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물결님과 위스키님에 이어 후기 바톤을 이어 받은 차차입니다.
앞 분들이 넘나 뛰어난 글빨로 1,2탄 후기를 올리신 지라.. 부담이.. 부담이...ㅠㅠ
3편은 차차님이 써라 시키기에.. 용두사미 후기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 하였지만.. 앞 두분이 워낙 잘 쓰셔서 이건 뱀 머리도 아니고 올챙이 머리가 될듯한 압박에.. 괴로운 금요일 오후입니다ㅠㅠ
주말 산행을 앞두고 신나야할 지금 이시간이!!!! 후기가 뭐라고ㅠㅠㅠ
퇴근해야하는데 흑..
전편 안 보고 오신 분은 먼저 다녀오셔도 좋습니다. (정주행 추천)
1탄 인트로 및 인물편 by 초록물결 : http://cafe.daum.net/bushcraft/K7et/1995
2탄 문지골 by 위스키 : http://cafe.daum.net/bushcraft/K7et/1996
지난 주말 몇일 안 남기고.. 급작스럽게 가족휴가가 취소됩니다..
"왜!!! 왜 다들 못가!!!!!" 라고 너무너무 서운한듯 삐진척 방으로 들어와, 지인들에게 카톡을 날립니다.
"야~ 나 가족휴가 취소됐다.ㅋㅋㅋㅋㅋ"
그러다 덜컥 위스키님의 왕의강 모임 분들이 문지-용소를 간다 하길래, 전 불청객 모드로 참가하게 됩니다. ㅋ
불청객이야~~~ 하고 갔지만, 내심 낯가리고 쭈뼛거리는 저를... 반갑게 맞아주셨던 분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o^
이전부터 문지골에 갈 기회가 닿을 듯 닿지 않아 내심 궁금했던 길을 이제야 가보게 됩니다.
문지골은 음지골이라는 또다른 이름처럼 음산하지만 짙은 오지의 향이 나던 곳. 한껏 깊이 폐부까지 들이치는 숲향이.. 6개의 저마다의 모습을 지닌 폭포가, 그리고 그 곳에 이르는 길이 매력적이었던 곳..
용소골은 이미 많은 후기로 접했던 깊고 너른 소, 겹겹이 드러선 바위 절벽. 문지골과 지능선 하나 사이에 두고 덕풍의 또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던, 하지만 조금은 심심했던 길.
흐르는 물처럼..
굽이진 곳에선 함께 그길을 걸어내고,
잔잔한 곳에선 각자의 길을 걸어내고.
바위를 건널 때엔 서로 손을 내어 주고,
거친 길을 갈 때엔 서로의 안부를 눈으로 쫓고..
그저 흐르듯이 흘러갔던 시간..
혼자 걸어도 충분히 감사했을 그 길을, 함께한 6분의 흔적으로 더 소중한 추억으로 채울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아.. 후기를 쓰라고 시켰더니 감상문을 써버렸네요ㅋㅋ
넵~
그럼 2탄에 이어~
갑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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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골에서 원골을 만나기까지 빡센알바를 하고... 원골을 따라 내려와.. 큰당귀골이 만나는길 위에서 밤을 보냅니다.
타닥타닥.
텐트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아침을 맞이합니다.
이미 저를 제외하고 다들 일어나셨군요^^
비에 젖은 옷가지와 텐트, 어느 것 하나 쾌청할 것 없을 아침..
어제 산행이 꽤나 고됐을 텐데,, 아침부터 밝은 얼굴로 생기 가득한 사람들.. 정체가 궁금할 정도로 긍정적인 분들.
평소라면 일어나자마자 정리하고 밥하느라 바쁘겠지만.. 오늘만은 여유롭네요
손맛 좋은 물결 언니와 초록언니, 흐르는물님, 큰새님.. 먼저 뚝딱뚝딱 밥상 한상 차려주시니까요.
막내가 게을러도 먼저 챙겨주기 바쁘시니... 전 그저 손가락만 빨고 있어도 되는 황송한 아침^____________^
그리고..
요즘 들어 부쩍 외모에 눈을 뜬(?) 위스키님과 흐르는물님은 초록님의 손길 아래 스킨케어 중.
음..
음.....
음....
왜 (마스크팩이) 작지...........................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고..
느즈막히 길을 나섭니다.
용소골로 접어들어..
적막한 고요의 길 위에 올라..
흐르는 물을 따라 나직한 걸음으로..
제3용소에 들러..
벌써부터 아쉬워지는 이 여름의 기억 속에 우리를 담고..
멋진 다이빙으로 남의 기억에 남겨지고싶은 분은.. 바위에 오르고..ㅋㅋ
"엇!! 근데 자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고 또 웃고
다시 한번 바위에 올라..
멋진 다이빙으로 훈훈한 기억 남기기 성공 ㅋ
다시 우리의 앞에 펼쳐진 길을 이어가고..
길고 긴 용소골..
마치 내일은 없는 것처럼 오늘을 맘껏 즐겨봅니다.
내 눈에 비치는 그대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풍광을 내 눈에 기억하고..
그렇게 흐르고 흐르는 시간들.
용소골 멋지지만.. 전 사실 좀 지루했어요.. 넘나 길었거든요.ㅠㅠ
그래도 지칠줄 모르는 호기심에 여기저기 살펴도 보고요.
서로의 몸짓에 시선을 마주하고 함께 웃으며 걷는 이들이 있어..
이 길고 지루한 길도 즐겁게 걸어낼 수 있었습니다.
미끄러운 길에는 로프와 안전계단이 설치되어 그리 어려운 구간은 없었던듯 합니다.
늦은 점심..
7명에게 남은건 라면3개와 떡볶이1개.
"더 없어?" 라는 말 대신 "더 먹어" 라는 말만 들려옵니다.
내 배가 불렀던 것만큼, 그들은 조금쯤 배고프지 않았을까.. 뒤늦게 생각이 스치네요.. 그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배려들..
"언니~ 뒤에 나무처럼 팔 벌려봐요~"
싱그러운 웃음이 예뻣던 물결 언니..
어느덧 도착한 제2용소..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 한번 남겨봅니다.
하나! 둘! 셋! 쩜프~~~~
네.. 물결이언니, 흐르는물님 탈락~
2차 시도 갑니다.
하나! 둘! 셋! 쩜프~~~~
네.. 물결이언니, 흐르는물님 또 탈락~
하나! 둘!!!
큰새님.. 박자 맞춰 일어나세요!!!!!!!!!!!!!!!
마지막! 3차시도~~
하나! 둘! 셋! 쩜프~~~~
네.. 이정도면 된걸로...ㅋ
이 구역은 내가 접수ㅋ 시크한 물결 언니.
2용소와 1용소는 꽤나 가깝습니다.
길도 정비 중이예요. 아마 이 여름이 지날 때즈음엔.. 더 쉽게 올수 있겠죠..
더 많은 사람들이 올테고요..
이기적이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건...
1용소를 지나..
이제 이길과는 안녕해야할 시간..
함께했던 2일을..
아마도 2018 여름의 마지막일 수도 있을 이 여름과 안녕해야할 시간..
이 길을 걸어냈다는 즐거움보다 아쉬움이 더 큰건, 비단 저 만은 아니겠지요?
계곡에서 꽈당하며 빵꾸난.. 나의 타이즈에게도 너도 수고했다고 다독여주고..
덕풍산장에 도착하여 흐르는물님이 사주신 백숙과 닭볶음탕으로 허기를 달래고.. 이틀의 여정을 이야기하고 또 미래를 기억하고..
그렇게 함께한 48시간을 뒤로, 각자의 길로 돌아왔습니다.
문지골도, 용소골도 참 좋았지만,
위스키님, 큰새님, 흐르는물님, 초록님, 물결님, 양칙님.
이 시간 함께 기억하고 기억될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언젠가 우리가 가장 행복한 산 위에서 또 만나기를 고대합니다.
오지 회원님 모두 얼마 남지 않은 이 여름 예쁜 기억들로 가득하시고 건강하시길^^
그리고.. 괜시리 흐르는 여름의 끝자락이 아쉬워.. 함께 하고픈 시^^
소금창고 - 이문재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
바다로 가는 길 따라가던 갈대 마른 꽃들
역광을 받아 한 번 더 피어 있다
눈부시다
소금창고가 있던 곳
오후 세 시의 햇빛이 갯벌 위에
수은처럼 굴러다닌다
북북서진하는 기러기 떼를 세어보는데
젖은 눈에서 눈물 떨어진다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었다
션한 사진^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낭만데이빗님! 즐거운 여행 하세요^^
세분 모두 글솜씨가 산행 솜씨 보다도 훨씬 좋군요.
그렇다고 오해는 마세요. ^^
글솜씨들이 좋다라는 표현이니까요. ㅋ
장편 영화를 한편 본 느낌입니다.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눈이 즐거웠습니다.^^
와~멋집니다.
저도 배워 함께 해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