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맵지만 하늘은 맑고 햇살이 곱다.
이런날 방구석에 죽치고 있으면 햇님이 머라고 하실것 같어서
작업복으로 바꿔입고 나무들에게 거름줄 준비를 했다.
오줌통하고 플라스틱 바가지 그리고 장볼때 끌고 다니는 수레만 있으면 쉽다.
수레에 플라스틱 오줌통을 넣고 카다란 고무통에 오줌에 섞인 깻묵을
퍼담는 것이다.
겨울 내내 오줌을 받아 부었더니 커다란 고무통 가득히 깻묵에 섞인 거름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먼져 가까운곳에 있는 황칠나무 둘레에 한통씩을 뿌리 부분에 둥그렇게 끼얺어 줬다.
뒤란에 황칠나무가 세구루 감나무가 한구루 또 우물가에도 감나무 한구루다.
모두다 한통씩을 수북하게 부어주었으니 비가 오면 스며들어
좋은 거름이 되겠지.
다음은 앞마당에 앵두나무에 모가나무도 두구루가 제법 자랐다.
장독가에 매실 나무에는 벌써부터 발그레 꽃망울이 맻혀있었다.
히야~~ 이눔봐라 추위가 아직도 멀었는데 벌써 꽃망울이 맺으면 어떡할라고...
수북 수북 거름을 주면서 ...애들아 좋은거름 잘 받아묵고
이쁘게 꽃도 피우고 열매도 실하게 달려야 한다이. 당부를 햇다.
언덕 위에도 감나무 황칠나무 그리고 담장이 되라고 줄지어 심어둔 동백이랑
개동백 에게도 수북 수북 거름을 퍼주었다.
농사를 많이 짓지 않으므로 마당에서 뽑아낸 풀과 푸성귀에서 나온 것들을
오줌하고 섞으면 상당히 많은 분량의 거름이 된다.
난 응가 할때만 화장실 가고 소변을 볼때는 항상 요강에다 보므로
나혼자 내놓은 아줌이지만 마당이나 뒤란 나무들에게는 충분히 나누어 줄수있는
거름이 되므로 돈주고 퇴비를 사지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돈을 주고 사는 비료는 소막에서 나오는 퇴비인지라 아무래도 항생재를 먹는 소가
싸는 똥이기 때문에 인체에 좋지는 않을꺼란 생각이 들어 퇴비도 직접 만들어 쓴다.
도토리 묵 만들어 먹고난 찌꺼기 라든가 당근하고 사과 갈아먹고 난 찌꺼기들만
모아도 얼마나 많은 양이 퇴비들이 모여지는지 모른다.
이런 퇴비들 에다가 방아간에서 얻어온 깻묵을 오줌에 섞어
퇴비에 뿌려주기도 하므로 아주 질이 좋은 거름이라 그런지 지금도 하우스에
무우가 있지만 얼마나 달고 맛이 있는지 과일처럼 날마다 한개씩은 깎아 먹는다.
나머지 퇴비는 그동안 또 오줌을 받아두었다가 봄에 고추나 토마토 오이 수세미
등등을 심을때 거름으로 줄것이다.
참깨와 들깨는 거름을 하지않아도 잘 되는 작물이니 난 참깨하고 들깨만 심는다.
올해는 언니네 밭에다 작년처럼 옥수수 .두불콩을 좀 많이 심으려고 한다.
감자도 좀 심어볼까 ㅋㅋ
시금치가 자라서 너풀 거릴텐데 추워서 시금치 캐러도 못가고 있네.
낼 부터 날 풀린다 하니 시금치랑 냉이도 좀 캐고 하여 택배를 꾸려야 것다.
난 누구에게 시골에서 자란 나물거리나 내가 농사지은걸 보낼때 기운이
펄펄 나는것 같고 기쁘다.
우리 식구들에게 좋은소리를 못듣고 살아온 큰 새언니한테 청국장하고 들깨 또
삶어서 말린 시래기를 보내드렸더니 눈물이 날려고 한다고 했다.
앞으로도 봄나물이며 자연에서 얻어지는 먹거리들을
큰새언니 한테는 꼬박 꼬박 보내드릴 생각이다.
83세 이신데 살날이 얼마나 많으시겠는가.
다들 죽을날이 가까워진 형제 들인데 왜?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모두들 불면증에 시달리고 변비에 시달리고 그러는거 아닐까,
누구 한사람이 마음을 내려놓으면 모두가 편하련만 ...
욕심에 고집에 왜? 왜? 윗사람 아랫사람들을 품어안고 살줄을 모르는지
답답하다.
욕심과 고집을 버리고 내려놓으면 자신도 편안하고 형제간에 우애가 돈독해 질텐데
죽을날이 가까워진 사람이 마음속에 미움을 가득 끌어않고 살다가
눈감으면 그게 편하게 눈이 감어질까
불쌍한 생각이 든다. 돈이란게 전부가 아니란걸 알고 눈을 감으시길 빌어본다.
첫댓글 다음주면 만나게될 풀꽃~
집안 단속 잘 하고 온~
나무들에게 영양 가득주고있는 너의
모습을 상상하며 웃음남긴다^^
나무들과 넌 이젠 한몸이구나^^
밥상에 아끼면서 먹고있는 쌈 배추에
요즘 밥 한공기가 금방 꿀꺽이란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다음주 정모날를 기다리며~~
좋은꿈 꾸시게__♡♡♡
아이고~~~~ ㅎㅎㅎㅎ
풀꽃사랑님 요강에 앉아 계시는 모습을 상상하니 ㅋㅋㅋㅋㅋ
예전에 전쟁이 끝나고 난뒤 먹을것이 귀할땐 어른들이 생리현상은 절데로 남의 집에서 하지말고
집으로 와서 해결하라는 말들이 생각이 나네요 ㅎㅎㅎㅎ
그만큼 그시절엔 거름이 귀한때였지요.
그런데 사랑님이 요즘 요강에 볼일을 보신다는말을 읽으며 아이고 ㅎㅎㅎㅎㅎ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풀꽃. 첨 좋습니다. 닉 이 아름답습니다
아이고 이집이나 저집이나 욕심이 과해서............
물론돈이 소중하지만 다들돈때문은 아닌지? 서로 조금만 배려하고 포용을 하면되는데
농촌에서의 생활이 어느정도 안정이 되는것 같습니다. 나무에도 밭에도 거름도주고
즐겁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