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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관인명(草菅人命)
풀과 같은 사람 목숨이라는 뜻으로, 인명을 경시하여 사람들을 함부로 죽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草 : 풀 초(艹/6)
菅 : 왕골 관(艹/8)
人 : 사람 인(人/0)
命 : 목숨 명(口/5)
한(漢)나라 문제(文帝) 때 낙양(洛陽)에 가의(賈誼)라는 문인이 있었다. 가의는 어렸을 때부터 재능이 뛰어났으나 33세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그를 가생(賈生)이라 칭송하였다.
문제는 그를 박사(博士)로 초빙하고 태중대부(太中大夫) 관직을 내렸다. 그러나 가의는 다른 사람들의 질시를 받아 장사(長沙)로 좌천되어 장사왕의 태부(太傅)가 되었다.
가의의 재능을 아낀 문제는 얼마 후에 다시 그를 도성으로 불러 자신의 둘째 아들인 양회왕(梁懷王) 유읍(劉揖)의 스승으로 임명했다.
당시에 문제는 양회왕을 총애하여 제위를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양회왕이 더 많은 공부를 하기를 바라 가의를 불러와 스승으로 삼은 것이다.
가의는 교육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왕자를 가르치는 데 많은 책을 읽게 하는 것 외에도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使趙高傅胡亥而敎之獄,
진(秦)나라의 조고가 호해(胡亥)에게 옥사(獄事)에 대해서만 가르쳤는데,
所習者非斬劓人, 則夷人之三族也.
그가 배운 것은 머리를 자르고 코를 베는 것이 아니면, 삼족을 멸하는 것이었습니다.
故胡亥今日卽位而明日射人,
호해는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사람을 죽였으며,
忠諫者謂之誹謗,
충간하는 사람을 비방한다고 하고,
深計者謂之妖言,
깊이 꾀하는 자를 요사스런 말을 한다고 하면서,
其視殺人, 若艾草菅然.
사람 죽이기를 마치 풀을 베듯이 했습니다.
惟胡亥之性惡哉,
이것은 호해가 천성이 악해서라기보다는,
豈彼其所以道之者非其理.
그를 가르친 사람이 그를 바른 길로 이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한서(漢書) 가의전(賈誼傳)에 나오는데, 이세 황제인 호해가 사람 죽이기를 풀을 베듯이 했다는 가의의 말에서 초관인명(草菅人命)이 유래했다.
초관인명(草菅人命)
풀 베듯이 사람을 죽이다
풀은 부드럽다. 그러나 강하다. 그래서 질긴 생명력을 가진 잡초에 비유하여 백성을 민초(民草)라고 했다.
시인 김수영의 유명한 시구도 이를 노래 한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이런 약하고도 질긴 백성의 목숨을 풀베듯이 하찮게 여긴다면 그 지도자와 나라는 올바로 유지될 수가 없다.
중국 전한(前漢) 때의 문인 겸 학자 가의(賈誼)가 예로 든 호해(胡亥)의 악행에서 이 성어가 나왔다. 사기(史記)를 잇는 반고(班固)의 역사서 한서(漢書) 가의전에 실린 내용이다.
가의는 어려서부터 자질이 출중해서 가생(賈生)이라고도 불렸다. 문제(文帝)는 그를 최연소 박사(博士)로 초빙하고 태중대부(太中大夫)라는 관직을 내리며 중용했다.
그러나 나중에 다른 사람들의 질시를 받아 남쪽지방 장사(長沙)란 곳으로 좌천되었는데 그곳에서도 장사왕의 스승인 태부(太傅)가 되었다.
세월이 지나 문제는 가의의 재능을 아깝게 여겨 다시 도성으로 불렀다. 이번에는 총애하는 둘째 아들 양회왕(梁懷王)의 스승 자리였다. 문제는 둘째를 신임하여 제위를 물려줄 생각을 했기 때문에 더 많은 공부를 시키기 위해 가의를 부른 것이었다.
왕자에게 많은 책을 읽히려 하는 문제의 의견에 대해 가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秦)나라 간신 조고(趙高)가 2세 황제 호해에게 옥사(獄事)에 대해서만 가르쳤기 때문에 왕이 된 뒤 '충간하는 사람을 비방한다고 하고, 깊이 꾀하는 자를 요사스런 말을 한다고 하면서, 사람을 죽이기를 마치 풀 베듯이 했습니다.'고 하며 이는 가르친 사람이 올바른 도리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忠諫者謂之誹謗(충간자위지비방)
深計者謂之妖言(심계자위지요언)
其視殺人(기시살인)
若艾草菅然(약예초관연)
▶️ 草(풀 초)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가 합하여 이루어졌다. 풀의 뜻으로는 처음에는 艸(초)라고 썼지만 나중에 음을 나타내는 早(조, 초)를 곁들여 草(초)로 쓰게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草자는 ‘풀’이나 ‘황야’, ‘초고’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草자는 艹(풀 초)자와 早(일찍 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이미 풀을 뜻하는 글자로는 艸(풀 초)자가 있지만 주로 부수 역할로만 쓰이고 草자는 단독으로 ‘풀’을 뜻할 때 사용되고 있다. 草자에 쓰인 早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조, 초’로의 발음 역할만을 한다. 草자가 흔해 빠진 ‘풀’을 뜻하다 보니 ‘엉성하다’나 ‘보잘것없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草(초)는 (1)기초(超草) (2)초서(草書) (3)건초(乾草) (4)갈초 등의 뜻으로 ①풀 ②거친 풀, 잡초(雜草) ③황야(荒野) ④풀숲, 초원(草原) ⑤시초(始初) ⑥초고(草稿), 초안(草案) ⑦초서(草書: 서체의 하나) ⑧암컷 ⑨풀을 베다 ⑩시작하다, 창조하다 ⑪엉성하다, 거칠다 ⑫초고(草稿)를 쓰다 ⑬천하다, 미천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풀이 나 있는 땅을 초지(草地), 풀이 난 들을 초원(草原), 사업을 일으켜 시작함을 초창(草創), 볏짚이나 밀짚 또는 갈대 등으로 지붕을 인 집을 초가(草家), 풀과 나무를 초목(草木), 서체의 하나인 초서(草書), 문장이나 시 따위를 초잡음을 초안(草案), 시문의 초벌로 쓴 원고를 초고(草稿), 녹색보다 조금 더 푸른색을 띤 색깔인 초록(草綠), 푸성귀로만 만든 음식을 초식(草食), 풀과 티끌이라는 초개(草芥), 꽃이 피는 풀과 나무를 화초(花草), 무덤에 떼를 입히고 다듬음을 사초(莎草), 무덤의 잡초를 베는 일을 벌초(伐草), 바다 속에서 나는 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해초(海草), 약이 되는 풀을 약초(藥草), 베어서 말린 풀을 건초(乾草), 시들어 마른 풀을 고초(苦草), 백성을 달리 일컫는 말로 민초(民草),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초가삼간(草家三間), 풀 사이 곧 민간에서 삶을 구한다는 뜻으로 욕되게 한갓 삶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초간구활(草間求活), 풀뿌리와 나무 껍질이란 뜻으로 곡식이 없어 산나물 따위로 만든 험한 음식을 이르는 말을 초근목피(草根木皮), 풀잎 끝의 이슬 같은 천자라는 뜻으로 덧없는 대장으로 강도의 수령을 이르는 말을 초두천자(草頭天子),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해 참을성 있게 마음 씀을 이르는 말을 초려삼고(草廬三顧),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동부(草木同腐), 초목의 잎이 누렇게 물들어 떨어진다는 뜻으로 가을철을 이르는 말을 초목황락(草木黃落), 길 없는 초원을 걷고 들에서 잠잔다는 뜻으로 산야에서 노숙하면서 여행함을 이르는 말을 초행노숙(草行露宿),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초록동색(草綠同色), 온 산의 풀과 나무까지도 모두 적병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적의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하찮은 것에도 겁냄을 이르는 말을 초목개병(草木皆兵), 풀을 베고 뿌리를 캐내다는 뜻으로 즉 미리 폐단의 근본을 없애 버린다는 말을 전초제근(剪草除根),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을 녹음방초(綠陰芳草),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乙을 징계하여 甲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타초경사(打草驚蛇) 등에 쓰인다.
▶️ 菅(왕골 관)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官(관)이 합(合)하여 골풀(다년생 풀)을 나타낸다. 그래서 菅(관)은 ①골풀(골풀과의 여러해살이풀) ②등골나물(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③난초(蘭草) ④거적(짚으로 쳐서 자리처럼 만든 물건) ⑤주린 얼굴빛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골풀 심(芯), 골풀 린/인(藺)이다. 용례로는 엄짚신을 관구(菅屨), 전장 또는 자장 등에서 역선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관 곧 역선을 모선으로 하는 관을 역관(力菅), 상제가 초상 때부터 졸곡 때까지 신는 짚신을 관리(菅履), 풀과 같은 사람 목숨이라는 뜻으로 인명을 경시하여 사람들을 함부로 죽이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초관인명(草菅人命), 솔새를 물에 적셔 거적을 짤 때는 띠로 묶어야 한다는 뜻으로 부부는 서로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화관모속(華菅茅束)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
▶️ 命(목숨 명)은 ❶회의문자로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令(령)의 합자(合字)이다. 입(口)으로 뜻을 전한다는 뜻으로, 곧 임금이 명령을 내려 백성을 부린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命자는 ‘목숨’이나 ‘명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命자는 亼(삼합 집)자와 口(입 구)자, 卩(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亼자는 지붕을 그린 것으로 여기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사람을 그린 卩자가 더해진 命자는 대궐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상관이 내리는 명령은 반드시 목숨을 걸고 완수해야 한다. 그래서 命자는 ‘명령’이라는 뜻 외에도 ‘목숨’이나 ‘생명’이라는 뜻이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命(명)은 (1)목숨 (2)운명(運命) 등의 뜻으로 ①목숨, 생명(生命), 수명(壽命) ②운수(運數), 운(運) ③표적(標的), 목표물(目標物) ④명령(命令), 분부(分付)⑤성질(性質), 천성(天性) ⑥말, 언약(言約) ⑦규정(規定), 규칙(規則) ⑧가르침 ⑨작위(爵位), 작위의 사령서나 그 신표(信標: 증거가 되게 하기 위하여 서로 주고받는 물건) ⑩하늘의 뜻, 천명(天命) ⑪도(道), 자연의 이법(理法) ⑫호적(戶籍) ⑬명령하다 ⑭가르치다, 알리다 ⑮이름짓다, 이름을 붙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무엇을 하도록 시킴을 명령(命令), 시문의 제목을 정하여 주는 것을 명제(命題), 사람이나 물건에 이름을 지어 붙임을 명명(命名), 살아 있는 목숨을 이어 가는 근본을 명백(命脈), 겨냥한 곳에 바로 맞음을 명중(命中), 생명의 근본을 명근(命根), 목숨의 한도를 명한(命限), 앞으로의 존망이나 생사에 관한 처지를 운명(運命), 관직에 명함 또는 직무를 맡김을 임명(任命), 타고난 수명이나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날 때부터 타고난 운명을 숙명(宿命),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맡겨진 임무나 맡은 일을 사명(使命), 생물이 살아 있는 연한을 수명(壽命), 사람의 목숨을 인명(人命),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명재경각(命在頃刻), 한 시대를 바로잡아 구할 만한 뛰어난 인재를 명세지웅(命世之雄), 연거푸 생기는 행복을 명야복야(命也福也), 병이나 상처가 중하여 목숨에 관계됨을 명맥소관(命脈所關), 팔자가 사나움을 명도기박(命途奇薄), 목숨을 義에 연연하여 가볍게 여기다는 명연의경(命緣義輕) 등에 쓰인다.