공중파 뉴스 프로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영원히 날라가 버리는 것이죠. 잘 생각해 보세요. 유명한 아나운서들 중에 프리선언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분들은 대부분 뉴스 앵커들이나 시사보도 프로그램 진행자들입니다. 그 분들은 프리선언을 할 이유가 특별히 없죠. 프리선언을 하는 아나운서들은 대부분 토크쇼나 예능프로 진행자로 진출하게 되는데, 손석희 같은 아나운서가 '엑스맨' 진행을 할리는 없잖습니까. 최근에 기사마다 김성주를 손석희에 비교하는 글이 많던데, 그래서 그건 참 엉뚱하고 무식한 비교라는 겁니다. 더군다나 손석희도 평생 엠비씨 아나운서로 남을 것 같더니만, 대학에 교수 자리 나니까 바로 사표를 썼잖아요?
김성주의 프리선언을 두고 엠비씨 아나운서국에서는 '기껏 키워놨더니 배신때렸다'고 불쾌해 했다고 하는데, 키워주긴 누가 누굴 키웠다고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표현이 거꾸로 됐습니다. 오히려 김성주가 엠비씨를 키웠다고 해야 맞죠. 지금 상대방에게 굽신거려야 할 쪽은 김성주가 아니라 엠비씨입니다. 김성주가 진행하는 프로들 다 도중하차 시키면 엠비씨가 보는 손해는 엄청납니다. 엠비씨가 월드컵 이후에 김성주를 여기저기 수많은 프로에 출연시키면서 뺑뺑이를 돌린 것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그런게 아니라, 그만큼 김성주 카드가 시청자들에게 먹혀든다고 생각했기 때문 아닙니까. 사람은 누구나 자기 능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아야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김성주가 '경제야 놀자'를 김용만과 함께 진행하는데, 김용만은 그거 1회분 찍고 출연료로 700만원 정도 받아가지만 김성주는 두달 월급이 김용만 1회 출연료보다도 못하죠. 그러면 당연히 열등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고, 방송의 질도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방송국이 스타 아나운서를 프리랜서로 빼앗기지 않으려면 방법은 단 한가지 뿐입니다. 조금 인기가 올라가는 아나운서가 보인다 싶으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금지시키고, 방송국의 간판 뉴스 시간대 앵커로 스카웃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때 SBS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아나운서였던 윤현진이 갑자기 8시 뉴스 앵커로 발탁된 이유에도 사실은 그런 사정이 숨어있는 겁니다. 사실 윤현진은 뉴스 앵커를 하기에는 보이스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들 말이 많았잖아요. 하지만 SBS가 윤현진의 프리선언을 일찌감치 차단하기 위한 방법은 그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최근에 KBS에서 가장 잘나가는 인기 아나운서였던 김경란이 갑자기 9시 뉴스 앵커로 발탁된 사건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MBC도 마찬가지죠. 박혜진의 인기가 한참 치솟고 있을때 9시 뉴스데스크에서 당장 스카웃을 했습니다. 이제 떠오르는 스타 아나운서를 잡아두는 방송국의 유일한 미끼는 '메인뉴스 앵커자리' 보장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과연 스타급 아나운서들을 방송국안에 영원히 잡아둘 수 있을까요?
출처 :
http://leegy.egloos.com/3163959 ====================================================
정말 공감한다규
오히려 엠비씨가 김성주아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것 아니냐규
대체 왜 김성주가 사표 낸게 욕 먹을 일인지............................... 직장인들은 다 아실겁니다. 저두 직장인이고요. 같은 일 하면서 연봉 더 준다면 전 당근 회사 옮길겁니다. 그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음에도 옮기는건 성인으로서 자신이 책임져야할 일이구요. 위험부담을 갖고도 옮기는건 자신의 선택 자신의 판단입니다. 그걸 가지고 의리를 버렸네 어쩌네.. 만약 제가 사표를 낼때 저의 사장님이 너 지금 배신하는 거냐고. 우리회사의 의리를 버리는 거냐고 하신다면..............참 전 할말이 없겠네요....ㅡㅡ;;;;;;;;;;;;;;;;;;;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