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유혹

[김신부]

20250309 사순 제1주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1-13
1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2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그에게서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 주며, 
6 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7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9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10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11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12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우리 밥집에는 배고픈 사람은 누구나 하루 세끼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푸짐한 도시락을 준비해주고 있습니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아무 조건이나 제한 같은 거는 없습니다. 누구나 따뜻한 옷이 필요하면 상설장터 무료 나눔터와 아나바다 나눔 가게에서 맞는 것 골라 갈 수 있습니다. 긴급 상황이면 난방유와 주거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생활불편 바로처리팀이 있어 전기, 수도, 보일러 등 고장시 방문 수리해줍니다. 천사광장에는 누구나 언제든 계란 김치 라면 셀프 식사가 가능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24시간 먹거리 나눔 냉장고와 나눔 쌀단지도 있습니다. 이웃 복지 시설들과 외국인 노동자들과 이주민 공동체은 필요시  온천목욕봉사 차량과 일톤봉고와 레이밴 차량들과 밥집 시설들을 언제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봉사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기쁘게 봉사할 수 있습니다. 대화와 상담을 원하는 사람도 누구나 환영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면서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났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 그리고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되는 족보, 다윗의 후손임을 보여주는 족보를 통하여 오시기로 되어있는 메시아의 정체성이 드러났습니다.(루카 3,23-38 참조)

그리고 오늘 복음말씀에서, 구약의 하느님 백성 이스라엘이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광야에서 40년간 유혹을 받았던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기 전에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여 낙원에서 쫓겨나게 한 악마의 유혹을 예수님께서 물리치셨습니다.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루카 4,14) 성령의 힘으로 악마, 사탄의 세력을 굴복시키심으로써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느님 나라를 예고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힘을 지니고 갈릴래아로 돌아가셔서, 먼저 나자렛 회당에서 당신의 하느님 나라 복음선포 사명을 선포하시고(루카 4,16-30 참조), 이어 공생활 동안 악마, 사탄의 세력을 굴복시키는 구마기적들과 치유기적들을 통하여 당신과 더불어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느님의 나라가 다시 열렸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유혹한 악마의 세 가지 유혹은 육체적 본능에 대한 유혹, 권력과 명예와 재물 우상에 대한 유혹, 하느님을 시험하는 교만과 자만에 대한 유혹입니다. 이 유혹들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복음을 믿음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구원,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극복해야 할 유혹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올바른 회개의 단식과 올바른 기도와 올바른 자선, 사랑의 실천으로 이 유혹들을 극복합니다.

착하고 좋은 이웃. 우리 밥집에서 이런 푸짐한 나눔을 할 수 있는 것은 착하고 좋은 이웃, 친구들 덕분입니다. 밥집을 운영하면서 제일 힘든 일이 넘쳐나는 부식들을 관리하는 일일 정도로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 사람들의 올바른 단식과 기도와 자선 때문입니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인제 원통 폐교에서 재가복지 활동을 할 때 깨달은 것입니다. 홀로 살아가는 어르신들, 아픈 이들, 장애우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도시락이 아니라 말벗 봉사입니다. 함께 하는 친구입니다. 예수님께서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 살아가는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사람들에게 보여주신 공감과 연대와 나눔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사랑하고 계심'을 깨닫게 해 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