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 운동,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인간성’ 회복이 본질이어야

[운연스러스]

사회교리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
 

#Me Too 운동,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인간성’ 회복이 본질이어야

우리 사회 안에서 권력자들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운동(#Me Too)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현재 연예계를 넘어 문학, 종교 및 체육계, 정계로 그 범위다 확대 중이다.
그런 가운데 우리 모두는 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어져 왔던 많은 성폭력의 현실이 
‘일상적 문화’라고 여기는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함을 재확인하고 있다. 
사실 절제 못하는 인간 욕망을 핑계로, 권력의 이름으로, 
약자들을 성적으로 짓밟아 온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나 있었다. 
이것은 세상 어디에도 ‘성역은 없다.’는 사실의 일부분임을 말해 준다. 

예수님에 대한 신앙이 삶의 목숨 줄로 알고 살아가는 그리스도교 신자인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나 자신 내면 안에 악의 불씨가 언제나 존재하기에 
침묵 속에 숨겨졌던 불씨가 솟아날 가능성을 늘 가지도 있다. 
말하자면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모두 완전한 사람이라는 환상이 맞지 않듯이 
인간 내면에 나만 깨끗하다는 환상도 맞지 않다. 그러기에 최근 우리 교회 
안에서도 대응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지만, 바로 잘못을 사과하고 부족함을 
청산하여 교회 쇄신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비일비재했던 성폭력, 그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로, 폭력성이라는 인간적 악이다. 
이 때문에 이제껏 수많은 죄를 짓고도 거리낌 없이 권력과 특혜를 누리며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사회의 약자들이 벌레 같은 존재로 보여져 왔다. 
이를 부정하고 싶지만, 甲乙 관계나 상대에게 빈틈이 보이면 
여지없이 그 악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누구에게나 꿈틀거린다. 
늘 그렇게 우리의 손으로 괴물을 빚어 왔다. 
그러므로 약자들을 마음껏 희롱하며 육체적 쾌락과 즐거움의 삶을 
거부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오히려 바보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둘째로 인간의 인격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다.
인격은 ‘행위의 주체이자 행위의 대상’이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사랑과 책임」.p25). 
인간 가운데 배척과 부당한 대우와 폭력의 상황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흔히 그들의 
권리를 수호하지 못하기에 ‘이중으로 가난한 사람들’이다.(「복음의 기쁨」 212항).
이들은 ‘사용’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다. 곧 이들 안에 있는 성적인 가치는 
인격 전체 안에서 내재하는 것이지, 육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의 육체만을 요구하는 성적충동이 인격체인 인간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어 왔다.

요즘 일어나는 미투(#Me Too) 운동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 
이 운동은 평소에 자신의 힘과 권력을 이용해 ‘이중으로 가난한 약자들에게’ 
성폭력의 사실을 강압적으로 함구하도록 만든 이들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피해자의 인격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안에서는 
지금까지 성희롱이나 성추행이 ‘일상적 문화’처럼 전이되어 왔기에,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인격을 지닌 인간>이 권력의 힘으로 인한 상처를 받아왔다. 
그렇게 하느님 모상인 인간의 상태가 일그러져 왔다. 이유가 어떻든 피해자와 
가해자는 상대에게 복수의 감정을 품게 되고 서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금 육체에 새겨진 성(性)의 본질을 넘어서는 
전(全)인격인 측면을 통해 인간을 바라보아야 한다. 
아마도 인간을 ‘사용’과 ‘충동’의 대상으로 이해하는 인간관을 배척하지 않고서는, 
또한 참다운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인간>을 기억하지 않는 한 
미투(#Me Too) 운동은 단순히 ‘사람 쫓아내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그렇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나 자신이, 
바로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모상의 인격체임을 존중하는 것에 마음을 두자.

글 : 전주교구 길성환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