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헬맷을 쓰고, 로프를 잡고, 발목과 허벅지에 힘을 주며 조심스레 올라가는 모습만 보면 진짜 어마어마한 빙벽을 오르는 산악인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그렇게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가다가 “청개구리가/ 유리창을 타고 올라갑니다”하는 문장이 읽고나서야 ‘유리창을 타고 올라가는 청개구리’라는 실체가 밝혀지는 유쾌한 반전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젖은 눈알 한번 굴리고”,“허벅지가 굵어집니다” 같은 표현은 개구리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았다면 나오기 힘든 디테일이다. 유리창에 착 붙어 한 걸음 한 걸은 오르는 개구리의 동그란 눈과 다리 근육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다랑이 논이 있는 지역이다. 덕분에 여름내 개구리들의 우렁찬 합창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무당개구리, 북방산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등 온갖 개구리가 살아가는 터전이지만, 집 마당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단골손님은 단연 청개구리다.
여름 밤이면 방충망을 타고 오르는 청개구리의 등반을 자주 목격한다. “한 손 뻗고/ 한 발 올리고”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어떻게 올라가나 신기하게만 생각했다. 그런데 비바람이나 이슬에 젖은 유리창을 오르는 청개구리 시선으로 본다면, 그곳은 진정 아득하고 거대한 빙벽일지도 모른다. 작은 생물의 움직임 하나도 위대한 도전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에서 시인의 자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첫댓글 청개구리였군요~
허벅지가 장난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