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비글K
8개월차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24698CLIEN
모든 사항은 베를린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베를린은 이민자가 매우 많기때문에 특수한 도시입니다.)
1. 장점들
- 역시 노동자 입장에서 좋은 근무환경입니다. 아플때 쉴 수 있고, 휴가가 보장됩니다.
- 치안은 괜찮습니다. 인종차별도 없거나 적구요. 이건 성별과 지역에 따라 다르겠죠.
대체로 인터넷에 소개되는 사례들과는 비교가 어렵습니다.
다만 뭐... 팀장/임원 이 되고싶다면 그건 또 전 아직 모르는 일이죠.
일단 저희 회사 팀장이나 임원엔 외국인 비율이 꽤 높습니다만...
- 공기가 깨끗하고, 녹지가 많고, 고층빌딩이 적습니다. 교통체증도 적은 편입니다.
이게 굉장히 큽니다. 산책, 자전거, 드라이브... 언제나 하늘과 석양이 보이는 환경.
여기에 휴가랑 병가까지 감안하면 삶의 스트레스가 꽤 많이 줄어듭니다.
- 도이칠란트 티켓 (새마을호급 이하의 대중교통이 전부 포함) 이 월 8만원 정도인 덕분에 대중교통 사용성이 매우 좋습니다.
위 녹지와 맞물려서 돌아다니기가 매우 좋아지고, 낮은 가처분소득의 문제를 어느정도 완화시켜줍니다.
다만, 이 티켓은 최근에 생겼고, 없어지거나 더 인상될 가능성도 꽤 있습니다.
- 유럽에서 영향력이 센 나라라 국제 상황이 출렁여도 비교적 안심됩니다 (...)
- 식재료 물가가 쌉니다. 한국대비 20~30%정도 쌉니다.
다만 인터넷 글 보면 막 50%싸고 70%싸고 이런느낌인데, 매우 저렴한 녀석들은 대부분 퀄리티가 형편없습니다.
돼지고기 목살엔 뼛가루가 송송 박혀있고 , 피는 제대로 안빼서 잡내나고... 딸기는 야채고...
코스트코 등의 생태계 파괴 외래종이 없기때문에 가격으로 크게 경쟁이 일어나지도 않는 듯 합니다.
2. 단점들
- 가처분소득이 한국과 비슷한 주제에 (자세한건 따로) 물가가 비슷하거나 비쌉니다.
기본적으로 월세를 내며 사는 사회이기 때문에, 맞벌이가 아닌 한 월세를 내면 가처분 소득이 별로 없습니다.
외식물가는 8천원 (떡볶이/김밥/라면 단품 레벨), 1.3만원 (떡튀순, 라면+김밥 레벨) , 2만원 (파스타+콜라), 정도라고 보심 됩니다.
그래서 집을 한국대비 더 낮은 퀄리티로 임대하는게 일반적입니다. 젊을때는 룸쉐어도 하면서 말이죠...
한 5년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고 합니다만, 코로나 전후해서 집값이 2~3배로 뛰었습니다. (네, 저금리 시대에 말이죠.)
임대료도 그만큼 뛰었습니다 (....) 식비도 1.5배 이상...... 식재료도 1.5배.... 연봉은 1.1~1.2배 수준입니다.
- 외식이 맛없습니다. 맛있는 곳의 비중이 한국대비 수가 훨씬 적습니다. 요리 종류도 적습니다.
적응되면 괜찮아질까 했는데 아닙니다. 맛없는건 맛없는 겁니다. 극소수의 맛집은 줄도 섭니다 (...)
심지어 요리라는 개념을 해체하는 수준의 식당들도 잘만 장사합니다. 대체 왜...?
- 해물이 없습니다. 하... 해물... 슈바... 반도에 살던 사람이 내륙에 사니까 이런 문제가 의외로 와닿습니다 -_-
봉골레 한번 한다 치면 구하기도 힘들고, 1인분당 조개 재료비만 2만원이 넘어갑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보면 해물피자랑 봉골레가 없습니다 (...)
조개좀 사보려고 가면 홍합만 드글거립니다... (냉동홍합은 쌉니다.)
- 의료 퀄리티... 별로입니다. 다만 생명 혹은 노동력(!)과 관계있는건 돈은 거의 안드는 느낌입니다.
- 적당히 좋은 가구를 구하기 힘듭니다. 이케아가 있습니다만, 그 위 퀄리티 보면 가격이 하늘을 뚫습니다.
한국에는 이케아-한샘/lg하우시스 등-고급가구 이런식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
여긴 이케아급 다음이 바로 고급가구라는 느낌입니다.
사실 이케아 외엔 선택지가 별로 없습니다 (...)
- 식재료 물가는 싼데, 주방과 환기는 요리하지 말라고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대체 왜 환기구가 외부로 연결 안되어있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입니다. 집이 짓고싶어지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 어쩔 수 없이 외국인이고 이민잡니다. 대도시에서는 인종차별이 별로 없습니다만, 당연히 피곤하죠.
심지어 언어까지 새로 배워야 하니까요.
- 근처 휴양지가 전부 비쌉니다. 아 동남아여...베트남이여...
3. 독일의 장점 혹은 단점이라 알려전 사실들에 대해 생각해볼 만한 점
a. 휴가가 어마어마하다?
(20일 보장~좋은회사는 최대 30일) 지만, 공휴일이 3~5일정도 적고, 여름휴가가 따로 없습니다.
제가 다녔던 L모사의 10년차 휴가는 20일, 여름휴가가 5일에 한국 공휴일 감안하면 사실 독일 대기업과 같습니다 (...)|
다만 병가가 유급이므로 병가를 쓴다면 독일이 더 좋죠.
또한 저연차때도 20~30일이 보장되므로 젊은이/중소기업 재직자들에게 매우 좋습니다.
b. 유럽이니만큼 연봉이 높다?
일단 퇴직금이 없습니다. (-10%) 그리고 IT등은 인센티브를 계약연봉에 포함시켜놓습니다. (역시 10%이상)
즉 , 한국은 연봉이 7천이라 치면, 퇴직금으로 인센티브로 +20% 가까이 추가수령이 되는데, 여긴 그게 거의 없습니다.
(물론 될놈될입니다만, 일반적인 경우 얘깁니다.)
여기에 높은 세율 (어떤 구간이던 한국보다 1.1~1.2배정도 세금낸다 보시면 됩니다. 1억으로 가정하면 38%가량.)
까지 겹치면 가처분소득이 저멀리 출타하신 상태가 됩니다.
유럽애들이 맨날 놀러다니는거 같지만, 그냥 부자거나, 저축을 포기하는거일 겁니다.
아참, 밥값이 만원이 넘어가는데 회사에서 밥도 안줍니다 -_-
c. 얘네들은 명품 안쓰고 검소하다?
얘네들도 명품 좋아합니다. 걍 가처분소득이 여유 없어서 많이 안사는거 뿐인거 같습니다...
d. 겨울이 너무 춥고 힘들다?
개사기 지중해성 날씨 덕분에 태풍이 없고, 여름이 시원하고 , 위치덕에 지진도 없고, 겨울은 너무나 추운(?) -3도 전후입니다. 무려 위도 52도(서울 37도, 모스크바 55도, 개마고원 42도) 에 위치해있음에도 말이죠. 눈을 보기가 힘든 나라입니다. 비가 쏟아지는경우도 드뭅니다. 하 시바 단군할아버지... 왜... 왜......
다만 온도가 애매하게 낮은 시점 (10~15도) 이 일찍오고 늦게끝나는데,
독일인들은 이때 반팔입고 (...) 다니므로 상대적으로 괴로울 수 있습니다.
e. 노동안정성이 어마어마하고 노동자들의 천국이다?
얘네들도 레이오프하고 공장닫고 , 노조(의 작은개념인 워크카운슬) 몰래 괴롭히고 그렇습니다.
물론 한국이랑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은 급은 되고, 실업급여가 좀더 좋습니다.
특히 독일 작은 사업장 vs 한국 ㅈ소... 로 비교하면 독일이 압도적으로 환경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한국 대기업이야 한국 평균치 대비 워낙 대우가 좋으니까요.
4. 아직 언급하지 않은 점
a. 계급 사다리, 유리천정 이런건 아직 알만한 급이 안되서 적지 않았습니다.
b. 아이 관련도 아직 아이가 없어서 적지 않았습니다. 학교도 마찬가지.
c. 클럽, castle 문화, 스파 문화 등도 저랑 관계가 없어서 적지 않았습니다.
5. 결론
괜찮은 나랍니다.
분명 세상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죠... (몰디브는 예외)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나랍니다.
- 끝 -
첫댓글 클리앙 댓글 중---
양자이론
좋은 경험담 감사합니다
독일어가 필수겠지요? 혹시 외국회사의 지사들 중에는 사내에서 영여를 쓰는 회사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영어만 쓰고 살면 어느정도 불편할까요?
관광객으로 방문했을 때는 영어만 써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살러 간다면 독일어가 필수가 될 것 같습니다만, 어느정도인지 감이 안오네요. 미국에서 독일로 2~3년 갔다 오신 분들 중에는 독일어를 전혀 못하는 분들도 보긴 했지만, 정말 사는데 큰 불편이 없는지 궁금하네요
비글K
@양자이론님
기업들의 it 자회사/브렌치 : 영어씁니다
it 대기업들 : 영어로 업무 가능
논it : 독일어가 필요한 경우가 많음
it도 아니고 베를린도 아님 : 무조건 독일어가 필요한 경우가 많음 (...)
그리고 베를린은 젊을땐 영어로 살만 한데, 애가 생기거나,
공무를 본격적으로 (은행, 이민청, 법적인 문제, !!!병원!!! 등) 봐야하거나, 눌러앉을려면 당연히 독일어 해야됩니다
실제로 저는 이제야 독일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영어로 친구도 사귀고 일도 하고 쇼핑하고 외식하고 잘 살았죠
다만 사회에 녹아들려면 당연히... 해야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