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에레디비지의 빅3 팀들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그렇게 쓰레기팀들인지.. 과연 그팀들은 경쟁력이 없어서 성적이 그모양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겁니다. 갑자기 쓰느라 두서도 없고 글빨이 떨어지니 이해하시고 읽어주세요. (사실 뻔한 이야기지만 K리그랑 비교할 생각은 없고, 앞에서 모분의 리플을 읽어보니 답답한 마음에 씁니다.)
■ 빅3에만 좋은 선수들이 있다?
폴렌담, ADO같은 수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팀들도 각자 연령별 유스팀을 보유하고 있고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부리그의 팀들도 체계적인 유스팀을 다 가지고 있죠. 그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력도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비테세의 유스시스템은 아약스와 쌍벽으로 불립니다. 실제로도 아약스, 페예노르트, PSV의 재능있는 선수들은 자체 유스가 만들어낸 선수보다 하위권 팀에서 수급해오는 선수들이 더 많지요.
아약스를 "유스시스템의 산실" 이라고 말하지만 아약스는 하위권팀들에서 발굴해낸 선수를 사와서 다듬는 경우가 70%이고 자체에서 키워낸 선수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결국 빅3가 다해먹는게 아니란 말이죠.
여기서 중하위권팀들이 재능있는 선수들을 쉽게 내주는 이유도 이야기하죠. 네덜란드의 유스 선수들은 아약스로 부터 오퍼를 받는 것을 상당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자체만으로도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 받은 것이니 오퍼 오면 당연히 바로 가는 거지요. 물론 체계적인 시스템에서 탈락 된 선수들은 다시 다른팀을 찾아야 겠지만(그건 이후의 문제고..)
(굴리트 처럼 17살때 아약스의 오퍼를 거절하고 클럽에서 더 활약한 후, 자기 몸값을 부풀려 페예노르트, PSV로 이적하는 경우는 정말 특이한 케이스죠.)
리그의 재능 있는 선수들은 아약스에서 싹쓸이 합니다. 물론 PSV, 페예노르트도 마찬가지구요. 오죽하면 페예노르트의 위성구단인 엑셀시오르가 1부리그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리그 재정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말입니다) 완벽히 빅3의 선수 수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리그 구조 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필요악의 상황이죠.
■ 지속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알크마르의 돌풍
지난시즌 알크마르 돌풍의 경우는 최근 구단 재정조건이 좋아지면서 감독도 바뀌고 좋은 선수들을 수급해왔고 팀 리빌딩을 했습니다. 당분간은 돌풍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리그 특성상 중하위권 팀들의 전력이 피크에 오르면 빠져나가는 선수들이 많아서 일정 레벨을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우리 선수들만 봐도 빅리그 진출이 목표니깐요.)
알크마르 역시 2~3년 후가 고비지요. 벌써 부터 주축선수들은 빅3는 물론 분데스리가를 비롯해 여러곳에서 입질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클럽이 제대로 갖춰지기 시작하면 이런 순환과정으로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과거 빅3을 견제하던 비테세 역시 시코라, 반 더 스하프, 주테비어, 디아라, 클라센스 같은 주축 선수들을 이적 시키며 현재는 강등을 걱정하는 팀으로 추락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에레디비지는 중위권팀들이 다크호스=>강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빅3의 존재가 가로 막고 있는 셈이죠. 다음 시즌에 어떤 팀이 다크호스로 올라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팀도 같은 절차일겁니다.
유스리그순위를 보면 빅3가 독점하지 못합니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다른팀에도 많기 때문이죠.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청소년 대표팀 명단을 보면 각 클럽에서 골고루 선발 되지만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빅3의 선수들이 많아 집니다. 결국 성인대표팀에는 빅3 출신이 절대적으로 많게 됩니다. 이건 빅3 의존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재능있는 선수들은 빅3가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거지요.
(다른얘기지만 네덜란드 감독이 바보라서 빅3 특히 아약스 애들만 골라 뽑는게 아닙니다.)
흔히 유럽축구시장의 첼시,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를 보면서 '돈지랄' 이라고 하는데.. 아약스, 페예노르트, PSV는 리그 내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죠. 닥치는 대로 선수를 모으고 있고 선수들이 넘쳐서 어쩔수없이 임대 보내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오죽하면 임대로만 주축 선수를 꾸민 NAC같은 팀도 있죠. 그만큼 재능있는 선수들 대부분은 빅3의 소속이었거나 소속인 선수들이 많습니다. 오버하면 전체 50%에 육박하는 선수들이 빅3 경험이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니까요.
그럼 중하위권에서 빅리그로 이적하는 경우는 왜 적은가? 이건 네덜란드뿐 아니라 덴마크, 스웨덴, 벨기에, 그리스 같은 모든 리그가 마찬가지입니다. 중하위권보단 상위 몇몇 팀에서만 해외진출이 이루어지죠. 당연한 소리니깐 패스하고 싶군요-_-;
물론 콜린스 욘, 마카이, 캄퓌우스, 하셀바인크, 베스터펠트 같은 선수들은 용하게도 스카우터들의 눈에 들어와 바로 해외 이적을 할 수 있었지요.
ex) 최근 몇년간 있었던 주요 변동 상황만 적어보겠습니다,
@흐로닝엔
- 로벤 (지금 첼시에 있는 그놈입니다)
- 호그스트라테 (현재는 PSV 소속이고.. 흐로닝엔 시절 초대형유망주였습니다. 01~02시즌 평균 평점이 전체 상위권이었죠)
@위트레흐트
- 카이트 (현재는 페예노르트의 중심스트라이커지요.)
- 보스하르트 (맨유에서 영입하려던 선수입니다. 최근 국가대표설도 있는데 페예노르트로 이적했죠)
@트벤테
- 콜린스 욘 (85년생인데 빅3이 입질하기도 전에 프리미어리그 풀햄이 가로챘습니다)
- 람지 (PSV임대선수이긴 합니다만 지난시즌 사실상 트벤테의 에이스였습니다)
@헤렌벤
- 시본 (지난 시즌 막강한 수비전술로 4위에 올랐던 헤렌벤의 유일한 득점원이었습니다. 15골 넣고 PSV로 이적했죠.과거 아약스 출신입니다.)
@비테세
- 반 더 스하프 (현재 말하는 PSV에 있죠.)
- 시코라 (아약스)
- 쿠만 (아약스 감독)
@로다
- 아나스타시우 (지난 겨울 아약스로 이적했습니다.), 수타에르스(아약스 7번)
@NAC
- 스흐레더 (지난 시즌 페예노르트에 있었던 슈뢰더라고 불리던 선수입니다<-)
=> 이런식의 순환이 계속 되는 한, 재정조건이 좋지 않은 빅3 이외의 팀들은 항상 피크에 오를때마다 선수를 팔고 다시 하향곡선을 그립니다. 그럴때 또 다른팀이 치고 올라오는 것이죠. (그 팀도 같은 절차를 밟을 테고..)
이건 아약스, PSV, 페예노르트 역시 유럽의 명문클럽을 상대로 선수를 수급해준다는 배경만 다를뿐,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의도한 방향이 아닐지라도 말입니다)
빅3는 그렇게 생긴 공백 혹은 더 나은 선수를 만들기 위해서 하위권팀들을 일종의 대기업의 하청업체 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런 좋은 글은 해외축구같은데에 ㅡㅡ
이거 저번에 올라온 글 아닌가요?
좋은선수가 없기보다는 성적이 시원찮아서-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