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욕심으로 되는게 아닙니다”
초록이 아름다운 계룡산 갑사.
주차장을 벗어나 몇 계단 오르면 종일민박슈퍼를 만난다.
인심 좋은 아주머니의 손짓을 따라 산 쪽을 쳐다본다.
훠이훠이 걷다보니 끝자락에 한 민가를 만날 수 있었다.
이곳은 원래 솔빛한의원이 있던 자리다.
현재는 고은광순(57) 원장이 임시 거처를 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작년 가을에 갑사동네에 정착하게 된 것은
치매를 앓고 있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에는 설렁설렁 살면서 한의원을 하고 싶었습니다.
자연보호구역이라 한의원을 개원할 수 없어 부득이
올해 1월에 바깥쪽에 예전 이름 그대로 한의원을 개원하게 됐습니다.
어머니는 3월달에 돌아 가셨어요.”
이런 그가 갑사동네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8년부터다.
명상프로그램을 접하고 도반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그의 의식을 달라지기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운영하던 한의원을 미련없이 접었다.
그동안 학생운동, 여성운동, 약사법 개정 촉구, 종교법인법 제정,
제사거부운동, 미 소고기 군납반대 운동 등을 펼치던 그에게 일대 변화였다.
올해 1월 하대리에 개원한 솔빛 한의원에서
화∼토요일 오전 10∼오후5시까지 동네 노인들을 치료하면서
편한 마음을 갖는 것 역시 명상의 힘이다.
“예전에는 침,뜸, 부황 등으로 노인들을 치료했지만
치료를 해 보아도 얼마 못 살고 가실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이제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분들이 예뻐 보입니다.
농사를 짓는 관계로 근육통과 관절질환이 많은 노인분들이
하루라도 제가 하고 있는 명상에 대해 알고 체험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명상을 하면서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준
법문에 깊은 울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송광사, 금산사 템플스테이를 몇 번 다니면서 달라지는 것은 보이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 자허 선생의 명상프로그램을 통해
성인들의 말씀들을 이해하게 됐다.
“그 당시 정신과 의사인 데이비드 호킨스의 <의식 혁명>책을 보면서
세상의 절반이 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의 의식을 0∼1000까지로 나눈 것입니다.
예수님과 부처님이 끊임없이 요구한 것은
레벨이 높아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킨스는 명상, 이타적인 기도, 수행을 통해
비약적인 의식 상승을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달리 200이하는 부정적인 감정인 수치심, 죄의식, 무기력, 슬픔, 두려움,
욕망, 분노, 자존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80세가 다된 노인들을 치료하면서
그들이 욕심, 분노, 증오, 질투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솔빛 한의원과 통로로 연결된 녹주 맥반석 불가마찜질방을 찾는 노인들이
자리 때문에 언쟁을 벌였던 예를 들었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고
뜨거운 돌에 더 가까이 가려고 화내는 노인들을 보면서
명상을 생각하게 됐다.
화를 낸다면 수명을 연장해서
100세를 산다고 해도 남지 않는 장사라고 보았다.
“건강은 욕심부리고 챙긴다고 해서 되는게 아닙니다.
노인들은 그것을 모르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마음을 비우고 다른 사람을 먼저 축복해 주다보면 자기가 달라집니다.
자기 안에 사랑을 품으면 늘 감사하고 축복한 삶이 됩니다.”
그는 치료를 받으면서 대화를 하는 노인들에게
사랑, 기쁨, 평화, 감사심을 회복시켜 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사할게 아무것도 없다는 반응을 보인 노인들도 변화되어 갔다.
처음에는 한숨을 쉬는 노인들이 많았다.
자식이 출세를 못했거나 건강이 안 좋은 일을 남의 탓으로 돌렸다.
“노인분들에게 이 정도면 잘 산 것이라 말을 하죠.
감사한 일이 많다는 것을 애기하면 한결같이
‘그러지요. 그러네요’라고 반응을 보입니다.
아! 선생님 문고리가 감사하네요. 계단이 감사하다고 말들을 해요.
이 말을 들으면 반갑습니다.”
그는 한의원을 첫 방문한 노인이
아들에게 이유없이 화를 냈던 모습을 기억해 냈다.
그러나 이 노인의 경우에도 대화를 통해 마음을 정화 시켰다.
이것은 명상의 힘인지 모른다.
“할머니에게 아드님 참 잘 두셨다는 말을 했죠.
화를 내는 목소리보다 예쁜 목소리가 더 좋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밖에 있는 꽃이 예쁜 이유를 설명했죠.
그러자 할머니는 꽃은 향기가 좋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음날 꽃과 수선화를 가지고 오셨어요.
그 다음날도 꽃나무를 캐가지고 오세요.
있는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사나운 할머니인줄 알았는데 부처의 씨앗에
꽃이 피도록 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는 디지털 카메라에 찍힌 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찜질방을 찾는 노인들을 위해 붙인 프래카드였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먼저 치유되라 명상하면
나도 빨리 낫게 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것은 타인은 배려하는 마음이 곧 자기를 위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좋은 생각을 자꾸 하게 되면 습이 되어 내공이 높아집니다.
쉽게 상처를 받지 않고 쉽게 누구에게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지혜가 열립니다.”
여기에는 건강 뿐 아니라 모든 인생살이원리에 적용된다.
이것은 의식의 상승이라 볼 수 있다.
그의 마음씀에 새벽은 물론하고 밤중에는 오는 노인들이 많다.
그는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육신 치유인 뿐만 아니라 마음치유의 중요성을 말해 주고 있다.
그의 안내로 뒷 텃밭을 돌아 보았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하는 그의 눈빛은 맑았다.
그는 치유와 연결되는 동네 노인들의 의식 확장을 염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첫댓글 잘 보고감니다......ㅎㅎㅎㅎㅎㅎㅎ
참 도(道)와 선(善)을 행하며 사시는 분 같네요.
부처의 진리라는것이 결코 멀리에 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가장 인간적인 면을 앞세우고 사는 삶이야 말로 참 도요 선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무심히 지나치던 이웃들도 세심히 살펴보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선을 행하며 사시는 분들도 많고요...
뉴스에 나오는 자칭 위대한 양반들만큼 너저분한 삶을 사는 사람은 없는것 같아요. ㅡㅡ'
요즈음 제가 감정의 끄달림으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을 정도로 헤맸는데, 명상이라. 대전에서 가까운 곳이군요, 계룡면 하대리. 들어봐야 겠어요. 미소가 좋으네요. 세상에는 빛이 참 많아요
아름다운 자연과함께 따스한 햇살을 찾아,,,,병안에 계시는 어머님을 치유하며 모셨던 참사랑이 아름답습니다. *^^고인의 병복을 빕니다.
서울 서초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시다,,,시골 한적한곳으로 이전하심을 축원 드립니다. 맑은 공기와 정겨움이 넘치는 시골의 풍경이 더욱이 잘어울립니다.
노인분들이 화를 자주내는것 또한 모든병을 악화시키는 근원인것을...외로움증에 시달려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으로 병에 못이겨 돌아가시는 현실이 안타까운 일이지요?!
솔빛 한의원에 꼭 가보고싶습니다. 마음을 다스릴수있는 명상과 좋은 처방을 받으러 가야겠네요?! 어머님의 대한사랑이 아리게 느껴지는것이 사랑함이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