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진안은
임두환
수구초심이라고 했던가. 고향을 떠나온 지 47년이 되었다.
여우도 죽을 때가 되면 자기가 살던 굴을 향하여 머리를 돌린다는데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내 고향 진안은 우뚝 솟은 마이산과 살아 숨 쉬는 용담호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라북도 동부권의 중심지로 호남에서 영남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예전에는 진안에서 전주에 가려면 곰티재와 모래재를 넘어야 했는데, 자그마치 1시간 정도가 걸렸다. 그러나 지금은 소태정재로 4차선 도로가 시원스럽게 트여 30여 분이면 충분하다.
백제시대에는 진안을 난진아(難珍阿)라 불렸다고 한다. 난진아는 높은데 위치한 고을이라는 뜻으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이 마이산에서 시작되고, 금강과 섬진강이 진안에서 발원되고 있다. 넓게 보면 마이산은 산 태극과 수 태극의 중심지이다. 진안이 편하지 않으면 호남지역이 평안할 수 없다 하여 고을 이름을 진정시켜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뜻으로 진안이라 불렀다고 한다.
내 고향 진안은 호남지방의 지붕으로 산과 물의 조화를 이루는 천혜의 아름다운 고장이다. 도립공원 마이산은 명승 제12호 국가지정문화재로 암마이봉(687m)과 수마이봉(681m)이 쌍봉을 이루고, 계절에 따라 돛대봉, 용각봉, 마이봉, 문필봉 등으로 모습을 달리한다. 또한, 진안에는 전라북도민의 젖줄인 용담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담수호 이면서도 경관이 수려하여 관광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진안읍에서 26km를 달리면 운일암반일암이 나온다. 노령산맥의 기가 꿈틀대는 운장산 계곡을 따라 맑은 물과 기암절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얼마 전, 구름다리까지 설치해 놓아 관광명소로 제격이라 싶다. 이 밖에도 내륙의 섬이라 불리는 죽도와 구봉산, 백운동계곡, 풍혈냉천, 갈거계곡, 가막천유원지가 있고, 섬진강 발원지인 백운면 데미샘이 있어 청정 진안을 알린다.
진안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라면 대한민국 브랜드로 인정받은 진안홍삼을 비롯하여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흑돼지, 담백하면서도 영양 만점의 애저요리, 용담호 주변의 민물매운탕, 더덕구이, 산채 백반, 도토리묵, 전통한과, 태양 고추, 표고버섯, 인진쑥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내 고향 진안은 천혜의 자원이 삶 속에 그대로 보존돼 있다. 청정농산물을 이용한 갖가지 향토 음식이 입맛을 돋우고, 환경이 수려하여 꿈속에서도 다시 찾고 싶은 곳, 내 고향 진안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