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건은 잉글랜드의 산업지대가 갖고 있는 추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동물 농장’ ‘1984’의 저자 조지 오웰은 곧 이천수가 살게 될지도 모르는 도시인 위건을 이와 같이 표현했다.
한국인 선수들과 관련한 이적시장이 갑자기 바빠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 5명의 한국선수가 뛰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MBC가 과연 이를 대비한 충분한 돈을 갖고 있을까? 해설자들은 섭외할 수 있을까?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 그 일의 성패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 생각에 위건은 이천수에게 어울리는 팀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위건 근처에서 자라났다. 블랙번과 위건은 30km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다. 축축하고 습한 지역인 위건은 럭비, 파이, 민트 캔디 등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어릴 적에 바라본 위건은 잉글랜드 축구의 고향이라 여겨지는 북서부 지역 축구계에서 별로 쳐주는 팀이 아니었다. 이 지역은 지금도 7개의 프리미어리그 팀을 보유하고 있는 힘있는 ‘축구동네’라고 할 수 있다.
블랙번이 원정경기에 나설 때면, 나는 맨체스터, 리버풀, 에버튼 등으로 경기를 보러 갔다. 그러나 위건은 전통적으로 규모가 작은 팀이었기에 이 팀에 대한 특별한 느낌을 갖고 있지는 않다. 위건은 1978년이 되어서야 풋볼리그(정식 프로리그)에 들어온 팀이다.
위건은 언제나 럭비 마을이었다. 80~90년대의 위건은 전 세계 최고의 럭비 팀을 갖고 있기도 했다. 반면 위건에서 축구에 대한 전통은 거의 찾아보기는 힘들며, 잉글랜드에서는 위건 사람들을 “달걀 쫓는 사람들 (Egg Chas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축구에 대한 전통이 거의 없는 위건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 3,000명의 관중이 들어오던 그런 팀이었다. 그러나 현재 구단주인 데이브 웰란의 자금력은 이러한 상황을 바꿔놓았다. 웰란은 과거 블랙번에서 뛰었던 선수 출신 이기도 하다.
그는 1960년 초에 열린 FA컵에서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선수 교체를 할 수 없었던 블랙번은 10명으로 경기를 진행했고, 결국 0-3의 패배를 당했다. 이 경기는 웰란의 마지막 축구시합이 되었다. 그는 현재 스포츠 용품 체인점인 JJB Sports를 소유하고 있으며, 당연히 무척 부자이다. (위건의 홈구장 역시 JJB 스타디움으로 불린다)
그의 자금력은 위건이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올 수 있게 도왔고, 위건도 프리미어리그 첫 해에는 꽤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가끔은 승격 팀의 2번째 시즌이 더 어려운 경우도 있는데, 상대 팀들도 시간을 갖고 전력분석을 하기 때문이다.
이천수가 처할지도 모르는 가장 큰 문제는, 위건의 강등 확률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위건은 지난 7번의 경기를 패하며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이다. 물론 지난 7경기 동안 맨유, 첼시(2번)을 상대했다는 점은 불행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강등전쟁을 앞둔 팀에 입단하는 것은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이천수가 만약 위건에 입단한다면 초기부터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천수가 활약을 해서 몇 골 득점해 준다면 팀의 영웅이 되겠지만, 만약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이천수가 위건의 선수로서 데뷔전을 치를 때쯤이면 위건은 아마 강등권에 들어가 있을 확률이 높다. 웨스트햄이 현재 위건보다 아래에 있기는 하지만, 웨스트햄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고 살아남을 만한 능력이 있는 팀이다.
위건이 강등될 경우, 이천수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만약 4달 뒤 이천수가 위건을 떠난다면, 이천수의 팀에 대한 충성도에 의문부호가 붙을 것이다. 이천수가 머무른다면, 이천수는 관중도 적고 언론에 노출도 잘 안 되는 챔피언쉽리그에서의 시즌을 기다려야만 한다.
위건의 관중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악이다. 그러나 내가 말했듯이 위건은 축구의 고장이 아닌 관계로 적은 관중수가 딱히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위건의 관중수는 지난 시즌보다 13%나 줄어들었다. 2주 전에 벌어진 위건과 블랙번의 경기(3대0 블랙번 승리)에 입장한 관중수는 14,000명이었고, 그 중 3,500명은 블랙번의 원정팬들이었다.
위건의 이러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이천수의 몫이다. 그러나 위건의 저러한 모습들은 그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팀에서 오퍼가 왔다고 해서 이천수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필요는 없다. 이천수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위건과의 대화를 할 수도 있다. 또한 잉글랜드에서 다른 팀과 접촉해볼 수도 있는 일이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위건의 폴 주얼 감독은 정직하고 좋은 사람이며 선수들을 공정하게 대한다. 이천수는 주얼 감독 밑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위건에는 좋은 선수들이 몇 있고 위건시민들은 대체로 친절한 편이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이천수가 위건에서 뛰는 모습을 그려보고 있으면, 그게 별로 옳은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나는 이천수가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천수가 내 기사를 읽는다고 해도 그는 내 의견을 별로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천수는 그저 잉글랜드에 가고 싶어할 뿐, 어느 팀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주 미들즈브러의 이동국 영입설이 나왔을 때, 이천수가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사진도 볼 수 있었다. 이천수는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으며 지난 일에 대해 의아해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천수가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면, 어쩌면 더 나은 팀으로부터 더 괜찮은 오퍼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자, 이제는 도박이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
첫댓글 이천수 위건가는거 다들 말리는 분위기네;
dd
thanks john...
이천수선수 고민되겠다 ㅠㅠㅠㅠㅠ
저번시즌 돌풍의 주역 위건이 강등위기라니;;;
정말 위건 강등위기에서 또 다음경기가 레딩입니다,,,
잘하면 영웅이고 못하면 강등위기에 처한다..간다면 그런걸 당연히 감수하고 가는거 아닌가.
이분글은 항상 부정적....틀린건 아니지만 분명 긍정적인 면도 있는데
긍정적인거 쓸때가 더 많습니다. 말릴건 말리고 추천할건 추천합니다.
전 이분글 굉장히 맘에 드는데.....
오히려 이 반대로 이천수 선수가 위건에 가서 연패 분위기를 상승 분위기로 바꿔주면 이름값 올라가고 유럽 스카우터들도 K리그에 선수보러 많이 보고 유럽 진출 사례가 더 많아질텐데; 꼭 이렇게 됬으면 좋겠네요.(이천수, 이동국 선수 힘내세요 ^^!)
축구는 혼자하는게 아니잖아요.. 아무리 천수혼자 용쓴다고 해도, 지금의 위건분위기로써는... 갠적으로 천수한테 아스톤빌라정도가 오퍼해줬음하는 바람이었는데.. 어찌될지... 진짜 도박이다..;;
MBC 걱정까지 해주시는 듀어든씨.ㅎㅎㅎ 걱정마세요. 다른 케이블이 나눠가지면 되겠죠.ㅎㅎㅎ
그냥 가는게 나을거 같은디..
근데 웨스트햄이 강등 모면하고 위건이 강등될 것 같다는 건 사실로 보여요... 요즘 위건이 엄청 못하기도 하고... 단순히 지는 것뿐 아니라 경기 자체를 제대로 풀어나가지를 못하고 있음... 팀의 간판 베인스까지 이적설이 있고...
지난 주 미들즈브러의 이동국 영입설이 나왔을 때, 이천수가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사진도 볼 수 있었다. 이천수는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으며 지난 일에 대해 의아해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 구지 이런글을 쓸필요가 있었나? 사진하나로 판단 하네..
그냥 이천수행보에 대한 표현인거죠 --;
듀어든의 말이 현실적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사실 급작스럽게 이적 혹은 임대를 결정하려는 모습이 많이 걱정되었거든요. 특히 이동국 선수 이적이 거의 성사되자 이천수 선수가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식으로 압박을 받고서 좋지 않은 조건을 뿌리쳐도 되는데 용기있는 도전으로 잘못 생각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기간적으로 여유있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노렸으면 해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 프리미어리그 팀이 언제 또 불러주겠냐고 생각하지 말고 그 기간동안 팀들 분석도 하고 피지컬 트레이닝도 하면서 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가능한 준비를 하고 가도 되는데 K리그를 떠나고 싶은 마음+잉글랜드에서 뛰고 싶은 마음으로 서두르는 것처럼 생각되거든요.강등권의 팀은 하위권 팀이라고 기회가 많이 오기보다 강등을 피하는데 급급해서 오히려 적응하기 더 어려울 것 같거든요.
스페인에서 돌아온때부터 지금까지 다시 해외진출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고... 스페인에서의 실패가 이천수에게 약이 될겁니다. 위건이 지금 위험하지만 다른 강등권 팀들보다 아직 한경기를 덜 치렀고 이천수는 연패로 좋지 않은 팀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만한 선수입니다. 적응기간이 필요한건 분명하지만 스페인에서도 가자마자 초반에 잘해줬던걸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적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위건 안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팀이 너무 불안하고. 이왕이면 축구환경이 더좋은 곳으로 갔으면 하는 바램. 포츠머스에서 또 오퍼 안내나? 에효........
포츠머스임대제의는 출처가 불분명한 문서라고 판명났죠
출처가 불분명한단게 아니고 제대로된 문서가 아니었다는것. 포츠머스쪽에서 살짝 찔러본것같음.
머.. 다들 프리미어리그의 팬분들이시라면.. 이천수가 위건에 이적할시 현실적인 위험요소에 대해서 잘 지적해주신거 같네요.. 하지만 존듀어든씨 말한거 처럼.. 이천수도 나름대로 현재상황에 대해서 인지는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런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가 몸을 낮출 정도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다는거져.. 선수본인이.. 자기가 도전하는 일에 대해서 그 결과에 대해 능히 받아드릴수 있다면..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되요.. 본인이 지금 가지 않으면.. 미칠거 같다면.. 가야죠.. 그게 정답임.
이천수 선수를 응원해 왔고 능력이 뛰어나지만 팀을 선택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특히 유럽팀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실력만이 아니라 그 팀의 상황,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환경 등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텐데요. 굳이 이 짧은 겨울이적 시장에서 강등권 팀에서 오퍼가 왔다고 그 범위에서 당장 결정할 필요가 없거든요.이동국 선수는 월드컵 2회연속 결장하면서 입단테스트를 받는 도전을 하였지만 이천수 선수는 굳이 당장 결정할 필요가 없는데도 조급해하는 것 같아서 걱정되네요.
come one~come~all~ into 1984~...이천수 화이팅
" 이천수는 그저 잉글랜드에 가고 싶어할 뿐, 어느 팀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 저도 동감..................
콩깍지 씌웠음..
이것저것 다 재다보면 나이먹어...일단 못먹어도 고
진짜 위건 관중 최악!!!!!!!!!!!!!!!!!!!!!!!!!!!!!!!!!!!!!!!!!!!!!! 위건은 홈경기를 해도 텅텅 빔.. K리그 하는듯..
님하..제발 케이리그 얘기는....
음...확실히 위험부담이 크긴하지...
솔직히 잉글랜드내에서 관중의 힘을 못 받는다는건 내외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꺼 같네요.
음.. 고민이 들겠군. 갑자기 모르겠음.. 머릿 속이 하얗게 되버리네.. ㅋㅋ
어딜가나 빠지지 않는 블랙번... ㅋㅋ 누가 블랙번 팬 아니랄까봐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보기에 이천수는 그저 잉글랜드에 가고 싶어할 뿐, 어느 팀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정곡을 찌르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