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팀 일정보다 4∼5일쯤 먼저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훈련 캠프로 떠나는 것.
박찬호의 국내 매지니먼트를 담당하는 '팀61'의 김만섭씨에 따르면 박찬호는 다음달 10일께 애리조나로 떠날 계획이다. 김씨가 그에 앞서 6일쯤 서프라이즈에 도착해 스프링캠프 동안 머물 숙소를 마련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마치면 박찬호가 곧바로 합류한다.
구단이 정해 놓은 훈련 시작 날짜는 투수와 포수들의 경우 15일이다. 따라서 14일까지 서프라이즈에 도착해도 상관없는 박찬호는 미리 현지 적응에 나서 만반의 준비를 다한다는 각오다.
그러나 박찬호의 스프링캠프 조기 입소는 단순히 자신의 컨디션 조절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감독을 맞아, 새로운 훈련장에서 새 출발을 하는 텍사스의 에이스로서 팀 지침에 화답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벅 쇼월터 감독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제 날짜에 스프링캠프장에 도착할 것을 엄명했다.
노장 선수들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스프링캠프에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박찬호가 화답하고 나선 것이다.
박찬호의 이같은 솔선수범은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함은 물론 다른 투수들의 정신자세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평균 1,300만달러를 받는 에이스가 남들보다 먼저 스프링캠프에 도착하면 다른 투수들도 늑장부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까지 플로리다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텍사스는 올해부터 최신 시설을 갖춘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훈련장을 캔자스시티와 함께 사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